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8
원불교사상연구원, 원불교여성회 25주년 심포지엄 공동 개최[원광대학교] – 원광대학교 | 사람 중심의 글로벌 마인드 대학!
원불교사상연구원, 원불교여성회 25주년 심포지엄 공동 개최[원광대학교]
대외협력홍보과2020-10-15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를 찾아, 원불교의 나아갈 길’ 주제로 진행 –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은 원불교여성회와 함께 지난 5일 원불교소태산기념관 한강교당에서 원불교여성회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원불교여성회’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된 이번 심포지엄은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를 찾아, 원불교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원불교여성회에서 주최하고, (사)한울안운동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원불교여성회 김명화 회장은 개회사에서 창립 25주년을 맞이한 원불교여성회의 나아갈 길은 원불교 개교의 동기대로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 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는 것임을 밝혔으며, 박맹수 총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심포지엄과 더불어 초기 교단의 여성 선진들이 원불교 종사위로 추존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염원하고, 축사에 나선 백낙청 명예교수는 초기교단의 ‘남녀권리동일’이 이후 ‘자력양성’으로 변천된 부분과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에 대해 심도 있는 사유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원불교 교정원 교화부원장 김제원 교무의 기조강연 ‘원불교 교단체제-대산종사 법문을 중심으로’에서는 총론으로서 원불교 교단체제, 즉 소태산으로부터 대산에 이르는 원불교 역대 교조들의 경륜을 살폈으며, 김제원 교무는 “교단체제를 바탕으로 작게는 개인의 신앙과 수행으로부터 시작하여 교단과 국가, 사회, 세계의 주인이 되어 모두가 잘사는 하나의 세계, 일원세계 건설에 함께 나가자’고 당부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시민사회네트워크교당 김선명 교무는 ‘원불교공동체의 행복-오래된 새길을 다시 묻다’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코로나19 팬데믹과 더불어 탈종교시대가 도래한 지금 원불교는 새로운 백년을 지내고, 교단 4대를 준비하면서 ‘새 기준(뉴-노멀)’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했으며, ‘개벽종교의 출가와 재가’를 주제로 발표한 원불교여성회 정선희 교도는 ‘공도자’라는 정체성이 후천개벽시대 출가와 재가가 모두 지향할 대승적 공부인의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불교사상연구원 이주연 교무는 ‘은(恩)으로 혐오 넘어서기-지구화시대 원불교학의 방향’ 발표에서 지구화시대의 혐오를 넘어서기 위한 지구인문학의 관점은 어떤 것인지 논의하고, 전 지구적 존재들의 존엄성과 평등성에 주목하는 지구인문학과 더불어, 은(恩)사상은 이를 실천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점에서 새롭게 조명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인과보응의 신앙문으로 본 원불교의 지도자상-처처불상, 사사불공의 한 자락’을 발표한 서울대 사회교육과 정원규 교도는 원불교의 가장 이상적인 지도자상으로 ‘여래(如來)’를 꼽고, 여래의 비전은 ‘광대무량한 낙원과 사은사요의 세계’이며, 여래의 역량은 ‘만능(萬能), 만지(萬智), 만덕(萬德)’이라고 밝혔다.
한편, 토론에는 원불교 교정원 기획실 이건종 교무, 영산선학대 권정도 교무, 청소년연대킥킥 정형은 교도, 원불교학과 임진은 교무가 나섰으며, 원불교학과 원익선 교무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종합토론이 유튜브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등 이번 원불교여성회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은 원불교가 걸어온 지난 역사와 앞으로 걸어갈 미래의 길을 허심탄회하게 더듬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주연 원불교 - Google Search
Search Results
Web results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wth.or.kr › modules › bbs
Translate this page
Jun 28, 2018 — 마지막 발표는 '대화주의적 관점의 한국어 문화교육 방안 연구'로 올해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원불교 정화단 사무처 이주연 박사가 나서며, 이주연 ...
Images for 이주연 원불교
View all
Report images
View all
Web results
제233차 원불교사상연구원 월례연구발표회 2 노권용 / 이주연 ...
www.youtube.com › watch
1:03:40
제 2 발표 법신불 일원상(法身佛 一圓相)의 종교적 함의의 새 고찰 발표 : 노권용 (대훈, 원광대 명예교수) 토론 : 이주연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 ...
Oct 4, 2019 · Uploaded by Gook Dam
법인성사 100주년 조명한 원불교 학계의 시선 - 원불교신문
www.wonnews.co.kr › 뉴스 › 교화
Translate this page
Aug 23, 2019 — 이어 2부는 원광대학교 원익선 교무의 '법인정신과 원불교의 공공성'과 이주연 교무의 '원불교 교육에서 법인성사 설명의 방향 제언'이 발표됐다.
