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30

한국 기독교, 어떻게 국가적 종교가 되었는가

한국 기독교, 어떻게 국가적 종교가 되었는가



한국 기독교, 어떻게 국가적 종교가 되었는가

아사미 마사카즈 | 안정원 (지은이) | 양현혜 (옮긴이) | 책과함께 | 2015-12-16 | 원제 韓國とキリスト敎: いかにして“國家的宗敎”になりえたか (2012년)

------



한국 기독교의 역사와 현재의 모습을 일본의 기독교사 연구자 두 명이 자세하게 담아낸 책이다. 한국 기독교는 이미 여러 명의 대통령을 배출했을 만큼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인들은 서구의 종교를 이처럼 폭넓게 믿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그다지 기이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 1990년 이후 한국 교회의 성장은 정체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일본 대중들을 대상으로 쓴 한국 기독교 관련 개설서이지만,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한국 기독교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창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래 초기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통시적으로 훑고, 가톨릭과 개신교를 함께 논하고 있어 한국 기독교의 전체상을 조망하기에 좋다. 교회, 신도, 성직자, 신학교 등의 구체적인 통계 외에도 한국 개신교의 해외 선교 양태, 해외 한인교회의 존재 형태, 재한국 일본 종교의 포교 현황, 북한 교회의 존재 양태 등 한국 기독교에 관련된 종합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익숙한 한국 기독교가 관찰자의 시선으로는 매우 이례적이고 특이하게 보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한국 개신교의 대형화, 세습, 개별교회주의, ‘축복’의 신학 등이 그것이다. 타자의 시선은 곧 나를 비추어 보는 '거울'일 수 있다. 이 거울을 통해 한국 기독교를 성찰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머리말

제1장 기독교회의 존재감

1 데이터로 본 한국 교회

2 한국 교회의 확대

3 대형교회의 출현

4 아프가니스탄 인질사건과 해외 포교

5 재외 한국인 교회



제2장 천주교 전파와 조선 서학

1 한국 기독교 전래의 특징

2 임진왜란과 천주교

3 한국 교회의 기원을 둘러싼 논쟁

4 서학과 천주교

5 천주교 포교와 박해



제3장 근대화와 개신교

1 개신교 포교의 시작

2 다양한 국가의 조선 포교 활동

3 제국주의와 기독교

4 식민지화와 신사 참배 문제

5 독립 후의 한국 교회

6 한국 근대화와 교회의 확대



제4장 기독교 수용의 요인

1 한국 종교의 구조

2 기독교의 수용

3 동학과 기독교

4 조상 숭배의 수용

5 수용의 외부 요인



제5장 한국 기독교회의 문제와 전망

1 한국 사회에서 보는 교회의 문제

2 대형교회주의와 개별교회주의의 함정

3 북한의 교회

4 한국에서의 접근

5 기로에 선 한국 교회



맺는말

옮긴이 후기

-----

P.8 : 일반적으로 서구 종교라고 인식되어 있는 기독교를 한국인이 폭넓게 믿고 있음이 기이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일본에서 기독교가 거의 수용되고 있지 않음을 고려한다면, 한국 기독교를 둘러싼 현상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1988년에 개최된 서울 올림픽대회...

P.28 : 한국 개신교회의 특징 중 하나는 목사 한 사람이 새로운 교회를 세우는 식으로 각 교회의 독립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대형교회의 부목사가 독립하여 담임목사로서 새로 교회를 세우는 것은 한국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다. 담임목사는 그 밑에 서 일하는 부목사 등의 목...

P.32 : 기업 경영자의 세습이 드물지 않는 한국에서는, 일부에서 교회 목회자의 세습도 같은 차원의 문제로서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아들이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부목사를 비롯한 목회자들 위에 갑자기 서게 되기 때문에 주위와 알력을 빚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교회...

------

저자 : 아사미 마사카즈 (淺見 雅一)

저자파일



최고의 작품 투표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한국 기독교, 어떻게 국가적 종교가 되었는가> … 총 5종 (모두보기)

 소개 : 1962년 도쿄 출생. 게이오기주쿠대학 대학원에서 문학연구과 석사과정을 수료했으며, 도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도쿄대학 사료편찬소 조수?조교수, 하버드대학 객원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게이오기주쿠대학 문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공은 기독교사이며, 지은 책으로 《기리시탄 시대의 우상 숭배》(도쿄대학출판부, 2009), 《프란시스코 사비에르》(야마카와출판사, 2011) 등이 있다.

저자 : 안정원

저자파일



최고의 작품 투표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한국 기독교, 어떻게 국가적 종교가 되었는가>

 소개 : 서울 출생. 도쿄대학 문학부 동양사학과를 졸업했으며,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포르투갈 신리스본대학 대학원에서 유학했으며, 현재 게이오기주쿠대학 강사이다. 전공은 동아시아 기독교사이며, 지은 책으로 《기리시탄 시대의 혼인 문제》(교분칸, 2012), 《호소카와 가라샤》(추코신서, 2014)가 있다.

-----

역자 : 양현혜

저자파일



최고의 작품 투표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김교신의 철학 : 사랑과 여흥>,<윤치호와 김교신>,<근대 한·일 관계사 속의 기독교> … 총 20종 (모두보기)

 소개 :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를 졸업하고 도쿄 대학교 대학원에서 종교사학으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윤치호와 김교신》, 《빛과 소망의 숨결을 찾아》, 《근대 한일 관계사 속의 기독교》, 《김교신의 철학: 사랑과 여흥》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일본 사회의 인간관계》, 《기류민의 신학》, 《야스쿠니 신사》, 《동화의 숲에서 절대자를 만나다》 등 다수가 있다.

------

박해받고 근대화에 앞장서고

대통령을 배출하고 북한을 지원하기까지

한국 기독교의 역사



지금이야말로 한국 교회는 교회 내외부의 비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 교회는 사회와 어떻게 관계해야 할 것인가. 특히 개신교회에 현저하게 보이는 대형교회주의와 개별교회주의를 극복하여 교회가 어떠한 형태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인가. 또한 북한 문제에서 교회는 어떠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인가. 한국 교회가 가져야 할 전망이 지금 바야흐로 문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 ‘5장 한국 기독교회의 문제와 전망’ 중에서



다음 대통령은 어느 교회에서 나올까

나라를, 역사를 종교가 흔든다



한국 기독교의 현재―교회 헌금 유용과 종교인 과세



한국 기독교는 이미 여러 명의 대통령을 배출했을 만큼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인들은 서구의 종교를 이처럼 폭넓게 믿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그다지 기이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 1990년 이후 한국 교회의 성장은 정체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2015년 한국의 사회.정치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여론조사 결과보고서≫(대한불교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발간) 중 신뢰도가 높은 사회기관을 묻는 질문에 종교계는 11.8%로 저조했으며, 종교별 신뢰도는 천주교(39.8%), 불교(32.8%), 개신교(10.2%) 순이었다.

