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21

아네사키 마사하루와 종교학, 박규태, 2013

 동아시아문화연구 제54집   97~136쪽   2013.8

아네사키 마사하루와 종교학

: 근대일본 지식인에게 있어 종교와 국가*

8)

박규태**

<차 례>

1. 들어가는 말

2. 국제인으로서의 아네사키

3. 내셔널리스트로서의 아네사키

4. 종교학자로서의 아네사키

5. 나오는 말

[국문초록]

일본 근대종교학의 창시자로 말해지는 아네사키 마사하루(姉崎正治, 1873-1949)는 지극히 다면적인 지식인이었다. 메이지기, 다이쇼기, 쇼와기에 걸친 청일전쟁(1894), 러일전쟁(1904), 1차세계대전(1914), 중일전쟁(1939) 및 태평양전쟁(1941)과 패전에 이르기까지 근대일본이 치 룬 대외전쟁과 식민주의 및 군부파시즘을 모두 경험하면서, 메이지유신 이후의 압축적인 근대 화와 근대국민국가 형성 및 천황제 이데올로기와 국가신도체제에 내포된 모순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극복하고자 인격주의와 이상주의에 바탕을 둔 인문학적 종교학자, 신비주의적 신앙 인, 낭만주의적 문인, 현실참여적 강연자, 평화주의적 국제활동가, 혹은 낙관적 정치가로서 평 생을 바친 아네사키는 실로 근대일본사회의 한가운데에서 내외적으로 수많은 모순과 갈등에 직면하면서 그것을 한 몸에 체현한 인물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아네사키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곧 근대일본사회가 안고 있던 문제가 무엇이었으며, 당시 지식인들이 고민한 문제가 어떤 성격 의 것이었는지를 되묻는 작업이 될 것이다. 그의 생애는 종교와 문화와 정치가 복잡하게 교착 하는 근대일본의 시대상황과 표리일체의 것으로, 한 사람이 아니라 복수의 다중적인 인물을 동 시에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만큼 다면적이고 복합적인 장면들로 가득 차 있다. 본고에

 

 * 이 논문은 2012년 한양 학교 일반연구비 지원으로 연구되었음(HY2012-G). ** 한양 교수

서는 이와 같은 아네사키에 대해 대표적으로 국제인, 내셔널리스트, 종교학자로서의 궤적을 중 심으로 살펴보면서, 근대일본이 안고 있던 모순이 종교와 국가(천황관, 내셔널리즘)의 상관관계 를 매개로 하여 한 지식인의 삶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현되고 굴절되어 나타났는지를 고찰하 고 있다.

[주제어] 아네사키 마사하루, 종교학, 종교와 국가, 국제인, 내셔널리스트, 모순

1. 들어가는 말

일본 근 종교학의 창시자로 말해지는 아네사키 마사하루(姉崎正治, 1873~ 1949)는 지극히 다면적인 지식인이었다. 그는 메이지기, 다이쇼기, 쇼와기에 걸친 

청일전쟁(1894), 러일전쟁(1904), 1차세계 전(1914), 중일전쟁(1939) 및 태평양 전쟁(1941)과 패전에 이르기까지 근 일본이 치룬 외전쟁과 식민주의 및 군부 파시즘을 모두 경험하면서, 메이지유신 이후의 압축적인 근 화와 근 국민국가 형성 및 천황제 이데올로기와 국가신도체제에 내포된 모순을 나름 로의 방식으 로 극복하고자 인격주의와 이상주의에 바탕을 둔 인문학적 종교학자, 신비주의적 신앙인, 낭만주의적 문인, 현실참여적 강연자, 평화주의적 국제활동가, 혹은 낙관 적 정치가로서 평생을 보냈다. 20~30 청년기에 도쿄제국 학 교수가 되고 비 평계에 총아로 등장한 후 탁월한 어학력을 바탕으로 단히 생산적인 저술활동과 열정적인 조직활동을 널리 국내외적으로 전개하면서 괴력적인 동선을 남긴 아네 사키를 되돌아본다는 것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는 실로 근 일본사회의 한가운데에서 내외적으로 수많은 모순과 갈등에 직 면하면서 그것을 한 몸에 체현한 인물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아네사키에 해 말 한다는 것은 곧 근 일본사회가 안고 있던 문제가 무엇이었으며, 당시 지식인들 이 고민한 문제가 어떤 성격의 것이었는지를 되묻는 일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아네사키의 생애는 종교와 문화와 정치가 복잡하게 교착하는 근 일본의 시 상 황과 표리일체의 것으로, 한 사람이 아니라 복수의 인물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듯 한 착각에 빠질 만큼 다면적이고 복합적인 장면들로 가득 차 있다.1) 본고에서는 이와 같은 아네사키의 생애에 해 표적으로 국제인, 내셔널리스트, 종교학자 로서의 궤적을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근 일본이 안고 있던 모순이 종교와 국가 (천황관, 내셔널리즘)의 상관관계를 매개로 하여 한 지식인의 삶 속에서 어떤 방 식으로 재현되고 굴절되어 나타났는지를 추적해 보고자 한다.

2. 국제인으로서의 아네사키

독일유학을 포함하여 14차례나 서구행을 하는 등 아마도 근 일본의 지식인들 가운데 누구 못지않게 서구를 가까이서 직접 체험한 국제인 아네사키는, 1873년 7월 25일 일본 전통문화의 고도 교토에서 불광사(佛光寺)파2)의 에도코로(繪所)3) 를 담당하면서 가쓰라노미야 스미코(桂宮淑子) 내친왕4)을 섬기며 공가사회에 출 입하던 집안에서 독자로 태어났다. 그가 성장기를 보냈던 교토는 당시 문명개화 의 기운이 활발했던 곳으로 한학으로 표상되는 근세문화와 양학으로 표상되는 근 문화의 양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이 실제로 아네사 키는 중학교를 중도에 퇴학하고 사숙에서 한문과 어를 학습했다. 그는 향후 도 쿄제국 학에 진학한 후 어로 진행된 케벨의 철학사 강의노트를 독일어로 다시 베껴 쓸 정도로 발군의 어학력을 소지했으며, 나아가 하버드 학에서의 강의를 비롯하여 미국 학 및 국제회의 등에서 수많은 강연을 하고 문 저작을 다수 펴냈는데, 그 기반은 바로 이 어숙에서의 학습과 고등중학교 때 받은 교육에 있었다. 메이지유신을 전후하여 태어난 세 의 지식인들이 보여주는 공통점은 한 학을 기초교양으로 하여 서구식 고등교육에서의 전문지식을 습득했다는 점인데, 아네사키도 그 전형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1889년 제국헌법이 발포된 해에 16세가 된 아네사키는 생애 최초로 발표한 논문 “언문일치론에 관하여”에서 사회 계층과 지역 차이를 넘어선 국민국가에 적합한 통일문체의 필요성을 주창했는데, 

1) 아네사키의 생애에 관해서는 姉崎正治, 󰡔わが生涯󰡕, 姉崎正治先生生誕百年紀念會, 1974 및 磯前順一 深沢英隆, 󰡔近代日本における知識人と宗教 姉崎正治の軌跡󰡕(東京堂出版, 2002) 참조.

2) 정토진종 6파중 유력한 일파로 황실과 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3) 그림을 관장하던 관청.

4) 가쓰라노미야는 사친왕가(四親王家)의 하나로 1590년에 시작되어 제11 스미코 내친왕(仁孝天皇 황녀)에 이르러 끊어졌다. 

이는 천황제 이데올로기에 입각한 근 국민국가로서의 골격이 체로 확립되는 시 에 부응하는 글이었다. 그는 유년기부터 황실과 혼연일체가 된 분위기 속에 서 자라난 탓에 평생 천황가에 한 경애의 정이 강했으며, 그것은 종종 근 국 민국가적 내셔널 의식과 결부되곤 했다. 청일전쟁이 발발하기 전 해인 1893년 7 월, 당시 20세의 아네사키는 삼고(三高) 본과를 졸업하고 동년 9월부터 제국 학5) 문과 학6) 철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교토를 떠나 도쿄로 갔다. 

1) 제국대학 시대(1893~1900) 

아네사키는 제국 학 학부 시절에 수강한 <국문학>에서 고사기, <한문학>은 장 자를 배웠으며 케벨의 <철학개론>과 <서양철학사> 등의 강의를 들었다. 또한 인 도의 육파철학을 다룬 이노우에 데쓰지로(井上哲次郞)7)의 <동양철학 및 비교종

교>를 비롯하여 <사회학>, <인도철학>, <지나철학>, <윤리학사>, <정신병리학> 등 을 수강했다. 특히 벤자민 키드(B.Kidd)의 사회진화론을 다룬 <사회학> 수업은 비 이성적 힘에 의한 진화라는 시점을 아네사키에게 일깨워주었으며, 이는 학원에 서의 연구주제인 “종교의 발달” 및 후일 종교학의 체계화를 추진하는데 큰 향을 끼쳤다. 당시 학제도에서는 졸업논문이 없고 신 매 학년말에 강의 담당교수에 게 논문을 제출하게 되어 있었다. 아네사키가 제출한 논문 중 오늘날 확인 가능한 것으로 “바가바드기타의 철학과 종교”, “비이성주의의 철학”,8) “셀링의 자유론”9) 등이 있다. 이 중 “바가바드기타의 철학 및 종교”에서는 “바가바드기타는 인도사 상의 산물로서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종교의 비교연구에 자극을 준다   신앙에 는 관용이 있어야 하며 연구에는 비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여 그가 학부시절 부터 이미 비교종교학에 경도되어 있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비이성주의의 철학”

 

5) ‘제국 학’은 교토제국 학이 신설된 1897년 6월에 ‘도쿄제국 학’으로 개칭된다.

6) 당시 제국 학은 문과 학 외에 법과 학, 의과 학, 공과 학, 이과 학 등이 있었으며, 문과 학 내에는 철학과, 국문학과, 한학과, 국사과, 사학과, 언어학과[博言科], 문과[英吉利文學科], 독문과, 불문과의 9개 학과가 있었다. 

7) 1855~1944. 철학자. 도쿄제국 학 교수. 교육칙어를 둘러싼 우치무라 간조 불경사건과 관련하여 “교육과 종교의 충돌” 논쟁을 불러일으킨 국가주의자. 

8) 1898년 󰡔철학잡지󰡕에 “비이성주의의 관념론, 베단타와 쇼펜하우어”로 발표.  9) 1898년 󰡔육합잡지(六合雜誌)󰡕에 “셀링의 자유론 종교철학”으로 발표. 

과 “셀링의 자유론”은 아네사키의 독일 낭만주의에 한 지향성을 시사한다. 

아네사키는 학부 시절 3년간 기숙사생활을 했는데, 거기서 교분을 나누었던 학

우 중에 다카야마 조규(高山樗牛, 1871~1902), 기타 사다키치(喜田貞吉, 1871~ 1939),10) 이즈미 교카(泉鏡花, 1873~1939),11) 나쓰메 소세키 등이 있다. 이 중 

아네사키는 조규의 인품과 재능을 깊이 사랑하여 평생 그를 경애했다. 아네사키 를 둘러싼 동 교우들은 학문, 문학, 정치에 있어 일본의 장래를 짊어진 재들 이었다. 아네사키는 이들과 함께 1893년 󰡔철학잡지(哲學雜誌)󰡕12)의 편집위원으 로 활동했으며 이어 <제국문학회>13)와 <정유간담회>(丁酉懇談會)14)를 결성하는 등, 당시 서양적 학지의 중심이었던 도쿄제국제학의 분위기 속에서 종교연구뿐만 아니라 문학과 철학을 비롯한 폭넓은 분야에 걸쳐 진지하고도 열정에 찬 학구적 세계에 푹 빠져 들었다. 또한 학부 재학중인 1895년경부터 독일 유학을 떠나는 1900년까지 박문관(博文館)이 발행한 종합지 󰡔태양󰡕15)의 종교란 기자로 활동하 기도 했다. 1896년 7월에 제국 학을 졸업한 아네사키는 같은 해 9월 이노우에 데쓰지로를 지도교수로 하여 “종교의 발달”이라는 연구테마를 가지고 학원에 진학한다. 이 학원 시절에 그는 일찍이 <비교종교학회>를 창설(1896년 1월)하 는 한편, (비교)종교학과 인도종교사 등을 강의하면서 처녀작 󰡔인도종교사󰡕(1897 년)와 기념비적인 저작 󰡔종교학개론󰡕(1900)을 간행했다. 

 

10) 국사학자로 문부성 국정교과서 국사편수위원 역임. 남북조 양조병립의 기술이 1911년 의회에서 문제가 되어 문부성을 떠났다. 일본고 사 전문가로 특히 호류지 재건에 관한 연구가 유명하다. 아네사키와는 삼고(三高)동창생으로 기숙사시 에 그와 가장 담론을 많이 나눈 교우 으나, 1911 년 남북조 정윤(正閏, 정통과 비정통) 문제로 갈라서게 되었다.

11) 후에 교카와 아네사키는 1909년 반자연주의 문학을 주창하는 <문예혁신회>에 참여한다.

12) 󰡔철학잡지󰡕는 1884년에 이노우에 데쓰지로 등이 도쿄제국 학을 중심으로 결성한 <철학회>의 전 통 있는 잡지로, 아네사키가 집필활동을 시작하는 1895년부터 독일유학을 떠나는 1900년까지 그의 주된 논문발표의 장이었다.

13) 아네사키와 조규 등이 발기인으로, 이노우에 데쓰지로, 하가 야이치(芳賀矢一), 우에다 가즈토시(上田万年) 등의 자문을 구하여 1894년에 결성되었으며, 1895년 1월부터 잡지 󰡔제국문학(帝國文學)󰡕 을 발간했다. 

14) 당시 발흥한 일본주의와 국가지상주의에 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1897년에 결성된 이 <정유간 담회>의 근본동기 다. “윤리적으로 정신의 자유를 소중히 하고 인간의 가치를 발휘”하는 것에 중 점을 두면서, 국가지상주의의 윤리 즉 애국주의 교육 등 모든 교권주의에 반 했으나, 후에는 국민 도덕론이 중심 기조가 되어 모임 성격이 변질된다.

15) 1887년에 창업한 박문관은 메이지 출판계를 주도하 으며, 잡지 󰡔태양󰡕은 박문관의 표적인 상징 이었다. 다카야마 조규가 편집 및 주필을 맡았고, 아네사키는 1895년 창간호부터 󰡔태양󰡕을 뒷받침 한 집필자 중 하나 다. 아네사키 저작의 태반(20여책)이 이 박문관에서 출간되었다. 

2) 독일유학 시대(1900~1903)

이처럼 제국 학 학원 시절에 이미 종교학자로서의 사상적 면모를 갖춘 아 네사키는 1900년 4월 15일 문부성유학생으로 그가 동경해 마지않았던 독일로 3 년간의 유학길에 오른다. 󰡔철학잡지󰡕 기사에 의하면 이 유학의 목적은 우선 불교 사연구를 위한 것16)으로 독일에 유학한 후 귀로에 인도에서 현지조사를 행하는 데에 있었다. 또 하나는 세간의 이른바 ‘종교문제’에 부응하기 위해 공평한 관점 에서 종교를 연구하기 위해서 다.17) 메이지 시 에 유럽 유학의 가장 큰 목적은 실학의 흡수를 위한 것이었으며, 정부의 명을 받아 유학을 간다는 것은 개인적으 로도 달을 위한 기본조건의 하나 다. 그런데 아네사키처럼 인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유럽 유학을 명받은 것은 당시의 시 적 상황변화에 기인한 바 크다. 즉 청 일전쟁에 의한 배상금 등을 재원으로 삼아 문부성은 해외유학생 숫자를 배증함과 동시에, 유학목적을 실학에서 인문학, 문학, 예술 등에까지 확 함으로써 의과 학과 공과 학에 이어 문과 학에서도 일본인 교수에 의한 교육을 시행하기 위한 인재육성을 기하려 했던 것이다. 이리하여 나쓰메 소세키(어학), 하가 야이치 (국문학), 아사이 츄(浅井忠, 회화), 다키 렌타로(滝廉太郞, 음악) 등이 1900년에 서 1901년에 걸쳐 유럽 유학을 명받게 된다. 다카야마 조규 또한 심미학연구를 위해 유럽유학의 명을 받았으나 폐병 때문에 유학을 포기해야만 했다. 

1900년 3월말 요코하마를 출항한 아네사키는 50여일의 항해 후 프랑스 마르 세이유에 도착, 만국박람회로 활기찬 파리를 찬탄의 념으로 견학한다. 며칠 후 독 일에 도착한 그는 6월초 최초의 유학지인 킬(Kiel)에 도착했다. 당시 독일 최 의 군사항구를 가진 이 북독일 도시의 킬 학은 신학, 법학, 의학, 철학으로 유명했 는데, 아네사키의 지도교수는 인도학자이자 쇼펜하우어 전집의 편자로서 니체의 

 

16) 아네사키는 독일 체제중인 1901년 3월에 학위신청논문 “현신불과 법신불”을 완성했고, 다음 해 1월 에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7) “종교학 연구를 위해 독일유학을 명받은 아네사키 문학사는 지난달 31일 요코하마를 떠났다. 오늘 날 종교는 점점 사람들의 주목을 환기시키고 있다. 이론과 실제에 있어 각 종파는 자신의 의견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종일파에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게 그것을 근저부터 연구하려는 자세는 매우 드물다. 이런 때에 아네사키씨가 뽑혀 멀리 킬에서 산스크리트학을 배운 후 인도로 가서 불적을 탐구하려 한다.” “姉崎文學士の洋行”, 󰡔哲學雜誌󰡕 15-158(1900), 400면.