원불교사상연구원, 신진 학자 발굴 나서 - 원불교신문
www.wonnews.co.kr › 뉴스 › 교화
Translate this page
Jul 4, 2018 — 원불교사상연구원이 6월29일 젊은 신인연구자들을 초청해 연구성과를 들어보는 특별한 자리를 열었다. (왼쪽부터 조덕상·오선허·이주연 교무).
이주연 (@lee_brain) | Twitter
twitter.com › lee_brain
Translate this page
The latest Tweets from 이주연 (@lee_brain). 마음공부,원학습코칭,또래상담,국어교육,신경심리학/젊디 젊은,청소년 담당 원불교 성직자임/베르나르 베르베르, ...
이주연 : 저자 논문 - DBpia, 연구자를 돕는 똑똑한 학술콘텐츠 ...
www.dbpia.co.kr › authorDetail
· Translate this page
원불교 『대종경』의 수사학적 연구, 종교연구, 2019, 17, 0. 보육교사의 일·생활균형, 직무스트레스, 직무만족도, 소진과 영유아 학대 인식간의 구조적 관계: 혼인여부 ...
원불교여성회 창립25주년 심포지엄...원불교의 나아갈 길을 묻다 ...
www.hanulan.or.kr › articleView
Translate this page
Oct 8, 2020 — 종합토론시간에 좌장 원익선 교무(중앙)와 이날 주제발표한 정선희 사원불교여성회 사무국장, 정원규 서울대학교 교수(장충교당), 이주연 원불교 ...
원불교여성회 창립 25주년 심포지엄...원불교 미래를 묻다 - 한울 ...
www.hanulan.or.kr › articleView
Translate this page
Oct 4, 2020 — 주제발표는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교당 김선명 교무의 원불교 공동체의 행복, 정선희 원불교여성회 사무국장의 개벽종교의 출가와 재가, 이주연 ...
원불교사상연구원, 원불교여성회 25주년 심포지엄 공동 개최 ...
www.wku.ac.kr › 원불교사상연구원...
Translate this page
Oct 15, 2020 — 이어 원불교사상연구원 이주연 교무는 '은(恩)으로 혐오 넘어서기-지구화시대 원불교학의 방향' 발표에서 지구화시대의 혐오를 넘어서기 위한 지구 ...
『종교적 영성 페미니즘 에코페미니즘』 원불교신문
『종교적 영성 페미니즘 에코페미니즘』
기자명
입력 1999.06.18
하상의 교무 著
페미니즘은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여성운동을 말하고, 에코페미니즘은 페미니즘에 인간과 자연이 유기적 공동체임을 나타내는 생태학의 관점이 합성된 것.
하 교무는 이 책을 출판한 동기와 관련, 「원불교 교역자나 재가교도들이 소태산 대종사의 양성 평등적 종교 이념을 다시 새기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사회화하는 소명이 있음을 확인하 기를 바라는 마음과 원불교를 모르는 사람에게 원불교의 여성주의 사상을 소개하려는데 있 다」고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구인문학으로 읽는 김지하의 생명철학 김재익(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20 한국종교학회 창립50주년 발표. 2020. 11.28.[한국종교분과2분과 4발표]
지구인문학으로 읽는 김지하의 생명철학
김재익(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1.
1990년대의 한국의 환경운동은 한살림운동으로부터 촉발된다. 7~80년대 민주화운동으로 모두의 이목 이 쏠려 있을 때, 유독 그들은 변절이라는 오명을 받더라도 ‘생명’이라는 화두를 세상에 던져내었다. 미래 의 길이 바로 생명에 놓여 있다고 말했던 것이다. 생명이라는 테제는 도시화와 산업화로 대표되는 서구식 근대에 대한 성찰의 결과였고, 자연을 대상화하여 끝없는 성장의 동력으로 삼았던 인간중심주의적 세계 관에 대한 반성이었으며, 성장 일변도의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우려를 일찍이 담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을 「한살림선언」(1989.10.29.)에 녹여내었다. 나아가 이들은 새로운 삶의 양식을 제안한다.
