2021/02/24

A Private and Public Faith by William Stringfellow | Goodreads

A Private and Public Faith by William Stringfellow | Goodreads:

James rated it it was amazing
This book is forty-five years old and still incisive in its critique of American religiosity. Stringfellow was a lay Christian theologian and lawyer, a critic of civil religion, justice advocate and prophet. There are four chapters: "The Folly of religion," "The specter of Protestantism," "The Simplicity of the Christian Life," and "The Fear of God." The first two chapters are more conceptual and the last two describe Stringfellow's context (as an East Harlem lawyer and itinerate speaker) more directly.

Notable here is his critique of how religious silence has upheld the status quo and the ways in which American religion is disconnected from life. His comments on the roles of clergy and laity are also incisive. Short booklet but worth a look. My copy was an old Eerdmans paperback I found on a free book cart at a library sale. Wipf & Stock has a facsimile edition (pictured above).
(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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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ura Robinson
Mar 13, 2020Laura Robinson rated it really liked it
One of those hard, sharp books on Christianity that are fifty years old and still feel relevant because apparently nothing chan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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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um
Jun 19, 2013Naum rated it it was amazing
Although this book was originally published 51 years ago, it still is spot-on and prescient for today's world.

The church is called to be a witness of Christ / Word of God to the world; not to be a tribe of us v. them, or a haven for the morally righteous. (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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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ton Quintanilla
Sep 15, 2013Milton Quintanilla rated it it was amazing
Solid read on what the church is and isn't. stringfellow calls out the deadness of religion and states that the church finds its awakening in God to be a servant in the world , and of the world in Christ! (less)
===

https://likeellul.com/wp-content/uploads/2020/08/A-Private-and-Public-Faith.pdf


미국 교회의 무비판적인 국가/문화 이데올로기 흡수에 대한 신랄한 비판-윌리암 
스트링펠로우(William Stringfellow)의 사적이고 공적인 신앙(A Private and Public Faith) 
 
교회가 세상의 공적인 삶에서 가장 분리된, 가장 적게 연결되어 있는 시점과 지점은, 교회가 세상을 가장 잘 따라갈 때, 공중의 권세 잡은 자들을 가장 닮아 있는 바로 거기입니다. 교회의 세상으로부터의 분리, 하나님의 말씀이 평범한 일상의 삶과 나뉘어질 수 있다는 미신(superstition), 교회가 세상을 섬기기보다는 자신의 존재를 보전하는 일에 정신이 팔려 있다는 것, 이 모든 일은 그리스도로부터의 분리가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를 보여줍니다. 교회가 세상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지는 그 곳이, 교회가 그리스도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지는 곳입니다. (사적이고 공적인 신앙, 75)       
 여러분은 한국 교회가 한국 사회, 이데올로기, 문화, 정치와 어떤 면에서 닮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전 모 목사 때문에 한국 사회 전체가 벌집 쑤셔놓은 듯이 정신 없어진 요즘, 상식적인 신앙인들은 얼굴 들고 다니기가 어려워진 때가 바로 요즘이 아닐까 합니다. 그저 신앙인들은 한국 사회 전체에 사과하고 목을 조아려야 하는 때가 지금인 것 같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런 계기를 통해서 교회가 세상과 관계 맺는 기존 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성찰과 점검 또한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한국 교회 전체가 전 모 목사와는 구별되는 집단임을 국민들에게 명확히 밝혀야 하긴 하지만, 동시에 전 모 목사가 한국 교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극대화된 모습이라는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교회는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요. 물론 거기에 대해서 제대로 다루고자 한다면 이 공간에서는 절대로 충분히 논의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원인 분석, 비판적 성찰, 그리고 대안 제시가 필요하겠습니다만, 우선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점은 이 모든 것의 뿌리에 한국 교회의 무비판적인 한국 사회 모방이 있다는 겁니다. 무비판적인 모방이란 특별한 무언가가 아닙니다. 한국 교회가 속한 곳이 한국 사회이고, 한국 교회의 구성원들이 모두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이니 이건 어쩌면 너무 당연한 현상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교회가 자신이 속한 사회를 섬기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대신 오히려 자신이 속한 사회와 문화를 닮아갈 때, 전 모 목사와 그 교회가 일으킨 것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일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건 당연하고요. 여기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볼까요. 우선 한국 교회는 근원적으로 한국 사회가 “남한”으로 태동할 때, 사회를 유지하고 성장시키는데 필수적이었던 반공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흡수했습니다. 광복 이후 한국 사회에는 스스로의 정체성 확인을 위해서 맞서 싸울 적이 필요했고, 그 적을 넘어서는 일을 과업으로 삼아서 발전했습니다. 개인이든 사회 공동체든, 자기 정체성이 확실하지 않을 때 자기가 적으로 삼을 대상을 규정하고 그 대상을 넘어서는 것보다 에너지를 확실하게 공급해주는 방식은 없거든요. 그런 면에서 공산주의는 가장 손쉽게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고 받아들일 만한 적이 되었고, 한국 사회 전체의 목표는 공산주의 체제를 채택한 주적인 북한을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교회의 경우, 공산주의는 무신론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 또한 교회가 반공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이는데 주저함이 없게 만들었고요. 무엇보다도, 남한에 기독교를 전해준 미국 기독교가 미국 사회의 판박이였을 뿐만 아니라, 바로 그렇게 함으로써 양적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 또한 한국 교회가 닮아가야 할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이렇게 사회를 닮아가는 일은 어쩌면 한국 교회의 태동기와 성장기에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만, 거기에 대해서 이제껏 교회 전체적인 비판적 성찰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여전히 그 동력에 의지해서 성장하려고 한다면 그건 분명 문제일 겁니다. 왜냐면 그건 한국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일을 포기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고자 노력할 때 교회는 진정으로 한국 사회를 섬길 수 있으며, 그 첫걸음은 교회가 한국 사회로부터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한국 사회의 반공 이데올로기든, 성장 제일주의든, 물량주의나 물신주의든, 교회는 한국 사회의 병폐를 지적할 수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거기에서 비판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와 동시에 교회는 한국 사회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일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쉽게 되는 일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 서평할 윌리암 스트링펠로우(William Stringfellow, 1928-1985)의 책 사적이고 공적인 신앙(A Private and Public Faith)은 한국 교회가 지금 물어야 할 질문을 묻는데, 그리고 그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입니다. 우선 저자인 윌리암 스트링펠로우는 미국의 변호사이자 평신도 신학자로, 평생 성공회(Episcopalian) 교단에 속해서 신앙 생활을 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하버드 법대 졸업 후, 변호사로서 미국에서 가장 힘들고 어렵다는 뉴욕의 할렘가에 들어가서 그 지역의 주민들과 평생을 함께 지냈으며, 또한 평신도로서 그 지역을 복음으로 섬긴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평생을 고민하며 그 고민을 삶으로 살아내고자 했던 사람입니다. 어쩌면 그래서일까요. 스트링펠로우의 책들은 많은 지적 탐구와 학문적 연구를 통해서 나온 책들은 아닙니다. 오히려 할렘이라는 지역적 배경 속에서 복음을 삶으로 살아내고자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깨달은 것들을 일필휘지처럼 써내려간 느낌이 그의 모든 저작에서 강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가 신학적인 탐구에 게을렀다는 말은 아닙니다. 스트링펠로우는 칼 바르트(Karl Barth), 자끄 엘룰(Jacques Ellul) 등 당대의 기독교 지성을 써내려갔던 인물들과 끊임없이 대화했으며, 철저한 지적 반성과 성찰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란 어떤 것인지를 찾고자 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사적이고 공적인 신앙(A Private and Public Faith)은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책 자체는 미국 
기독교가 어떻게 예수를 따르는 길에서 벗어나 미국이라는 국가의 이데올로기와 문화를 모방해 왔는지, 또한 어떻게 하면 그 길에서 돌이켜서 다시 예수를 닮아감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스트링펠로우 나름의 성찰입니다. 책은 4개의 짧은 에세이—종교의 어리석음(The Folly of 
Religion), 개신교의 유령(The Specter of Protestantism), 그리스도인의 삶의 단순함(The 
Simplicity of the Christian Life), 그리고 하나님을 경외함(The Fear of God)—로 이루어져 
있습니다만, 각각의 에세이가 담아내는 통찰은 그 짧은 길이하고는 비교도 안되게 깊습니다. 이 네 개의 에세이는 비록 따로따로 나뉘어져 있지만, 공통적으로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같은 생각의 궤적을 통해서 하나로 꿰어질 수 있는 구슬과도 같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서평에서 각각의 에세이를 자세히 소개하는 대신, 각각의 에세이가 스트링펠로우가 가진 생각의 흐름에서 어떤 조각을 차지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스트링펠로우가 그리는 전체 그림을 보실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우선 스트링펠로우는 미국 기독교가 가진 본질적 문제는 미국 사회를 그대로 따라갔다는 점이라는데서 출발합니다. 마치 한국 교회가 오늘날 처한 문제점이 한국 사회를 그대로 따라갔다는 것과 비슷하지요. 그의 첫번째 에세이인 종교의 어리석음(The Folly of Religion)에서 종교란, 미국 사회를 그대로 모방한 미국 기독교를 가리킵니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비록 종교의 자유를 찾아서 신대륙에 도착한 청교도들에 의해서 세워졌지만, 그 청교도들은 국가 종교의 폐해를 직접 몸으로 경험한 이들이었고, 그래서 종교를 개인의 사적인 선택 사항으로 남겨두고자 했습니다. “지난 한세기하고도 반세기가 넘도록, 개신교는 자율적이고 개별적인 종교성을 권장해왔고, 이 개념은 다른 어떤 개념보다도 미국 기독교의 괴상망측한 분열과 분리, 격리 뿐만 아니라, 미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처한 숨막히는 종교적 에토스를 잘 설명합니다” (19).  
 