오래된 친구이기도 했던 파울 도이센(Paul Deussen, 1845~1919)이었다. 아네사 키는 거의 매일 하루 종일 도이센 집에서 보내고 잠만 자택에서 자면서 도이센으 로부터 산스크리트어와 문헌학 및 쇼펜하우어를 배웠다. 이후 베를린,18) 라이프

치히,19) 런던,20) 인도21) 체재를 거쳐 1903년 6월 귀국길에 올랐다. 

귀국후 아네사키는 제일 먼저 가마쿠라에서 다카야마 조규의 유족들을 만나고 시 즈오카현 시미즈의 용화사(龍華寺)에 있는 조규의 묘소를 참배했다. 그 후 7월 5일부 터 약 2개월 동안 아네사키는 조규의 연고지인 시즈오카현의 기요미가타(清見潟)에 서 휴식을 취하면서 조규전집 및 조규회 운 을 기획하는 데 몰두했다. 그 결과 1905 년에서 1906년에 걸쳐 󰡔조규전집󰡕 전5권이 박문관에서 발간된다.

 

18) 아네사키는 1901년 3월에 당시 인구 2백만을 넘는 유럽 제3의 도시 베를린으로 갔다. 베를린 학 은 학생수 7천명에 자유주의 신학자 아돌프 폰 하르낙이 학장이었고. 딜타이를 비롯한 저명한 학 자들이 많았다. 베를린 체험은 그에게 문명체험이자 미적 체험이었다. 거기서 아네사키는 신낭만 주의와 모더니즘적 조형예술 및 아방가르드에 공감했으며, 특히 바그너 가극에 의해 큰 감동을 받는다.

19) 아네사키는 1901년 8월에 베를린을 떠나 독일 각지와 스위스를 경유하여 10월에 당시 50만 인구를 가진 작센 제1의 독일 동부도시 라이프치히에 도착했다. 그는 이곳에서 10월에서 11월에 걸쳐 “조 규에게 답하는 글”을 집필했다. 이 공개서한에는 자신의 1년 수개월에 걸친 독일 체험을 검증하고 그것을 사상적으로 돌이켜보는 문화비평적 근 비판의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예컨 아네사키는 19세기 독일의 정치적 통일이 사람들의 자부심에 넘친 애국심과 쇼비니즘을 배양했다고 진단하는 한편, “오늘날 일본의 방편적 도덕, 형식적 사회, 모방적 문명, 학구적 학술에 해 반항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언급하면서 정신적 요구를 고려하지 않는 메이지 정부의 팽창주의적 국가주 의, 객관주의적 학문, 획일주의적 교육을 격하게 비판하고 있다. 姉崎正治, “高山樗牛に答ふるの書”, 姉崎正治/高山樗牛他, 󰡔明治文學全集 40 姉崎嘲風   高山樗牛   登張竹風   齋藤野の人集󰡕(筑摩書房, 1970) 참조.

20) 아네사키는 1902년 3월부터 10월까지 런던에 체류하면서 박물관 및 왕립아시아협회에서 연구 생활을 보냈다. 당시 런던에는 나쓰메 소세키도 체류했으나 별 접촉은 없었고, 인류학자 타일러를 면회했다. 이 해 조규에게 보낸 장문의 공개서한 “다시금 조규에게 보내는 글”을 발표했다. 거기에 는 쇼펜하우어와 니체 및 특히 바그너에 관한 언급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후 런던을 떠나 프랑 스, 이탈리아 각지를 여행한 후 11월 중순에 나폴리에서 인도로 출항했다. 姉崎正治, “再び樗牛に與ふる書”, 姉崎正治/高山樗牛他, 앞의 책 참조.

21) 아네사키는 1902년 12월 인도에 도착하여 봄베이, 푸나, 아잔타 석굴사원 등을 방문했고, 다음해 1월에는 베나레스를 방문했다. 그에게 베나레스는 소똥 천지에 강변에서 시체를 태우고 수장된 사체들이 둥둥 떠다니며 거지들이 득실거리는 무지하고 미신적인 곳으로 경험되었다. 3월초 베나 레스를 떠나 붓다가야, 캘커타, 다지링을 거쳐 하순에는 마드라스에 체재했으며, 동월 29일에는 ‘지회본부’(신지학협회)에서 베산트 부인을 방문했다. 이 시기에 그는 강유위와 다지링에서 재회 하여 필담을 나누기도 했다. 

3) 세계일주

아네사키는 일본인으로서는 최초로 1907년 9월부터 약 1년간 칸 자금22)으로 

세계일주 여행을 했는데, 그 여행기록은 낭만주의적인 자연묘사라든가 종교 및 종 교미술을 중심으로 서구문화를 소개하고 비판한 󰡔꽃따기 일기(花つみ日記)󰡕 (1909)와 󰡔정운집(停雲集)󰡕(1911)에 실려 있다. 요코하마를 출항한 아네사키는 먼 저 미국 서해안에 도착하여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자연에 감탄하는 한편, 캘리포니 아 학과 스탠포드 학 등을 방문한다든지 크리스천 사이언스나 네오예루살렘운 동(스웨덴보르그주의)의 유행을 목도하면서 다인종 문화에 특징적인 혼돈과 희망 을 읽어냈다. 동년 11월에는 뉴욕에서 프랑스로 건너가 다음해 3월까지 체재한 후, 5월 하순까지는 이탈리아에 머물면서 피렌체, 앗시시, 로마, 베네치아 등을 주 유했다. 이때 그는 하루 종일 사원이나 미술관 등에서 기독교미술 특히 르네상스 초기 이전의 종교화를 감상하는 데 심취했다. 6월에는 오스트리아에서 불교학자 E.노이만을 만났고, 7월에는 런던에서 일본 평화협회 표로 만국평화회에 출석 하는 한편 버킹검 궁전에서 국왕 에드워드7세를 배알하기도 했다. 이어 9월 15일 에는 옥스퍼드에서 개최된 제3회 국제종교학 회에 출석하여 발표한 후 10월에 고베로 귀국했다. “칸 연구원으로서 세계를 일주하면서 통절하게 현 문화의 속성 과 운명이라는 문제에 직면했다   문제는 인간문화의 변화 위에서 종교적 신앙 및 이상이 어떤 운동을 하느냐, 종교와 일반문화의 상호관계는 어떠한가 하는 점 에 주목하면서 오늘에 이르 다.”

4) 하버드체재기(1913~1915)

1913년 8월, 아네사키는 요코하마를 떠나 9월부터 2년간 하버드 학에 “미국 에 있어 일본에 한 학문적 관심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설된 <일본문학 과 생활>(Japanese Literature and Life) 강좌의 교편을 잡기 위해 보스톤으로 향

 

22) 여러 나라의 “상당한 지식경험이 있는 학자를 해외 여행시켜 각 나라의 일반상황 및 인민생활의 사정을 시찰함으로써 자국의 교육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프랑스인 은행가 알베르 칸 (Albert Kahn)이 익명으로 파리 학에 기부한 세계여행 자금. 

했다.23) 이 강좌는 1911년 겨울 외교관 고무라 주타로(小村壽太郞)가 일본 하버 드클럽(하버드 출신의 일본인 모임)의 이름으로 다액을 기부한 데에서 발단하 고, 그 후 귀족원 의원이자 이 클럽회원인 요시카와 시게요시(吉川重吉) 및 하

버드 교수인 제임스 우즈(James Woods)와 학장 찰스 엘리엇(Charles W. Eliot) 등의 노력에 의해 총액 2만 달러의 기금으로 1913년 3월에 정식으로 발족 되었다. 1913-14년의 첫 강의 주제는 <일본인의 종교적, 도덕적 발달> 및 <일본 의 종교와 철학사상>이었다. 전자는 일본종교와 도덕의 역사를 사회, 정치적 삶 과의 연관성 혹은 그 미술과 문학적 표현에 있어 논하는 강의 고, 후자에는 당 초 “인도 및 중국과의 관계”라는 부제가 붙어있었다. 다음해인 1914~15년에는 전자와 함께 <불교윤리와 일본적 생활> 및 <일본의 종교와 시>24)가 개설되었다. 이 시기에 아네사키는 상기 강의노트를 비롯하여 1913년 보스톤 민속학협회에 서의 강연 <일본의 신화와 이야기>, 1914년 보스톤 미술관25)에서 행해진 연속강 의 <불교미술과 불교교리의 관계>, 동년 하버드 박물관에서의 연속강연 <일본 의 미술과 자연> 등을 토 로 5권의 어 저작을 집필하는 등 일본연구와 관련하 여 많은 결과물을 내놓았다. 그 중 󰡔일본종교사󰡕26)는 전술한 강의 <일본인의 종 교적, 도덕적 발달>을 골자로 하여 집필한 저술이다. 이밖에 단행본으로 나오지 는 않았지만, <하스켈 렉쳐>27)에서 행한 <근 일본의 불교와 기독교>를 비롯하 여 주로 동서 종교의 비교를 주제로 한 강연이 다수 있었다. 특히 니치렌과 󰡔법

 

23) 이 강좌가 하버드에 개설된 데에는 러일전쟁 후 미국내 일본인 이민문제, 1914년 일본의 1차 전 참전, 1915년 중국 21개조 요구 등에 따른 미일관계의 악화라는 시 적 배경이 있었다. 요컨 이 강좌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여 미국인들에게 일본을 이해시키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었다. 아네사키 이전에도 이미 1911-12년에 걸쳐 카네기국제평화기금과 일본 외무성이 주도하 는 교환교수제도에 의해 니토베 이나조가 파견되어 미국 여러 학에서 일본을 소개하는 강연을 한 바 있다.

24) 노(能) 작품인 하고로모(羽衣) 및 메이지천황, 니치렌, 신란 등의 시가가 교재 다.

25) 일본컬렉션으로 유명한 보스톤 미술관에는 원래 오카쿠라 덴신이 연구원으로 있었는데, 덴신은 아네사키와 교 하는 방식으로 일본에 귀국한 후 1913년 9월에 사거했다. 결국 아네사키는 덴신과 만나지 못했고, 1913년 10월 20일 보스톤 가드너부인 저택에서 행해진 덴신 추도회에 출석하여 독경하며 추도했다.

26) Masaharu Anesaki, History of Japanese Religion : With Special Reference to the Social and Moral Life of the Nation, Rutland: Charles E. Tuttle Company, 1963(1930).

27) 시카고 하스켈 기금에 입각하여, 1893년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종교 회의 정신을 이어받아 세계 제종교 및 종교문제를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강의.

화경󰡕 등을 둘러싼 아네사키의 승불교론은 시인 엘리엇(T.S.Eliot)을 위시하여 그의 수업을 청강한 미국인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1915년 7월 시애틀에서 일본으로 귀국한 아네사키는 자신의 미국체험에 관한 보고를 정유윤리회 및 귀일협회에서 행함과 아울러 당시 수상인 오쿠마 시게노부 와 면담하면서 일본에 한 미국 지식인들의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 후 아네 사키는 종래의 미일관계위원과 국제연맹 이사에 더하여 1920년 조선총독부 임시 교육조사위원 위촉, 1921년 캘리포니아 학의 초청에 의한 <얼 렉쳐> 연속강연,28) 1922년 범태평양교육회의 참가, 1925년 이후의 태평양문제조사회 출석, 1926년 국제연맹의 학예협력 국내위원 위촉 등, 헌정회가 지향하는 미 협조 혹은 아시 아 유화정책에 호응하는 정부 및 민간조직의 다양한 국제활동에 종사했다. 한편 이 무렵 아네사키는 1919년 6월 꼴레쥬 드 프랑스에서 <일본종교사> 강의를 하는 한편, 그의 국제인으로서의 활약이 인정받아 프랑스로부터 1922년 큰만돌 드 레트 아르 노아르 훈장과 1928년 레종 드 누르 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5) 국제연맹에서의 활약

아네사키는 니토베 이나조 사후 생전의 그의 의뢰에 따라 뒤를 이어 1934년부 터 5년 임기로 국제연맹의 국제학예협력위원회 일본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 미 아네사키는 1926년부터 국제연맹 학예협력 국내위원을 맡아왔었는데, 이제 쌍방을 경임하게 된 것이다. 학예협력 국내위원의 주업무가 번역서의 저작권 통 일조약에 관한 것이라면, 국제학예협력위원회는 지적소유권과 전시에 있어 역사 적 건축물 및 예술작품의 보호 등 학예관계를 광범위하게 취급하는 기관이었다. 아네사키는 임기 중 일본미술을 다룬 자신의 저술 및 나쓰메 소세키의 󰡔고코로󰡕 

 

28) 이 연속강연은 미국 얼재단과 태평양종교학교(Pacific School of Religion) 및 캘리포니아 학 공동 주최로 진행되었고, 2년후 맥 란사에서 출판되었다. 그 주제는 “서양과의 접촉에 의해 동양에서 생겨난 제문제 중 종교와 사회에 관한 근본적 쟁점을 지적하는 것”에 있었다. “아시아는 하나”라는 오카쿠라 덴신의 저명한 말에 해 아네사키는, 아시아는 서양과의 접촉에서 비롯된 문명론적 문 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만 하나라고 지적하면서 서양화와 문명화의 공죄를 검증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그는 동서사상의 생산적 융합이 근 문명의 문제해결에 기여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등을 일본총서로서 프랑스어로 간행하는 일에 관여했는데, 그는 자서전에서 이 시기를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회고하고 있다.

이밖에 1935년 3월 아네사키는 일본학사원 간사로서 유럽 각지의 회의에 출석 하는 한편, 6월부터 7월에 걸쳐 소르본느, 프라이부르크 학, 베를린의 하르낙관 (Harnack House) 등에서 <일본에 있어 현 문화의 위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행 했다. 각국에서 활자화된 이 강연의 내용은 젊은 시절의 서양체험 이래 그가 변 함없이 즐겨 다루던 동서문화 비교에 관한 것이었다. 1936년에는 국제연맹 위원 회에 출석 후 쥬네브에서도 <동양과 서양>이라는 주제의 라디오 강연을 하고 런 던의 세계종교 회에 출석했다. 나아가 하버드 창립 3백주년 기념식전에서 일 본학사원 표로 참가하여 <동서양의 문화적 관계>를 강연하고 하버드 명예박 사학위를 수여받았다. 또한 1937년에는 일본아시아협회29) 부회장에 취임하는 등, 아네사키는 격동하는 국내외 정세 속에서 일본이 국제연맹을 탈퇴한 1933년 이 후에도 수년간 국제인으로서의 화려한 활동을 멈출 줄 몰랐다. 

3. 내셔널리스트로서의 아네사키 1) 아네사키의 천황관

이처럼 평화와 국제협력을 위해 노력한 국제인으로서의 아네사키가 다른 한편 으로 평생 내셔널리스트 다는 사실은 일견 모순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는 한 편으로 그가 살았던 시 적 한계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의 태생적 한계를 간과하고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전술했듯이 어릴 때부터 가까이에서 황실을 경험했던 그에게 천황은 6살 때 작고한 부친의 황실 숭경과 결부된 노스탤지어 안에서 마치 자기 몸의 일부처럼 살아 숨쉬는 존재 으리라고 

 

29) 1872년에 요코하마에서 탄생한 일본아시아협회는 재일외국인을 중심으로 하는 민간의 일본연구단 체로, 회원 중에는 라프카디오 한과 헤이본(2 회장) 등도 있었고 일본인으로서는 아네사키 외에 가토 겐치, 니토베 이나조, 스즈키 다이세쓰 등이 있었다. 아네사키는 1907년경부터 이사로 활동하 면서 불교와 기리시탄에 관해 구두 및 논문으로 수차례 발표하기도 했다.

짐작된다. 그래서인가 아네사키의 천황관은 동시 지식인들의 그것과 비교할 때 근세 공가사회의 분위기를 이어받은 열광적인 것이었다. “아네사키는 근세적 천 자관을 배경으로 성장했으므로 천황 및 천황이 체현하는 국가에 한 정신적 몰

입이 강했다.”30) 

이와 같은 정신적 몰입은 메이지천황의 죽음을 둘러싼 그의 즉자적인 반응에

서도 잘 엿볼 수 있다. 아네사키는 1912년 7월 메이지천황의 상태가 악화된 것을 알자 “성상폐하의 쾌유와 만세를 제천선신들에게 기도”하면서 전국에서 황거 이 중교로 모여들어 천황의 회복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목도하고는 “국민의 열성에서 공동체적인 종교적 표현을 본다”는 감명을 받았다. 이윽고 천황이 사거 하자 아네사키는 자천하여 문부성 총 봉송자로서 장례에 참여한다. 장의는 1912년 9월 12일 황거를 출발하여 교토 모모야마 어릉에서 일야를 보낸 14일까 지 지속되었는데, 그 사이 아네사키는 해군 장 도고 헤이하치로 등과 함께 한잠 도 안자고 천황의 장의에 열석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장례식은 국가신도가 내세 운 정교분리에 입각한 것이어서 다마구시 봉폐라든가 합장 등의 종교적 행위가 금지되었다. 이에 해 큰 불만을 느낀 아네사키는 귀로에 시즈오카현 미호에서 니치렌주의자 다나카 지가쿠가 주최하는 추모법회에 합류하여 법화경을 독경하 고 합장하는 한편 천황을 추모하는 와카를 짓는다. 