주요섭은 “한국사회운동사에서 처음으로 문명 전환 이야기를 만들고 썼던 한살림은 30여년전 생명의
세계관 확립과 새로운 생활양식의 창조를 사회운동 과제로 제시했다” )고 말한다. 이른바 ‘개벽’을 부르짖 으며 ‘생명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외쳤다. 이러한 외침은 아직도 이어진다. 바로 우리 주변에 위치 한 한살림매장을 통해서 말이다. 필자도 한살림의 조합원으로 이러한 뜻에 동참하고 있다고 믿는다. 한세 대를 거쳐서 지속적으로 하나의 사상이 조용하게 삶의 가장 밑바닥에서 미치고 있는 것이 또 있을까싶다. 필자는 한살림선언, 한살림운동 등의 이러한 생명운동은 삶의 구체성에서 시작되었기에 큰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운동의 주역들이 농민운동과 협동운동을 통해 구체적인 삶속에서 의지하고 있었 기에 지금까지의 성과가 가능했다고 본다. 그러나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 역적으로 행동했다(Think globally, act locally)’는 것이다.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기후변화와 생태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된 하나의 구호이다. 이는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에서 열린 리우 지구 정상회의(Rio Earth Summit)에 서 채택되기도 했다. 생태문제에 대한 이러한 접근 이외에도 도시계획이나 비즈니스 전략으로도 활용되 고 있다. ) 여기서 필자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생태문제나, 도시계획이나 당면한 문제에 있어서 가치 중 심주의적인 것이 지양된다는 것이다. 또한 가치의 부분이 탈각되기에, 실존적이고 존재론적인 주체인식 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이것을 당면한 문제에 방법론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것이 일종의 두 가지 경로(兩行)를 걷고 있다고 본다. 미리 말하지만 이러한 특징은 ‘지구인문학’에서도 표방하 는 바이다.
조성환과 허남진이 주장하는 ‘지구인문학’은 토마스 베리의 ‘지구공동체’개념을 경유하면서도 ), 다중
심주의적인 형태를 보인다. 그래서 그들은 지구인문학을 “지구를 하나의 공동체로 인식하고, 인간 이외의 존재들도 ‘지구공동체’의 구성원으로 간주하여 인문학의 대상으로 삼는 학문분야” )라고 말한다. 물론 이 러한 주장이면에는 서구중심주의와 근대중심주의 그리고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것임이 깔려있 다.
이러한 ‘지구인문학’적인 틀에서 한살림선언과 운동은 현대 한국의 주요한 사례로서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에 한살림의 운동의 사상적 자양분을 제공했던 김지하의 생명철학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김지하 는 한살림선언의 핵심 필진 중 하나였고, 개벽에 대한 많은 글을 발표했으며, 생명운동을 문화의 차원으 로 승화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김지하(金芝河, 본명 김영일(金英一), 1941년 2월 4일 ~ )는 전 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났다. 토지의 소설가 박경리의 사위이며, 1970년대 유신 시대를 대표하는 문인이 다. 주지하듯이, 1980년대 이후로는 전통사상을 중심으로 동서양의 철학을 종횡하여 ‘생명사상’을 제창 하고, 생명운동을 펼친다. )
그는 많은 작품을 남겼다. 또한 많은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그중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 (1991)는 글은 그를 따랐던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가져다준 필화사건이기도 했다. 필자의 좁은 식견과 능력으로 본 발표에서 김지하에 대한 사상을 일갈하는 것은 당연 불가능한 일이다. 이에 본 발표에서는 몇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의 사상을 정리하는 것을 목표 삼았다.
본론에 앞서 박경리 작가의 글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박경리 선생은 「작가는 왜 써야 하는가」라는 화제로 다음과 말한다.
생명은 어디서 오는 것이며 어디로 가는 것인가. 수태와 사망이라는 매우 단호한 해답이 나와 있지만 결코 결론일 수가 없는 깊고 깊은 생명의 비밀이라든지 오묘한 우주의 질서, 생성과 소멸 앞에 인간은 속수무책인 존재라는 것, 측량할 수 없는 느낌의 세계에서 행복과 불행의 추상적 대 상을 향한 인간의 갈등과 오뇌(懊惱) 같은 것, 이러한 문제들은 여전히 건너갈 수 없는 피안인 것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안은 진실을 향한 우리의 영원한 목적지이며 궁극적인 뜻에서 언어 는 그와 같은 진실과 소망의 강을 건너는 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6)
김지하의 남녘땅 뱃노래라는 글이 떠올랐다. 남녘과 뱃노래 등등의 은유적 표현이 위치한 곳이 바로 박경리 선생이 위치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곳은 내가 서있는 지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그곳은 저 추상의 세계가 아닌 바로 구체적 삶의 지평이 위치한 바로 이곳에서 인식되어야 한다는 전 제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했다. 이러한 전제는 한살림운동의 출발이자 한살림운동의 주체들이 고민하였던 바이기도 하다.
2. 밥 지구인문학의 틀에서 보는 김지하의 생명사상 중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하는 것은 생명에 대한 그의 인식
이다. 그는 “생명이 실체가 아니라 생성” )이라고 말하며, “‘숨겨진 질서’가 ‘드러난 질서’로 물질화하고 이 ‘드러난 질서’ 안에서 끊임없는 생성변화가 진행된다”8)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생명은 실체와 속성을 지닌 존재론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관계와 생성의 차원에서 언급된다. 이러한 생명에 대한 이해를 극명하 게 표현하는 것이 바로 “밥”이다.
