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6

Philo Kalia - *동학 동학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쯤 된다.

Philo Kalia - *동학 동학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쯤 된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공부와 답사 모임에 참여하면서... | Facebook

*동학

동학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쯤 된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공부와 답사 모임에 참여하면서 배운다. 水雲 최제우 탄신 200주년 기념 新동학사상기행 2 – 이번에는 독서 토론회다.

첫 번째 모임은 지난 1월 20일 경주 수운 생가와 용담정 주변을 답사했다. 수운의 호를 “흐르는 물처럼, 떠도는 구름처럼”으로 풀었다. 선정된 책은 윤석산의 『동학교조 수운 최제우』이다.
토론회는 줌으로도 열렸지만 나는 현장에 찾아갔다. 지구인문학연구소, 수운회관 1301호이다. 최근 낯 익어가는 출판사 <모시는사람들>(박길수 대표) 사무실이기도 하네. 일곱 분이 오셨고 줌으로 들어온 분은 네 분이다.
원광대학교 조성환 교수와 박병훈 교수가 30분씩 발제하고 한 시간은 토론했다. 시간이 짧았다.
조성환 교수는 이 책의 의의를 전체적으로 평가하면서 시작했다. 수운 최제우의 생애와 사상을 포괄적으로 서술한 훌륭한 책이라는 점에 동의할 것이다. 동학농민혁명에 대해서만 편향적으로 기억하지, 그 운동의 기원이 되는 동학사상의 창시자 최제우에 대해서 잘 모르고, 정말 무심하다. 수운과 해월의 탄생지인 경주에 갔을 때도 느낀 바다.
우리 한국 사상의 특징은 무엇일까? 자생적인 한국사상이 있을까? 많은 한국사상(철학) 연구자들의 질문이다. 고래로 풍류와 샤머니즘으로 시작하는 입장이 많고, 김남수 선생은 더 거슬러 홀본부여미학과 가야의 현무미학을 언급하기도 한다. 불교와 도교, 유교 그리고 기독교가 차례로 유입되었는데, 근대한국의 자생 사상으로 동학이 산과 들에 피는 봄꽃들처럼 매혹적이고 매력적이다. 처음 성경과 신학을 공부할 때처럼 흥미롭다.
저자 윤석산 교수는 국문학자이며 시인인데 열렬한 동학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이 책에서는 “동학이 지닌 신비적 측면까지 가능하다면 모두 담아보려고 한다”고 하면서 고려의 문신 이규보에게 신비는 성스러움의 다른 표현이라고 연계하여 의미파를 띄운다.
이 책은 7장으로 짜였는데, 제1장 글을 열면서 동학 창도의 현대적 의의를 자연의 정복으로 인한 자연의 배제 속에서 겪고 있는 인간의 자연 소외, 자연의 파괴 속에서 수운의 사상은 “우주적 질서와 더불어 그 덕이 합치되는 삶(與天地合其德)이란 다름 아니라, 이 우주의 만유와 더불어 서로 균형을 이루고 조화를 이루는 삶을 말한다.”(24) 기독교 신학이 보충할 점은 바로 우주론이다. 구속사 중심의 인간학, 역사학을 넘어 창조사적 우주론과 지구학(샤르댕, 토마스 베리)의 전개가 절실하다.
제2장은 “출생과 성장”이고 제3장은 “구도, 수행, 득도”인데, 동학의 창도로 종교 체험을 중점적으로 서술한다. 경신년(1860년) 4월 5일 동학을 창도하게 되는 가장 결정적인 종교 체험, 곧 ‘신 체험’은 유교와는 다른 ‘동학’을 창도하게 된 것임을 저자는 강조한다.(107) “수운 선생은 천일합일의 경지를 통하여 한울님(하느님)이 다른 초월적인 공간에 계신 것이 아니라. 근원적으로 내 안에 모셔져 있음을 깨닫게 되고, 한울님이 바로 내 안에 모셔져 있다는 侍天主로 동학의 근본 사상을 삼을 수 있게 된다.”(104)
제4장은 “포덕과 교단 조직”이다. 이 책이 『후천을 열며』(평전)와 『수운 최제우 연구』의 이전 저서들의 성과물을 토대로 편찬된 책임을 박병훈 교수는 언급했다. 이전 책에는 교단을 조직한 교조라는 단어가 없는데, 이 책에서는 동학을 체계적으로 전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신종교 연구가인 박병훈 교수를 통해 동학을 이은 신종교, “북접주인”이라고 수운의 대통을 이은 해월과 3대 교주 손병희의 천도교 외에도 남접주라고 자칭하는 수많은 동학교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환란기에 우후죽순 솟아나는 종교심, 종교열, 이 어마어마하게 분출하는 마그마를 이치에 합당하게 合理的으로 인도할 진짜 道가 필요하다.
제5장은 이 책의 심장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동학의 사상을 이루는 주요 개념 12개를 뽑아 서술한다. ①동학과 유불선, ②한울님/하ᄂᆞᆯ님, 천주, 상제 ③지기(至氣), ④동학, ⑤시천주, ⑥정성, 공경, 믿음(誠敬信), ⑦수심정기(守心正氣), ⑧무위이화(無爲而化), ⑨불연기연(不然其然), ⑩보국안민(輔國安民), ⑪동귀일체(同歸一體), ⑫후천개벽(後天開闢)
제6장은 “탄압과 순도의 길” 마지막 7장은 “글을 닫으며”이다. “용담의 물이 흘러 사해의 근원이 되듯이 오늘날에도 맥맥한 정신으로 살아남아 우리의 가슴에서 흐르고, 구미산에 봄이 오면 온 세상에 불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것처럼 동학의 무궁한 이치는 후천의 밝고 밝은 세상을 열어갈 진리로 자리”(龍潭水流四海源 龜岳春回一世花) 잡아야 한다는 희망을 저자는 호소한다.