요컨 천황이란 그에게 강렬한 종교성을 지닌 존재 다. 그런 천황이 근 국 민국가와 중첩되면서 국민의 종교적 아이덴티티의 원천으로 간주되었다는 점에 서, 아네사키의 독자적인 천황제국가상을 엿볼 수 있다. 후술할 아네사키의 신비 주의에의 경도, 개인의 내면성에 한 강조, 니치렌 신앙과 쇼토쿠태자 신앙, 그 리고 그의 화려한 정치적 활동 등은 이처럼 종교적으로 내면화된 천황제국가의 문제와 동전의 양면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구도는 당시 지식인과 종교가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었지만, 그러나 아네사키의 경우는 특히 태생적인 가 문의 내력을 배경으로 한 천황가에의 개인적인 봉헌이 근저에 깔려있다는 점에서 다른 황도주의자 및 국가주의자들의 천황관과는 일선을 긋는 특면이 있었다. 물 론 아네사키에게 일본은 설령 파시즘화, 우경화된다 해도 변함없는 사랑의 상

 

30) 磯前順一, 󰡔近代日本の宗敎言說とその系譜: 宗敎 國家 神道󰡕(岩波書店, 2003), 143면.

으로서의 조국이었다. 전시기에 아네사키가 발표한 신도론 중에는 다음과 같이 일본민족의 생활에 한 애착이 신도라는 민족종교의 이름하에 천황제와 일체화 된 형태로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우리나라의 신도는 농경제사로서, 농경생활의 부락행사로서 깊이 향토관에 뿌리 내린 것이다   이런 향토관의 내용을 충실하게 하고 그 구획을 연장한 것이 국토관 이다. 즉 일본국을 장(靈場)으로 삼음으로써 ‘일본은 신국’이라는 신념과 열정이 된 것이다   그 중추가 천황의 몸에 체현되어 있으며, 군신이 함께 신들의 후예로서 신덕의 가호에 의해 살아가는 국민이라는 신념으로 감은(感恩)의 생활을 한다.”31)

2) 니치렌 신앙과 국가

이와 같은 천황관과 더불어 아네사키의 내셔널리스트적 면모와 관련하여 간과할 수 없는 것이 그의 니치렌(日蓮, 1222~82) 신앙과 쇼토쿠태자(聖德太子, 574~ 622) 신앙이다. 이 중 니치렌 신앙은 고교시절부터 절친했던 니치렌주의자 다카야 마 조규의 죽음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아네사키는 1903년 독일유학에서 귀국 한 직후 조규의 유고를 정리하던 중 조규의 니치렌 관련 글과 니치렌의 저작을 읽기 시작하면서 니치렌에 해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곧이어 러일전쟁 을 경험하면서 니치렌 신앙에 깊이 경도된다.32) 예컨 아네사키는 1904년 러일전

31) 姉崎正治, 謠曲における神道と佛敎 , 󰡔季刊宗敎硏究󰡕 4-4(1943), 111면.

32) 아네사키는 독일유학에서 귀국한 직후 조규의 옛 스승인 다나카 지가쿠를 오사카로 방문하여 지가쿠 주최의 본화종학 회(本化宗學大會)에서 조규에 한 강연을 한 바 있다. 러일전쟁 중인 1904 년 4월에는 니치렌상인연구회에 찬동인으로서 이름을 올리고, 전후에도 1906년 4월에 지가쿠 주최 의 묘종백호기념 회에서 조규의 니치렌연구에 관한 강연을 했으며, 동년 11월초에는 미노부산에 올라 감격스러워하며 니치렌의 유골을 참배하기도 했다. 1907년부터는 니치렌슈 학(현 立正 학) 에서 교편을 잡았고, 1909년과 1910년에는 동 학의 니치렌 관련 사적 수학여행에도 참가했다. 1914년 5월에 도쿄제국 학 법학부 교수인 야마다 사부로를 이사장으로 하여 “재가 주도에 의한 니치렌주의”를 조직한 <법화회>가 발족하자, 아네사키는 발기인으로서 참가한다. 이후 그는 자신 의 니치렌론을 잡지 󰡔법화󰡕와 󰡔신인󰡕에 발표하는 한편, 󰡔법화경의 행자 니치렌󰡕(1916) 및 그 간략 판인 󰡔해설요본 법화경의 행자 니치렌󰡕(1917)을 발간했다. 다이쇼 초기부터 1920년 에 걸쳐 니치 렌주의 운동이 정점에 도달할 무렵 아네사키의 니치렌 관련 저술이 본격화되었다. 하지만 하버드 에서 귀국한 후부터는 매년 강사로 나갔던 다나카 지가쿠의 강습회와는 멀어졌다. 지가쿠의 니치 렌주의는 1914년의 국주회 결성 무렵부터 국수주의적 경향을 강화했는데, 하버드 체재기에 국제협

쟁 중에 발표한 “국가의 운명과 이상(애국자와 예언자)”에서 다음과 같이 자신의 니치렌 신앙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일체의 중심은 자아[我]이고, 그것은 즉 우주가 투 되는 초점이다. 거기서 국 가란 무엇이며 이 자아와 어떤 관계인가를 규명할 수 있다   우주와 소우주 상호 의 활발하고 원융한 교통에 있어 하나의 중심이 즉 국가라는 활동의 근저에 있다. 각 개인=소우주의 중심은 바로 이런 국가(혹은 민족)=우주의 중심과 상호 교섭하 고 융화하여 생존하는 것이다.”33) 

여기서 아네사키는 개인의 내면을 통해 발견되는 우주적 신비를 국가라는 역사

적 특수성 위에 덮어쓰려 한다. “그 사람의 소우주 안에 확실하게 국가의 우주를 투 하고 자기 생명 안에 국가의 생명을 가지는 신앙과 용기를 가진 자”야말로 ‘참 된 애국자’이며 ‘예언자’라면서 그 모범적 인격으로 니치렌의 이름을 들고 있다.34) 통상 “근 일본에 있어 니치렌의 가르침과 󰡔법화경󰡕에 입각한 불교적 정교일치에 의한 이상세계의 실현을 주창하면서 강렬한 사회적, 정치적 지향성을 가지고 전개 된 불교운동”으로 정의내려질 만한 니치렌주의(日蓮主義)35)는 원래 1880년 에 기 성 불교교단에 한 개혁운동으로 시작되었는데, 러일전쟁 후에는 “일본통합과 세 계통일을 지향하는 내셔널리즘적 종교운동”으로서 니치렌교단 바깥의 지식인과 군 인들 사이에도 널리 퍼지게 된다. 이 운동의 지도자적 존재가 바로 전술한 다나카 지가쿠와 혼다 닛쇼(本多日生)다.36) 그러나 향후 다이쇼시 에 하버드 체재를 

조의 필요성을 통감한 아네사키에게 있어 국제주의와 개인주의의 요소를 결한 지가쿠 혹은 혼다 닛쇼의 사상에 해 더 이상 찬동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33) 姉崎正治, 國家の運命と理想(愛國者と預言者) , 󰡔時代思潮󰡕 1-3(1904), 29면.

34) 같은 글, 30쪽.

35) 근 일본의 니치렌주의에 관해서는 특히 戶頃重基, 󰡔近代社會と日蓮主義󰡕(評論社, 1972) 및 박규 태,  불교와 민족주의: 일본불교와 일련주의를 중심으로 , 강돈구 외, 󰡔종교와 민족󰡕(한국정신문화 연구원, 2001) 참조.

36) “본화의 묘종은 종문을 위한 종문이 아니라 천하국가를 위한 종문”이라는 지가쿠의 입장은 종교성 을 국가 및 국민적인 규모로 구상하는 아네사키의 종교이해와 공통점을 가진다. 나아가 “당위적인 일본, 즉 니치렌불교에 의해 현현된 일본국체”와 현실의 일본 사이의 갭을 메우기 위한 실천을 강 조하는 지가쿠의 자세 또한 이상주의적인 종교이해를 통해 현실사회를 비판하고자 한 아네사키의 입장과 상통한다. 한편 아네사키는 1909년 1월에 혼다 닛쇼가 창설한 천청회(天晴會)에 간사로서 참가하여 1912년 천청회 하기 강습회까지 강사를 하는 등 친 한 교류를 지속했다. 지가쿠가 재가

거쳐 국제협조주의와 민본주의에 공명하게 된 아네사키는 국수주의적 경향으로 치 닫던 지가쿠 및 닛쇼의 니치렌주의와는 일선을 긋게 된다.37) 

물론 아네사키의 내셔널리스트적인 성향은 유학 이전 및 유학시 의 바그너 평가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국가주의와 결합되기 쉬운 니치렌에 한 그의 접근은 일면 자연스러워 보인다. 따라서 니치렌에 관한 그의 표적 저작인 󰡔법화경의 행자 니치렌(法華經の行者日蓮)󰡕과 관련하여 “그러나 아네사키 자신은 국책에 따르면서 종교간 융화와 인심 안정을 위한 종교협력에 적극적으로 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니치렌의 배타주의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다. 천황숭배 및 국체사상과 니치렌사상의 관계에 해서도 묻지 않는다.”38)는 한계 를 비판받는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여기서 잠시 아네사키를 국가에로 향하게 한 직접적 계기로서의 러일전쟁에 관해 

첨언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일본사회에서 정의의 전쟁이라고 여겨졌던 러일전쟁 은 지방행정 단위에까지 거국일치체제를 만들어냈고 청일전쟁 이상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국가적인 가치관으로 수렴시킨 ‘국민전쟁’이 되었다. 종교계의 반응으로서는 우치무라 간조의 비전론이 유명하지만 이는 소수파에 불과했으며, 1904년 5월에 열 린 <전시종교가간담회>에서 엿볼 수 있듯이 종교계 전체가 전쟁을 적극적으로 지지 했다. 아네사키는 이 모임에 발기인으로 참가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정의를 위해 이 전쟁을 수행하는 본지”라는 취지서 초안 작성까지 담당했다. 

아네사키에게 러일전쟁은 “동양의 평화, 황색인종의 운명을 위한”, “한국을 다 른 강국이 집어삼키지 못하도록 막고 또한 청국의 독립을 확실하게 지켜주기 위

 

주의의 입장에서 니치렌주의를 조직한 것에 비해, 닛쇼는 현본법화종 관장이라는 전통교단을 기반 으로 활동했다. 닛쇼는 지가쿠 및 아네사키와 마찬가지로 “종교에 있어 국민도덕을 함양할 것”을 설했다. 한편 철학관을 졸업한 닛쇼는 아네사키가 번역한 하르트만의 종교철학 등에 관심을 가지 고 서양적인 개념을 매개로 니치렌을 이해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지가쿠보다도 더 아네사키와 가까 운 점이 있었다. 

37) 사실 종교학자로서 출발한 아네사키의 경우, 개인적으로 니치렌에게 귀의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 다른 불교사상을 비롯하여 기독교와 천리교 등에도 가치를 인정했으며 니치렌종만으로 일본사회 를 변화시킨다는 배타주의적 발상은 없다. 독일유학 이전부터 󰡔아함경󰡕 등의 근본불교에 깊은 관 심을 기울 던 아네사키는 니치렌에 귀의하게 된 이후에도 스스로를 󰡔아함경󰡕의 제자라 여기면서 󰡔아함경󰡕의 연장선상에서 󰡔법화경󰡕과 니치렌을 자리매김했다. 따라서 아네사키를 지가쿠 등과 같 은 선상에서 니치렌주의라고 규정하기는 어렵다.

38) 島薗進, “姉崎正治 󰡔法華經の行者日蓮󰡕 : 神秘思想と宗敎史敍述の地平融合”, 󰡔宗敎學の名著󰡕 30

(ちくま新書, 2008), 144면.

한”, 나아가 “슬라브 1억 인민을 해방시키기 위한” ‘의전’을 의미했다. 러일전쟁 전후에 발표된 평론 “싸워라, 크게 싸워라”39)에서 분명하게 알 수 있듯이, 그에게 전쟁이란 개아 및 국가를 정신적인 각성에 이르게 하는 전쟁이기도 했다. 거기에 는 이상에 입각하여 정화된 국가와 개인을 결합시키는 아네사키 특유의 논리가 있다. 그때 국민은 정부로부터 일방적인 지배를 받는 상이 아니라 주체적인 자 발성을 겸비한 개인으로서 안쪽으로부터 국가를 뒷받침하고 동시에 국가로부터 그 내적 아이덴티티를 부여받는다. 때문에 그는 “현실의 우주적 힘이 개인의 정신 안에 들어와 그 의식 위로 밝게 떠오르느냐 아니냐에 따라 의식을 자각한 단결이 가능하냐 아니냐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자신의 입장이 국가주의와는 다 른 것이라고 주장한다.40) 신비주의적인 내면 탐구가 현실 국가와 결부되는 이 지 점에서 아네사키가 전쟁을 긍정하는 목에 이르면 묘한 기분이 든다. 즉 그는 인격적 투쟁이라는 시점에 의해 “전쟁은 국가의 사”41)라 하여 현실의 군사행위 를 선험적인 이념에 의해 정당화하고 있다. 전쟁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 라 현실에 일어난 것을 전제로 하면서 거기에다 인격적인 각성을 연루시키는 논 법이다. 이럴 때는 이념으로써 현실을 비판할 수 없게 되고 인격적 노력이라는 이름하에 현실과 이상의 어긋남이 은폐되기 십상이다.

실제로 이 러일전쟁을 전후하여 아네사키의 현실 추수적 경향이 급속히 강화 된다. 가령 그는 1904년 개전과 동시에 정치색이 강한 종합지 󰡔시 사조󰡕를 정우 회 중의원 의원인 요코이 도키오와 함께 발간하여, 전승보고와 정당정치론에 섞 어 ‘국민적 각성’을 호소하는 평론을 계속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1911년 2월 에는 ‘남북조 정윤론’(南北朝正閏論)42)의 포화를 열었다. 천황가의 정통성이 남조

 

39) 姉崎正治, “戦へ, 大に戦へ”, 앞의 책, 253~61면. 

40) 姉崎正治, 앞의 글, 29면.

41) 같은 글, 32면.

42) 남북조 정윤론은 문부성의 역사교과서가 황통을 남북 양조의 병립으로 기술한 것에 해 현장의 중학교 교사들이 불만을 표명함으로써 중의원에 질의서가 제출되었으며 신문과 잡지에서 바람직 한 국체의 모습을 둘러싸고 많은 학자들의 논의가 전개되었다. 가쓰라 내각의 골격을 뒤흔든 이 논쟁은 결국 남조를 정통으로 하는 입장으로 귀착되어, 일본의 역사교육이 역사적 사실보다 도덕 적 효과를 우선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때 논쟁자 중 가장 일찍 ‘남북조문제에 관한 의문 및 단 안’(1911년 2월 14일자 요미우리신문)이라는 제하에 견해를 공표한 인물이 아네사키 다. 그후 2 월 26일에도 아네사키는 남조 정통파의 근거인 미토(水戸)시 강연회에 나갔고, 3월 5일에는 “남북 조 문제의 의문에 관해 구메박사에게 묻는다”는 제하의 논고로 북조정통론을 주창한 구메 구니다

와 북조 중 어디에 있느냐를 문제 삼은 이 논쟁은 당시 가쓰라 내각을 동요시킬 만큼 큰 문제로 발전하여 이노우에 데쓰지로, 구메 구니타케, 호즈미 야쓰카(穂積八束)43) 등 많은 학자들이 논쟁에 참여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일찍 신문에 열 광적으로 그 주장을 펼친 자가 아네사키 다. 이때 다음과 같은 그의 국체론은 매우 특이한 인상을 풍긴다. 

“국체의 실체 즉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의 덕(靈德)은 만사를 초절한 위(靈位) 이다. 이는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이 없으며 생멸에 지배받지 않으며 모든 곳에 편만 하다...그것이 인간세계에 사실로서 드러난 것이 곧 그 용(用)으로서의 군신협동의 실질[實]이며, 그 중심[宗]이 곧 황실이다...이를 군신의 관계 및 사회 질서에 적응하 자면 곧 의명분이 된다.”44)

전술한 아네사키의 니치렌 신앙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는 천황을 신비체험에 있 어 내적 보편성과 일체화시키는 이해로서 매우 특이하다. 아네사키는 남북조정윤 론을 천황가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천황이라는 신비적 실재를 국민 각자가 어떻게 내면화하는가 하는 국민국가의 문제로서 받아들인 것이다. 이처럼 국가의 원수인 천황이 신비적인 종교체험의 상으로 특정됨으로써 아네사키의 국가론은 그의 니치렌 신앙과 유사한 종교적 색채를 농후하게 띠게 된다. 다테마에라고는 하지 만 일본제국헌법이 보증하는 정교분리 체제하에서 천황숭배는 공적 역으로 서의 도덕문제이며, 사적 역에 속한 종교와는 구별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논의 에서 천황은 분명하게 국민의 종교적 숭배의 상으로서 공적 존재인 천황과 사 적인 종교 역이 중첩되고 있다. 때문에 국체 이데올로기의 근간을 이루는 <교 육칙어>는 아네사키에게 있어 단순한 도덕이 아니라 일본의 “일 종교”인 ‘칙교’

 

케를 비판했다. 이어 󰡔남북조문제와 국체의 의󰡕(1911)를 출간했다. 아네사키는 이 책에서 니치 렌, 기타바타케 지카후사, 도쿠가와 미쓰쿠니 삼인에게 삼가 경의를 표하면서, 그들을 각각 남북조 문제에 관한 사전 예언자(경고자), 당시의 주장자(건투자), 사후의 해석자(천명자)라고 규정했다. 문제의 발단이 된 교과서를 집필한 기타 사다기치는 아네사키의 주장으로 인해 문부성을 휴직처분 당하고 세상으로부터 맹렬하게 비난받았다.

43) 1860~1912. 도쿄제국 학 교수로 천황주의적 헌법학자.

44) 姉崎正治, 󰡔南北朝問題と國體の大義󰡕(博文館, 1911), 94~95면.