김지하는 밥을 “우주 생명의 창조적 활동을 뜻하는 것이며, 동시에 그 생명의 결실을 생명 자신이, 즉 생명 활동의 주체인 생명 자신이 먹는다는 것을 뜻한다.” )라 말한다. 이는 해월 최시형이 말하는 “한울이 한울을 먹는다(以天食天)”는 구절을 밥으로 변용한 것이다. 실상 여기서 말하는 밥은 생명의 다름 아니다. 그에 따르면, 밥은 ‘제사’와 ‘식사’에 깊은 관계를 갖고 있는데, 종국에는 “제사가 바로 식사이고, 식사가 바로 제사”10)임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죽은 사람이나 산 사람이나 영(靈)으로서 생명으로 볼 수 있다. 제 사는 밥을 먹는 죽은 사람의 의례이고, 식사는 밥을 먹는 산 사람의 일상이다. 밥을 먹는 귀신은 곧, 생명 을 먹는 귀신이며 나아가 생명을 먹는 생명이다. 그래서 “생명이 생명을 먹는 것과 귀신이 귀신을 먹는 것, 영이 영을 먹는 것” )이 바로 밥이자, 식사이자, 제사라고 말한다.
김지하에게 ‘밥’은 개벽이다. 밥이 인간의 모든 생명활동의 총체인 동시에 출발이기 때문이다. 그는 “살 아 있는 한울님인 내 속에 밥을 생산해내는 과정, 즉 생명의 순환 과정 일체에 삼라만상과 천지 만물의 활 동이 다 들어 있다는 생각을 전제로 하며, 그 활동 과정과 그 활동 내용과 그 활동 결과―이것이 바로 밥으 로 표상되고 밥으로 압축된 것이다.”라고 말한다. ) 이러한 밥은 전(全) 지구적이며, 전 우주적인 차원에 서의 활동이다. 이러한 맥락을 통해서 「한살림선언」에서는 “생명의 진화는 생명체가 자연선택에 의해 환 경에 적응하는 것만으로 보는 다윈(Darwin)류의 진화가 아니라 미시적 생명이 거시적 환경과 공진화하면 서 자기를 초월하고 동시에 자기를 조직화 하는 창조적 활동이다”라는 것에 대한 이해의 틀을 제공한다. 또한 김지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밥의 본질·밥의 생명적 본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올바른 인식이 곧 근원적이고 새로운 세계관 창출의 제일보이며, 밥을 그 본성에 따라 공동체적으로 나누는 적극적 실천이 바로 생명의 본래 있는 그대로의 고향에로 모든 중생이 귀의 하려 하는 ‘선적(禪的)지향’이며 ‘굿’이며 ‘후천개벽’이 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밥이란 생산활동과 또한 그 결과를 수렴하는 활동 전체의 기본 특징입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
는 가시적 형태로 되어 있으며, 동시에 그것은 볼 수 없는 불가시적인, 계속해서 운동하는 거대한 힘입니다.13)
이에 따르면, 밥, 다시 말해 생명은 닫혀있는 폐쇄된 체계 아니라, 열려있는 개방된 체계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김지하는 ‘밥상’을 강조한다. 우리 역사에서 밥상이 갖는 인간의 신분적인 인정에 대한 사례를 언급하며 가부정적인 사회에서 억압받았던 여성의 인권을 환기시킨다14). 밥을 통해서 김지하는 생명에 대한 근본적이며 민중적인 인식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밥상은 닫혀 있는 것이 아니라, 열려 있는 것 으로서 민중적인 인식과 또한 민중적 실천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향아설위-제사 방식의 혁명 수운 최제우 선생의 대각득도일인 4월 5일을 기념하며 해월 최시형 선생은 1897년 이천의 작은 마을에 서 ‘향아설위(向我設位)’를 설하였다. 벽을 향해서 위패를 놓고 벽 쪽에 있는 위패 앞에다 놓는 멧밥의 위 치를 제사를 지내는 주체 앞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이른바 향벽(向壁)설위에서 향아설위를 설행한 것 이다. 김지하는 이를 틈으로 설명한다. 선천시대의 향벽설위는 오랜 세월 동안 지배해왔던 문화 양식이었다. 그러한 제사를 지내는 자와 제사를 받는 자에 틈을 내고, 그리고 그 틈을 통해서 생명의 밥을 약탈후 독점했고, 결국에는 이원적 분리가 되었다고 말한다15). 이에 향아설위는 그 틈에 또 다시 틈을 낸 것으로 써, 이원적 분리를 상쇄시키고, 일원화했다는 귀결을 담고 있다. 물론 독점과 약탈의 주체가 무엇인지는 언급이 없어 이해하기 난해하지만, 그가 말하고 하는 것은 생명에 대한 일원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 으로 보인다.