스트링펠로우에 의하면, 미국의 국가 이데올로기는 개인의 종교적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기독교를 사적인 영역에 남겨 두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기독교는 미국의 국가 이데올로기가 말하듯이 순순히 사적인 영역에 자신을 가두어둠으로써 복음을 왜곡시켰을 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를 섬기는 일을 포기했다는 것이 스트링펠로우의 주된 비판입니다. 왜냐하면 교회가 사적인 영역에 남겨지게 될 때 교회는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을 넘어서 세상 가운데 계시며 지금도 일하고 계시는 그리스도를 닮아갈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점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이 사적이고 공적인 신앙(A Private and Public Faith)인 까닭입니다. 신앙은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이며, 거기에는 사적이거나 공적인 영역의 구분이나 구별이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계신 곳은 세상이며, 단지 사적인 영역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트링펠로우에 의하면, 종교란 “오직 종교 자신과만 관련이 있고, 세상과도, 생명과도 관련이 없는 기관” (18, 19)입니다. 책의 세번째 에세이인 “그리스도인의 
삶의 단순함(The Simplicity of the Christian Life)”은 교회가 종교가 되어갈 때 어떤 모습인지를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이 교회들은 점점 더 자기들 속으로 후퇴해 들어갔습니다. 그들은 자기들 안으로 파고 들어갔고, 내부 유지와 절차에 완전히 매몰된 나머지, 비루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오직 스스로만 섬길 뿐인, 공식적이고, 자기 만족적이며 흐물흐물한 교단적 구조를 보전하고 키우는데 완전히 갇혀 버린 나머지 세상에 대해서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 생각하기 쉽게 되어버렸습니다 (74).  
 
미국의 국가 이데올로기가 교회를 사적인 영역에 국한시켰을 때 어떻게 미국 교회들이 거기에 순응했고, 또 교회를 운영하고 유지하는 일에, 오직 자신들의 성장에만 집중하는데 편한 구조로 바뀌어갔는지 이해가 되시나요? 이런 교회는 미국의 중산층이 다니기 좋은 교회입니다. 고객이 되어버린 성도들을 위해서 여러가지 종교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좋은 교회, 비록 사회 봉사를 하지만, 여러가지로 교회 주변의 지역과 주민들을 섬긴다고 하지만, 그러한 섬김마저도 오직 자기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정당화를 제공하는 근거로 사용될 뿐인,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섬기시기 위해서 세상의 멸시와 모욕을 견디시면서도 죽도록 세상을 사랑하셨던 모습하고는 전혀 다른, 중산층의 입맛에 맞는 교회입니다. “[교회가 가난한 이들이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준이 얼마나 자주 중산층 사회가 공유하는 도덕이 되는지 생각해보라.” (69)  
 
이제 그렇다면 하나님은 과연 어디 계시는지에 대해서 스트링펠로우의 얘기를 들어볼 차례입니다. 스트링펠로우에 의하면 하나님의 말씀은 지금도 성령님을 통해서 살아서 역사하고 계시며, 그 분의 말씀에는 거침이 없습니다. 그 분의 말씀이 자유로우시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 또한 그 자유를 따라서, 그 자유를 닮아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미국의 국가 이데올로기가 쳐놓은 함정에서 벗어나 그리스도께서 이끄시는 곳이라면 그 곳이 사적인 영역이든, 공적인 영역이든 아무 거리낌 없이 뛰어들 수 있어야 하며,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말씀의 임재(the presence of the Word of God)을 선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록 그 결과 미국 사회가 혼란에 빠진다고 할지라도, 그것만이 바로 그리스도인이 세상에게 줄 수 있는, 세상을 섬길 수 있는 최고의 사역이며 섬김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바로 그런 까닭에 하나님의 말씀은 교회 안에만, 특별히 미국 교회 안에만 갇혀 있지 않으시며, 교회의 영향력이 전혀 없는 곳에서도 역사하십니다. 하나님은 교회에게 특혜나 특권을 주신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교회를 필요로 하지 않으십니다“(34). 저는 개인적으로 특히 이 부분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제가 성경을 읽으면서 발견한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특혜를 주시는 분이 아니셨습니다. 그 분은 이스라엘 민족도 아닐 뿐만 아니라 심지어 창녀였던 라합에게도 나타나신 분이며, 그 분을 믿고 신뢰하는 자들은 그가 누구든지 받아들이고 사랑해주시는 분이시지만, 단지 자신들이 교회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이스라엘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잊을 때 교회가 필요없다고 말씀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세례 요한은 마태복음에서 다음과 같이 외친 것 아닐까요. “그러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고 생각지 말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 (마 3:8-9) 교회가 단지 자신들이 교회라는 이유 때문에 하나님의 특혜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교회는 이스라엘 민족이 그러했듯이 버림받게 될 것이며, 더 이상 하나님의 말씀이 일하시는 것을 알아차리지도, 닮아가지도 못하는 자들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와 궤를 같이 해서,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삶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와 행하심이 뜻하는 것은 사람이 하나님에 대해서 무언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무언가는 단순한 추측이나 때려맞춤이 아니라, 훨씬 더 구체적이고 확실하며, 더 직접적이고 가까우며 진정으로 인격적인 무언가입니다” (17). 스트링펠로우에게 있어서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이 맡겨진 곳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의 말씀이 교회 안에 갇혀 계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은 모든 이들에게 드러났고, 어떤 엘리트적인 지식이 되지 않으셨습니다. 가장 하나님을 알지 못할 것 같은 이들에게 하나님은 스스로를 드러내셨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에세이인 개신교의 유령(the Specter of Protestantism)에서 스트링펠로우는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뜻하는 바는 하나님께서는 사람에게 있는 것들 중 가장 보통의, 가장 덧없는, 가장 교만한, 가장 훌륭한, 가장 괴로운, 천박한, 경솔한, 영웅적인, 빛나는 모든 면들을 극단적으로, 결정적으로, 포용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관심을 가지신다는 것입니다 (40) 
 