≪한국 기독교, 어떻게 국가적 종교가 되었는가(韓國とキリスト? ― いかにして“國家的宗敎”になりえたか)≫는, 한국인들은 잘 안다고 생각하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한국 기독교의 역사와 현재의 모습을 일본의 기독교사 연구자 두 명이 자세하게 담아낸 책이다. 일본 대중들을 대상으로 쓴 한국 기독교 관련 개설서이지만,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한국 기독교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창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래 초기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통시적으로 훑고, 가톨릭과 개신교를 함께 논하고 있어 한국 기독교의 전체상을 조망하기에 좋다. 교회, 신도, 성직자, 신학교 등의 구체적인 통계 외에도 한국 개신교의 해외 선교 양태, 해외 한인교회의 존재 형태, 재한국 일본 종교의 포교 현황, 북한 교회의 존재 양태 등 한국 기독교에 관련된 종합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익숙한 한국 기독교가 관찰자의 시선으로는 매우 이례적이고 특이하게 보인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 개신교의 대형화, 세습, 개별교회주의, ‘축복’의 신학 등이 그것이다. 타자의 시선은 곧 나를 비추어 보는 ‘거울’일 수 있다. 이 거울을 통해 한국 기독교를 성찰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기독교의 과거―무속신앙과 교파주의, 신사 참배 문제



지난 12월 8일에 목사, 신부, 스님 등 종교인 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 공포안이 8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18년 1월부터 발생하는 종교인들의 소득분에 대해 과세가 이뤄진다. 또한 10일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일부 장로들이 조용기 원로목사가 교회 돈 800억 원을 부당하게 챙겼다며 검찰에 고발한 사실이 보도되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조 목사의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에 나섰으며, 조 목사는 앞서 교회 헌금 유용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현재 집행유예 중인 상태여서 앞으로의 검찰 수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으로 보수 개신교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2015년 광복절에 이승만에게 ‘제1회 대한민국 건국 공로대상’을 수여했다. 이승만과 박정희에게 역사의 정통성을 부여하려는 현 정권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보수 개신교 목사들도 시동을 건 사건이다.

기독교계의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수구 세력에 동조하는 모습이 공존하는 현재, 한국 기독교는 어떠한 역사를 지녔기에 이처럼 다양한 모습들을 보이고 있는가.

이 책 ≪한국 기독교, 어떻게 국가적 종교가 되었는가≫에서 저자들은, 한국 기독교의 근원을 임진왜란까지 끌어올려서 역사적으로 고찰한다. 결론적으로 “조선 국내에 가톨릭의 기원이 될 만한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는 서울대학교 이원순 명예교수의 주장에 따르고 있지만, 16세기 한일 기독교인의 교류에 대해 추적하고 있어 앞으로 더 깊이 있는 연구가 예상된다. 또한 무속신앙, 유교 등과 만나 중국과 일본과 다른 한국만의 토착화된 기독교를 이룩한 점이나 미국식 개신교의 영향 등 역사적 특징들을 다양하게 검토하였다.

저자들은 한국에서 기독교보다 앞서 전래된 천주교가 한국전쟁 후 현저하게 열세가 된 이유 중 하나로 일제 강점기에 신사 참배를 받아들인 것을 들고 있다. 개신교 내부에서도 일본의 신사 참배에 굴복한 교회 지도자와 이에 반대하여 투옥되었다가 해방 후 출옥한 사람들 사이의 갈등으로 교회 분열이 초래되었다. 특히 장로교에서는 이로 인해 여러 개의 교단이 생겨났다. 전후 혼란한 사회상을 배경으로 교단이 나뉘고 통일교 등 신종교들이 출현하였으며, 1960년대부터 일부 교회가 확대해나가 대형교회주의와 개별교회주의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이는 이단의 문제와 더불어 한국 교회의 두 가지 커다란 문제로 지적된다.

또한 저자들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태를 불러일으킨 원인으로 해외 선교와 개별교회주의를 연관하여 설명하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북한 선교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개신교의 사례를 통해 앞으로 한국 교회 전체가 탈북자 문제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 기독교의 미래를 위해

내외부의 비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본문 뒤에는 번역자인 이화여자대학교 양현혜 교수의 후기를 통해, 외부인의 시선 가운데 되짚어볼 문제들을 검토하였다. 저자들은 일본으로 귀화한 한국인 저술가 오선화의 글을 인용하여 ‘비참한 상태를 기뻐하고 한(恨)을 즐기는 한국인의 감성’을 기독교 수용의 요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유교 사회 여성의 억압된 ‘한’을 해방시키는 것으로서 기독교를 설명하고는 있지만, 한국인의 감성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깃들어 있음을 지적한다. 또한 한국에서 기독교가 보편적으로 뿌리내리게 된 이유로 천도교가 기독교 수용의 가교 역할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천도교의 역사를 기독교 확장사의 배경 혹은 ‘가교’에 불과한 종속변수로 인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 기독교, 특히 개신교에 대해 ‘기독교화한 무속종교’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저자들의 주장에 대해서 한국 개신교의 민주화운동과 민중신학을 함께 서술함으로써 한국 기독교의 전체적인 모습을 소개하였다.

몇몇 시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독교가 사회성과 윤리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이나, 한국 사회의 제 문제와 북한 문제, 나아가 남북통일에 대해 응답해야 한다는 지적은 저자들이 이 책 전체에 걸쳐 독자들에게 전하는 뼈아픈 충고이다. 이를 통해 한국 기독교가 스스로를 성찰하고 정화하며 건강하게 성장해갈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올 2017년에 세계는 종교개혁 500년을 맞이한다. 교회사를 넘어 인류 정신사를 바꾼 1517년 10월의 종교개혁운동의 의미와 한국 기독교의 현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교파주의, 배타주의를 버리지 못한다면, 말씀만이 인류를 구원할 유일한 진리로 삼았던 종교개혁 500주년의 의미는 올바르게 기억되지 못할 것이다.