‘밥에 담은 생명운동의 밑그림 김지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생명의 진정한 본성을 우리가 인식하고 공동체적인 나눔과 섬김의 실천을 민중적 차원에서 조
직적으로 과학적으로 해나감으로써만 제3세계의 ‘민중 해방 운동’과 소위 ‘선진’ 공업 사회에서 일고 있는 ‘평화 운동’ 그리고 우리의 ‘민족 통일 운동’을 이 모든 것을 다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지구적 차원, 우주적 차원에 있어서의 민중을 주체로 하는 전 중생계적인 ‘새로운 개벽 운동’, ‘후 천개벽운동’, ‘생명운동’의 제일보가 나타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을 통해서 서양과 동양을 이미 넘어서는, 선천적인 분리, 동양이냐 서양이냐
하는 선천시대적인 분리를 이미 넘어서는 후천 시대의 새로운 지구적·우주적인, 전 민중적인 새 로운 차원의 인식과 실천의 방향이 ‘밥’이라는 한마디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해를 밑거름으로 해 서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16)
13) 위의 책, 254쪽.
14) 위의 책, 255쪽.
15) 위의 책, 270-273쪽.
16) 위의 책, 266-267쪽.
밥은 생명이고, 밥상공동체로서의 민중에 대한 인식과 실천적 의미를 담은 김지하의 의도가 충분히 드
러난다. 밥맛, 그것은 삶의 맛이라고 했다. 삶의 맛을 위한 밥에 담긴 김지하의 의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구체적 삶의 지평 위에서 언급된 밥에 대한 김지하의 표현을 간략히 도식화하면 다음과 .
밥상
독점 |
향유 |
제사와
식사의 분리 |
제사와
식사의 일치 |
틈 악마의
틈 |
틈에
틈 생명의
틈 |
이분법적 |
일원적 |
향벽설위
|
향아설위 |
선천시대 |
후천시대 |
혼밥 |
밥상
공동체 |
밥맛=살맛
밥은 하늘입니다.
- 김지하 -
밥이 하늘입니다.
하늘을 혼자서 못 가지듯이 밥은 서로 나눠 먹는 것 밥이 하늘입니다.
하늘의 별을 함께 보듯이
밥은 여럿이 같이 먹는 것 밥이 하늘입니다.
밥이 입으로 들어갈 때에
하늘을 몸 속에 모시는 것
밥이 하늘입니다
아아 밥은 모두 서로 나눠 먹는 것.
3.
김지하의 생명운동의 배경에는 생명의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오늘날의 기후변화와 기후위기를 초래 한 것은 결국 서구근대문명의 한계이자 인간중심주의로부터 초래되었다고, 그는 확신한다. 또한 그는 소 유와 욕망 그리고 끝없는 경쟁이라는 서구의 삶의 문법이 우리의 곁에서 죽임의 그림자로 다가왔다는 것 을 ‘죽임의 문명’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이러한 위기를 그는 생명의 세계관으로 세계에 대한 인식을 재 정립하고자 하는 것이다. 여기서 신승환의 통찰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근대 이래의 진보의 신화에 갇혀 생명과 삶의 근본의미를 무시하는 과학적 생명관은 무척 위 험하다. 그만큼이나 무서운 것은 생명을 맹목적으로 신비화하거나 자신이 지닌 한줌의 신념에만 매달려 생명의 실제 내용과 역사를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독선이다.”17)
더 나아가 박이문은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전제만으로는 환경에 대해서 그리고 그냥 생명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아무 행동도 할 수 없다” )고 혹평한다. 박이문의 인식으로는 “환경(생태)문제 해결은 개관적 현실에 바탕을 둘 때에 비로소 가능한 것”19)이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물활론적 세계관이나 신화적 세계 관은 더 이상 그대로 계승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 이러한 주장의 끝에 박이문이 제시한 것은 결국 생명 문제는 결국 윤리문제로 귀결 된다는 것 )과 이론적 논쟁보다 사소하지만 아주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하 는 것 )이다. 박이문 선생의 짧은 글을 통해 살펴본 터라. 그의 과학철학적 입장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한 필자의 능력의 한계를 먼저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불구하고, 필자가 언급하고자 했던 것은 생명윤 리나, 환경윤리적인 측면에서 김지하의 전체론적인 세계관이나 그의 생명철학이 오늘날 우리에게 통찰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사회적 성화」나 「한살림선언」을 통해서 김지하는 인간의 창조적 활동 에 무한 긍정을 보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재 과학기술의 문명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다 가올 또 다른 과학기술의 혁신을 어떻게 창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필자는 여전히 큰 고민으로 남는다. 끝.