여기에는 어떤 엘리트 주의도 없습니다. 레슬리 뉴비긴이 말하듯이, 이런 하나님의 말씀은 그야말로 드러난 비밀(the Open Secret)이 되었습니다. 교회는 자신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맡겨졌다는 사실 때문에 섣불리 자랑할 수 없으며, 하나님의 말씀은 교회에 묶이지 않습니다. 특히나 교회가 다른 무언가, 예를 들면 미국의 국가 이데올로기나 한국의 반공 이데올로기에 묶여 있을 때는 더더욱 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의 자유로우심과 함께 스트링펠로우가 찾아낸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또 하나의 귀한 통찰은 바로 철저한 현실주의(realism)입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은 사적이거나 공적인 어떤 영역에도 묶이시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실의 어떤 특정한 측면으로부터 보호받으실 필요도 없다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은 현실의 모든 영역에서 거침이 없으시며, 현실의 어떤 측면도 모두 담아낼 수 있으십니다. 이것은 현실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악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흔히 우리가 절대 경험하고 싶지 않은 현실을 “지옥문이 열렸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리스도 예수께서는 “지옥에 내려가셨던” 분이십니다 (벧전 3:19). 또한 그 분께서는 변화산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충만히 경험하셨던 분이시기도 합니다 (마 17). 즉, 하나님의 말씀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현실과 최상의 현실을 모두 알고 계시는 분이며, 스트링펠로우의 철저한 현실주의는 바로 여기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이 함께 교회로서 송축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이 세상 속에 이미 임재하고 계심을 알고 있습니다. 이 세상이라 함은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말하며, 누군가가 바라는 세상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의 모습에 대해서 얼굴을 붉히거나, 물러서거나, 얼버무리거나, 무시하거나, 숨어 버리거나, 부인하거나, 무언가 아닌 척 하거나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세상에는 빛 뿐만 아니라 어둠 또한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는 평화와 건강과 안전과 평안과 사랑과 용서뿐만 아니라 전쟁과 질병, 가난과 고통과 정욕 또한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두려워하거나 부인해야 할 정도로 잘 알지 못하는 인간의 극단적인 경험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58) 
 
바로 이런 까닭 때문에 스트링펠로우는 그리스도인의 표지가 단지 교회에서의 활동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리스도인의 표지는 하나님께서 받아들이시고 기꺼이 감싸 안으신 현실 속에서의 하나님의 말씀의 일하심을 따라서 움직이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 닮아감을 스트링펠로우는 “성육신에 대한 존중”이라고 표현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육화되심으로써 피조계의 현실 전체를 하나님께서 긍정하셨다는 표지가 바로 성육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이 구별되는 것은 그의 정치적 견해로도, 도덕적 결정으로도, 습관적인 행동으로도, 개인 경건으로도, 그리고 결코 교회 활동으로도 아니다. 그리스도인이 구별되는 것은 하나님의 생명이 온 피조계에 드러나신 성육신—전통적 용어를 쓰자면—에 대한 급진적인 존중을 통해서, 특히나 심지어 어떤 면에서는 죄의 진통 속에 있는 피조계에 대한 그런 존중을 통해서이다 (43) 
 
그렇다면 이런 그리스도인, 하나님의 말씀이 계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고, 그 말씀을 따라서 삶을 살아내는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생겨날 수 있는 걸까요. 흥미롭게도 여기서 스트링펠로우는 신학함이라는 주제로 돌아갑니다. 즉 이것은 미국 교회의 잘못된 신학 탓이라는 것이 스트링펠로우의 진단이며, 이런 잘못된 신학함은 근본적으로 신학교 교육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왜일까요. 신학함(doing theology)을 실제로 모델로 보여주는 가장 두드러진 집단이 바로 신학교이며, 신학교에서 교육이 일어나는 방식은 교회가 복음을 어떤 방식으로 믿고 따르고 생각하는지를 예측하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외부인으로서 신학교를 관찰합니다. 신학교가 교회들에 미치는 파급 효과,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실제로 맺는 관계가 보여주는 함의, 그리고 그 결과 교회에서 목회자와 평신도들의 공통 생활과 사회에서의 공적인 삶으로 드러나는 이미지 등을 관찰합니다” (37). 물론 스트링펠로우가 신학교를 다닌 적은 없지만, 그럼에도 그가 신학교 교육에 아주 이방인은 아닙니다. 그는 신학교에서 수차례에 걸쳐서 강의를 했으며, 신학교의 생리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비록 그가 학생이거나 교수인 적은 없었지만, 그의 이런 관찰은 신학교 교육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아차리는데 크게 도움을 줍니다. 스트링펠로우가 바라보는 현대의 신학교 교육의 진단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흐름은 신학이 오직 목회자들의 전유물이 되어버렸다는 관찰입니다. 평신도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삶의 현실에서 신학을 적극적으로 나름대로 펼쳐가는 존재들이 아닌, 목회자들이 떠먹여 주는 신학함, 평신도들의 삶의 현실에는 어쩌면 부적합할 수 있는 그런 신학함에 만족하게 되었고, 그 결과 기독교 신학은 교회 중심이 되어 버렸습니다. 스트링펠로우가 보기에 이런 경향은 미국 교회가 오직 스스로의 운영과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그저 “종교”가 되어버린 맥락과 일맥상통합니다 (38). 신학이 거침이 없고 자유로우시며, 모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려면, 세상 속에서 세상의 모든 현실과 맞닿은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신학함은 비록 목회자의 역할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많은 부분 자신들의 현실에서 신학함을 감당해내야 하는 평신도들에게 주어진 사명입니다. 그러므로 스트링펠로우는 오늘날 미국의 교회가 종교로서의 지위에 만족하지 말아야 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평신도들에게 신학을 할 수 있는 도구를 쥐어주고, 그들 스스로 자신들의 삶의 현실 속에서 신학함을 배워갈 수 있게 해주어야 교회는 그런 야성적인 본성을 회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결국 스트링펠로우가 말하는 것은 다름 아닌 만인 제사장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회복에 다름 아닙니다. 이 시점에서 미국 교회의 현실 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의 현실 또한 돌아봅니다. 전 모 목사의 교회 성도들은 목회자의 신학함에, 그것도 완전히 잘못되고 왜곡된 신학함에 완전히 노예가 되어버린 나머지 무엇이 성경이 말하는 바이고 무엇이 목회자가 말하는 바인지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해져 버렸습니다. 교회는 이렇게 되면 타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평신도들은 스스로 신학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신학 작업은 모든 하나님 백성에게 주어진 일이다”(47)라는 스트링펠로우의 주문은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된 종교 개혁의 주문일 뿐 아니라, 오늘의 한국 교회가 회복의 길을 걷기 위해서 꼭 새겨 들어야 할 통찰일 것입니다. 
스트링펠로우 읽기 시리즈는 다음에도 계속되며, 다음 시간에는 영성의 정치(The Politics of 
Spirituality)를 함께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알라딘: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알라딘: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 전 지구적 공존을 위한 사유의 대전환
김환석,김숙진,김은주,김종갑,김종미,김지훈,노고운,박세진,서보경,송원섭,심효원,엄태연,유시 파리카,유현주,이동신,이준석,임소연,정찬철,주윤정,차은정,최명애,황희선 (지은이),이정호,변영근,이부록 (그림),이감문해력연구소 (기획)이성과감성202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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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선택
"지속 가능한 세계를 위한 사상들"
폭염과 혹한의 반복적 발생, 코로나 팬데믹, 훅훅 줄어드는 동물 종 수... 경고등이 사방에서 울리고 있다. 전 지구적 생존 위기를 대면한 21세기의 사상은 유효기간 지난 사상들의 낡은 틀을 버리고 새로운 인식을 가지길 요구한다. 이 책은 21세기 현재 가장 주목받는 사상가들의 논의를 소개한다.

브뤼노 라투르부터 재이미 로리머까지, 각 장은 사상가들의 주요 담론에 대한 정리와 사상가의 짧은 프로필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형태의 책들이 그러하듯 사상에 대한 본격적인 해석을 위한 책은 아니다. 다만 지금 주요하게 논의되는 담론의 지형을 거시적으로 살피고 흐름을 파악하기에 적합하다.