2016/10/29

국가와 종교 - 유럽 정신사에서의 로마서 13장

국가와 종교 - 유럽 정신사에서의 로마서 13장



국가와 종교 - 유럽 정신사에서의 로마서 13장

미야타 미쓰오 (지은이) | 양현혜 (옮긴이) | 삼인 | 2004-07-30 | 원제 國家と宗敎 (1996년)

---

종교(2) 기독교신학(1) 기독교철학(1) 기독교학술서적(1) 유럽(1)





바울서신뿐만 아니라 신약성서 전체를 통들어 국가 권력에 대한 태도를 가장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로마서 13장. 이는 유럽의 역사에서 불의한 절대 권력을 옹호하는 방패막으로, 무조건적 복종을강제하는 구실로 해석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국가권력과 종교의 관계를 로마서 13장으로부터 살펴보고자 한 시도의 결과이다. 로마서 13장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해석되어져 왔는지를 주요한 신학자들의 주해를 통해서 살펴보고, 그것이 함축하는 사회윤리가 유럽역사 속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나타났는지 분석한다.



1장에서는 사도바울의 기본적 시각을, 2장~5장까지는 고대부터 2차대전 시대에 이르기까지의 로마서 13장의 해석의 변천과 국가와 종교간의 관계를 논했다. 보론으로 '천황제 파시즘과 로마서 13장'을 수록해 근대 일본사에서 로마13장의 해석과 적용의 문제를 다뤘다.



한국어판 서문

서문

옮긴이의 말



머리말



제1장 사도 바울의 기본적 시각



텍스트의 문맥

텍스트의 해석

방법적 관점



제2장 고대.중세 교회 주석의 유산



1. 신약성서후기문서에서 호교론까지

박해와 순교 속에서

호교론자들



2. 콘스탄티누스 체제 이후

정치 신학

어거스틴

중세 교회와 신학



제3장 종교개혁과 그 주변



1. 독일 종교개혁자들

초기 루터

세속 권력에 대해

농민전쟁 중에서

멜란히톤



2. 스위스 종교개혁자들

츠빙글리

칼뱅

칼뱅의 후계자들



제4장 근대국가론과 로마서 13장



1. 마키아벨리에서 그로티우스까지

마키마벨리

보댕

모나르코마키

알투시우스

그로티우스



2. 청교도혁명에서 프랑스혁명까지

왕권신수설

밀턴

홉스

필머와 로크

루소와 칸트



3. 19세기 이후

독일 관념론

슈탈

입헌주의의 도상에서

19세기 말

가톨릭 교회의 해석



제5장 두 세계대전 시대



1. 교회 투쟁의 길

20세기 초

바르트 불트만 선

변증법 신학의 전선에서는



2. 교회 투쟁의 한복판에서

바르멘 선언

질서의 신학자들

가톨릭 신학

신약학자들



3. 교회 투쟁과 저항운동

바르트 <의인과 법>

본회퍼

북유럽의 교회 투쟁



맺음말



보론 권위와 복종 - 천황제 파시즘과 로마서 13장



1. 1930년대

2. 1940년대

3. 결론



지은이 주

----



종교개혁 시대의 격동의 한복판에서 국가와 교회의 문제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종교개혁자들의 국가관을 둘러싼 연구 문헌은 이미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이 경우, 국가와 권력에 관한 종교개혁자들, 특히 루터의 발언은 종종 동시대의 사건에 규정받은 것으로, 현대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일반 이론으로서는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로마서 13장 해석을 축으로 정치사상의 발전을 추적하는 것은 새로운 의미가 있다. 종교개혁자들의 로마서 해석에는 주목할 만한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그들이 인문주의자들의 손으로 편집된 그리스어 원전에 의해 가능한 한 성서 본문에 충실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나아가 많은 문제점에 대해 선행 주석에 구속되지 않고 그것들에 비판적으로 대항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 본문 69쪽에서

----



저자 : 미야타 미쓰오 (宮田 光雄)

저자파일



최고의 작품 투표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홀로코스트 이후를 살다 (반양장)>,<홀로코스트 이후를 살다 (양장)>,<메르헨 자아를 찾아가는 빛> … 총 4종 (모두보기)

 소개 :

1928년 일본 고치 현에서 출생했다. 도쿄 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했으며, 전공은 정치학과 유럽 정치사상사이다. 현재는 도호쿠 대학교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비무장 국민 저항의 사상>, <나치 독일과 언어>, <메르헨의 지혜>, <宮田光雄 전집: 성서의 신앙>(전 7권), <나치 독일의 정신 구조>(이상 岩波書店), <본회퍼와 그의 시대>, <십자가와 하켄크로이츠>, <저항과 복종>(이상 新敎出版社), <宮田光雄 정치사상논집>(전 8권, 創文社) 등이 있다.

 ----

역자 : 양현혜

저자파일



최고의 작품 투표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김교신의 철학 : 사랑과 여흥>,<윤치호와 김교신>,<근대 한·일 관계사 속의 기독교> … 총 20종 (모두보기)

 소개 :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를 졸업하고 도쿄 대학교 대학원에서 종교사학으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윤치호와 김교신》, 《빛과 소망의 숨결을 찾아》, 《근대 한일 관계사 속의 기독교》, 《김교신의 철학: 사랑과 여흥》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일본 사회의 인간관계》, 《기류민의 신학》, 《야스쿠니 신사》, 《동화의 숲에서 절대자를 만나다》 등 다수가 있다.

----

총 : 2편

  리뷰쓰기

 국가와 종교 / 미야타 미쓰오  새창으로 보기

nana35   ㅣ 2015-01-06 ㅣ 공감(1) ㅣ 댓글 (0)

로마서 13장은 얼핏 보면 신을 세속 권력의 제일근거로 규정하고, 군주들에게는 신의 나라의 일꾼으로서의 소명을, 신민들에게는 권위에 대한 복종의 임무를 부여하고 있다. 여기서 필자인 사도 바울이 처한 정치적 맥락과 신앙인으로서의 자세가 해석자인 후대인들의 정치적, 신학적 입장과 맞물리면서 두 개의 대립항을 산출해내는데, 하나는 국가 (권력)이 신성한가 아닌가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 (권력)이 복종의 대상인가, 구성의 대상인가의 문제이다.