알라딘: 필암서원 | 한국의 서원 김봉곤,박미향,안정애,김상집,노금선 (지은이
필암서원 | 한국의 서원
김봉곤,박미향,안정애,김상집,노금선 (지은이)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2018-08-10
정가
16,000원
판매가
15,200원 (5%, 800원 할인)
마일리지
800원(5%) + 멤버십(3~1%)
+ 5만원이상 구매시 2,000원
세액절감액
690원 (도서구입비 소득공제 대상 및 조건 충족 시)
배송료
무료
수령예상일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1일 출고
최근 1주 81.7%
(중구 중림동 기준) 지역변경
Sales Point : 87
0.0 100자평(0)리뷰(0)
이 책 어때요?
카드/간편결제 할인
무이자 할부
수량
장바구니 담기
바로구매
선물하기
보관함 +
전자책 출간알림 신청
중고 등록알림 신청
중고로 팔기
기본정보
284쪽
135*205mm
369g
ISBN : 9791158663742
주제 분류
신간알림 신청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문화예술사
국내도서 > 역사 > 테마로 보는 역사 > 문명/문화사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사
시리즈
한국의 서원 (총 9권 모두보기)
신간알림 신청
전체선택
보관함 담기
장바구니 담기
회연서원
문헌서원.심곡서원.도봉서원
도동서원 무성서원
도산서원
옥산서원
더보기
이벤트
2020 올해의 책! 투표에 참여해주시는 분께 적립금 1천원!
11월 특별선물! 2021 다이어리, 달력(이벤트 도서 포함, 국내서.외서 5만원 이상)
이 시간, 알라딘 굿즈 총집합!
책소개
한국의 서원 시리즈. 조선의 대표적 인문학 공간으로서 당시의 문화와 사상을 이끌었던 서원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통해 한국의 유교문화와 유학자의 다양한 측면을 밝힌 책. 건축물이나 관광지로서 서원을 다룬 기존의 관련 도서와 달리 한국의 인문정신문화 자산으로서 서원의 가치를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석실서원, 도산서원, 덕천서원, 옥산서원, 돈암서원, 필암서원은 경기.충청.영남.호남권을 대표하는 6개 서원이다. 각 서원에 제향된 인물은 조선시대 중앙은 물론 지역 사회문화의 중심 역할을 하였으며, 한국 사상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서원은 존현과 교학의 공간이라는 보편성과 함께 지역.학파.정파에 따른 특수성도 존재했다. 이번에 발간된 책은 이러한 각 서원이 지니고 있는 보편성과 특수성의 조화에 중점을 두면서 인문정신문화 공간으로서 서원을 조명하였다.
서원과 제향 인물의 사상과 활동을 중심으로 하면서, 철학.문학.역사.예술.민속은 물론 서원의 건축과 경제 분야까지 망라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서원의 창건.중건.이건, 서원의 학술.문화적 특성과 사회적 영향, 제향 인물의 행적과 정신, 각종 시문에 나온 인문정경, 서원의 운영, 자연지리와 인문지리적 환경 등을 다루었다. 특히 분야별 전문가가 저자로 참여하여 전문성을 높였다.
목차
총론 필암서원, 시대의 스승인 김인후를 기리다
1 김인후, 호남의 공자가 되다
추모의 마음, 서원으로 꽃피다 ∥ 사액으로 중흥의 발판을 만들다 ∥
송시열의 「신도비명」, 서원의 위상을 드높이다 ∥ 문묘 종사의 여정, 꿈을 실현시키다 ∥
산앙회 창설, 선현의 정신을 지키기 위한 노력
2 김인후의 문학과 사귐 _ 산절로 수절로 산수간에 절로절로
천하 문장 ∥ 사화의 시대 ∥ 마음으로 사귀는 교유 ∥ 산절로 수절로 산수간에 절로절로 ∥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3 필암서원의 공간과 제향
황룡의 길지, 혈식군자를 품다 ∥ 원형을 간직한 필암서원 ∥ 필암서원의 제향
4 필암서원에 피어난 선현의 넋과 필치
김인후의 서예 정신 ∥ 인품이 서품 ∥ 현판에 담은 인문 정신
5 김인후의 절의와 도학 _ 맑은 물 위의 연꽃, 엄동설한의 송백
기묘사림과 김인후 ∥ 인종과의 수어지교 ∥ 김인후의 절의 _ 엄동설한의 송백이 이보다 더하랴 ∥
김인후의 도학 _ 맑은 물 위의 연꽃으로 피어나다 ∥ 혼탁한 세상의 사표이자 조선의 영원한 스승
추천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한겨레 신문
- 한겨레 신문 2018년 10월 11일자