21세기 사상의 뚜렷한 특징은 인간-비인간 이분법적 사고와 위계적 세계관을 벗어나는 방향으로의 발전이다.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한 공존. 이 큰 틀 안에서 여러 다른 결의 주제들이 각자의 사유를 진척시킨다. 목차를 한번 죽 훑는 것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흥미 유발은 충분할 것이다.
- 인문 MD 김경영 (2020.05.15)



책소개
브뤼노 라투르, 도나 해러웨이에서 유시 파리카, 그레구아르 샤마유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의 대표 사상가 스물다섯 명의 논의를 명료한 언어로 해설하는 책이다. 지난 20~30년 사이 지구에는 인수 공통 전염병, 기후 위기, 빅 데이터 감시 등 전례 없이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나 인류의 삶과 행성 전체의 환경을 급격하게 뒤바꾸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내의 많은 사상적 담론은 30년도 더 된 낡은 인식 틀에 의존하고 있다.

21세기적 삶의 물질적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21세기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달리 말하자면, 20세기 사상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온전히 전망할 수 있을까? 코로나19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 미세 먼지, 플라스틱 쓰레기 등이 야기하는 지속 불가능성의 위기에 직면한 우리는 21세기적 삶의 조건에 따라 업데이트한 진단과 해법이 필요하다. 새로운 공존의 미래를 위한 해법의 단초가 21세기 사상에,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 담겨 있다.


목차


● 들어가며: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김환석)
● 브뤼노 라투르: 인간만이 사회를 구성하는가? (김환석)
● 도나 해러웨이: 지구에서 어떻게 삶의 지속을 추구할 것인가? (황희선)
● 메릴린 스트래선: 전체론으로는 왜 세계를 파악할 수 없는가? (차은정)
● 프리드리히 키틀러: 매체는 인간의 지각을 어떻게 바꾸는가? (유현주)
● 필리프 데스콜라: 자연과 문화의 대립 바깥에는 어떤 세계가 있는가? (박세진)
● 나이절 스리프트: 도시는 물리적 관계로만 이루어지는가? (송원섭)
● 지크프리트 칠린스키: 올드 미디어는 어떻게 뉴 미디어와 연결되는가? (유시 파리카, 정찬철)
● 애나 칭: 비인간 생물은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가? (노고운)
● 로지 브라이도티: 포스트휴먼은 어떻게 전 지구적 공동체의 바탕이 되는가? (김은주)
● 캐런 버라드: 페미니스트 과학자는 낙태를 어떻게 다루는가? (임소연)
● 제인 베넷: 호수와 나무에도 법적·정치적 권리가 주어져야 하는가? (김종미)
● 아네마리 몰: 질병은 어떻게 실체가 되는가? (서보경)
● 세라 와트모어: 콩은 인간의 작물 재배와 소비에 어떻게 개입하는가? (최명애)
● 뱅시안 데스프레: 인간과 동물은 어떻게 함께 사유하는가? (주윤정)
● 볼프강 에른스트: 디지털 미디어는 어떻게 인간의 시간성과 기억 방식을 바꾸는가? (정찬철)
● 스테이시 앨러이모: 물질의 행위는 몸에 우발적 영향을 끼치는가? (김종갑)
● 브루스 브라운: 도시는 동물 없는 인간만의 공간인가? (김숙진)
● 캉탱 메이야수: 인간은 인간 이전의 세계를 사유할 수 있는가? (엄태연)
● 그레이엄 하먼: 인간과 비인간을 객체로 일원화할 수 있는가? (이준석)
● 티머시 모턴: 지구 온난화는 자연의 문제인가? (이동신)
● 에두아르도 콘: 생명은 어떻게 사고하는가? (차은정)
● 웬디 희경 전: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통제와 자유는 어떻게 공존하는가? (김지훈)
● 유시 파리카: 디지털 기기는 어떻게 지구를 황폐화하는가? (심효원)
● 그레구아르 샤마유: 드론은 어떻게 전쟁의 전통을 교란하는가? (김지훈)
● 제이미 로리머: 지구의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에 자연을 어떻게 보전할 것인가? (최명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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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2018년 10월 25일, 《뉴욕타임스 매거진》에는 커다란 인물 사진과 함께 「탈진실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 과학 방어에 착수하다」라는 기획기사 한 편이 실렸다.