신이 세속 권력의 근거라는 명제는 곧바로 국가의 신성함을 정당화하는 해석으로 전용된다. 이러한 입장은 비잔틴 제국의 황제-교황주의와 중세의 왕권신수설로 정식화되는데, 이는 당대가 굳이 변론을 해야 할 정도로 국가의 신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는 역설적인 상황의 반증이기도 하다. 구약성서의 히브리 민족의 경우처럼 신이 국가 권력의 행사에 긴밀히 관여하는지의 여부를 놓고 따져보면, 신이 침묵하는 세계는 신이 창조하였으나 더이상 주관하지 않는 세계로 전락한다. 신의 외면은 아담이 에덴 동산에서 추방당한 것처럼 국가에게서 신성함의 빛을 박탈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가 권력의 신성함 여부는 복종의 수위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국가 권력의 정당성이 지상을 떠나 인간의 이성으로 파악할 수 없는 신앙의 '양심'에 의지하게 되자, 로마제국기에는 '박해의 종말론'이라는 수동적 저항권이 등장하였고, 중세에는 주군과 신하의 쌍무 계약이 주군의 신의 상실로 파기될 때 복종의 의무도 사라진다는 소극적 저항권이 성립하였다. 교회 권력과 세속 권력의 결별을 천명한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로는 국가를 구성하는 핵심 요인이, 신이 떠나버린 지상 세계의 자유로운 개인들간의 계약으로 대체되면서 국가의 정당성은 '공공 복리'에 헌신하는 선한 통치와 결부된다.



법률, 군사력과 함께 종교를 진리성과 관계 없이 유용한 지배도구의 하나로 파악한 마키아벨리나 법률에 구속되지 않는 절대적 공권력으로서의 '주권' 개념을 확립한 보댕에 이르면 로마서 13장을 둘러싼 논의의 위력이 점차 쇠퇴한다. 이제 인민의 의지와 결정이 '천부의 권리'로 옹호되거나 국가 권력이란 이의 위임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대세를 이루면서 인간 제도로서의 '국가' 개념이 확고히 자리를 잡는다. 국가를 유기체에 비유한 홉스나 독일 관념론자들처럼 국가 권력의 절대성을 옹호하는 논의도 이어졌지만, 이 역시 일방적인 복종을 당연시했던 신정국가 체제의 확고함과는 다른 것이다.



로마서 13장이 주로 지배 권력의 이데올로기 역할을 담당한 것은, 예수가 혁명보다는 죽음을 택했듯이 '복종'이라는 말의 표면적 압력을 살리고 '양심'의 논거를 부식시키는 권력의 의지가 더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텍스트의 의미는 해석의 양식에 따라 사상의 양지와 음지를 얼마든지 오간다. <맹자>를 절문하여 누더기만 남기거나, <노자>를 제황학의 교범으로 추앙하는 일을 경계하는 것은 신의 뜻이 아니라, 국가 권력과 부대끼는 우리의 의지의 문제이다.

----



 자발적 복종에 대해  새창으로 보기

가난한심령   ㅣ 2006-12-23 ㅣ 공감(1) ㅣ 댓글 (0)

국가에 대한 자발적 복종과 종교의 관련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종교는 국가에 대한 충성을 이끌어내는 도구로 자주 사용되어왔다. 진리는 신념을, 신념은 행동을 낳는다는 경험칙에서 말미암은 것일까? 우리나라도 불교나 유교를 국가종교로 삼아 일반 민중에게 신에 대한 종교심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향한다고 말하기도 하였던 적이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종교가 정치화될 때 종교는 반드시 부패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러 국가들도 오랜 경험에 비추어 종교의 정치화에 대해 깊은 반성과 대답으로서 헌법에서도 정교분리의 원칙을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어떤가? 기독교는 그리스도 이후로 국가에 대한 어떤 태도를 취해 왔나? 역사적으로 볼 때, 주로 서양사에서, 기독교의 국가에 대한 태도는 끊임없이 변모하여 왔다. 분명한 건 국가에 대한 자발적 복종이라는 성경의 개념을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고, 이런 노력의 결과로 많은 진리의 왜곡과 개혁의 시도가 반복되어 왔다고 보여진다.

'역사적 종교'라는 말은 상대적인 입장에서 종교가 해석 되어진다는 것을 말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입장은 진리의 가장 보편적인 특성인 절대성과 영구성에 상반되는 것이며, 다만 역사적 연구를 위해 종교를 부차적으로 바라보는 것이지 종교를 이해하기 위해 역사를 근거삼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종교 변천은 진리의 왜곡과 개혁이라는 모습 속에서 진리의 참 뜻을 찾을 수 있는 단서가 되기에 진리를 향해 세상 속에서 고민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미야타 미쓰오가 쓴 <국가와 종교>-삼인-이라는 책이다. 그리스도인 헌법교수님의 소개로 읽게 된 책인데, 정말 사서 다시 읽고 싶은 마음과 국가와 종교의 관계를 연구해보고픈 마음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은 '유럽사를 중심으로한 로마서13장의 해석사'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비그리스도인인듯 한 저자의 기독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서양사 연구가 읽는 내내 많은 공감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신학과 법학을 공부한 저자는 주로 시대마다의 주요 신학자들의 주석을 통해 로마서13장을 통한 국가에 대한 기독교 문화권인 서양사회의 역사를 풀어가는 것이 흥미진진하다. 기독교인으로서 국가에 대한 태도를 고민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신학적인 이해가 필요하기에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밝혀둔다.