라고 불릴 만한 것이 되었다.45) 

여기서 우리는 다나카 지가쿠와 혼다 닛쇼 등 니치렌주의의 “법화경에 입각한 불교적 정교일치”를 지향하는 사상과의 유사성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아네사키의 경우는 니치렌 신앙자이기는 하지만 니치렌종에 의한 국민의 신앙통일을 도모하지 는 않았다. 다만 신교의 자유를 인정하면서 모든 종교와 종파를 동일하게 천황에 한 종교심의 발로로 이해한 것이다. 그 단적인 사례가 1912년 2월에 아네사키가 정우회 계열의 내무관료인 도코나미 다케지로(床次竹二郞)와 제휴하여 개최한 ‘삼 교회동’(三敎會同)46)이다. 이 회의는 제 종교단체에 의한 황운부익(皇運扶翼)을 목 적으로 한 것으로 각 단체의 자립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밖에도 이에 앞선 1911 년 5월에는 문부성 자문기관인 문예위원회 위원으로 취임하는가 하면,47) 삼교회동 을 개최한 직후 ‘종교가교육가 간담회’를 주최하는 한편, 이어 재개의 지도자인 시부사와 에이이치 등과 ‘귀일협회’(歸一協會)48)를 결성하기도 했다. 또한 아네사

 

45) 磯前順一, 앞의 책, 161면.

46) 1912년 2월 25일에 개최되었다. 내무차관 도코나미 다케지로가 아네사키 등과 상담하면서 “국민도 덕의 함양은 교육과 종교와 결부됨으로써 비로소 완성될 수 있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불교, 교파신 도, 기독교 등을 정부 지휘하에 한자리에 모이게 한 것이다. 이에 해 지금까지 억압되어온 신종 교와 기독교 진 은 시민권을 얻었다 하여 환 했다. 그러나 신불교도 동지회 및 진종 오타니파 등에서는 “종교는 정치의 도구가 아니며 교육기관도 아니다”라 하여 정치의 종교개입에 반 하면 서 아네사키를 “도코나미의 참모장 아네사키 박사”라고 야유했다. 결국 문예위원회와 마찬가지로 내실 없는 모임으로 끝나버린 이 삼교회동의 의미는 남북조 정윤 및 역사건으로 흔들리는 천황 제국가를 국민 측에서 밑받침한 내셔널리즘적 기획이었다는 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47) 러일전쟁 후 정부에서는 문부 신을 중심으로 정부자문기관으로서의 문예위원회를 구상했는데, 이는 당시 문학계를 비롯하여 광범위한 사회적 논의를 초래했다. 특히 역사건 이후 정부가 여러 형태로 사상통제를 기도하는 가운데 문예위원회는 정부의 검열기관으로 간주되기 십상이었기 때 문이다. 다른 한편 모리 오가이는 거기서 내무성의 탄압 및 검열에 한 완충지 의 역할 혹은 정부에 의한 문예지원을 기 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서 1911년 5월 문예위원회가 칙명으로 공포 되었고, 아네사키 외에 우에다 가즈토시(上田万年), 하가 야이치, 모리 오가이, 도쿠토미 소호 등이 위원으로 위촉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소세키는 <동경아사히신문>에 “문예위원은 무엇인가”라는 논설을 발표, 국가에 의한 문예에의 개입을 비판했다. 결국 이 위원회는 1913년 6월 칙령에 의해 폐지되었고, 이후 아네사키는 문학계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48) 단발로 끝난 삼교회동을 보완하기 위해 아네사키는 1912년 6월 여자 학교(현 일본여자 학) 교장과 귀일협회를 발족했다. 이 협회는 재계의 거두인 시부사와 에이이치를 후원자로 하여 “일국문명 의 기본을 확립하기 위해 도덕, 교육, 문학, 종교 등의 정신적 문제에 관하여 견실한 노력과 진지한 연구를 목적으로 한다”는 취지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삼교회동보다도 광범위한 단체 다. 정부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이노우에 데쓰지로, 니토베 이나조, 에비나 단조(海老名彈正, 1856~1937. 기독교 목사, 교육자, 동지사 학 총장 역임) 등의 지식인과 종교인들 및 관료와 정치가, 재계인사 등이 광범위하게 참가한 이 귀일협회는 말하자면 정유윤리회와 삼교회동의 성격을 겸비한 단체

다. 강연과 토론을 중심으로 1942년 해체되기까지 󰡔귀일협회회보󰡕 총13호 및 귀일협회총서 총10

키는 1912년 2월 오쿠마 시게노부(大隈重信)49)를 회장으로 하여 발족한 ‘일본평 화협회’에 이사로 참가하는 등, 러일전쟁 후의 아네사키는 단순한 연구자가 아니라 일본 지배계급이 조직한 제단체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었다.50) 

3) 쇼토쿠태자 신앙과 국가

1919년 11월에 1차 전이 종결되어 파리에서 베르사이유 회의가 열리자, 당시 학사원 연합회 창립예비회의에 준 표로 출석한 아네사키는 시부사와 에이이치 (渋沢栄一)와 연락을 취하면서 일본에 있어 국제연맹협회의 설립을 기획한다. 베 르사이유 회의에서는 국제연맹의 설립이 결의되었고 일본도 참가하게 되는데, 국 제연맹이야말로 “국민자결, 국제적 민본주의, 반군국주의”를 주창하는 신세기 문 명의 증거라고 생각한 아네사키에게 있어 “국제연맹의 정신을 달성하기 위한” 민 간조직으로서 국제연맹협회를 설립하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 리하여 1920년 4월 국제연맹협회의 발기인 모임에 시부사와는 회장으로, 아네사 키는 이사로서 참가하게 된다.

이 무렵부터 아네사키는 “쇼토쿠태자의 이상과 정책” 등 쇼토쿠태자에 관한 논문을 여러 편 발표하기 시작했다. 거기서는 황족인 쇼토쿠태자가 민본주의의 이상으로 비견되고 있다. 다이쇼시 의 민본주의는 주권의 소재를 불문에 붙임으

 

집을 발간했다. 이를 삼교회동의 유령이라고 비판하는 소리도 있었지만, 미국 지부도 설립할 만큼 국제성을 띠고 있었다. 아네사키는 이 귀일협회의 운 을 담당했으며, 당초 사무소는 아네사키 자 택이었다.

49) 1838~1922. 정치가, 수상 등 유신정부의 요직 역임. 도쿄전문학교(현 와세다 학) 창립자. 

50) 정치사에서는 러일전쟁 직전부터 메이지 말년까지에 해당하는 이 무렵의 시기를 게이엔(桂園)시라고 부른다. 관료정치를 표하는 가쓰라 타로(桂太良)와 입헌정우회 총재인 사이온지 긴모치(西園寺公望)가 내각을 상호 조직하는 시 다. 의기투합한 가쓰라와 사이온지는 “천황제 이데올로 기 교육의 확립”과 “일본사회의 제국주의적 편성”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입장을 같이 했다. 아네사키는 정우회의 요코이 및 도코나미(床次竹二郞)와 가까웠고, 정우회 총재인 사이온지를 정 당정치의 추진자로서 지원했다. 교육칙어의 철저화, 정당정치와 관료정치의 결부. 천황제 이데올 로기의 국민 주입, 러일전쟁 후 독점자본 및 기생지주제의 진행에 의한 노동운동, 소작쟁의의 격 발, 자연주의 문학의 유행, 국가와 가족 등 구질서로부터의 이탈, 1910년 역사건을 정점으로 하 는 사회주의 사상에 한 정부의 불안 등의 사회상황에 응하기 위해 게이엔시 에는 문학, 종교, 지방행정 등 수많은 조직을 통해 정부가 국체사상의 교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며, 아네사키 는 이런 동향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로써 신성불가침한 천황주권을 명시한 제국헌법에 저촉됨 없이 민주주의를 실현 하기 위한 발상에서 비롯된 것인데, 적극적으로 천황제를 긍정하는 아네사키의 경우 그것은 개인의 인격과 천황제 국가를 모순 없이 접합시키려는 태도와 결부 되어 나타났다. 이때 아네사키에게 쇼토쿠태자는 ‘일본불교의 개척자’이자 ‘법화 경의 성인’으로서 니치렌의 선구를 이루는 이른바 ‘법화행자’로 간주되었다.

그 후 일본과 구미 제국이 결렬하는 가운데 아네사키가 주창해 온 동서 양세계 의 조화는 물론이고 일본사회의 현상을 긍정하는 것도, 서양세계에 동화하는 것 도 더 이상 불가능해진 시 적 조류 속에서 1920년 에는 마르크스주의가, 1930 년 는 파시즘이 두함으로써 그가 신봉하는 민본주의는 좌우로부터 협공을 당 하여 사회적 향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 이런 상황 하에서 결국 그가 자신 의 의지처로 삼은 것은 역시 종교 다. 그리고 아네사키가 선택한 종교가 바로 쇼토쿠태자 신앙이었던 것이다. 

아네사키의 태자신앙이 확립된 것은 1934년 3월에 60세로 도쿄제국 학을 정 년퇴직하여 명예교수가 된 후 1935년 1월 쇼와천황에게 쇼토쿠태자의 <17조헌 법>을 진강한 무렵부터 다. 당시 아네사키에게 <17조헌법>은 “인생의 의, 국 가의 정도, 국법의 상칙(常則)”을 의미했다. 그는 이런 <17조헌법>을 천황에게 강 의함으로써 우경화되어가는 시국 속에서 국민통합의 요체인 천황에게 입헌군주 로서의 마음가짐을 설하고자 했던 것이다. 아네사키에 의하면, 본래 천황의 통치 는 덕치에 의한 입헌주의를 의미한다. 흥미롭게도 아네사키의 이와 같은 쇼토쿠 태자 신앙은 태자 어필(御筆)에 한 숭배가 수반되어 있다. 이는 니치렌이 직접 쓴 문자 만다라의 신앙에서 착상을 얻은 것으로 보이는데, 아네사키는 쇼토쿠태 자의 가르침을 지식으로서만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그것이 기록된 텍스트 자체를 진리의 체현으로 간주하여 종교적 귀의의 상으로 삼은 것이다. 

특히 아네사키는 1933년경부터 쇼토쿠태자가 썼다고 전해지는 󰡔법화경소󰡕의 인본을 토 로 <17조헌법>과 <교육칙어> 및 <오개조 서문> 등, 그가 일본적인 입헌군주제의 기간을 이룬다고 본 여러 텍스트를 태자 직필본의 형태로 편집하기 시작했다. 아네사키에게 <오개조 서문>과 <교육칙어>는 일본제국헌법과 함께 쇼토쿠태자의 <17조헌법>과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이 1933년이라 는 해는 전년의 혈맹단사건 및 5.15사건에 이어 일본이 국제연맹을 탈퇴한 해로, 일본을 둘러싼 시국이 급격히 악화된 시기이다. 그 후 1936년 2.26사건이 발발했 을 때 아네사키는 “고뇌하기보다 성현의 말씀에 접하여 어둠 속에서도 한 점 빛 을 얻었다.”고 술회하는데, 거기서 우리는 이성적인 제어를 일탈해가는 시국 속에 서 자신이 진리라고 믿은 태자의 가르침을 마지막 마음의 의지처로 삼고자 한 아 네사키의 심경을 엿볼 수 있다.

이전에 러일전쟁과 1차 전을 주저 없이 정의의 전쟁이라고 불 던 아네사키

지만, 1939년 그가 귀족원 의원으로 칙선된 이후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에 해서는 찬미든 비판이든 공적 발언을 거의 회피한 채 다만 쇼토쿠태자 신앙에로 깊이 침잠할 따름이었다. 패색이 짙어진 1944년 1월에서 7월에 걸쳐 쇼토쿠태자 와 관련된 강연활동이 가장 활발했다는 사실은 이 점을 잘 보여준다. 전황의 악화 와 함께 파시즘화에 박차가 가해져 입헌군주제 자체가 유명무실해지는 가운데 쇼 토쿠태자의 가르침을 설함으로써 다이쇼기 이래의 민본주의 정신을 조금이라도 지키고자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요컨 이와 같은 아네사키의 태자신앙은 그가 보편적 진리와 동일시한 천황제와 접한 연관성을 가진 것이었다. 다음과 같은 발언은 그의 태자신앙이 내셔널리즘과 깊이 연루되어 있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일본 불교도에게 있어 신앙과 애국심의 결합은 쇼토쿠태자 이래의 전통으로 이어 져 내려온 것으로, 일본은 신국이라는 신념과 불국토가 이 땅에서 성취되어야만 한다 는 이상이 결합된 것이다. 즉 현세에 중점을 두는 신도의 신국관념은 신들이 낳은 나라, 신들의 수호를 받는 나라라는 의미이다   이에 비해 불교에는 불국토의 실현 과 정토의 건설이라는 목표가 있다.”51)

이와 같은 내셔널리즘적 정조는 사실 근 일본 지식인들에게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이지만, 아네사키의 경우 그것은 신비주의적인 니치렌 신앙 및 쇼토쿠태 자 신앙과 접하게 결부되어 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하지만 이밖에도 내셔널리스트로서의 아네사키를 말할 때 간과할 수 없는 장면들이 많이 있다. 가령 그의 이른바 ‘양행(洋行) 무용론’52)이라든가 동서문화 융합론53)에서 엿볼 

 

51) 姉崎正治, 앞의 글, 113~14면.

수 있는 일종의 일본주의적 자부심은 1920년 말엽 조선총독부 임시교육조사위 원회 활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1919년의 3.1운동 이래 조선측 요구의 주안점은 차별적 교육 철폐 및 민족자결주의에 있었는데, 이에 해 조 선총독부 임시교육조사위원회는 ‘일시동인(一視同仁)의 성지(聖旨)’를 전제로 문 화적 유화정책을 검토하고자 설치된 것이었다. 거기서 아네사키는 “조선인의 교 육과 직업의 기회를 확 할 것”, “조선인과 일본인의 자연스러운 접촉을 촉진시 킬 것”, 이를 위해 “양국민이 2개 국어를 실제로 사용할 것”, “양국민의 공학(共學)을 추진할 것” 등을 주장하면서 일본과 조선 양민족이 공존할 수 있는 교육 제도를 기 했다. 그러나 여전히 민족차별교육과 일본어교육이 강요되는 현실 앞에서 아네사키는 1921년 1월 8일자 서간에서 다음과 같은 좌절의 심경을 토 로하고 있다. “나의 정신생활은 단히 힘든 동요 속에 있다. 이는 무엇보다 우 리나라와 세계전반의 불온한 상황에 의한 것이다. 윌슨 통령의 패배와 모든 방 면에서 느껴지는 압력에 의해 우리나라에서 고양되고 있는 반동적인 경향들에 항거하여 싸우는 데에 나는 너무 무력하다.”54) 그럼에도 아네사키는 한편으로 “한국 아이들은 일본어 학습이 용이하다”는 낙천적인 언어동화론과, “국방상 일 본은 조선해협을 필요로 하며 또한 조선의 병합을 필요로 했다.”고 하여 식민지 정책의 기본방침을 시인하는 발언을 하는 등, 일본제국이라는 틀을 전제로 하 는 자유주의자의 고전적인 식민지론의 역을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노정했다. 

 

52) 독일유학전 아네사키에게는 낭만주의와 고전주의 시 의 독일정신 및 독일학문에 한 강한 동경 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유럽에는 ‘황화론’(黃禍論)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이런 인종주의적 경향에 반발하여 내셔널리스틱한 콤플렉스(열등감과 자부심)로 발끈한 아네사키는 조규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 문명 전반에 해 신랄한 비판을 가함으로써 당시 일본 지식층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편 모리 오가이는 그런 아네사키의 입장을 ‘양행(洋行)무용론’으 로 특징지으면서 너무 성급한 결론이라고 비판했다.

53) 아네사키의 동서문화 융합론에서는 종종 서양적 논리를 몸에 익힌 일본만이 “아시아를 세계에 보 여주고 동시에 동양의 형제국에게 세계적인 의식을 자각시키는 임무”를 가진다 하여 아시아 제국 은 일본의 보호하에 문명화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거기서는 과거 서양과 일본의 관계가 아시 아와 일본의 관계로 전화되어 나타난다. 이리하여 아네사키의 서양체험은 근 서양문명의 비판에 서 시작하여 러일전쟁과 1차 전을 거치면서 종교적인 천황제국가라는 일본의 고유성을 확립하고, 나아가 그 고유성을 서양에 보이면서 일본이 동서문명의 교량이라는 자부심을 낳았다고 볼 수 있 다. 이때 그는 국민국가, 종교, 미술 등 서양적 논리에 바탕을 둔 범주를 끌어 들 는데, 이는 서양 세계의 헤게모니하에서 일본 지식인들의 문화적 아이덴티티가 재편되어가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磯前順一, 󰡔近代日本の宗敎言說とその系譜: 宗敎 國家 神道󰡕, 앞의 책, 168면. 54) 磯前順一   深沢英隆, 앞의 책, 84면에서 재인용.

여기서 엿볼 수 있는 아네사키의 이중적인 애매한 태도는 1926년 이래 아네사 키가 위원으로 활동했던 ‘종교제도조사회’55)에서의 정부 비판과 1928년 6월초 에 열린 ‘어 전(御大典)기념 일본종교 회’56)의 어용적 성격의 비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 1944년 1월 귀족원 의원으로서 했던 ‘동아 선언’에 한 비판적 질의와 관련된 그의 ‘천우천견’(天佑天譴) 발언57)과, 다른 한편으로 육해군에 한 일관된 지지와 감사결의안의 표명58) 사이에서도 그런 이중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

 

55) 아네사키는 1926년과 1929년, 1935년에 재차 종교제도조사회 위원으로 선출되었다. 이 조사회는 기독교, 불교, 신도의 삼교를 평등하게 다룬다는 명목하에 신앙에의 국가개입 및 종교단체 조직의 획일화를 목적으로 하는 종교법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설치한 자문위원회 다. 거기서 아네사키는 종교법 및 신사숭경이 경우에 따라 국민의 신교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신사 숭경은 종교적 예배와 어떻게 다른가, 도덕적으로 걸맞지 않은 제신의 존재를 어떻게 보는가 등을 질의하여 당시 문부 신과 종교국장 등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특히 그는 이 법안을 ‘종교단체법’이 라 해야 하고 ‘종교법’이라 불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 단계에서 아네사키는 메이지 초기의 신도국유화정책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당시 “신사는 종교가 아니다”라는 정부 견 해는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신사신도가 개인의 신교자유에 간섭하는 일이 있어서 는 안 된다고 우려하면서, 종교법을 시행하려면 이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여겼다. 이는 국가신 도정책을 인정하면서도 신교의 자유를 확보하려는 입장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1939년 종교단체법 이 시행되었다. 磯前順一, 앞의 책, 121~22면.