◆ 들어가며: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김환석)
● 21세기 사상은 우리가 사는 세계가 다양한 인간 및 비인간 행위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 21세기 세계에서 기후 변화, 생태 위기, 과학 기술의 획기적 변화 등 하이브리드적 현상들이 점점 확대 및 심화되고 있다면, 인간 중심적 이원론에 기초한 20세기 사상은 이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해결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인간과 비인간을 동등한 행위자로 보면서 그들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결합을 이해하려는 21세기 사상의 탈인간 중심적 일원론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문제를 다루는 데에 훨씬 더 필요하고 적절하다.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은 바로 이런 모험적 시도를 보여 주는 새로운 이론들을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7쪽)
● 20세기 사상에서는 인간이라는 능동적 ‘주체’가 시키는 대로 자동차나 휴대폰이라는 ‘객체’가 수동적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인간 행위자가 어떤 지시를 내리더라도 자동차와 휴대폰은 호락호락하게 순응하지 않을 때가 많다. 인간은 자동차와 휴대폰이 요구하는 대로 행위를 조절해야만 성공적으로 자동차를 운전하고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 (16쪽) 접기
◆ 브뤼노 라투르: 인간만이 사회를 구성하는가? (김환석)
● 라투르가 보기에 과학적 사실은 과학자들이 자연을 관찰함으로써 발견하거나 단순히 상호 주관적 합의를 통해 구성해 내는 대상이 아니다. 인간 과학자 못지않게 비인간 사물도 과학 지식을 만들어 내는 행위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23쪽)
● 생태 위기를 해결하려면 하이브리드들에게 정당한 존재론적 위치를 부여하는 동시에 인간과 비인간의 바람직한 결합을 추구하는 새로운 원리, 즉 하이브리드의 역할을 가시화하는 인식과 실천의 원리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과학은 비인간 세계만을, 정치는 인간 세계만을 각각 다루는 것을 당연시하는 잘못된 이분법을 벗어나야 한다. (26~27쪽) 접기
◆ 도나 해러웨이: 지구에서 어떻게 삶의 지속을 추구할 것인가? (황희선)
● 반려는 ‘보송보송하고 아늑한’ 관계와는 다르다. ‘나’는 관계에서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으며 상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나’는 관계 이전에 이미, 또는 서로 다른 존재들이 마주한 가운데 다른 누군가가 되어 갈 뿐이다. 이것이 반려의 의미다. (39쪽)
● 해러웨이가 보기에는 사태를 긍정과 부정 중 하나로 환원하지 않고 이 둘 모두에 충실할 수 있는 자세, 매 순간과 매 관계에 고유한 문제 속에서 책임 있게 응답할 수 있는 능력(response-ability)을 배양하는 것이 오늘날 필요한 윤리적 태도이다. (39쪽) 접기
◆ 메릴린 스트래선: 전체론으로는 왜 세계를 파악할 수 없는가? (차은정)
● 인류학자들은 비서구에 대한 자신의 기술이 객관적이며 이것이 절대적 진리가 아님을 인정했지만 ‘부분적 진리’로서는 학문적 의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예에서 볼 수 있듯, 부분적 진리란 보통 비서구가 아닌 서구 자신의 이야기로 귀착되고 만다. (46~47쪽)
● 다원주의는 저마다 다양하고 무수히 많은 세계를 논하려 하지만 왜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귀착될까? 인류학자 메릴린 스트래선은 다원주의가 여전히 ‘전체’를 상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 전체에 포괄된 부분들은 아무리 탈중심화하고 이질화하고 파편화한다 해도 끝내 전체를 벗어나지 못한다. 전체의 중심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47~48쪽) 접기
◆ 프리드리히 키틀러: 매체는 인간의 지각을 어떻게 바꾸는가? (유현주)
● 키틀러가 보기에 정치 제도, 사상 등의 상부 구조는 역사의 단위를 구성하지 않는다. 마르크스주의에서 중요시했던 노동, 생산성 등의 하부 구조도 마찬가지다. 시대 구분의 기준이 되는 요소는 다름 아닌 정보 처리 기술이다. (60쪽)
● 축음기가 발명되자 각종 잡음이나 소음도 날것 상태 그대로 저장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는 존재감이 없던 소음이 한꺼번에 쏟아지자 인간의 인식도 새롭게 깨어났다. 인간은 녹음된 소음을 듣고 나서야 자신들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한 소리만을 선택적으로 들어 왔음을 깨달았다. (61쪽)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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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김환석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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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 사회학과 명예 교수로 있다. 런던대학교 임페리얼칼리지에서 과학 기술 사회학으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고,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 유네스코 세계과학기술윤리위원회 위원, 한국이론사회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과학 기술 사회학과 현대 사회 이론에 관심을 두고 있다. 『과학 사회학의 쟁점들』(2006), 「‘사회적인 것’에 대한 과학 기술학의 도전: 비인간 행위성의 문제를 중심으로」(2012), 「과학 기술과 사회 연구의 동향과 전망」(2014), 『생명 정치의 사회 과학』(편저, 2014), 「사회 과학의 ‘물질적 전환’을 위하여」(2016), 「코스모폴리틱스와 기술사회의 민주주의」(2017), 『모빌리티 시대: 기술과 인간의 공진화』(공저, 2020) 등을 썼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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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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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로 있다. 미네소타대학교에서 지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자연과 사회 관계, 인류세, 문화 지리, 세계 유산에 관심을 두고 있다. 「행위자-연결망 이론을 통한 과학과 자연의 재해석」(2010), “Mad Cow Militancy: Neoliberal Hegemony and Social Resistance in South Korea”(공저, 2010), 『네트워크의 지리학』(공저, 2015), 「아상블라주의 개념과 지리학적 함의」(2016)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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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 연구 교수로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에서 들뢰즈와 브라이도티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포스트휴먼 시대의 윤리학과 페미니즘에 관심을 두고 있다.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2017), 『여성-되기: 들뢰즈의 행동학과 페미니즘』(2019), 「들뢰즈의 존재론적 시간과 ‘우발적 미래들’의 역설」(2020) 등을 쓰고, 『트랜스포지션: 유목적 윤리학』(공역, 2011), 『페미니즘을 퀴어링!: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페미니즘 이론, 실천, 행동』(공역, 2018)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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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이자 몸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에서 수사학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몸에 대한 이론, 포스트휴머니즘, 생태학, 인류세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혐오, 감정의 정치학』(2018), 「감정 노동과 감정 착취: 약함의 공동체와 강함의 공동체」(2018), 「외모 지상주의와 타자의 아름다움」(2019), 『당하는 여자, 하는 남자: 침대 위 섹슈얼리티 잔혹사』(2020) 등을 쓰고, 『말, 살, 흙: 페미니즘과 환경 정의』(공역, 2018)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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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미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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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번트리대학교 문화미디어학과 부교수로 있다. 런던정경대학교에서 한국의 여성성과 소비문화를 글로벌 미디어와 정체성 변화의 관점에서 연구해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아시아의 새로운 여성성, 성형 수술을 중심으로 한 의료 관광, 초국가적 가족, 디지털 미디어에 관심을 두고 있다. “Is ‘the Missy’ a New Femininity?”(2011), Women in South Korea: New Femininities and Consumption (근간)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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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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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비디오, 그리고 디지털 사이에서: 포스트-미디어 시대의 하이브리드 무빙 이미지』(Bloomsbury Academic, 2018/16)의 저자이다. 영화이론, 실험영화와 비디오, 무빙 이미지의 예술, 영화와 현대 미술, 디지털 시네마, 그리고 실험 다큐멘터리에 관한 논문들은 「Cinema Journal」, 「Screen」, 「Film Quarterly」, 「Camera Obscura」, 「Animation: An Interdisciplinary Journal」, 「Millennium Film Journal」 등의 학술지와, 공저서인 『글로벌 아트 시네마: 새로운 역사와 이론들』(Oxford University Press, 2010)과 『발생: 위치와 무빙 이미지』(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2011) 등에 실렸다. 또한 『Journal of Popular Film and Television』의 ‘21세기 한국영화와 텔레비전’ 특집을 편집했다. 두 권의 저서를 준비중이며 각각의 제목은 『다큐멘터리의 확장된 영역: 뉴미디어, 뉴플랫폼 그리고 다큐멘터리』와 『포스트-베리떼 전환: 21세기의 한국 다큐멘터리영화』이다. 현재 중앙대학교 영화미디어 연구 부교수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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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학과 조교수로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에서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과 중국을 묶는 다문화주의 및 초국적 이동,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사회에서 벌어지는 동물, 생태, 환경 문제에 대한 현상 및 담론 분석에 관심을 두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Mass Media and Transnational Community: The Sense of Belonging Beyond State Borders among Korean-Chinese in the Yanbian Korean-Chinese Autonomous Prefecture”(2018), “Ecological Nationalism and the Demonization of ‘Invasive’ Animal Species in Contemporary South Korea”(2019) 등이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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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와 성공회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사회 인류학 및 민족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선물과 이름: ‘근본적인 인정 행위’로서의 증여」(2016), 「마음에 대한 믿음을 문제화하기: 몸의 은유와 마음의 삼각형」(2018), Parenté, écologie et histoire (2019, 공저)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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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경험을 중심으로 삶과 정치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고자 하는 인류학자이다. 보건의료, 빈곤, 이주노동,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관심을 두고, 태국과 한국에서 현장 연구를 해왔다. 주요 논문으로는 “Patient Waiting: Care as a Gift and Debt in the Thai Healthcare System”, “Populist Becoming: The Red Shirt Movement and Political Aff liction in Thailand”가 있으며, 돌봄의 윤리와 정치적 함의를 분배 정치의 맥락에서 다룬 Eliciting Care: Health and Power in Northern Thailand를 쓴 바 있다. 2020년 현재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에서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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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로 있다. 퀸스대학교 벨파스트 지리학과에서 지역적 근대성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화·역사 지리학, 문화 경관, 지리 철학에 관심을 두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경관 지리학에서 경치 지리학으로: 영미권 문화·역사 지리학 경관 연구 패러다임의 전환」(2015), “Peace as a Precarious Process: Interpreting Local Conflict through Lineage‐based‐Villages of Korea”(2016), 「한국 동족 마을의 경관 변화: 경상북도 달실마을의 숨겨진 지리적 차원을 중심으로」(2019) 등이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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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종합학교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다. 연세대학교 대학원 비교문학협동과정에서 전영화사 미디어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디어의 문화적·사회적·자연적 순환을 관찰하는 데 관심이 있다. 「인류세와 21세기 간학제적 접근론: 차크라바르티, 파리카, 해러웨이를 중심으로」(2020), 「채플린 동작의 비규칙성: 20세기 포스트휴먼의 한 가지 경우」(2018) 등을 쓰고 『평행한 세계들을 껴안기』(공역, 2018), 『미디어의 지질학』(근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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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낭테르대학 인식·언어·모델화연구소 박사 과정에 있다. 베르그손 철학에서 형이상학과 과학 사이의 관계, 양자 사이에서 인간학이 수행하는 역할 등을 주제로 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 프랑스 철학에서 시간과 절대의 문제가 다루어지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형이상학과 과학 밖 소설』(2017), 『정신적 에너지』(2019)를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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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햄튼대학교 기술문화미학과 교수로 있다. 투르쿠대학교에서 컴퓨터 웜과 바이러스에 대한 미디어 고고학적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디어 문화의 물질성, 과학·기술·예술의 고고학, 문화 이론에 관심을 두고 전자 쓰레기, 생태학, 디지털 예술과 문화를 연구한다. Insect Media: An Archaeology of Animals and Technology (2010), What Is Media Archaeology? (2012), A Geology of Media (2015)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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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있다. 훔볼트대학교에서 독문학과에서 디지털 미학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근에는 매체 이론 및 문화 이론에 관한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다. 『텍스트, 하이퍼텍스트, 하이퍼미디어』(2017), 「키틀러와 젠더: 담론의 채널에서 여성은 매체와 어떻게 결합하는가」(2019), 『프리드리히 키틀러』(공저, 2019)를 쓰고, 『보이지 않는 것의 경제』(2008), 『보는 눈의 여덟 가지 얼굴: 당신은 누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가』(공역, 2015), 『축음기, 영화, 타자기』(공역, 2019)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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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있다. 텍사스A&M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포스트휴머니즘, 현대 미국 소설, SF 문학에 관심을 두고 있다. 박사 논문을 바탕으로 A Genealogy of Cyborgothic: Aesthetics and Ethics in the Age of Posthumanism (2010)을 펴냈으며, 주요 논문으로 「좀비 반, 사람 반: 좀비서사의 한계와 감염의 윤리」(2017), 「좀비라는 것들: 신사물론과 좀비」(2017), 「망가진 머리: 인공 지능과 윤리」(201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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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기초학부 초빙 강의 교수로 있다.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 철학 협동 과정에서 뇌과학 실험실의 융복합적 과학 지식 창출 메커니즘을 행위자-연결망 이론으로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위자-연결망 이론과 객체 지향 존재론 및 신유물론에 관심을 두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행위자-연결망 이론과 사변적 실재론의 접점: ‘해석적 유연성' 개념으로 본 ‘책임 있는 연구와 혁신」(공저, 2016), 「사회이론의 물질적 전회: 신유물론, 그리고 행위자-네트워크 이론과 객체 지향 존재론」(공저, 2019) 등이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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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 글로벌거버넌스연구소 연구 교수로 있다.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 철학 협동 과정에서 과학 기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페미니스트 과학 기술학, 인간 향상 기술과 몸, 성형 수술, 이공계 여성 연구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 『과학 기술의 시대 사이보그로 살아가기』(2014), “The Anxious Production of Beauty: Unruly Bodies, Surgical Anxiety, and Invisible Care”(2016), 「과학 기술과 여성 연구하기: 신유물론 페미니즘과 과학기술학 안-사이에서 “몸과 함께”」(2019) 등을 썼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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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미네르바교양대학 교수로 있다. 한양대학교 영화학과에서 포스트시네마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화 기술 및 문화, 미디어 고고학, 미디어 기술의 문화사에 관심을 두고 있다. 「포스트시네마로의 전환」(2015), 「완전 영화의 테크놀로지: 바쟁, 시네마스코프, 공간 영화」(2019), 『디지털 시각 효과에 관한 짧은 역사』(2018) 등을 쓰고, 「키틀러 이후: 최근 독일 미디어 이론으로서 문화기술학에 관하여」(2018), 『미디어 고고학이란 무엇인가』(공역, 근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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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선임 연구원을 지냈다. 사회사, 질적 연구 방법론, 문화, 청년, 장애, 인간-동물 관계에 관심을 두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법 앞에서: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들의 해방과 기다림의 정치」(2018), 「탈시설 운동과 사람 중심 노동: 이탈리아의 바자리아법과 장애인 협동조합 운동」(2019) 등이 있다.