----



알라딘: 논어, 사람을 사랑하는 기술 - 2500년을 뛰어넘는 진보적 삶과 세계에 대한 깊은 지혜와 성찰



알라딘: 논어, 사람을 사랑하는 기술 - 2500년을 뛰어넘는 진보적 삶과 세계에 대한 깊은 지혜와 성찰

논어, 사람을 사랑하는 기술 - 2500년을 뛰어넘는 진보적 삶과 세계에 대한 깊은 지혜와 성찰

이남곡 (지은이) | 휴(休) | 2012-02-15















정가 13,000원
판매가 11,700원 (10%, 1,300원 할인) | 무이자 할부



10.0




강의

다석 류영모가 본 예수와 기독교

우화로 즐기는 장자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좋은마을’ 이남곡의 <논어> 읽기. 논어 전문을 크게 열 가지 범주(탐구, 처세, 정치, 중도, 군자, 품성, 조직, 경제, 인생, 깨달음)로 분류하고, 10장을 다시 세부 주제별로 엮었다. 특히 ‘야마기시 공동체’와 ‘좋은마을’에서 직접 몸으로 경험하면서 얻은 저자의 실천적·대안적 인생 강의와 함께 공자가 당시 사회의 혼란을 넘어서기 위해 제시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흔히 공자의 사상을 단적으로 이야기하라고 하면 누구나 인仁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 전반에서 공자가 말한 인을 단지 품성론이나 윤리론에 가두지 않고 우주 자연계 안에서 진화한 인간이라는 특성을 지닌 생명체가 그 생명력을 무한히 확장하려는 작용이 인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인간의 오랜 노력으로 발전시켜 온 인류 문명이 인간 상호간 그리고 인간과 자연 간에 여러 모순을 일으키고 있는 요즘, 우주적 생명력을 해치는 것이야말로 바로 불인不仁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발견한다.






1장 여러 사람이 미워하여도, 좋아하여도 반드시 살핀다
無適無莫 義之與比_오직 의를 좇을 뿐이다
學則不固_진정한 위엄은 부드러움에서 나온다
思而不學則殆_생각만 하고 배움이 없으면 위태롭다
不如丘之好學也_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나타나는 폐단
內自省也_어진 사람을 보면 스스로를 살핀다
吾有知乎哉 無知也_내가 아는 것이 있는가? 오직 모를 뿐

2장 사람도 잃지 않고 말도 잃지 않는 법
用之則行 舍之則藏_쓰이면 행하고, 안 쓰이면 간직한다
不失人 亦不失言_사람도 잃지 않고, 말도 잃지 않는 법
欲訥於言 而敏於行_말은 더디게, 행동은 민첩하게
管仲之仁_군자와 소인의 차이
和光同塵_세상을 구하고자 지혜를 감추고 속세에서 산다
老者安之 小者懷之_알아주어 등용된다면 무엇을 하려느냐?
事君盡禮人 以爲諂也_임금을 섬김에 예를 다하는 건 아첨이 아니다

3장 정치는 사람을 사랑하는 구체적 기술이다
必也正名_먼저 명名을 바로 세운다
爲政以德_덕으로써 정치를 구현하다
知爲君之難_역할을 즐기는 자와 권력을 즐기는 자
民無信不立_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바로서지 못한다

4장 중도, 조화로운 삶
切問而近思_본질을 묻고 현실을 생각한다
異端 斯害也已_극단에 치우치는 것은 위험하다
人而不仁 疾之已甚 亂也_불인不仁을 지나치게 미워함도 난을 일으킬 징조다
禮之用 和爲貴_예禮와 화和의 조화가 귀중하다

5장 화합하되 똑같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周而不比_군자는 편파적이지 않다
不念舊惡_지난날의 악을 마음에 담아 두지 않는다
使驕且吝 其餘 不足觀也_교만하고 인색하면 나머지는 볼 것도 없다
和而不同_화합하되 똑같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驕而不泰_군자는 태연하지만 교만하지 않다
群而不黨_잘 어울리지만 편을 가르지 않는다
君子上達 小人下達_군자는 위로 통달하고 소인은 아래로 통달한다

6장 널리 은혜를 베풀고 대중을 구제하다
愛之 能勿勞乎_진정한 사랑은 상대가 성장하도록 돕는 데 있다
一以貫之_충忠과 서恕가 있을 뿐이다
克己復禮 天下歸仁_천하가 다 인仁으로 돌아가게 하다
博施濟衆_널리 은혜를 베풀고 대중을 구제하다
能行五者於天下 爲仁矣_다섯 가지 실천이 인이다

7장 사람들 속에서 사람과 함께 산다
其愚不可及也_지극한 덕은 칭찬받기가 어렵다
亦不入於室_당堂에는 올라갔지만 실室에는 들지 못하다
先事後得_일을 먼저 하고 성과는 나중으로 미룬다
唯仁者 能好人 能惡人_군자도 미워하는 것이 있다
苟志於仁矣 無惡也_진실로 인仁에 뜻을 둔다면 미워함이 없다
修己以安百姓_자신을 수양하여 백성을 편안히 살게 한다
述而不作_오직 배워서 전할 뿐이다
擇不處仁 焉得知_지혜로운 사람은 인심이 후한 마을을 가려 산다
與共學, 與適道, 與立, 與權_함께 뜻을 세워 실천하다

8장 먼저 먹이고 다음에 가르친다
旣富之敎之_먼저 먹이고 다음에 가르친다
富與貴 不以其道 得之 不處也_정당하지 않은 부귀는 누리지 말라
放於利而行 多怨_이익에 따라 행동하면 원망이 많다
百姓不足 君孰與足_곤궁한 사람은 돕되 넉넉한 사람은 보태주지 않는다
富有 苟美矣_세상에 부는 가졌으되 아름다운 부자는 드물다

9장 칭찬에도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인생
人不知而不? 不亦君子乎_칭찬에도 비난에도 흔들리지 마라
切磋琢磨_가난하면서도 즐거워함만 못하다
從心所慾不踰矩_하고 싶은 대로 행하여도 도에 어긋나지 않다
好德 如好色_덕德 좋아하기를 미색 좋아하듯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益者三樂 損者三樂_유익한 즐거움 세 가지, 해로운 즐거움 세 가지

10장 삶도 아직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
子不語怪力亂神_괴력난신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天之未喪斯文也_하늘이 이 문화를 없애려 하지 아니 하니
毋意, 毋必, 毋固, 毋我_네 가지를 끊고 대자유에 이르다
未知生 焉知死_삶도 아직 모르는데 죽음을 어찌 알겠는가