저자 및 역자소개
김봉곤 (지은이)
저자파일
최고의 작품 투표
신간알림 신청
근현대 유학사상사 전공.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구원 연구교수
최근작 : <귤림서원>,<경회 김영근의 도학 사상과 문학 세계>,<필암서원> … 총 3종 (모두보기)
박미향 (지은이)
저자파일
최고의 작품 투표
신간알림 신청
최근작 : <필암서원>
안정애 (지은이)
저자파일
최고의 작품 투표
신간알림 신청
역사교육 전공. 나주고등학교 교사
최근작 : <필암서원>
김상집 (지은이)
저자파일
최고의 작품 투표
신간알림 신청
최근작 : <필암서원>
노금선 (지은이)
저자파일
최고의 작품 투표
신간알림 신청
최근작 : <필암서원>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의 인문 공간인 서원과
그 속에 담긴 정신문화를 조명하다
■ 조선의 대표적 인문학 공간으로서 당시의 문화와 사상을 이끌었던 서원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통해 한국의 유교문화와 유학자의 다양한 측면을 밝힌 ‘석실서원’, ‘도산서원’, ‘덕천서원’, ‘옥산서원’, ‘돈암서원’, ‘필암서원’ 6종을 발간했다. 특히 건축물이나 관광지로서 서원을 다룬 기존의 관련 도서와 달리 한국의 인문정신문화 자산으로서 서원의 가치를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사회문화적 역할, 가치, 제향 인물의 역사성 등을 종합하여, 각 지역을 대표하는 6개 서원을 뽑아 각각의 보편성과 특수성의 조화에 역점을 두었다.
이번에 나온 석실서원(石室書院), 도산서원(陶山書院), 덕천서원(德川書院), 옥산서원(玉山書院), 돈암서원(遯巖書院), 필암서원(筆巖書院)은 경기.충청.영남.호남권을 대표하는 6개 서원이다. 각 서원에 제향된 인물은 조선시대 중앙은 물론 지역 사회문화의 중심 역할을 하였으며, 한국 사상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서원은 존현(尊賢)과 교학(敎學)의 공간이라는 보편성과 함께 지역.학파.정파에 따른 특수성도 존재했다. 이번에 발간된 신간은 이러한 각 서원이 지니고 있는 보편성과 특수성의 조화에 중점을 두면서 인문정신문화 공간으로서 서원을 조명하였다.
서원은 제향된 인물과의 밀접한 연관성 속에 설립.발전된다. 따라서 이 책은 서원과 제향 인물의 사상과 활동을 중심으로 하면서, 철학.문학.역사.예술.민속은 물론 서원의 건축과 경제 분야까지 망라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서원의 창건.중건.이건, 서원의 학술.문화적 특성과 사회적 영향, 제향 인물의 행적과 정신, 각종 시문에 나온 인문정경, 서원의 운영, 자연지리와 인문지리적 환경 등을 다루었다. 특히 분야별 전문가 31명이 필자로 참여하여 전문성을 높였다.
■ 석실서원(石室書院), 서울학과 경화 문화의 산실
석실서원은 조선 후기 지성사의 물줄기를 바꾼 실험과 혁신의 공간이다. 서울 인왕산 밑 장동에 근거를 둔 안동김씨 김상헌으로 대표되며, 서인 노론의 정치적 상징처이기도 하다. 청음 김상헌의 절의는 석실서원을 의리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석실 후학들의 사유는 유연했고, 시야는 넓었다. 그들은 이곳 석실서원에서 시대를 내다보는 실용의 학풍에 국제적 감각을 갖춘 도회 문화를 접목시켜 조선의 학술과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갔다. 석실서원은 새로운 학풍과 실험정신을 꽃피우며 광범위한 문인 집단을 탄생시켜 낙론 학풍을 만들었고, 서울을 중심으로 화려한 경화 문화를 꽃피우는 구심점이었다.
■ 도산서원(陶山書院), 문文으로 빚고 예禮로 다듬은 사림 교학의 전당
조선을 대표하는 서원이자 퇴계 이황의 유업을 계승한 곳이 바로 도산서원이다. 이황이 손수 써서 내건 ‘도산서당’은 배움의 문턱을 낮추고, 격조 높은 조선의 지식문화를 예비하는 곳이었다. 이황은 자신의 호인 ‘퇴계(退溪)’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곱씹어 배우는 자세 즉 퇴고의 가치를 가르쳤다. 그가 도산서원에서 가르쳤던 것은 ‘인간다움’이었고, 철학적 자기를 깨닫고 거기서 찾는 행복의 기술을 말하려는 이황의 살가운 가르침이 담겨 있다. 도산서원은 이황이 남긴 이 같은 절제하고 자기를 돌아보는 공부 방법과 세상에 예의 실천을 다 하라는 가르침이 실현된 공간이다.