최근작 :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 총 2종 (모두보기)

차은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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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규슈대학교 한국연구센터 방문연구원과 히토쓰바시대학교 객원연구원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식민지의 기억과 타자의 정치학》(2016)이 있으며, 《지구화 시대의 문화정체성》(조너선 프리드먼, 공역), 《흐름으로 읽는 프랑스 현대사상사》(오카모토 유이치로), 《숲은 생각한다》(에두아르도 콘), 《부분적인 연결들》(메릴린 스트래선), 《부흥문화론》(후쿠시마 료타, 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현재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있다.



최근작 : <북한의 민속>,<21세기 사상의 최전선>,<식민지의 기억과 타자의 정치학> … 총 10종 (모두보기)

최명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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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류세연구센터 연구 조교수로 있다. 옥스퍼드대학교 환경지리학과에서 한국 생태 관광의 통치성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간 너머 지리학과 정치 생태학의 접근법을 이용해 야생 동물 보전, 생태 관광, DMZ 보전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다중적 고래: 한국 장생포 고래 관광의 공간 형성」(2017), 「인류세 연구와 한국 환경 사회학: 새로운 질문들」(공저, 2019), 「다중적 환경 주체: 한국 증도 생태 관광의 통치성 분석」(2020) 등이 있다.


최근작 : <뉴로-댄스>,<21세기 사상의 최전선>,<카렐 차페크 『R.U.R.』 100주년 기념, 로봇 백 년 동안의 꿈> … 총 4종 (모두보기)

황희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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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사 과정에 있다. 토종 작물과 사람들이 맺는 다종적 역사와 관계를 주제로 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어머니의 탄생: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2010), 『가능성들: 위계·반란·욕망에 관한 에세이』(공역, 2016),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공역, 2016), 『해러웨이 선언문: 인간과 동물과 사이보그에 관한 전복적 사유』(2019)를 우리말로 옮겼다.


최근작 :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오늘의 SF #1> … 총 10종 (모두보기)

이정호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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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고,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매체와 책에 그림을 그렸으며, 2016년 직접 쓰고 그린 첫 작품집 『산책』으로 영국 일러스트레이터협회(AOI)가 주관하는 월드 일러스트레이션 어워즈에서 최고영예상을 수상했다. 2019년 두 번째 책 『시간』을 펴냈다.


최근작 : <시간 Tempus>,<산책 Promenade> … 총 10종 (모두보기)

변영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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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를 통해 일러스트레이션과 만화의 경계에서 작업하고 있다. 그래픽 노블 『낮게 흐르는: Flowing Slowly』(2018)을 비롯해 독립 출판물을 다수 펴냈다. 그 밖에 알마의 ‘포비든 플래닛’ 시리즈, 미메시스의 ‘테이크아웃’ 시리즈 등 그림이 필요한 다양한 매체와 협업하고 있다.


최근작 : <어피스오브 Vol.1>,<낮게 흐르는> … 총 12종 (모두보기)

이부록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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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인사미술공간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예술의 새로운 시작: 신호탄》(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부지, 2009), 《개성공단 사람들: 교토 익스페리먼트 2019》(교토아트센터, 2019)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기억의 반대편 세계에서: 워바타』(2012), 『세계 인권 선언』(2012) 등 책 작업에도 참여했다.


최근작 : <포스트 트라우마>,<생각하는 손>,<기억의 반대편 세계에서, 워바타 (R)> … 총 48종 (모두보기)

이감문해력연구소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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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포스트휴먼 시대, 인간 너머 새로운 삶과 관계의 방식을 일깨우는
21세기 대표 사상가 25인의 사유와 실천!

★★★ 《문화일보》 화제의 연재 기획 ★★★
“시대에 맞춰 업데이트된 사상 ……
공생의 정치와 윤리, 새로운 세계를 기획하기 위한 밑거름”

★★★ 《기획회의》 ‘2019 출판계 키워드 30’ 선정 ★★★
“최신 사상 박람해 기존 인문학 담론의 한계 극복 ……
사물, 기계, 동물, 자연과 공존하는 객체로서의 인간을 사유하기 위한 기초”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은 브뤼노 라투르, 도나 해러웨이에서 유시 파리카, 그레구아르 샤마유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의 대표 사상가 스물다섯 명의 논의를 명료한 언어로 해설하는 책이다. 지난 20~30년 사이 지구에는 인수 공통 전염병, 기후 위기, 빅 데이터 감시 등 전례 없이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나 인류의 삶과 행성 전체의 환경을 급격하게 뒤바꾸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내의 많은 사상적 담론은 30년도 더 된 낡은 인식 틀에 의존하고 있다. 21세기적 삶의 물질적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21세기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달리 말하자면, 20세기 사상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온전히 전망할 수 있을까? 코로나19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 미세 먼지, 플라스틱 쓰레기 등이 야기하는 지속 불가능성의 위기에 직면한 우리는 21세기적 삶의 조건에 따라 업데이트한 진단과 해법이 필요하다. 새로운 공존의 미래를 위한 해법의 단초가 21세기 사상에,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 담겨 있다.