저자 : 이남곡
저자파일
최고의 작품 투표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합작과 연정은 시대정신이다>,<논어, 사람을 사랑하는 기술>,<비워야 산다> … 총 5종 (모두보기)
소개 :
1945년 전남 함평에서 출생했다. 중학교까지 함평에서 마치고, 1960년 서울 경기고에 입학했다. 처음 서울 땅을 밟은 그해 겪은 4. 19 혁명으로 시대에 눈뜨기 시작했다. 1963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대학에 가서도 사회적 부자유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며 변혁운동에 나섰다. 1964년 한일회담 반대투쟁과 반독재 민주화투쟁에 앞장서다 지하운동에 가담했다. 1972년부터 농촌 지역에서 교사로 일하면서 농촌운동과 함께 교사운동을 했다. 1979년 ‘남민전’ 사건으로 투옥, 4년간 옥고를 치렀다.
이 사건을 전후로 그의 사상은 큰 전환을 하게 되는데, 이 책에 수록된 그의 사상이나 운동론은 이때 그 틀이 형성되었다. 이런 바탕에서 불교사회연구소 등에서 새로운 인간과 사회, 새로운 문명을 고민하고 설계하기도 했다.
그 즈음 무아집·무소유·일체의 이념으로 집약되는 야마기시〔山岸〕 사상을 만났다. 야마기시즘 특별연찬회에 참석한 게 인연이 되어, 1996년부터 8년간 경기도 화성에 있는 야마기시 실현지에서 새 삶을 꾸렸다. 여기에서 그가 지금까지 일관되게 지향해온 새로운 사상, 즉 ‘자본주의와 아집(我執)을 넘어서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구체적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여러 면에서 새로운 통찰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아직은 일반화할 수 없는 무소유사회보다는 지금 사람들의 실태로부터 출발하여 더 보편적인 실천을 해보고 싶어, 전북 장수에 자리잡고 작은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
마을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은 마을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어》, 《중용》을 ‘연찬’하고, 서로 자기성찰과 소통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며 내일을 함께 설계하고 있다. ‘마음과 물질이 함께 풍성한 사이좋은 마을’?이것이 장수에서 그들이 만들고자 하는 마을이다.
또한 새로운 운동에 대한 그의 꿈은 전북 익산의 ‘희망연대’에서 젊고 새로운 시민운동가들과 만나게 했다. 그가 2009년에 냈던 《진보를 연찬하다》에 실린 내용들은 야마시기 시절의 경험과 이 단체의 활동과 관련된 것이 많다.
그가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일관되게 지향하는 것은 ‘진정으로 자유롭고 행복한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위하여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는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현상의 세계와 마음의 세계, 자기변혁과 세계변혁이 둘이 아닌 하나로 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시대정신’이라 파악하며, 그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한 발자국이라도 더 다가가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인문운동가의 길을 가고 있다. 현재 ‘연찬문화연구소’의 이사장 직을 맡고 있다.





이상사회를 향한 실천을 멈추지 않았던 모험가,
2,500년의 시대와 사회를 뛰어넘어 《논어》에서 답을 찾다
1945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저자는 대학 재학 시절부터 민주화 운동과 사회변혁 운동에 앞장섰고, 1970년부터 농촌 지역에서 8년간 ‘교육실천연구회’ 활동과 같은 교사운동을 하였다. 1979년 남민전 사건으로 4년간 투옥되었으며, 출옥 후 법륜 스님과 함께 불교사회연구소에서 활동하며 새로운 인간, 새로운 사회, 새로운 문명에 대해 사상적·이념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한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직접 모델사회 실천을 위해 아내 서혜란 여사와 무소유공동체 생활을 시작, 이순耳順의 나이가 되면서 무소유 사회가 아직은 보편적 목표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장수에 정착하여 장류醬類 사업을 하며 보다 보편적인 마을운동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 몇몇 가까운 벗들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서로 소통하며, 지향하고 싶은 인간의 모습과 살고 싶은 사회의 모습을 함께 그려보고 실천하기 위하여 고전을 함께 연찬·강독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는데, 이 자리에 《논어》가 선정되었다. 이후 2년 여간 매주 1회 거의 빠짐없이 강독회를 가지면서 공자라는 위대한 인간을 발견하였다.
저자는 젊은 시절 공자에 대해 ‘봉건제와 군주제 그리고 가부장제의 옹호자’로 막연히 거부감을 가진 적도 있었으나 《논어》 연찬을 계속하면서, ‘아집이 없는 자유인, 실사구시의 과학적 인간, 화광동진和光同塵의 현실참여적 인간 그리고 소통의 달인’으로서 공자를 만나게 되면서 마을공동체 정착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좋은마을’ 이남곡의 실천적·대안적 《논어》 읽기
공자와 그 제자들이 세상사는 이치, 교육, 정치, 경제, 처세,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이야기들을 묶었다
이 책은 논어 전문을 크게 열 가지 범주(탐구, 처세, 정치, 중도, 군자, 품성, 조직, 경제, 인생, 깨달음)로 분류하고, 10장을 다시 세부 주제별로 엮었다. 특히 ‘야마기시 공동체’와 ‘좋은마을’에서 직접 몸으로 경험하면서 얻은 저자의 실천적·대안적 인생 강의와 함께 2,500여 년을 경과하면서도 여전히 탁월한 견해로 보이는 공자의 인간에 대한 보편적 이해와 공자가 당시 사회의 혼란을 넘어서기 위해 제시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흔히 공자의 사상을 단적으로 이야기하라고 하면 누구나 인仁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 전반에서 공자가 말한 인을 단지 품성론이나 윤리론에 가두지 않고 우주 자연계 안에서 진화한 인간이라는 특성을 지닌 생명체가 그 생명력을 무한히 확장하려는 작용이 인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인간의 오랜 노력으로 발전시켜 온 인류 문명이 인간 상호간 그리고 인간과 자연 간에 여러 모순을 일으키고 있는 요즘, 우주적 생명력을 해치는 것이야말로 바로 불인不仁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발견한다.
오늘날까지 인류 역사에 수많은 성현들이 있지만 공자가 그들과 달랐던 것은 자신의 깨달음을 현실 속에서, 그것도 당시 주류 사회 속에서 실천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현상의 세계와 마음의 세계가 통합되어야 하는 현대적 과제에 많은 영감을 준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걸어온 자신의 인생을 비춰 보고 자기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침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논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몇 가지 메시지
① 여러 사람이 미워하여도, 좋아하여도 반드시 살핀다
사람들은 보통 상대의 출신, 부모, 고향, 학교 등을 통해 판단하고, 과거의 꼬리표를 붙여 재단한다. 선입견이란 것이 참 무서워서 한 번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영원히 나쁜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게 된다.
공자는 사람을 평가할 때 다음과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
“여러 사람이 미워하여도 반드시 살피며, 여러 사람이 좋아하여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
즉 사람을 평가하는 데 함부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진리를 일깨우고 있다. 비록 세상 사람들이 모두 “저 사람은 틀렸다”라고 비난해도 ‘정말 그런가?’ 하고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이것을 공자는 ‘필찰必察’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필찰은 뭔가 흠을 잡아내는 것이 아니라, 선입견과 아집으로 잘못 판단하기 쉬운 것을 돌이켜보게 한다. 이것은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뿐만 아니라, 자신을 살펴볼 때도 중요하다.