56) 마르크스주의가 국가질서와 정치체제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요인으로 보는 입장이 일본사회 일반에 널리 선전되던 시기에 열린 이 종교 회는 일본종교간화회(懇話會)에 의해 주도되었다. 이 간화회 모임은 1924년 6월에 “일본에 있어 종교 각파 및 교육에 관계있는 내외 인사 상호의 이해 를 증진하고 공통의 연구 및 시사문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며, 아네사키는 평의원으로 참여했다. 1925년 간화회는 세계종교 회를 일본에 유치하고자 했으나, 미 국에서 이미 회준비가 진행 중임을 알고 방침을 국내종교 회 개최로 바꾸었다. 마침 1928년 가을 쇼와천황의 즉위식이 거행되게 되어 “즉위 어 전을 기념하기 위한 절호의 계획”이라 하여 개최를 결정했다. 이때 귀일협회가 자금원조 및 인원동원에 깊이 관여했다. 총 참가자 1,145명으 로 1912년 삼교회동 이래 규모의 종교 회가 되었다. 이 회는 평화, 교육, 사회, 사상의 네 부회로 나뉘어졌는데, 그 중 평화부회는 니토베 이나조가, 사상 부회는 아네사키가 부장을 맡았다. 

57) 당시 아네사키는 귀족원에서 동아공 권의 의의는 인정하지만 그것이 각 민족의 자각에 입각한 내실 있는 것이 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일본정부의 전황 해석과 보도에 있어 거짓 보도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의를 했다. 그 전날, 아네사키는 가족들을 불러 모아 놓고 술잔을 나누며 󰡔법화경󰡕 제목(나무묘법연화경)을 쓴 자필 종이를 나누어주고, 쇼토쿠태자와 구로즈미 무네타다를 인용하면서 정부의 자세를 비판했다고 한다. ‘천우천견’ 발언이란 이때 그가 한 “엄숙한 신념은 사람 마음의 마코토(誠)가 신명에 통하는 데에 있다. 이런 마코토가 있어야 비로소 하늘이 도울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마코토가 없다면 하늘의 벌이 내릴 것을 각오해야만 한다.”는 말을 가리킨다. 磯前順一   深沢英隆, 앞의 책, 105~107면. 

58) 아네사키는 태평양전쟁 개전 이래 일관하여 <육해군에 한 감사 결의안>에 이름을 올렸다. 가령 

1941년에서 1944년에 걸쳐 진주만공격, 싱가폴 점령, 자바섬 점령, 랭군 점령, 본토공습 상황 등에 해 각각 <육해군에 한 감사결의안>을 발의하고 연명했다.

4. 종교학자로서의 아네사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아네사키는 국제인 혹은 내셔널리스트로서 다채로운 동선을 보여주었지만, 그러나 생애를 통틀어 아네사키에게 단 하나의 타이틀만 붙여야 한다면 역시 그는 종교학자 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아네사키는 1905년 도쿄제국 학에 최초로 정규 종교학 강좌를 개설하고 담당함으로써 일본 종교학 의 창시자라 불려왔다.59) 이런 그의 명성에 걸맞게 그는 평생에 걸쳐 단행본만 치더라도 일본 종교학사에 있어 기념비적인 저작 󰡔종교학개론󰡕(1900)을 비롯하 여 인도종교사,60) 불교사,61) 기리시탄사62) 등의 개별종교연구 뿐만 아니라 시 적 흐름에 조응하는 다양한 형태의 문화비평적 평론집(종교론)63) 및 어 저작64) 과 번역서65)에 이르기까지 40여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와 같은 아네사키 종교학은 그의 생애가 그러하듯이 본질주의적, 심리주의적, 인격주의적, 인본주의 적, 신비주의적, 형이상학적, 낭만주의적, 이상주의적, 개인을 매개로 하는 공동체 주의적, 문화비평적, 국민교화적, 도덕주의적, 규범적 성격 등이 혼재되어 있어 매우 복합적이다. 이런 제특징을 살펴보기에 앞서 서구 종교학의 아버지로 불리 는 막스 뮐러에 관해 잠시 언급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종교학개론󰡕 이전의 아네사키는 이른바 ‘비교종교학’의 압도적인 향하에 있

었다고 보여진다. 비교종교학(Comparative Religion)은 말할 것도 없이 서구에서 

 

59) 이후 교토제국 학(1906), 도호쿠제국 학(1922), 규슈제국 학(1925), 경성제국 학(1927)에 종교학 강좌가 개설되었으며, 1930년에는 전국 규모의 일본종교학회가 결성되어 아네사키가 초 회장 으로 취임했다.

60) 전술한 󰡔인도종교사󰡕(1897)와 󰡔인도종교사고󰡕(1898)가 있다. 

61) 표적으로 󰡔불교성전사론󰡕(1899), 󰡔현신불과 법신불󰡕(1904), 󰡔근본불교󰡕(1910), 󰡔법화경의 행자 니치렌󰡕(1916) 등이 있다.

62) 표적으로 󰡔기리시탄종문의 박해와 잠복󰡕(1925), 󰡔기리시탄 금제의 종말󰡕(1926), 󰡔기리시탄 전도 의 흥폐󰡕(1930), 󰡔기리시탄 박해사 중의 인물사적󰡕(1930), 󰡔기리시탄 종교문학󰡕(1932) 등 이른바 기리시탄 5부작이 널리 알려져 있다.

63) 표적으로 󰡔부활의 서광󰡕(1904), 󰡔국운과 신앙󰡕(1906), 󰡔미의 종교󰡕(1907), 󰡔꽃따기 일기󰡕(1909), 󰡔정운 집󰡕(1911), 󰡔남북조문제와 국체의 의󰡕(1911), 󰡔종교와 교육󰡕(1912), 󰡔신시 의 종교󰡕(1918), 󰡔글은 사 람이다󰡕(1919), 󰡔세계문명의 신기원󰡕(1919), 󰡔사회적 동요와 정신적 각성󰡕(1920) 등을 들 수 있다.

64) 표적으로 󰡔불교미술과 그 이상과의 관계: 특히 일본불교에 관하여󰡕(1915), 󰡔니치렌, 불교의 예언 자󰡕(1916), 󰡔제민족의 신화 제8권 일본신화󰡕(1928), 󰡔일본종교사: 특히 국민의 사회, 도덕생활에 관하여󰡕(1930), 󰡔일본의 미술, 생활, 자연󰡕(1933) 등이 있다. 

65) 하르트만의 󰡔종교철학󰡕(1898)과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1910~11)가 있다.

수입된 근 학문이다. 유럽에서 종교에 한 과학적 연구의 시도는 19세기말에 와서야 비로소 처음으로 등장한다. 1870년 런던의 왕립학술원에서 ‘종교

학’(Science of Religion)이라는 개념을 소개한 막스 뮐러(F.Max Müller, 1823~ 1900)의 강연이 그 시작이었다. 그 후 1905년경까지는 진화론적 태도에 입각한 비교의 방법이 지배적이었고, 사실상 당 의 종교학(Science of Religion)은 곧 비교종교학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고급지식은 비교를 통해서 얻어지고, 비교에 근거를 둔다. 이 시 에 있어 과학적인 탐구의 특질은 다른 무엇보다도 비교에 있다.”고 주창한 막스 뮐러가 비교의 정신을 종교에 있어 “하나만 알면 아무 것 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66)라는 정식으로 요약했듯이, 종교학은 ‘종교들’이라는 종(種)개념의 밑바탕에 흐르는 ‘종교’라는 류(類)개념을 지향하는 학문으로서 출 현했다. 이와 같은 막스 뮐러의 종교학 안에는 독일의 낭만주의적 관념주의, 인도 -유로피안 비교문헌학, 그리고 칸트류의 계몽주의 등 세 가지 흐름이 만나고 있 는데, 거기서 전혀 다른 두 가지 물음을 내걸고 있었다. 인간의 마음과 심성 속에 있는 종교의 기원 및 종교, 도덕, 신화 사이의 관련성에 한 물음과, 종교현상을 연구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론에 한 물음이 그것이다. 

첫째, “우리가 유한한 것을 인식할 때 우리는 또한 언제나 무한한 것을 인식하 는 것이다.”(Natural Religion, 1899) 즉 무한한 것에의 인식이 종교의 기원이라 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무한에 한 인식만으로 종교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도덕의식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무한에의 신비감과 도덕의식이 연합함 으로써 종교가 탄생한다는 말이다. “인간이 폭풍이나 하늘 또는 해와 달 위에서 발견한 어떤 미지의 힘(신)을 위해서라면 하기 싫은 일이라도 해야 한다거나, 또 는 하고 싶은 일이라도 해서는 안 되겠다고 느낄 때에 비로소 우리는 종교를 발 판으로 삼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막스 뮐러는 종교란 “무한에의 인식이 인간 의 도덕적인 특성에 향을 끼칠 수 있는 양상으로 표명된 것”이라고 정의내린

다. 이것이 바로 ‘자연종교’이다. 막스 뮐러에 의하면, 이는 인류 전체가 공유하는 것이며 모든 형태의 발전된 종교들도 모두 이런 자연종교를 저변에 깔고 있다. 

 

66) 이는 막스 뮐러가 “하나의 언어밖에 모르는 자는 어떤 언어도 알지 못한다”는 괴테의 언급에 빗

어 한 말이다. 막스 뮐러, 󰡔종교학입문(Introduction to the Science of Religion)󰡕(동문선, 1995) 참조(원서는 1873).

둘째, 막스 뮐러는 방법론적으로 언어학에서 출발하여(사고와 언어는 함께 시 작된다!) 신화학과 종교학을 거쳐 마침내 사고의 과학이라는 목표에 이르고자 했

다. 그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 사고를 완벽하게 탐색할 수 있는 과학을 확립하는 데에 있었다. 그러니까 막스 뮐러에게 있어 종교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곧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며, 또한 인간들로 하여금 서로를 이해하도록 설득하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그가 1893년에 시카고 세계종교 회(Chicago World’s Parliament of Religion) 창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는 서구에 서 종교간 화라는 것이 가능할 수 있는 토 를 마련한 인물이었다.67)

아네사키는 여러 측면에서 이런 막스 뮐러와 비교될 만한 구석이 많다. 무엇보 다 아네사키 종교학의 비교방법 및 문헌학적 방법과 낭만주의적, 인본(인문)주의 적, 도덕주의적, 신비주의적 성격은 막스 뮐러의 종교학과 비슷한 색깔을 보여주 며, 인도학에 한 깊은 관심68)에서도 양자의 유사성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비 교의 정신에 있어 양자는 미묘한 차이를 보여준다. 이를테면 아네사키 종교학은 이전 시기의 이노우에 엔료(井上圓了)69)나 기시모토 노부타(岸本能武太)70) 등의 비교종교학과는 명확하게 구별된다. “비교종교학으로 얻을 수 있는 종교에 한 가장 보편적인 정의는 ‘종교란 신을 숭배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아네사키에게 비 교종교학은 어떤 종교든 신에 한 외재적인 관념을 전제로 한 학문에 지나지 않 았다. 이 점에서 아네사키는 막스 뮐러에 한 비판자로서 스스로를 정립하고자 했다. 예컨 종교를 ‘역사적 발달’ 속에서 파악하려 했던 아네사키는 종교의 기 원을 찾는 막스 뮐러의 방법이 ‘인간정신생활의 발달 논리’를 경시했다고 여겼던 것이다.71) 이와 더불어 아네사키는 종래의 종교연구 즉 막스 뮐러류의 비교종교 학과 개별 특수종교사 등 특정 종교관에서 종교와 종교 아닌 것을 분별해온 신학

 

67) 에릭 샤프, 󰡔종교학: 그 연구의 역사󰡕, 윤이흠   윤원철 옮김, 한울, 1986, 47~70면 참조.

68) 아네사키는 학원 시절 지도교수 던 이노우에에게 막스 러의 산스크리트어 원전을 빌려 읽곤 했다.

69) 1858~1919. 서양철학을 배경으로 불교에 한 신해석을 시도한 철학자. 철학관(東洋大學의 전신) 창립자.

70) 아네사키와 함께 비교종교학회를 창설한 기시모토 노부타(1865~1928)는 유니테리언 신앙자로서 하버드유학 후 1894년 귀국 이래 정력적으로 비교종교학을 전개했다. 그의 장남 기시모토 히데오 (岸本英夫)는 아네사키의 사위가 되어 학문적 후계자가 된다. 

71) 姉崎正治, 󰡔宗敎學槪論󰡕, 東京專門學校出版部, 1900(이하 󰡔宗敎學槪論󰡕으로 표기), 21면.

적 색채가 농후한 연구태도에 반하여, 종래 미신으로 천시되어온 민간신앙과 미 개종교도 일단 종교의 범주에 포함시켜 논하고자 했다. 

학시절을 통해 아네사키의 관심사는 한편으로 독일 낭만주의를 중심으로 한 

종교사상 일반 및 종교의 비교연구에,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쇼펜하우어와 하르 트만의 계보를 잇는 독일 형이상학에 있었다. 그리하여 학원 진학 후 아네사키 는 1896년부터 철학관(哲學館, 현 東洋大學)에서 ‘비교종교학’을, 정토종 고등학 원(현 大正大學)에서 ‘종교학’을, 그리고 1897년부터는 선진학원(先進學院, 東京自由神學校의 후신)에서 ‘종교병리총론’을, 또한 1898년부터는 도쿄전문학교(東京專門學校, 현 와세다 학)에서 ‘비교종교학’ 및 ‘인도종교사’ 등의 강의를 담당 했다. 요컨 아네사키는 1898년경까지 비교종교학의 압도적인 향하에 있었다. 그가 1896년 11월 기시모토 노부타와 함께 <비교종교학회>를 조직하여 1899년 까지 22회에 걸쳐 모임을 이끌어간 것도 이 점을 뒷받침한다. 당시는 기독교가 해금된 1873년 이래 신도, 불교, 기독교의 경합시 를 거쳐 일본의 제종교가 친 화관계로 이행하는 시기 다. 특히 시카고 만국박람회의 일환으로 전술한 시카고 세계종교 회의 향으로 일본에서도 종교간 화와 비교연구에 한 관심이 고 양되어 그 세계종교 회의 일본판이라 할 만한 ‘종교가간담회’72)가 1896년에 개 최되기에 이른다. 󰡔태양󰡕지의 종교란 담당기자로서 간담회에 참가한 아네사키는 “종교가 간담회 소견(所見)”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를 “종파의 차이에 상관없 이 비종교적인 것을 적으로 삼기 위한” 모임이라고 규정하면서, “종교의 변천 발 달을 연구하여 종교가 무엇이며 장래의 종교는 어떤 것이 되어야만 하는지”를 묻 고 있다. 이런 물음이 비교종교학회 설립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런데 1898년 이래 아네사키 안에서는 비교종교학에서 종교학으로의 전회가 이루어진다. 그가 약관 27세(1900년) 때 내놓은 󰡔종교학개론󰡕은 자신의 입장을 

비교종교학(Comparative Religion)이 아니라 종교학(Religionswissenschaft  Science of Religion)73)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즉 󰡔종교학개론󰡕에서 아네사키

 

72) 샤쿠 소엔(釋宗演)이 주창한 이 집회는 9월 26일 제교의 표자 40여명이 모 다.

73) 󰡔宗敎學槪論󰡕, 5면, 7면.

는 제종교의 특수한 역사(개별종교사)도 아니고 비교에 의해 그 역사적 관계를 규 명하는 비교종교학도 아닌, “모든 종교현상을 조사하여 인심 자연의 요구 표현 및 사회적 인문현상으로서 일관되고 통일적인 관찰을 행한다.”74)는 입장을 선명히 제 시한 것이다. 물론 종교학이라는 용어는 그 이전부터 쓰 지만 아네사키가 명확히 비교종교학과 구별하여 사용한 것은 1898년부터이다. 이 해에 아네사키는 이노우 에 데쓰지로의 <동양철학 및 비교종교> 신 제국 학에서 <종교학 제론>이라는 강의를 담당했던 것이다. 

이런 이행기에 아네사키는 이전까지의 인도종교사 신 종교사 연구로서 일본

신화론에 몰두했다. 이때 그는 스사노오 신화의 성질을 둘러싸고 󰡔제국문학󰡕을 무 로 신화학자 다카기 도시오(高木敏雄) 및 국문학자 다카하시 류오(高橋龍雄) 와 일 논쟁을 전개했다.75) 거기서 아네사키는 막스 뮐러의 자연신화학파적 해 석을 따라 스사노오신의 유래를 자연현상인 폭풍우에서 찾는 다카기의 견해에 해 외면적 유사성의 비교연구에 불과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에 반해 자신 은 신화전설 자체의 심리적 내용과 사회역사적 위치를 규명하는 신화연구 즉 아 네사키 종교학의 특징인 ‘인문사적 연구’에 의거한다고 주장하면서, 스사노오 신 화를 천황 현인신에 한 충순존신(忠順尊信)의 모범을 보여주는 “국민정신의 심각하고 진지한” 표현으로 이해했다. 일본 신화학사에서 이 논쟁이 시작된 1899 년은 일본 신화학 발생의 원년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아네사키 종교학의 본격적 인 출발점인 󰡔종교학개론󰡕은 이와 같은 신화학적 논쟁 및 전술한 비교종교학과의 격투를 통해 출현한 것이다. 이 점을 염두에 두면서 이하에서는 주로 󰡔종교학개 론󰡕에 초점을 맞추어 아네사키 종교학의 특징을 본질주의, 심리주의, 인문주의, 인본주의, 인격주의, 낭만주의, 신비주의, 형이상학적, 이상주의, 도덕주의, 공동 체주의, 문화비평적, 국민교화적, 국가지향적 성격 등의 여러 측면에서 기술한 후, 그런 제특징이 국제인이자 내셔널리스트로서의 아네사키와 만나는 접점을 찾 아보기로 보겠다.