■ 덕천서원(德川書院), 두류(頭流)의 정기가 가득한 조선의 경의학 센터
덕천서원은 “학문은 실천을 통해 비로소 그 빛을 발한다”라고 내건 기치처럼 지식을 실천으로 발현하고, 실천을 지식으로 수렴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을 대표하는 남명 조식은 인간을 중심에 두고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살피고 인간을 이해했다. 조식이 그 후학들을 통해 길이 이어지기를 염원했던 참된 학문은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구하는 활인(活人)과 활세(活世)의 학문이었다. 하나의 인문학 공간으로서 덕천서원은 조식과 그 후인들을 통해 경의(敬義)를 드높이고 학문적 사유의 깊이를 더해간 곳이다.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살릴 수 있다는 경의학의 핵심이 바로 덕천서원에서 구현되었다.
■ 옥산서원(玉山書院), 옥처럼 맑은 영남 유학의 본산
경주 자옥산 아래 자리한 옥산서원은 남인의 정신적 지주인 회재 이언적이 어린 시절 독서하던 곳이며, 영남 남인의 대표적 서원 중 하나이다. 조선 유학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선각자인 이언적이 지은 원조오잠(元朝五箴)과 그가 명명한 사산오대(四山五臺)는 자연경관에 성리학적 세계관을 투영하고 유불선의 조화를 노래한 이언적의 이상이 담겨있다. 이언적이 옥산서원에서 추구했던 것은 세상을 광정(匡正)하는 학문이었고, 그 질실(質實)했던 학인의 숨결은 그가 수양의 공간으로 활용했던 옥산서원의 수려한 경관과 어우러져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풍요롭게 했다. 옥산서원은 지역 사회 지식 확산의 중심지로서 사림의 지식 문화를 이끌고 수많은 인걸을 길렀고, 그들의 심오했던 학문의 자취는 이 땅의 문명성을 높였다.
■ 돈암서원(遯巖書院), 예禮로운 개인, 품격 높은 나라를 꿈꾸다
돈암서원은 황령을 배경으로 사계천이 흐르는 뛰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노론계 서원이다. 효와 가족 사랑의 좋은 표본으로 한 시대 산림의 종장이자 예학의 대가인 김장생, 김집, 송준길, 송시열을 배향하며 현대인에게도 삶의 멘토가 되고 있다. 인간의 도덕 원칙인 의(義)와 모든 사물의 당연한 이치인 이(理)에 대한 탐구와 실천을 중시한 돈암서원 의 강학 활동은 예학자의 자질과 예학의 근본을 중시하는 인물로 이끈다.
■ 필암서원(筆巖書院), 의리에 도학을 겸한 호남학의 자부심
전형적인 전학후묘(前學後廟)의 형태로 지어진 필암서원은 16세기 조선의 엘리트 지성인 하서 김인후의 학문을 계승하며 호남 지역 서인들의 중심이었다. 김인후는 도학, 절의, 문장을 두루 갖춘 선비로, 그의 문학과 교유,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은 여러 이야기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그의 도학은 진정성을 담보하고 있었기에 긴 생명력을 지녔고, 상정(常情)에 충실했던 그의 삶의 궤적은 세상 사람의 존경을 받는 이유가 되었다. 그는 의리를 아는 선비였고, 사랑의 참된 의미를 깨달았던 인간이었다. 특히 김인후의 지조와 절개는 임진왜란 때 문인들의 의병 활동으로 이어진다. 필암서원은 유교적 가치와 건축물이 특히 잘 보존되어 있고 도학·절의·문장 그리고 인간애를 겸비했던 아름다운 사람의 숨결이 녹아 있어 지나는 이의 옷깃을 여미게 한다.
■ 한국의 인문정신문화 자산으로서 서원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공론(公論)의 장이었던 서원에 현대적 의미를 부여한다.
서원은 조선시대 사립 고등교육 기구로, 지성의 요람이자 성리학 발전의 중심지였을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교육과 문화, 여론의 구심점이었다. 한국의 서원은 2018년 5월부터 2019년 3월까지 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심사를 거쳐, 2019년 7월 개최되는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만약에 등재에 성공하면 서원은 한국의 12번째 세계문화유산이 된다. 서원을 중심으로 한 학문 활동은 한국 정신문화의 저변을 형성하고 그 수준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고, 이러한 서원 문화는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적 가치가 되었다. 이번에 발간된 6개의 서원은 ‘한국의 인문 공간’으로서 서원을 조명하는 첫 단계로, 매년 새로운 서원과 그 서원과 관련된 인물, 사상, 정신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국의 인문정신문화 자산을 발굴하고 건축물로서만 인식되었던 서원을 공론의 장으로서 현대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역사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