② 바른 정치의 요체인 인사人事가 바로 인仁이다
아무리 제도를 잘 갖춰 놓아도 그것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사람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이상적인 세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여러 가지 왜곡된 형태로 변질되기 쉽다.
지금의 실정을 보면 제도에 비해 사람의 의식이 뒤처지는 불균형 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다. 물론 제도도 계속 발전시켜 가야 하겠지만, 이 불균형을 시정하는 것이 이상 정치 실현의 중심 과제라 하겠다.
이런 이유로 이 시대에 가장 절실한 숙제는 의식의 진보이고, 이때 진보 의식이란 공자가 말한 덕을 가리킨다. 덕으로써 정치를 한다면 주변의 흐름이 덕을 향해 움직이게 되어 있다. 이것이 순리다.
공자는 “인은 바른 정치의 요체인 인사人事다”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곧은 사람을 등용하여 굽은 사람 위에 놓으면 굽은 사람도 능히 곧게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즉 인이란 사람들 간의 관계 속에서 실현되는 것인데, 그 관계 속에서 사람들이 올바르게 배치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③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벗하지 말라
공자는 아집을 경계했고, 그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었다. 혹시 허물이 있더라도 아집이 없는 사람은 허물을 고칠 수 있지만, 완고한 사람은 허물을 고치기가 매우 어렵다. 완고한 사람의 경우 배우면 배울수록 오히려 완고함이 더해질 뿐이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벗하지 말라.’ 이 문장을 읽다 보면 공자 같은 사상가가 왜 이렇게 극단적인 말을 했을까 의아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무시하라는 뜻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기가 대하기 쉬운 사람과 사귀려는 경향이 강하다. 사람을 사귈 때 가르치려고 하기보다 배우려는 자세로 사귀어야 자신의 허물을 지적 받고 그것을 고치기 쉽다. 공자는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요즘 “스승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살펴보면 스승이 없는 것이 아니라 배우려고 하지 않는 완고한 내 마음 때문은 아닐까 스스로를 돌이켜볼 일이다.

④ 쓰이면 행하고, 안 쓰이면 간직한다
세상에 ‘쓰임’을 구하는 이들은 이 구절을 깊이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선거든 임용이든 취직이든 창업이든 뜻대로 나아가지 못할 때가 있고, 잘 나가다가도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이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가령 낙선한 정치인이 ‘이제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또 연예인이 인기가 떨어지면 ‘이제 대중은 이런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구나!’ 하고 깨달아 현실을 제대로 본다면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수 있다.
이때는 내면으로 돌아가 진실한 힘을 키우는 것, 즉 사지즉장舍之則藏이 필요하다. 실제로 자신의 쓰임새는 자기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뿐이다.

⑤ 세상을 구하고자 지혜를 감추고 속세에서 산다
장저와 걸익이 함께 밭을 갈고 있었다. 그곳을 지나가던 공자께서 제자 자로를 시켜 그들에게 나루터 있는 곳을 물어보게 하셨다.
이때 장저가 “저 수레에 앉아 고삐를 잡고 있는 사람이 누구요?” 하고 묻자, 자로가 대답하였다.
“공구孔丘이십니다.”
“저 사람이 바로 노나라의 공구라는 분이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나루터쯤은 알고 있을 텐데…….”
자로가 다시 걸익에게 길을 물었다.
그랬더니 걸익이 다시 자로에게 “당신은 뉘시오?” 하고 묻자 “중유올시다”라고 대답했다.
“노나라 공구의 제자요?”
“그렇습니다.”
이 말을 들은 걸익이 밭가는 일을 멈추지 않은 채 말했다.
“도도한 물결에 온 천하가 다 휩쓸려 있거늘 이를 누구의 힘으로 바꾸겠소? 당신은 사람을 피해 다니는 인물을 따르기보다는 세상을 피해 사는 인물을 따르는 게 어떻겠소?”
자로가 가서 이 말을 전하니 공자께서 길게 탄식하면서 말씀하셨다.
“새나 짐승과는 함께 살 수 없으니, 내가 사람들과 함께 살지 않으면 누구와 함께 산단 말인가?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는 구태여 바꾸려 들지 않았을 것이다.” (제18편 미자 6장)

마음속에 이상향을 품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여기서 보는 장저나 걸익 같은 사람들의 삶과 공자의 삶이 고금을 통해 대표적이라 하겠다.
공자는 현실과 이상을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결합하려 한 점에서 대단히 뛰어난 성현이었다. 그가 자신을 비웃은 장저와 걸익 같은 노자류에도 대립각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유유자적하며 사는 것도 좋겠지만, 저 민중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심정이 《논어》 전편에 흐르고 있다.
결국 무도한 현실 속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그를 현실 참여로 이끈 것이다. 자신 앞에 놓인 현실을 회피하지 않으면서도 주류사회를 정면으로 마주보며 세상을 바꿔보려는 공자의 보편적이며 현실적 태도가 절실히 필요한 요즘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공자가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던 시대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꿈을 향해 나아가기에 좋은 환경이 되었다. 그런데 왜 이상향의 로망을 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새로운 사회나 문명을 보편적으로 지향해 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과 함께, 기존의 주류 사회 안에서 새로운 사회, 새로운 문명의 씨앗을 키워 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도 저자는 공자가 배울 점이 참 많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공자는 봉건군주제라는 사회적 현실에 몸을 담근 채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을 그 체제 속에서 실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안 될 줄 알면서도 헛되이 애쓰는 사람’ 또는 ‘벼슬에 목말라 하는 소인배’ 등처럼 때때로 조롱받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옳은 방향이라고 확신한다면 공자의 지혜를 등불 삼아, 누가 오해하고 비판하더라도 흔들림 없이 나아가, 현실 속에서 이상을 실현하라고 격려한다.