 

74) 󰡔宗敎學槪論󰡕, 2면.

75) 姉崎正治, “素戔鳴尊の神話傳說”, 󰡔帝國文學󰡕 5-8 / 9 / 11 / 12, 1899; “言語學派神話學を評して高木君の素尊嵐神論に及ぶ”, 󰡔帝國文學󰡕 6-1, 1900 참조.

1) 본질주의적 성격

여기서 말하는 ‘본질주의’는 두 가지 함의를 가진다. 종교의 본질(기원이나 기 능이 아닌)에 한 깊은 관심 및 종교의 보편성에 한 확신이 그것이다. 아네사 키는 “종교현상의 주체와 담지자는 인간이다. 인간의 의식에서 발원하는 종교적 의식은 우리가 종교라는 현상의 원천을 이해하고자 할 때 가장 명확한 근거가 된

다.   종교적 의식이란 인간이 신에 해 가지는 의식현상이다.   종교란 이런 객체에 한 의식현상이므로, 종교의 본질은 이 객체와 주체의 관계로서의 종교 적 관계에서 비롯된 의식현상 혹은 기능을 가리키는 말이라 할 수 있다.”76)고 하 여, 종교를 인간이 본질적으로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여기서 신을 종교의 전형적인 객체로 들고 있는 아네사키의 이해는 기독교 복음주의 같은 계시종교에 서의 종교 이해와는 입장을 달리 한다. 그는 종교를 기본적으로 도덕규범으로 파 악하고 있기 때문이다.77) 이 점에서 아네사키 종교학은 그에 앞서 등장한 자유주 의 신학78)이나 이노우에 엔료의 불교론으로부터 종교를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흐 름을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아네사키의 종교본질론은 “종교현상의 근저는 개인의 의식에 있다.”79) 하여 개인의식의 차원을 강조한다. 

2) 심리주의적 성격

이때 개인의식의 차원이란 곧 심리적 차원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아네사키 종 교학의 심리주의적 성격은 1)의 본질주의적 성격과 표리일체를 이루고 있다. 종 교학 및 종교에 한 다음 정의는 이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종교학이란 종교 현상과 사실을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그 연구 상으로서의 종교란 단지 일종 일파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모든 종교는 동일하게 인문사(人文史)상의 사실로 서 인간정신의 산물이다 이런 인문사적 관점에서 보자면 종교란 인류의 정신

76) 󰡔宗敎學槪論󰡕, 10~11면.

77) 󰡔宗敎學槪論󰡕, 특히 제2부 <종교윤리학> 참조.

78) 아네사키 종교학과 자유주의 신학의 관련성에 해서는 鈴木範久, 󰡔明治宗敎思潮の硏究󰡕, 東京大學出版會, 1979, 특히 제1장 <종교의 자유토구> 참조. 

79) 󰡔宗敎學槪論󰡕, 15면.

이 자신의 유한한 생명을 넘어서는 어떤 위 한 힘의 현현과 작용을 갈망하고 동 경하여 그것과 인격적인 교섭을 맺고자 하는 심적 기능의 인문사회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이와 같은 종교를 연구하는 종교학의 목적은 심적 기능과 사 회적 표현과 역사적 발달의 모든 방면을 관찰하여 포괄적으로 종교현상을 파악하 고 설명함으로써 그 보편적인 특성과 이법을 드러내는 데에 있다.”80) 종교의 본 질을 인간의 종교적 의식에서 찾음으로써 역사적 현실 속에 나타난 제종교의 차 이를 절 시하지 않는 아네사키의 본질주의적 태도의 이면에는 이처럼 다양한 종 교현상의 기저에서 공통된 종교의식을 설정하려는 심리주의적 태도가 견고한 토 로서 존재한다. 󰡔종교학개론󰡕의 본론이 종교적 의식을 다루는 <제1부 종교심리 학>으로 시작하고 있는 것도 이 점을 단적으로 잘 보여준다.81) 

3) 인문주의적/ 인격주의적/ 인본주의적 성격

2)의 인용에서 ‘인문사’란 지금 개념으로 치자면 ‘인문학’에 가까운 말이다. 아 네사키에 의하면, 종교란 한마디로 “인문사적 사실”에 다름 아니다.82) 이와 아울 러 아네사키는 자신의 또 하나의 착안점이 ‘인격’에 있다고 언급한다. 그에 의하 면 인격의 힘은 “사회적 세력과 연동”하지만 그것에 의해 다 환원되지 않으며, 인격의 힘은 단순히 개성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혼의 구체적 표현이라고 말한다. 아네사키는 교단조직보다는 개인의 인격품성이야말로 참된 종교성의 표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의례라든가 교단조직과 같은 외적 요인이 신앙심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교조와 같은 종교적 달인은 인격 품성의 모델 이며, 아네사키는 앞서 살펴본 로 니치렌과 쇼토쿠태자를 그런 모델로 제시하 고 있다. 이처럼 종래 교단을 주체로 하는 신학적 연구로부터 개인의 인격에 주 안점을 둔 종교이해로의 이행에서 우리는 심리주의와 인격주의가 일체가 된 아네 사키 종교학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아네사키는 개인과 국가의 충돌 및 계급

80) 󰡔宗敎學槪論󰡕, 1면.

81) 일본 종교학은 아네사키 이후 오늘날까지도 줄곧 이런 심리주의적 성격을 계승해 왔다. 이 점에 관해서는 박규태, 일본종교학의 전개와 특징 , 󰡔종교연구󰡕 48(한국종교학회, 2007) 참조. 82) 󰡔宗敎學槪論󰡕, 17~30면 참조.

간의 립과 같은 당 의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안으로서 이런 인 격주의의 실천을 내세운 것이다. 그가 발기인으로 참여한 정유윤리회는 바로 이 와 같은 인격주의의 연구와 실천을 취지로 하는 모임이었다. 인격주의에 의해 개 개 인격이 변용되면 현실 속의 수많은 모순과 립도 해소된다고 확신한 것이다. 이처럼 종교에 의해 인격의 각성을 일으킴으로써 질적인 사회변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여긴 아네사키의 종교관은 실제로는 종종 이상주의적 낙관론에 빠질 위험 에 노출되어 있었다.

한편 민본주의에 있어 인격적 계기를 중시한 아네사키는 민본주의를 “개인의 

인격을 존중함과 아울러 사회결합의 의의를 발양하는 욕구”라 하여 종종 ‘인본주 의’로 바꿔 부르기도 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민본주의에의 경도는 그의 종교적 비전에도 반 되어 나타난다. 예컨 아네사키의 ‘인본주의적 종교’의 선언서라 할 만한 󰡔신시 의 종교󰡕83)에 의하면, 유럽의 전란은 19세기 이래 서양문명의 근 본적 병폐의 표출이자 동시에 세계문명의 전환기적 표징이기도 하다. 이때 아네 사키는 새로운 정신적 원리로 인본주의를 내세우면서 “인격의 존엄을 인정하고 인간심령의 무한한 가치를 발휘하기, 인류생활의 감응 결합에 의해 인생의 순화 를 성취하기, 일체 생존의 근저에 심령이 있음을 믿고 인심 신생에 있어 신령의 개발을 인생의 귀의처로 삼기”를 그 원리로 제시한다. 그는 개인과 가족과 국가 및 전인류를 근저에서 매개하고 결합하는 역할을 종교적 이상에서 구했던 것이 다. “인간 본래의 본성에서 출발하여 인류의 결합으로 나아가는 인도는 곧 인본 주의의 현현이다. 이때 종교는 개인과 인도를 관통하는 인본주의의 이상을 표현 한 것이 된다. 따라서 사회와 국가와 가족은 모두 그 근저를 그런 인본주의적 종 교의 생명에 놓고, 인본주의적 종교의 이상에서 귀의처를 구하지 않으면 안 된 다.”는 것이다.

 

83) 姉崎正治, 󰡔新時代の宗敎󰡕(博文館, 1918).

4) 낭만주의적/신비주의적/ 형이상학적 성격

아네사키의 초기 종교학은 종교에는 합리성이나 도덕만으로 다 설명할 수 없 는 고유성이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내면세계를 모색하던 당시 낭만주의 사조 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아네사키는 “종교적 욕구의 근본은 유한성을 초월하여 무한성을 획득하는 것”84)이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독일유학 후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신비주의로 크게 기울어졌다. 이런 신비주의적 지향성 에는 두 가지 측면이 뒤섞여 있었다. 하나는 인간의 인격과 정신과 혼이 상호 교통하고 감응하고 합일하는 스피리츄얼리즘의 측면으로, 독일유학기의 바그너 체험과 상실의 체험(조규의 죽음)이 이런 종교성 형성에 큰 향을 미쳤다고 보 인다. 또 하나는 우주적 실재에 있어 쇼펜하우어적 혹은 승적 성격을 함축하는 통합의 비전이다. 하지만 그것은 페시미즘적 특징 신 개인과 사회와 우주의 동 적 결합을 관상하는 일원론적 형이상학에 입각한 비전이었다. 이런 비전이 가장 잘 드러난 저술이 1904년에 나온 󰡔부활의 서광󰡕이다. 일본 네오로망주의의 표 작 중 하나인 이 책은 인생, 과학, 예술, 신비, 도덕, 종교 등의 테마를 논한 문화 비평적 에세이집인데, 이런 제문제가 상호 깊이 연관되면서 “신=우주정신과의 교 통”에 있어 통합된다는 비전을 묘사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책에서 그는 “인성 안에 나타나 있는 신비를 자각한다면 인간 신의 종교에 도달하는 것도 용 이할 것”85)이라 하여 종교체험의 신비를 어디까지나 인간 내면을 통한 것으로 보 면서 여전히 심리적 측면에서 종교를 이해하고 있다. 이와 아울러 그의 현실인식 은 늘 “천지간 만물의 생명은 모두 동정융회(同情融會)의 관계로 그 생명을 위 하며, 이런 관계는 만고에 변치 않는 질서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낭만적인 예정 조화 이념에 지배받는 경향이 많았다.

 

84) 󰡔宗敎學槪論󰡕, 62면.

85) 姉崎正治, 󰡔復活の曙光󰡕(有朋館, 1904), 138~39면.

5) 이상주의적/ 도덕주의적 성격

아네사키는 진화주의적 입장에서 종교의 위계를 설정하면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순수한 ‘이상적 종교’에 해 “도덕적 세계질서는 즉 종교의 도덕이다. 세간 도덕의 이상의 궁극은 마침내 종교의 이상과 통한다.   종교의 궁극목적은 곧 도덕규범이다. 때문에 순수한 자율적 종교에서는 특히 신에 한 의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특히 신인의 매개자인 승려와 사제를 필요로 하지 않는 다. 일체 선이 곧 신사(神事)이다.”86)라고 적고 있다. 이와 같은 이상주의적 태도 는 개인의 경건한 심정에서 종교와 도덕의 본질을 보려는 유심론적 사상이라 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는 국가주의가 성립하고 사상적으로는 유물론과 공리주의 등 근 적 합리주의가 석권하는 가운데, 국민주권을 위한 정치투쟁의 희망도 없어지 고 기존 종교사상에서도 일체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 당시 지식인들은 개인의 내 면에서 자유와 안심을 추구하고자 했다. 아네사키 종교학에 보이는 심리주의, 인 격주의, 신비주의, 도덕주의와 결부되어 있는 이상주의적 경향은 이런 시 적 흐 름 속에서 생겨난 측면이 있다. 그것은 한편으로 아네사키의 시선을 막아 현실을 보지 못하게 막는 벽이 되었 다. 아네사키가 생각한 이상적인 종교 관념은 전쟁과 억압이 횡행하는 현실로부 터 괴리되어 전적인 선으로 차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것은 아네사키 종 교학의 학문적 성격을 새롭게 규정하는 추동력이 되기도 했다. 아네사키는 실증 주의를 추구했던 동시 의 다른 지식인들과는 달리 개념과 방법을 학문의 우선사 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에게 학문의 기본은 개념과 방법론보다는 연구 목표 와 착안점에 있다. 그리하여 그는 종교연구의 목표를 인간이 왜, 그리고 어떻게 초세상적 이상에 의해 움직여지고 또한 그 신앙으로 살아가는가 하는 데에 두었 던 것이다.

 

86) 󰡔宗敎學槪論󰡕, 191~92쪽.

6) 공동체주의적 / 문화비평적 성격

전술했듯이 아네사키는 종교의 기본적 욕구가 개인에게서 나온 것으로 본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개인의 종교의식은 사회의 공동성에 열려져 있다. 즉 개인 의 종교의식은 의례 등의 표현 행위에 의해 비로소 타인에게 인식 가능한 것이 되며, 이런 개인으로부터 혹은 개인들이 결합하여 종교공동체가 형성된다. 다시 말해 개인의 종교의식이 바깥을 향해 확 된 것이 종교공동체라는 것이다. 그래 서 개인과 공동체(문화, 사회, 국가)는 본래 서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 아네사키 의 선험적인 이상이다. 그는 이와 같은 이상에 입각하여 동서문화의 조화를 설하 는 문화비평적 내용의 강연과 글들을 많이 발표했다. 이런 종교공동체 형성과정 을 논한 것이 󰡔종교학개론󰡕의 <제2부 종교윤리학>과 <제3부 종교사회학>인데, 공동성이 개인의 전제를 이룬다는 견해는 오늘날까지도 일본문화와 사회에 강력 한 설득력을 가진다고 보여진다. 

7) 국민교화적/ 국가지향적 성격

아네사키는 “이상적인 종교신앙에 의거하여 국가의 역사에 해 깊은 의미를 발견함으로써 국가의 이상을 고양시키고 정화하는 것이 종교의 본분”87)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종교와 국가의 결합’에 한 관점은 전술했듯이 아네사키가 기독교, 불교, 교파신도의 여러 단체들을 결집하여 내무성에 협력한 ‘삼교회 동’(1912년)의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이 점에서 아네사키 종교학은 이노우에 데 쓰지로 등의 국체도덕론과 마찬가지로 지배층의 입장에 선 국민교화적 통치론의 흐름 속에 있었다. 국민도덕론이 벽에 부딪쳐 고민하던 정부에게 ‘삼교회동’과 같 은 종교 조작은 민심을 파악하고 장악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요 컨 종교학 담론은 근 일본에서 개인과 국가 쌍방의 욕구를 만족시키면서 양 자를 결부시키는 담론을 제공해 주었다. 그것은 국민도덕론보다 더 내면화된 형 태로 국가아이덴티티를 개인에게 침투시키는 수단으로 작동했던 것이다. 이와 같

 

87) 姉崎正治, 󰡔宗敎と敎育󰡕(博文館, 1912), 553면.

은 종교학 담론의 국가지향적 성격은 일본사회가 천황주권을 기본이념으로 하는 이상, 언제라도 국가주의에 편승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는 아네사키가 “황운을 보호하고 도우며 국민도덕의 진흥을 더욱 꾀할 것”을 주창하면서 ‘삼교 회동’에 적극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전년(1911년)의 ‘남북조 정윤론’에 있어 남 조론자로서 국체호지에 해 열변을 토한 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근 일본에 서 종교의 현실비판 능력이 부족한 것은 그 밑바닥에 국가에 한 우직한 지향성

이 깔려 있기 때문이었다.88)

이상에서 살펴본 아네사키 종교학의 특징들은 상호 연관성을 가지면서 국민교

화적인 국가지향성으로 수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컨 아네사키 종교학은 근 일본에서 종교에 해 국민교화라는 계몽적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결국 종교 를 국가 안에 편입시켜 시민권을 얻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 측면이 있다. 일면 아 네사키의 󰡔종교학개론󰡕 체계는 이에 호응하는 구도를 내포하고 있었다. 거기서는 종교윤리학(제2부)을 분수령으로 하여 종교심리학(제1부)이 개인에, 그리고 종교 사회학(제3부)이 공동체에 응된다. 그리고 종교병리학(제4부)에 있어 종교 본래 의 모습과 병태가 분별되고, 인격 수양을 매개로 하여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가 꾀해진다. 이는 국가주의적 냄새를 풍기는 국민도덕론에 위화감을 느낀 종교가와 지식인들에게 개인의 내적 역을 확보하면서 국가에 귀속할 수 있다는 국민주의 적 담론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구도 다. 되풀이 말하거니와 종교학이라는 회로를 매개로 함으로써 국가적 아이덴티티가 국민도덕론의 시기보다도 더 깊게 개인 내 부로 침투해 갈 가능성이 열려져 있었던 것이다.89) 

5. 나오는 말 

1905년 도쿄제국 학에 일본 최초로 종교학 강좌를 개설하고 1930년 초 일 본종교학회장으로 선임되었던 근 종교학의 창시자 아네사키 마사하루는 아카데

88) 이소마에 준이치, 일본근 종교개념의 형성 , 나리타 류이치 외 지음, 연구공간 수유 너머 ‘일본 근 와 젠더 세미나팀’ 옮김, 󰡔근 지의 성립󰡕, 소명출판, 2011, 214~15면 참조. 89) 磯前順一, 앞의 책, 130면.