◆ 현시대 최신 사상을 본격 소개하는 국내 최초의 대중 기획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서 소개하는 논의들은 20세기 말 ‘포스트 이론’의 유행이 지나간 뒤 1990년대에 싹트기 시작해 2010년대에 만개한 새로운 지적 흐름이다. 사상가 다수를 동일한 지면에서 소개하는 기획은 지난 수년 간 국내에서도 종종 존재했으나, 대부분 20세기 사상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거나 이를 회고하는 경우가 많았다.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은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지금 이 시대를 고찰하는 사상에 주목한다. 신유물론(신유물론적 페미니즘), 존재론적 전회, 객체 지향 존재론, 사변적 실재론,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 미디어 고고학, 비판적 디지털 미디어 연구, 인간 너머의 지리학에 이르기까지……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서 다루는 사상가와 이론은 지난 시대의 사상적 거목인 미셸 푸코나 질 들뢰즈 등과 이론적?세대적으로 명백히 구분되거나 적어도 이들을 매우 비판적?성찰적?독창적으로 독해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기획과 변별된다.
이에 걸맞게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는 그동안 기성 대중 지면에서 보기 어려웠던 우리나라 30~40대 신진 연구자들이 저자로 대거 참여했다. 책에서 소개된 사상가들도 마찬가지지만, 오늘날 학자들은 소셜미디어 등으로 자유롭게 교류하며 사상적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런 국제적 연결 덕분에 21세기 주요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소개된 유시 파리카는 필자로서도 이번 기획에 참여하였다. 파리카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번 기획을 소개하며 참여 소식을 직접 전하기도 했는데, 이 같은 협력의 풍경은 21세기 사상이 지금도 끊임없이 생동하고 발전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 21세기 사상을 관통하는 탈인간중심주의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격변의 조짐은 이미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대기 중 온실가스가 증가하며 살인적 폭염이 해마다 발생했고 생태계 교란 현상이 악화되었다. 인간은 인공 지능, 인공 신체, 인공 방사능, 첨단 의료, 빅 데이터, 전자 기기, 드론 등 각종 신기술을 개발해 기술 문명의 더 큰 발전을 꾀함과 동시에, 이와 더불어 생겨난 부작용도 함께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코로나19 범유행 사태는 이러한 문제 상황을 인류 모두의 눈앞에 가시화해 놓았을 뿐이다. 빅 데이터와 드론의 감시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파고들었으며, 인간이 거리를 비우자 로봇이 그 자리를 채우고 동물들의 일상이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이 예기치 않은 상황은 인간만이 지구를 통제할 수 있다는 거대한 착각을 깨뜨린다.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 등장하는 사상가들의 논의는 인간 사회조차 인간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관점을 공유한다. 이들 사상가들은 우리가 사는 세계가 다양한 인간 및 비인간 행위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지적하며 인간중심주의적 사고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사상가 개개인은 저마다의 독창적 통찰과 대안적 실천을 통해 혼돈의 현재를 공존의 미래로 전환하고자 한다.
이를테면 브뤼노 라투르는 인간의 행동을 제어하는 과속 방지 턱의 예를 들면서 사회에 간여하는 행위자로서의 사물을 상기시키고, 인간만을 주체로 인정하는 현행 정치 제도에 이의를 제기한다. 도나 해러웨이는 인류가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끼친 시기를 일컫는 ‘인류세’라는 용어에 의구심을 품는다. 인간의 과도한 책임 의식 이면에는 인간만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오만이 서려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인간중심적 사고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대신 ‘자본세’를 내세워 자본주의적 생산 활동이 지구에 미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또한 로지 브라이도티는 근대적 휴머니즘이 배제한 다양한 젠더, 인종, 장애에 주목하고 환경적 타자, 기술적 장치 등 다양한 포스트휴먼 주체와 연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공생하고 공진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만들어 갈 더 나은 미래
21세기 사상은 일상 현실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 물질적 문제를 중요하게 탐구함으로써 인간의 존재론을 새로이 제시한다. 가령 브루스 브라운은 사스 위기라는 구체적 사례를 통해 인간 신체와 도시의 존재론에 대해 다시금 고찰한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듯, 바이러스의 확산은 진원지와의 물리적 거리와 무관하게 발생한다. 사스는 중국 광둥성에서 시작되었지만 최초 감염자는 미국인 사업가였다. 그런데 증상이 처음 발생한 곳은 베트남 하노이였고, 최초 감염자가 사망한 곳은 홍콩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와 접촉한 의료진, 비행기 탑승객, 호텔 투숙객 등이 감염돼 사스는 단 몇 주 만에 전 세계 37개국으로 확산되었다. 인간은 인수 공통 전염병이 불러온 위기 속에서 동물, 미생물, 항공기, 마스크 등 비인간 행위자의 존재와 도시의 무경계성을 비로소 실감한다.
한편 그레구아르 사마유는 원격 감시와 공격 기술의 현대적 결정판인 드론에 주목해 신체와 기술 간의 관계가 전복되고 인간 존엄성이 급진적으로 부정되는 현실을 드러낸다. 전장에 군인을 투입하지 않고도 세계 전체를 잠재적 전쟁터로 재편하는 드론은 전통적 전쟁법과 윤리를 무너뜨리고 전쟁을 해석하는 법적 체계를 위기에 빠뜨린다. 드론은 신체 없는 무기이면서도 사물과 사람이 융합된 모호한 실체로서 유례없는 파급력을 지닌 불안한 존재다.
이 밖에도 스테이시 앨러이모는 유해 물질이 몸에 끼치는 영향을 고찰함으로써 전 지구적 경제 활동에 결부돼 있는 환경 피해의 실상을 폭로하며, 유시 파리카는 계획적 구식화를 통해 양산되는 디지털 기기와 전자 쓰레기의 문제에 주목한다. 티머시 모턴은 한 개인이 체감하기에 전체 규모가 너무나 거대한 현상을 ‘거대사물’이라는 개념으로 포착해 지구 온난화, 미세 먼지, 인터넷 등 인류사적으로 매우 최근에 등장한 전 지구적 현상을 한층 깊이 있게 숙고하는 길을 제시한다.

◆ 동시대 사상의 방대한 지형을 파악하기 위한 최적의 길잡이
21세기 사상은 지식의 경계를 종횡으로 자유롭게 넘나든다는 점에서 그 방대한 지형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은 각 사상가들의 핵심 질문에 집중하고 새로운 사상이 등장한 맥락과 관계망에 대한 설명을 입체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동시대 사상에 입문하는 독자들에게 최적의 길잡이가 되어 준다. 모든 글의 제목은 구체적 질문으로 구성돼 각 사상가가 어떤 각도에서 문제에 접근하는지를 보여 주고, 멀게만 느껴졌던 사상이 일상적 소재와 어떻게 접목되는지를 예시한다. 이로써 동시대 사상가들을 처음 만나는 독자들도 그들의 문제의식을 어렵지 않게 공유할 수 있다. 본문에서는 각 사상가들의 핵심 논의와 그것의 시사점을 명료한 언어로 해설하는 것은 물론, 각 장의 말미에 보조 자료를 수록해 사상가의 이력과 주요 저작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이 자료에는 사상가의 학문 분야, 사상적 입장, 영향·비판·동료 관계에 있는 인물들, 주요 활동 및 사건 등을 일람표 형식으로 제시했으며 주요 번역본 목록 또한 곁들여 놓았다. 이로써 독자들은 사상가별 기본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며, 원전 또한 한결 수월하게 찾아 읽을 수 있다.