조성환 교수는 세 가지 쟁점을 발제했다. ①唱道 혹은 創道, ②神名의 문제(한울님, 하느님, 하ᄂᆞᆯ님), ③을묘천서의 정체성
박병훈 교수는 신종교의 발생과 흐름의 원천으로 수운 사상의 의의를 발제했다.
참여한 분 중에 주영채(선원)님은 70대 중반이신데 평생 천도교도로 생활하면서 좀더 깊게 알고자 70세에 성균관대학에서 최근 동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으셨다고 하는 말씀에 귀가 쫑긋해져 들었고, 김원명 교수(한국외대)는 원효가 전공인데 한국철학사를 가르치면서 동학 공부를 하시게 됐다고 말씀했다. 이기상 교수님에게서 배웠다는 말씀도 덧붙였다. 참여하신 여성분은 눈이 성할 시절에 수운의 부친 최옥의 근암집을 읽은 적이 있는데, 퇴계-근암의 맥락에서 수운을 더욱 심도 있게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씀했다. 조성환 교수는 근암과 수운은 퇴계 좌파라고... 한국의 성리학(유학)자들은 다산까지 한발짝 더 간다면 혜강 최한기까지 , 그러나 동학에 이르지 않는다. 그들에게 동학은 여전히 邪道인가?
수운-해월-개벽 사상으로 이어지는 한국 근대의 철학과 종교, 개벽파라는 이름으로 연구물이 쏟아져 나오는 최근 10년의 연구 경향이 한국학을 드높이는 푸르른 balloon 역할을 하는 것 같아 신명을 탄다.
푸르른 나무의 푸름을
흰 눈의 흰빛을
푸른 강의 푸르름을
(綠樹之綠耶 白雪之白耶 淸江之淸耶)
-수운의 화결시(和訣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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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덕수
아. 놓쳐서 아쉽네요..
Philo Kalia
임덕수 담번 모임 있을때 미리 선생님께도 연락드리겠습니다.
임덕수
심광섭 아. 네. 감사합니다.
박돈서
어제의 독서토론회 내용을 아주 잘 정리하셨네요. 페북에서만 뵙다가 어제 줌으로 보니까 매우 반가웠습니다. 저도 기독교신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특히 성서신학과 토착화신학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풍류신학이나 태극신학, 유교신학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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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o Kalia
박돈서 아~! 선생님, 말씀 감사합니다. 계속 동행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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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좋은 글 감사합니다. 최제우의 경우를 종교 경험들의 다양성 측면에서 이해한다면, 다른 종파와 교파의 창시자들과 비슷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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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o Kalia
이기동 사이비라는 단어는 요리조리 고려해봐도 수용하기 어려운 단어네요
이기동
심광섭 질문을 수정하였습니다. 제글이 표현력이 부족한 글이었습니다.
천광호
선생님 글 덕택에
대리해서 배웁니다!~**
Philo Kalia
천광호 응원, 감사드립니다
Sunghwan Jo
심광섭 교수님, 어제 못뵈서 죄송했습니다. 다음번에는 제가 꼭 수운회관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핵심을 잘 정리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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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o Kalia
조성환 아이구 교수님, 뵐 수 있으면 큰 기쁨이지요. 교수님의 책은 술이부작이 아니라 술이창작입니다. 정말 훌륭하십니다.
김윤주
예산 있을 때 어느 동네에 갔더니
박인호 유허비가 있더라고요. 알고
보니 동학4대 교주 였다네요!
동학에 대해 좋은 지식 얻게 해 주심
감사합니다!
May be an image of monument and text
Philo Kalia
김윤주 예산 동학을 살필 필요가 있네요. 충청남북도 지역에도 동학의 열풍이 대단했습니다.
김윤주
심광섭 감사합니다. 그곳 관작리
라는 곳에 근년에 기념 공원을
크게 조성해 놨더라고요!
Myung-kwon Lee
멋지네요 ㅎ
신현경
동학에 대해서 다방면으로 참 아름답게 정리해 주셨네요. 공유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