미즘 종교학자로서 뿐만 아니라, 귀족원 의원, 종교제도조사회 위원, 조선총독부 임시교육조사위원회 위원 등 정부관련 직책을 역임한 관변학자로서, 나아가 국제 연맹학예협력위원, 태평양문제조사회 위원 등 국제인으로서, 또한 삼교회동을 주 도하고 귀일협회 간사를 지내는 등 민간의 종교   도덕운동에도 적극적으로 관여 한 실천적 운동가로서, 전전 일본사회를 표하는 지식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힐 만한 인물이다. 청일전쟁 후 황화론이 퍼졌던 시기에 독일유학을 했고, 1차 전 발발시에는 미국 하버드 학에서 강의를 했으며, 2차 전 개시 때는 체재 중이 던 국에서 급거 귀환선을 타고 귀국하는 등, 당시 일본이 처한 위치를 서구의 시점에서 냉정하게 파악할 수 있었던 소수의 인물 중 한사람이기도 했다. 한편 황실에 봉사하는 가문에서 태어나 생애에 걸쳐 경건한 천황숭배자로 살았고, 30  초반에는 열성적인 니치렌 신앙자, 40에는 쇼토쿠태자 신앙자가 되었다. 그 리고 패전 후에는 일본을 파시즘적 전쟁의 늪으로 몰아갔던 과오의 원인 중 하나 로 ‘비판의 결핍’90)을 떠올리면서 이루어지지 못한 자신의 이상주의를 회한할 겨 를도 없이 1949년(76세) 뇌일혈로 사거하기까지 일본의 재건을 위해 잠시도 쉬 지 않고 달렸던 ‘마코토’(誠)의 일본인이었다.

앞에서는 이와 같은 아네사키 생애의 궤적을 크게 국제인, 내셔널리스트, 종교

학자라는 세 가지 범주를 중심으로 검토하면서, 종교학자로서의 아네사키 안에 상호 모순되는 내셔널리즘적 측면과 국제주의자적 측면이 함께 병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종교학자로서 아네사키가 가졌던 학문에 한 열정의 순수성 을 의심할 수 없듯이, 국제인으로서 평화를 위한 그의 동기적 순수성과 내셔널리 스트로서 그의 천황과 일본에 한 사랑의 순수성 자체를 의심할 필요는 없어 보 인다. 하지만 이런 그의 순수한 ‘마코토’(誠)는 언제라도 패권적 식민주의 혹은 파시스트적 국가주의의 은폐막으로 전화될 수 있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런 모순의 문제는 비단 아네사키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서양세 계의 압력 하에서 근 일본사회가 어떻게 국가적 아이덴티티를 확립했는가, 그리

 

90) 1945년 10월에 아네사키는 논고 “이른바 국민총참회”를 발표하여, 당시 유포되어 있던 ‘국민총참회’ 라는 말이 무늬만이고 참된 참회를 방해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과거의 과오와 잘못을 규명하고 책임을 분명히 할 것”을 강조했다. 거기서 아네사키는 전쟁 발발의 5가지 원인으로 (1) 중국에 한 모멸 (2) 독일 심취 (3) 미 국민에 한 편견 (4) 과 한 선전과 신주불멸의 오만한 마음 및 그 이면에 있어 도덕의 퇴폐 (5) 비판의 결핍 등을 들고 있다. 

고 그런 일본사회 속에서 국가와 개인이 어떤 형태로 결부되어 있었는가를 규명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본고는 이런 문제를 직접 다루는 신, 당시의 시 적 난 제 앞에서 종교를 해결의 키로 삼고자 했던 아네사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종 교라는 말은 릴리지온의 번역어인데, 그것이 오늘날처럼 개인의 내면과 관련된 비합리적 역을 의미하게 된 데에는 아네사키가 일본에 도입한 종교학이라는 학문이 큰 역할을 했다. 그 후 니치렌 신앙과 쇼토쿠태자 신앙에 경도되어 간 아 네사키는 종교에 기 어 일본이라는 국민국가의 확립 및 동서양의 충돌이 초래 한 국제적 혼란을 극복하고 정신적 자각에 토 를 둔 새로운 세계를 꿈꾸었던 

것이다.91)

  투고일 13.06.16 심사완료일 13.07.25 게재확정일 13.08.05  

 

91) 磯前順一, 앞의 책, 136~37면 참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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島薗進, 姉崎正治 󰡔法華經 行者 日蓮󰡕 : 神秘思想 宗敎史敍述 地平融合 , 󰡔宗敎學 名著󰡕 30,  新書, 2008. 島薗進, 󰡔<宗敎>再考󰡕, 社, 2004. 鈴木範久, 󰡔明治宗敎思潮 硏究󰡕, 東京大學出版會, 1979. 田丸德善, 宗敎學 歷史 課題 , 󰡔講座宗敎學 宗敎理解 道󰡕 (1), 1977. 田丸德善編, 󰡔日本 宗敎學說󰡕 / , 東京大學宗敎學硏究室, 1982, 1985. 中央大學人文科學硏究所編, 󰡔近代日本 形成 宗敎問題󰡕, 中央大學出版部, 1993(改訂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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深沢英隆, 󰡔啓蒙 靈性: 近代宗敎言說 生成 變容󰡕, 岩波書店, 2006. 

星野靖二, 󰡔近代日本 宗敎槪念󰡕, 有志舍, 2012. 柳川啓一, 󰡔祭 儀禮 宗敎學󰡕, 筑摩書房,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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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k4.dion.ne.jp/~httt/anekaisetsu.html (2013년 2월 1일 방문) 박규태,  일본종교학의 전개와 특징 , 󰡔종교연구󰡕 48, 한국종교학회, 2007.

박규태, 불교와 민족주의: 일본불교와 일련주의를 중심으로 , 강돈구 외, 󰡔종교와 민족󰡕, 한국정신문화연구원, 

2001.

에릭 샤프, 󰡔종교학: 그 연구의 역사󰡕(Comparative Religion), 윤이흠   윤원철 옮김, 한울, 1986(원서는 1975). 야스마루 요시오, 이원범 옮김, 󰡔천황제 국가의 성립과 종교변혁󰡕, 소화, 2002.

이소마에 준이치,  일본근대 종교개념의 형성 , 나리타 류이치 외 지음, 연구공간 수유 너머 ‘일본근대와 젠더 세미나팀’ 옮김, 󰡔근대지의 성립󰡕, 소명출판, 2011.

Masaharu Anesaki, History of Japanese Religion:With Special Reference to the Social and Moral Life of the Nation, Rutland : Charles E. Tuttle Company, 1963(1930).

Jun’ichi Isomae, “The Discoursive position of Religious Studies in Japan : Masaharu Anesaki and the Origins of Religious Studies”, Method and Theory in the Study of Religion 14, 2002. 

Anesaki Masaharu and Religious Studies :

-Religion and Nation for an Intellectual in Modern Japan-

Park Kyutae*

92)

Anesaki Masaharu(姉崎正治, 1873~1949), who is called the founder of modern Japanese Religious Studies at the Tokyo Imperial University, was a very multi-dimensional leading intellectual and scholar, such as a student of Religious Studies pursuing humanities, a believer in mysticism, a devout Nichiren Buddhist, a romantic man of letters, a practical lecturer, and as well as an internationalist for peace or an optimistic politician. In addition, he had experienced all the contradictions and conflicts of the modern Japan since Meiji Restoration in close connection with colonialism, military fascism, and especially all the foreign wars such as First Sino-Japanese War(1894~1895), Russo-Japanese War(1904~1905), World WarⅠ(1914~1918), Second Sino- Japanese War(1937~1945), and Pacific War(1941~1945). In this sense, we can say that to mention on Anesaki Masaharu is to question what the crucial problems in modern Japan were and / or with which the intellectual at that time were troubled. The main purpose of this article is to examine how those inconsistencies of modern Japan were represented in him with reference to the co-relationship between religion and nation-including Emperor system and nationalism, focusing on the three facets of Anesaki Masaharu as an 

internationalist, a nationalist, and a student of Religious Studies.

Key Words : Anesaki Masaharu, Religious Studies, Religion and Nation, Internationalist, Nationalist, Inconsistency 

 

 * Professor, Dept.of Japanese Language & Culture, Hanyang University


202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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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we open our eyes and see clearly it becomes obvious that there is no other time than this instant

An insightful exploration into the origins and history of Zen Buddhism from pioneering Zen scholar Alan Watts. With a rare combination of freshness and lucidity, Watts explores the principles of Zen and how it can revolutionize our dail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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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n Watts was a British philosopher, writer and speaker who was best known for his expertise in Eastern philosophies including Zen Buddhism and Taoism. He wrote over 25 books and numerous articles on subjects such as personal identity, the true nature of reality, higher consciousness, the meaning of life, concepts and images of God and the non-material pursuit of happiness. --This text refers to an alternate kindle_edition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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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n Watts



Alan Wilson Watts (6 January 1915 – 16 November 1973) was a British-born American philosopher, writer, and speaker, best known as an interpreter and populariser of Eastern philosophy for a Western audience. Born in Chislehurst, England, he moved to the United States in 1938 and began Zen training in New York. Pursuing a career, he attended Seabury-Western Theological Seminary, where he received a master's degree in theology. Watts became an Episcopal priest in 1945, then left the ministry in 1950 and moved to California, where he joined the faculty of the American Academy of Asian Stu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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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m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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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Den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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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eading this book after a span of more than half a lifetime I am struck, not only by the enormous clarity of the author's intellect but by his humanity as well. It breathes a spirit of tolerance, catholicity of viewpoint and demystifying groundedness or commonsense. If I had stuck closer to Watts' understanding I would not now have to revise my one-sided judgement of Buddhism as a life-negating, puritanical creed. Zen, in particular, seems imbued with a more positive flavour. The author points out that the Buddha did not 'found a religion' since at that time the notion of 'religion,' did not exist. There were simply diverse 'traditions'.

As it happens I think this is Watts' best book and deserves a place on the shelf (or Kindle) of anyone interested in eastern spirituality or 'religion'. I cannot recommend it more high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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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Littrell
HALL OF F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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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19 December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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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can be seen as a significant book in the transmission of the dharma to the Western world, even though, or perhaps especially because, it is written by a Westerner. Consistently admired since its first publication in 1957, and reprinted many times, The Way of Zen is that rarest of books, a popular and academic success. You will not read far before seeing why. Watts's style is reasoned and reasonable, clear and authoritative, but without a hint of affectation. Watts knows what he is talking about and to whom he is speaking. Because of his perspective between two worlds, he is, more than almost any other writer on Zen, able to match the ideas of the East to the mind of the West, and in doing so make the broader outlines of Zen as clear as the polished, dustless mirror.

The book is divided into two parts, "Background and History" and Principles and Practice," each with four chapters. There is a bibliography also divided into two parts, the first referring to original sources and second to general works on Zen in European languages. There are 16 pages of Chinese Notes in calligraphy keyed to the text, and an Index.

"The Way" in the title refers to the "watercourse way" from Taoism, a philosophy to which Zen owes much, as Watts makes clear in the first two chapters, "The Philosophy of the Tao" and "The Origins of Buddhism." The first chapter is one of the best on Taoism that I have ever read, replete with insight and wisdom. Throughout, Watts expresses himself in an infectious style, even in the very scholarly chapters on the history of Buddhism where he traces Zen from its origin in India, through the Buddha under the Po tree, to Ch'an in China, and finally into Japan. Parallels between the unforced, natural way of Taoism and the spontaneity of Zen Buddhism are explored in a most convincing and engaging manner. Along the way we learn a little about Hinduism and Confucianism.

The chapters on the principles and practices of Zen, comprising a goodly portion of the book are nothing short of marvelous, full of wit and sly observations, revealing Watts's thorough knowledge of Zen and his deep appreciation. Here are some examples of Watts at work:

Referring obliquely to the rise of communism (a word he never uses in the book) he writes, "When the throne of the Absolute is left vacant, the relative usurps it..." (p. 11) Perhaps Watts is also indicating why he believes that humanism is not a complete answer.

On the cosmology of the Tao: "...the natural universe works mainly according to the principles of growth...If the universe were made, there would of course be someone who knows <how> it is made..." He adds, "...the Tao does not <know> how it produces the universe..." (pp. 16-17)

"Since opposed principles, or ideologies, are irreconcilable, wars fought over principle will be wars of mutual annihilation. But wars fought for simple greed will be far less destructive, because the aggressor will be careful not to destroy what he is fighting to capture." (pp. 29-30)

"Hindu philosophy has not made the mistake of imagining that one can make an informative, factual, and positive statement about the ultimate reality." (p, 34)

"Buddhism has frequently compared the course of time to the apparent motion of a wave, wherein the actual water only moves up and down, creating the illusion of a of water moving over the surface. It is a similar illusion that there is a constant <self> moving through successive experiences, constituting a link between them in such a way that the youth becomes the man who becomes the graybeard who becomes the corpse." (p. 123)

In his exploration of koans used by the Rinzai School of Zen, it becomes clear that one of the purposes of the koan is to put doubt into the mind of the young aspirant that he knows anything at all. From that redoubtable position, real learning can begin. I was reminded of a saying attributed to baseball's Earl Weaver, the very successful manager of the Baltimore Orioles in their glory years: "It's what you learn after you know it all that counts."

Here is a story from the Ch'uan Teng Lu, told by Watts about "a fascinating encounter between Tao-hsin and the sage Fa-yung, who lived in a lonely temple on Mount Niu-t'ou, and was so holy that the birds used to bring him offerings of flowers. As the two men were talking, a wild animal roared close by, and Tao-hsin jumped. Fa-yung commented, --referring, of course, to the instinctive (klesa) of fright. Shortly afterwards, while he was for a moment unobserved, Tao-hsin wrote the Chinese character for on the rock where Fa-yung was accustomed to sit. When Fa-yung returned to sit down again, he saw the sacred name and hesitated to sit. said Tao-hsin, At this remark Fa-yung was fully awakened...and the birds never brought any more flowers." (pp. 89-90).

While this is an excellent introduction to Zen--and more--for the educated person, it is especially a delight for those of you who have already read a few books on Zen. There is no other book that I know of that goes as deeply into Zen as agreeably as does The Way of Zen.

--Dennis Littrell, author of "Yoga: Sacred and Profane (Beyond Hatha Yo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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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 Desmond
5.0 out of 5 stars '...Zen is a liberation from time.'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3 April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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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finally read one of Alan's books! I'm a big fan of Watts, and have listened to lots of his lectures and audiobooks but have never sat down to read his words rather than listen to them. Even switching formats I couldn't help but read it in Alan's voice. I think I picked a good one to start with too, seeing as how packed with information it is. I think half of it would have passed me by had I tried to listen to it instead. And the thing is that as dense as it is it's rich, and to me endlessly interesting material. This was the kind of book that I found myself highlighting or notating nearly every other page, and I know that revisiting those highlights will be something I do quite often. Not all of it was entirely new material for me, but it's presented and discussed in that inimitably 'Alan Watts' way that offers a clear perspective. And for a book published in 1957 it holds up remarkably well. Zen is--after all--a 'liberation from time'.

Anyone interested in the history and development of Zen practice (through it's roots in Taoism and Buddhism) as well as its principles and practice (in natural life and in the arts) should look no further than Alan's book. He presents ideas that are as frustrating as they are revelatory. The kind of ideas that you must not grasp to grasp. Ones that are grown of spontaneity rather than created by trying. It's fun to think about, fun to read, and offers plenty for an eventual reread as well. I loved it.

'Awakening almost necessarily involves a sense of relief because it brings to an end the habitual psychological cramp of trying to grasp the mind with the mind, which in turn generates the ego with all its conflicts and defenses. In time, the sense of relief wears off–but not the awakening, unless one has confused it with the sense of relief and has attempted to exploit it by indulging in ecstasy. Awakening is thus only incidentally pleasant or ecstatic, only at first an experience of intense emotional release. But in itself it is just the ending of an artificial and absurd use of the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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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order a lot
4.0 out of 5 stars It’s interesting but not every one could understand it.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21 Decembe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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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a bit complicated to be this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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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ry J. Babin
5.0 out of 5 stars The answers that most Translators of Buddhism Omit forgetting that giving meaning is the intent.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21 February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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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found that going directly to Part Two labeled Principles and Practice to be the most expedient means of illuminating Buddhism and Zen. This a powerful book and provides a direct pointing to the questions most have on the subject of the objective of Buddhist and Zen enlightenment. One must remember that the primary objective of both is the reduction of suffering in this life and freedom to enjoy life as it is. Alan points to the fact there is nothing metaphysical or mysterious about the practice and the goal. One must not forget that the points of enlightenment are not new. All since time began discuss the world of things as opposed to world of no things, The void, Form and Emptiness, Yin and Yang, Prusha and Maya, etc, etc. Each on the surface appears different but upon close examination are not just similar but exactly the same about Knowing, Not Knowing, Ignorance and Bliss. As Spinoza wrote is all comes in waves which at the zenith begins the collapse upon itself and dissolves back into the the sea of unknowing and unknown. Statistics point directly at the beginning of the collapse as day one with the large part of the population in ignorance populating the planet at an ever increasing ra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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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iel Martinez
5.0 out of 5 stars A good introduction to the concepts of Zen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16 Decembe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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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was a little bit more complicated than i expected, considering that it is an introductory work to the concept of Zen Buddhism, but i became interested in the concepts of taoism and buddhism and it is a good starting point for those who want to dive deeper into eastern philosophy and spiritu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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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
1.0 out of 5 stars great but BE CAREFUL!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11 March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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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takes you on a dazzling tour of the ideas behind zen buddhism from hinduism, original (theravada) buddhism, and general mahayana. then he introduces you to zen and how those concepts developed into zen proper. after that he gives you a great overview of zen and it's concepts and then a bit on practice and finally the arts of zen. it is well written, fun and informative. had me laughing out loud a few times, both his fun writing and the crazy antics of ancient zen masters conveyed through quotes of the old texts. he really seems to understand zen and it's functioning.

everything is perfect but he alludes to some things which are not accurate.