◆ 사상가별 논의의 핵심을 감각적으로 포착한 일러스트, 이정호.변영근.이부록 작가 참여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는 각 편마다 올 컬러 일러스트레이션이 수록돼 있다. 개인 작품집, 단행본 협업, 전시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독창적 스타일을 선보여 온 이정호 작가, 변영근 작가, 이부록 작가는 사상가의 핵심 논의를 감각적으로 해석하고 포착해 텍스트마다 다채로운 시각적 이미지와 정체성을 부여했다. 스물여섯 점의 일러스트레이션은 21세기 사상에 대한 시각적 번역물로서 더없이 아름다운 이들 작품은 독자의 소장 가치를 자극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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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소개하는 이들은 국내에 이제 막 번역되었거나, 아직 몇권 번역되지 않았거나,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즉 그야말로 최전선, 아직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이론가들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번역된 이들의 주요 저서들을 읽고싶다. 쉽고 매력적인 소개서.
정경직 2020-05-16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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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제목처럼 ‘사상의 최전선’에 있는 학자들이 보여주는 공통의 흐름들은 이분법 감옥에서 탈출하여 경계를 횡단하고 사이와 차이를 사려깊게 주목한다는 점. 익숙한 학자들의 이름에 반가워 주저없이 선택하고 단번에 읽어내려간 책. 또다른 이어읽기를 몹시도 하게 만든다.
물가에 돌 하나 2020-05-17 공감(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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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책






1.

드디어 내가 기다리고 기다렸던 책이 나왔다. 이감문해력연구소에서 기획하고, <문화일보>에 2019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연재된 21세기 사상에 대한 소개가 합쳐져 단행본으로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이성과감성, 2020)이 나온 것이다. 2011년에 작고한 프리드리히 키플러를 제외하고 모두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현대철학자들 25명의 사상을 압축적으로 요약하면서 21세기 철학의 지형을 소개하는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우리와 진정한 동시대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축복을 누릴 수 있다.

철학이라면 동서양철학을 두루 섭렵했다고 자부하는 나였지만, 이 책에 나오는 21세기 철학자들의 이름을 보았을 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도나 해러웨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름조차 생경한 철학자였다. 역사공부할 때 조선시대에서 끝내고, 근현대사를 전혀 공부하지 않았던 학창시절의 내가 떠올라 참으로 부끄러웠다.

이 책을 가이드북 삼아 큰 그림을 그려놓고, 읽어야 할 책들을 한 권 두 권 섭렵하며 모자란 빈칸을 채워야겠다고 다짐했다. 책에서 소개하는 철학자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다양한 철학을 전개 해나가지만, 억지로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다면 인간 중심적 이원론을 넘어 탈인간 중심적 일원론(또는 다원론)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고 있다. 탈인간의 자리에 매체, 자연, 식물, 동물, 미생물,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온갖 물질들(심지어는 타자기)들이 주체가 되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철학적 모험은 존재론, 인식론, 윤리론, 정치 경제이론, 생태 이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지대를 확장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인간 자리의 겸손함을 확인함과 동시에 인식의 지평을 고도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말이다.



2.

25명이 이야기를 모두 소개하자면 다시 한 권을 책이 필요할지도 모르니, 한 명만을 맛보기로 소개할까 한다. 제인 베넷이다. 이 철학자를 소개하게 된 동기는 내가 고양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 이야기를 해보겠다.



2019년 3월 28일 고양시장 이재준은 일산 호수공원 장미원 잔디광장에서 <고양 나무 권리선언문>을 낭송했다. 이 선언은 더 이상 나무가 목재나 도구가 아니라 인간과 같은 한 생명으로서의 존엄성과 미래의 동반자임을 확인하는 선언이었다. 선언문은 다음과 같다.



생명의 소중함을 담은 나무 권리선언으로 공공 수목관리에 대한 기본 이념을 바로 세우고 사람과 나무가 공존하는 고양시를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제1조> 나무는 한 생명으로서 존엄성을 갖고 태어납니다.

<제2조> 나무는 오랫동안 살아온 곳에 머무를 주거권이 있습니다.

<제3조> 나무는 고유한 특성과 성장 방식을 존중받아야 합니다.

<제4조> 숲은 나무가 모여 만든 가장 고귀한 공동체이며 생명의 모태입니다.

<제5조> 나무는 인위적인 위협이나 과도한 착취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

<제6조> 사람과 나무는 벗이 되어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제7조> 나무의 권리는 제도로 보호받아야 합니다.





지차체 역사에 기리 남을 이러한 선언은 평소에 생태운동에 깊은 관심을 보인 고양시장의 남다른 행보를 상징하는 것이리라. 아마도 제인 베넷이라면 이러한 고양시의 태도에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제인 베넷이라는 이름이 생소하다고? 생태철학자이자 페미니스트인 제인 베넷(Jane Bennett, 1957~ )은 생기론적 입장에서 생태와 인간과 정치를 새롭게 조망하면서 철학적, 정치적 활동을 정력적으로 펼치고 있다. 2010년에 발표한 《생기론적 물질》은 환경과 신유물론에 관한 생각을 잘 정리한 대표적 저술이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번역이 안 됐다. 이 책이 어서 번역이 되었으면 좋겠다. 전문가들의 건투를 빈다.)



그는 묻는다.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 독립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모든 생명이 서로 관련지어 있고, 서로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 인간에게만 주어진 권리를 다른 생명체에게도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인간의 생태파괴가 곧 인간파괴로 이어지는 현대에 이러한 물음은 한가한 철학자들의 고담준론이 아니라 일상적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실존적 질문이라 볼 수 있다.

제인 베넷은 “자연, 윤리, 정동에 초점을 둔 연구를 통해 자연과 물질도 인간처럼 세계의 변화에 활발하게 반응하는 적극적, 능동적 주체라는 점에 주목한다.”(142)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2000년간 이어져 온 인간/사물, 사회/자연, 주체/객체라는 이른바 ‘대분할(Graet Divide)’의 벽을 허물려한다.”(143) 인간의 정치적 특권을 상정하는 정치철학만으로는 변화된 세계를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연과 물질의 능동적 역할을 외면하는 것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과 물질도 정치적 경로를 바꿀 수 있다. 존재의 행위성은 인간과 비인간의 결합에 의한 네트워크 안에서 비로소 발휘된다. 인간은 의식하지 못하지만 작은 벌레 하나도 인간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끼친다. (농사를 지어본 사람은 이 말의 의미를 선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기론적 접근은 이제 모든 존재를 정치적 주체로 호명한다. 군중은 더 이상 인간의 집합체가 아니라, ‘인간-자연-사물의 집합체’이다. “공적 삶이란 매 순간 이간과 사물의 다양한 결합 방식에 따라 다르게 생성되어 효과를 일으킨다.”(145) “정치 생태학은 바로 인간과 사물이 결합된 집합체가 만드는 정치적 행동이다.”(145) 민주주의의 주체 역시 그에 따라 확장된다. 인간과 더불어 자연과 물질이 동등한 정치적, 법적 권리를 갖는 것은 생태적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접근법임과 동시에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이 될 수 있다.



<추신> 기회가 된다면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철학자들의 핵심개념과 주요개념만이라도 정리해 다시 한번 글을 쓰고 싶다. 언제 그런 기회가 오려나? 강의로 풀어볼까?








21세기 사상은 우리가 사는 세계가 다양한 인간 및 비인간 행위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 21세기 세계에서 기후 변화, 생태 위기, 과학 기술의 획기적 변화 등 하이브리드적 현상들이 점점 확대 및 심화되고 있다면, 인간 중심적 이원론에 기초한 20세기 사상은 이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해결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인간과 비인간을 동등한 행위자로 보면서 그들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결합을 이해하려는 21세기 사상의 탈인간 중심적 일원론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문제를 다루는 데에 훨씬 더 필요하고 적절하다.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은 바로 이런 모험적 시도를 보여 주는 새로운 이론들을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들어가며,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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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뚱 2020-06-10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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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책 너무 재밌게 보고있는데,책의 모든 문단을 「왼쪽으로 정렬」 했더라구요. 이거 컨셉 인가요;; 편집 오류같이 느껴져요.
잘모르는영역 2020-11-03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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