이 책에 친구가 남긴 글
로그인 하면 친구가 남긴 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하기
읽고 싶어요 (0)
읽고 있어요 (0)
읽었어요 (5)



총 : 1편







카테고리

작성 유의사항


트위터 페이스북
현재 0 / 280byte (한글 140자 이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1장에서 여러사람이 미워하여도 좋아하여됴 반드시 살핀다에서 연찬 방식에 대한 서술이 있는데 나에게도 꼭 필요한 방식이였다. 간만에 만나는 생각하는 힘을 키울수 있는 책임.
튼튼이의 여유 ㅣ 2012-03-23 l 공감(1) ㅣ 댓글(0)








총 : 2편




논어, 사람을 사랑하는 기술 튼튼이의 여유 ㅣ 2012-03-23 ㅣ 공감(0) ㅣ 댓글 (0)


1장 제목이 '여러 사람이 미워하여도, 좋아하여도 반드시 살핀다.'이다.

나를 돌아보게 한다.

사람들이 싫어하면 나도 싫어하고, 좋아하면 나도 좋아하고...

예로 인터넷을 물건을 살때도 평이 좋으면 괜찮은가 보다하고 사게 된다.

'살핀다'...어떻게 살펴야 하나?

저자는 공자의 '의'... 무타협을 제기한다.

누가 옳은가?아닌 무엇이 옳은가?를 함께 탐구해야 한다고.



이 책은 공자의 사상을 저자의 식견으로 오늘 우리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풀어놓은 책이다.



당분간 이 책으로 공부를 해야겠다.

너무 반갑다. 생각을, 공부를 할 수 있는 책을 만나서.

논어, 참된 인간애를 품는 정수 바보 ㅣ 2012-03-07 ㅣ 공감(1) ㅣ 댓글 (0)


논어는 공자 문하에서 남긴 대화집이다. 일부는 공자가 한 말이고 또 일부는 문하생들이 한 말이다. 예수가 남긴 말도 후대가 남겼듯이 논어도 공자시대엔 경(經)이 될 수 없었다. 공자의 가르침이 성전(聖典)이 된 것은 공자 사후의 일이다. 그것이 이데올로기가 된 것도 그렇다.

논어는 세상을 사는 정치과 교육, 문화와 경영까지도 담고 있다. 논어를 정치학, 기업경영, 학문의 교본으로 삼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논어의 근본 바탕은 사람을 사랑하는데서부터 출발한다. 이남곡 선생의 〈논어, 사람을 사랑하는 기술〉은 그걸 일깨운다.

"성인이 되는 길을 나와 다른 세상의 일로만 어렵게 여길 필요는 없다. 한자로 '성聖'을 풀어 보면 耳와 呈의 합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귀耳를 뜻으로 삼고 정呈을 소리로 삼고 있다. 즉 소통에 막힘이 없는 사람을 말한다. 예수님이나 부처님 같은 성인은 못 되어도 소통의 달인은 한 번 쯤 도전해 볼만하지 않을까. 소통疏通은 인간이 개인화 되고 파편화되고 있는 오늘날 가장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는 화두다. 가정에서부터 국가, 세계에 이르기까지 소통이 절실한 시대라 하겠다."(320쪽)

이는 논어 제 9편 자한 4장을 풀어가면서 한 이야기다. 이른바 '공인'(公人)을 이야기함인데, 공인이란 단순히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인 이익과 욕망을 넘어선 인간이란 뜻이다. 다시 말해 소아(小我)의 존재론적인 자아를 넘어 대아(大我)의 관계론적인 삶으로 나아가는 것 말이다.

그것이 바로 공자를 성인(聖人)으로 추앙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 누구보다도 사람을 사랑하는 인(仁)을 주창했고, 참된 소통의 삶을 추구했고, 아집이 없는 대자유인으로 산 까닭 말이다. 물론 시절이 수상하던 춘추전국 시대였으니 무턱대고 무아(無我)와 같은 추상적인 이야기를 한 건 아니었다. 오직 실천적인 언행을 내세웠다.

어쩌면 그런 연유 때문이었을까? 젊은 시절 이남곡이 공자를 보수 우익의 원조로 여긴 것 말이다. 함평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교사운동을 하던 가운데 '남민전'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으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옛 시절의 고전 해설들이 시대 정권을 보좌하는 시녀역할을 자처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한국불교사회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전북 장수로 귀농한 그는 논어를 달리 읽기 시작했다. 이른바 정치학이나 기업경영 혹은 학문의 교본이라는 시각을 벗어나 참된 인간애를 품고 있는 게 논어의 정수라는 것 말이다. 그것이 이 책에서 보수주의자들과 진보주의를 모두 품고 나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논어 제 2편 위정 14장을 읽어가면서 참된 군자(君子) 상을 밝혀주고 있다. 이른바 무고정(無固定)의 사람, 무아집(無我執)의 인격으로 결코 편파적이지 않고 보편성을 추구하며 그것을 실언하는 인간을 일컫는다. 그것이 주이불비(周而不比)이자 군이불당(群而不黨)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총선과 대선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야말로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이룰 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곡남 선생은 주이불비(周而不比)의 정신을 살려 개인이나 특정 세력의 이익을 좇기보다 인류 전체의 보편적 이익을 추구하도록 당부한다. 그것이 곧 화이부동(和而不同)의 가치이자, 우리사회가 보다 나은 사회로 진일보 할 수 있는 계기이며, 그것만이 사람을 참되게 사랑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더욱이 그는 사람을 사랑하는 논어의 관점으로 우리시대의 양극화 해소 방안도 내 놓는다. 물론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에서 나름대로 시각차를 보이지만 중요한 건 현실성 있는 재정대책이다. 이에 대해 그는 '관중의 인(仁)'으로 그 해법을 찾는다. 이른바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에게는 불리할지라도 전체 구성원을 위해서 기꺼이 가진 것을 내어 놓는 것 말이다. 다만 생산 주체의 의욕이 떨어지지 않는 '합리적인 동의'를 이끌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공자 사후 2,500년이 지난 오늘이다. 물질과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누가 뭐래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전쟁이 도사리고 있고, 환경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고, 양극화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진정 필요한 것은 '인간애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남곡 선생이 재해석한 논어를 통해 참된 인간애의 정수를 길어 올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