He, at points, implies that zen is about being spontaneous and that's about it. he really lays into it and gives numerous examples about monks and their teachers and how they, more or less, compete to see who can be the most spontaneous. this is where you have to be careful.

in my training in zen and readings of the ancient masters it is about reaching enlightenment. being spontaneous is part of it but it's both a practice to keep the mind in the right state and an effect of achieving such zen states of mind, it is not the goal. the masters, according to watts, praise their students for displaying spontaneity, when in reality they praise only the students whose spontaneity shows an understanding of zen enlightenment. in fact there are numerous stories where a student attempts to fake the spontaneity that shows understanding and the master sees right through it even though the students actions or words were certainly very spontaneous! spontaneity without understanding is no different than any other spontaneous person or idea, what makes it zen is enlightenment!

He also in so many words seems to imply that koan study is simply a release feeling. This implies it is basically pointless. In reality it is supposed to lead to a fantastic vision of non duality in a flash of wisdom called "kensho".

there are also a couple of points where he basically alludes to the idea that zen is taoism with a buddhist coat. this is absolutely true for certain sects and versions of zen, but there are also many that are very much buddhism with only a sprinkling of inevitable taoism (inevitable since it took root in a taoist environment). he is not wrong or anything here, i just wanted to make that clear for people who don't know this because he doesn't really specify which schools are mostly taoist and which are mostly buddhist. he just states spots where there is clear taoist influence and leaves it at that which, if read incorrectly, would imply that the entire thing is as such. zen shouldn't be written off as just a version of taoism, even if it sometimes, in some schools was just that, there are many types that are very much independent from taoism and maintain the spirit of even the older forms of buddhism.

but who knows? maybe i read him wrong? even so, assuming i am wrong, this stands as a warning that it should not be misread in this way as much as a warning that, if he did mean it that way, that one should know that it is incorrect!

So in the end this book is a solid, albeit extremely broad overview on zen but kills its own value by making uninformed assumptions about zen.

Watts was a religion enthusiast. He got into zen, then left zen study to ordain as a christian priest, then later in life studied and wrote much on taoism. He was also very into hinduism and vedanta.

It gives next to zero explanation on the actual practice of zen such as shikantaza or koan study and in the hands of someone uneducated on zen this book could be a serious hindrance.

I recommend "three pillars of zen" by phillip kapleau to actually understand zen in practice. And "the art of just sitting" and "sitting with koans" both compilations of writings by various authors ancient and modern edited by john daido loori to understand the two most common practices in zen.

And since this is a beloved classic, let the angry comments be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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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NE
5.0 out of 5 stars Excellent book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 on 15 January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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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is like a jewel with its pages full of precious insights that illuminates the mind with its valuable flow of new knowledge.
Couldn’t put the book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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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mor
4.0 out of 5 stars Zen and the Art of Buddhahood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 on 3 Februar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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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nted to read this book to see how a counter-culture guru such as Watts would explain Zen to a Westerner, and was glad I did so. Not all the chapters are equally readable: the dissertation on Tao is excellent, and he makes a good shot at explaining Zen concepts such as "no mind" and "no thought".

He keeps repeating that Westerners find Zen thought baffling, but his explanations for why this is are not altogether convincing. This is possibly because he believes that in the West we think serially, using language (in our heads), rather than adopting the more holistic thought processes of the East. This view of Western thought is now rather dated - we all think holistically - so in fact Zen is closer to Western thought than he claims.

Also he struggles to clarify Zen morality. There is a sense in which the "no thought" approach evades morality entirely, which he tells us, but he does not go on to address the issue of how Zen adherents can commit violent and savage acts (the Samurai etc) with equanimity: No thought can equal No responsibility.

Nevertheless, Watts does succeed in presenting a complex subject to Western readers, in a book peppered with insightful observations.
Here are just three:

"the Mahayana is not so much a theoretical and speculative construction as an account of an inner experience."
"It [Zen] does not confuse spirituality with thinking about God while one is peeling potatoes. Zen spirituality is just to peel the potatoes."
"one does not practice Zen to become a Buddha; one practices it because one is a Buddha from the beginning–and this “original realization” is the starting point of the Ze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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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ovani
5.0 out of 5 stars A melhor introdução ao Zen
Reviewed in Brazil 🇧🇷 on 17 Novembe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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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ois de vários vídeos na internet sobre Alan Watts decidi comprar esse livro para entender mais sobre Zen e estou agora relendo pela terceira vez, é extremamente denso de conteúdo e cheio de pérolas para quem quer entender o "sabor de Zen", marquei o livro inteiro com frases que me fizeram refletir e apesar de ter lido outros dois livros do autor esse é o que mais me aprofund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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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Jacobson
5.0 out of 5 stars A book to be savored.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18 Decembe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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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ultaneously dense and ethereal, this book is a challenging read, but well worth the effort. I can only imagine how difficult it was for Watts to write. But what an achievement! I won’t say I was captivated throughout. The section on the historical foundations of Zen, albeit necessary to give context to the evolution of ideas which gave rise to Zen, can become tedious. Yet there are so many places where I would read something and just be awestruck at some radically new perspective on life. It’s a bit like panning for gold. A few good nuggets will make light of the work. Pace yourself on this one to make sure you don’t miss any of those nugg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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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shit Karnatak
5.0 out of 5 stars An elaborate and unique introduction to the Zen philosophy
Reviewed in India 🇮🇳 on 22 June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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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really liked the interpretation of Zen through the lens of Alan watts. Watts has been the pioneer in introducing Eastern philosto the West. His articulation skills and clarity in the ideas does all the magic in this book.
Alan watts drops some heavy knowledge bombs in the first half of the book!!! A must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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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J. B. James
3.0 out of 5 stars Heavy going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 on 30 August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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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found with this book as I find with a lot of Alan Watt's stuff, is that you wind up feeling liturgically constipated after an hour or so and have to put it down. Somehow he manages to get so drowned in detail and depth that it makes the work unenjoyable, being so stuffed with data that it's just not digestible. The book, for me, is good in parts, but I'd find it hard to recommend as the Way of Zen. Rather it's a hefty discourse on every nook and cranny that led to its development. These pages are littered by half a hundred luminaries you've never heard of before and are unlikely to hear of again, not unless you're doing a PhD in Chinese adventurists into the proto-esoteric world, even then they emerge sounding like a lot of bickering and petulant old point-scorers rather than still and smiling sages. I don't mean to slate Watts, I admire him a great deal, he had a formidable intellect but this, like so many of his works winds up with: 'you can't see the forest for the trees', to quote him direct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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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pnil
4.0 out of 5 stars Content is good.
Reviewed in India 🇮🇳 on 15 June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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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is good. One star less because of the loose binding - pages are coming out of the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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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kur Banerjee
5.0 out of 5 stars Excellent explanation of Zen for the Western reader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 on 13 January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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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 is like YOLO for pretentious people" is what I found myself thinking - as a joke - when reading this book. I'm being flippant here, but I think that thought captures the joyous celebration of spontaneity that Zen indulges in while at the same the negative connotations that "YOLO" has in Western culture also succinctly captures how spontaneity or "action without thought" is looked down upon in Western culture.

In that sense, Alan Watt's book is excellent, because what many other books on Buddhism from Eastern Buddhist masters forget is that a person brought up in the West (or with Western cultural values) has fundamentally different basic beliefs regardless of their religious orientation that someone who lives in the East. Much of the subtleties that other Buddhist books try to teach can thus either be lost in dense terminology or a lack of proper cultural background.

Watts excels in giving a proper cultural background in Indian and Chinese / Japanese values wherever needed, especially giving attention to explaining the subtle differences in the meaning of terms that don't quite translate exactly into the English language. The book traces the journey of Buddhism from its Indian roots, to a deeper study of how Zen evolved as we know it in China and Japan, with fascinating chapters on how Zen has influenced literature and art too. Throughout the book, he employs the use of analogies to clarify dense concep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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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ere Avde
4.0 out of 5 stars The author has a great depth of research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3 Septemb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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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s: The author has a great depth of research. Reading this book I learned so much I didn't know before about Buddhism in general and Zen Buddhism in particular.

Cons: Most of the book concerns the duality of the illusory world (which comes to us through our bodily senses and mind) and the Oneness of awakening or satori (the indescribable realization that reality is a veneer, that all things are the Buddha and the Buddha is all things). This is admittedly a very difficult concept to fully grasp, even at an artificial level (since by definition one cannot "grasp" satori). However, once I grew comfortable with the idea, I found the book to be rather repetitive. Besides some interesting digressions on zazen and sumi artwork, the rest of the book seemed unnecessary, as all things tied in to the central idea. But perhaps this was Watts' point. Once my Unborn mind no longer spontaneously compelled me to read onward, I should have simply put down his book and picked up any other which struck my fa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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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Bruce
5.0 out of 5 stars The Buddha is already within you.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1 Februar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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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 believes truth cannot be put into words. So I'm at a loss. It is said "Those who know do not speak; Those who speak do not know." All I can say is read the book. Allan Watts is the only Westerner that I'm aware of who can make it a little clearer. The Buddha, Siddhartha Gautama 563-483 BC, seems to say the more you strive to obtain nirvana the more elusive it becomes; and to "obtain nirvanna is also to obtain Buddhahood." So you see, from India, to China, Buddhaism has morphed into Zen over thousands of years. It's study, and that's the wrong word, it's living may take a lifetime to obtain satori, an awakening. It's almost like letting the Western, line by line, mind go. The logical, analytical, computer-like mind, I think, surrenders to the right side of the brain. It's a path, Tao, "acting in harmony with the essential nature of things." Monks train on paradoxes, koans, to give up the holding of ideas that never stop, like a monkey mind; they abandon the dependence on reasoning. If I could explain it better, I'd write a book. If Allan Watts is too easy for you, try Professor D . T. Suz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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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i cohen
5.0 out of 5 stars one of the best books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7 August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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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n watts introduce me to zen. O love all his books specially “The Way of Z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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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tridge
5.0 out of 5 stars Good intro to Daoist/Zen thought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4 February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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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ds up surprisingly well considering the time it was written. A worthwhile and enjoyable book for people interested Zen. That said, let it be known that the book places large emphasis on the Dao as a cosmological foundation for Zen, and the treatment of actual Zen practice, Soto vs Rinzai schools of thought, etc, comes late. Traditions like the Vietnamese and Korean are absent. I would posit this as a good "absolute beginner" introduction before reading some other popular books for more information on practice and schools of th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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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
5.0 out of 5 stars This book will tell you if you're interested in zen or not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27 March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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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a good book. Alan Watts is dead, but he has a youtube channel which is a very good supplement to this book. I bet Amazon has a policy against posting hyperlinks so I won't bother linking you to the youtube channel. It's called alanwattslectures; I leave the rest to you.

This book will not really teach you zen. It is full of discussion of zen, which will only serve to block zen off from you. I know this b/c I have meditated at a zen sangha every week since I read this book. Now that I feel I know a little of what I'm talking about, I can tell you that writing about zen is about as useful as "dancing about architecture", as they say. But what this book will do for you (maybe) is make you google zen centers near you and see if a zen master is within driving distance. If this book makes you curious -- and, as I said, that's all it can do -- then do yourself a favor and take the leap. Now taking that leap -- THAT is z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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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ow Foxx
4.0 out of 5 stars Interesting Read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 on 16 Septem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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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is great for learning about Hinduism, Buddhism and Zen. It feels very different to other books that I have read and is written in quite a unique way. At times it can feel very academic and hard to follow, but other times you will read a bit and it will just make you think differently about certain things. Definitely worth a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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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Gar
4.0 out of 5 stars Difficult Subject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19 Nov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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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ern religion is very difficult for the Western mind to understand. Alan Watts explains the history of Chinese Taoism and Indian Buddhism to provide context for Zen Buddhism, but I do not feel that he did a good job explaining Buddhism's history, philosophy, or theology.

Trying to explain Zen in particular is arguably much more difficult than trying to explain Buddhism in general. However, Alan Watts managed to convey Zen in a way I could grasp. I would guess Zen can never be truly understood, but at least now I know what Zen is, how it differs from mainstream Buddhism, and how much it has influenced Japanese and Chinese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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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da S.
4.0 out of 5 stars which is how good research works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9 March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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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esting problem for me, reviewing this book. I bought it for my character in a novel I'm working on now. He'll be perverting it for his own ends, which I think Zen lends itself to, as it provides no solid basis for ethical decisions while lending itself to misuse by the human potential movement of the 60s. Having said all that, I found the book informative, including inadvertently exposing many of the glaring contradictions of Zen thought and practice. The sections on koans and haikus were especially inspiring, though, for my character, and I'm grateful to the book for that. I bought a volume of haiku on that basis, which is how good research works; one book leads to an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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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ph P. Reel
5.0 out of 5 stars Still The Best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31 December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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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ing my first copy of The Way of Zen in 1959 set me on the path of exploring both the literature and the practices of Eastern traditions for the next 47 years. My original copy became so well-worn that I recently had to relegate it to archive status and purchase a new working copy. All these years later, this title still remains for me the classic work for Western understanding of Buddhism.

I am amazed at the proliferation of books on the subject to be currently found on Amazon.com. Separating the wheat from the chaff can be a daunting challenge. Many interpretations of the Dharma, especially by Western authors, often seem to be tainted by naive New Age idealism on the one hand, or dry pedantry on the other. Although Watts was academically disciplined, reading the text with appropriate reflection can be simultaneously an intellectual and experiential endeavor (although not in the "how-to" sense). Watts wisely points out, with ample historical support from past Zen masters, that while so-called techniques for enlightenment may serve as transitional supports along the path, they ultimately lead to dead ends.

The Way of Zen, despite some rather petty criticisms by pedants and literalists over the years, has survived as one of the most lucid expositions of Zen specifically and Buddhism in general. Highly recommended...st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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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Bharati
5.0 out of 5 stars A must
Reviewed in Canada 🇨🇦 on 30 May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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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anyone interested in Zen Buddhism, it’s the perfect book. Alan Watts gives the history of it first and then it explains the main points in the second part of the book. He explains with such clarity and simplicity that even someone that reads about Zen for the first time, will be able to grasp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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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d Ramsey
5.0 out of 5 stars Not an Easy Read, but Gets to the Heart of the Matter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10 Septem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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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rst part of this book is a rather detailed history of Zen. It's not an easy read, but it guides you along the path towards understanding. Alan Watts is very good at explaining the unexplainable. By the end, you have a very good idea of what the heart of Zen really is. Putting it in practice is the harder part, but it's the best explanation I have found. Highly recommen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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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four5
5.0 out of 5 stars The primary tool is the mind and at the same time it is the greatest obstacle. Get that and you will have a ...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30 August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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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walked my own path since I first read this in the late 80s. It resonated with a questioning mind still forming. It simply presented a way of viewing life while providing tools for seeing that which is for what it is without the illusions. It asked nothing of me and I mean nothing and pointed out that I had everything inside me to discover reality. I learned I live in an illusion and am typing within it at this moment. I don't need other human beings and their interpretations or tabernacles or agendas hidden even and often from themselves.

The primary tool is the mind and at the same time it is the greatest obstacle. Get that and you will have a window unto it all. There are no contradictions, simply mind sets incapable of encompassing the whole. Thanks A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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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an Rose
4.0 out of 5 stars More a history book than a guide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29 November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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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does a great job of covering the history and development of Zen, and its various divisions. It tells the chronological story of the people and places that shaped Zen into what it is today.

It is very specific, using the original names of various people, places, concepts, and sects of Zen. There are hundreds of words you will encounter that you've never heard of, you will hope to retain due to intrigue, but will ultimately forget because you are not Rain Man (at least I'm no Kim Peak).

Interspersed into the rich history of Zen is a large amount of what Alan Watts is known for: profound, rich, yet simple, insight.

I found this book to be of use for both a history lesson and spiritual growth. Perhaps more a history lesson than a genuine spiritual gu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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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de paz
5.0 out of 5 stars problem with kindle edition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11 Sept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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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a seminal work and a great intro to taoism, zen and everything in between and who better to explain it so clearly than Mr. Watts. But stay away from the kindle edition. Half way through the book it starts skipping pages (you can see the page number skipping, not just the obvious text jumps), sections of pages repeating, and text skipping (not page numbers skip but jumps in the text between pages where you don't know if it dropped a line or how many paragraphs). it seems that no one took the time to proof read it in an actual kindle device.

just buy the printed version and enjoy the feel and smell of paper and 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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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upratan
5.0 out of 5 stars Ultimate Zen Handbook for the Beginners
Reviewed in India 🇮🇳 on 13 March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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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an interest in Zen philosophy. I wanted to know about this age old way of living, rather thinking, which is so oriental but seems uniquely elusive and hard to understand. Previously I attempted to learn Zen from books written by monks or people who practice it first-hand. But those discourses were so cryptic and intricate that it was difficult to grasp the subject wholeheartedly. This is the first book that explains the subject in a lucid but accurate and fundamental fashion which left an impression that I was searching for. The author tries a historical as well as theoritical and practical approach to discuss Zen. This is a Zen 101 and if you're a beginner, this is the first book you should try before delving deeper into else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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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na de Meijer
5.0 out of 5 stars great stuff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 on 28 June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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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content. will i abide by it? mm, maybe not. still, great 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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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ny Utah
3.0 out of 5 stars Didn't like it too much... for now, at least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3 July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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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give this book 3 stars b/c it was well written, and probably a good tome depending on what you are looking for. However, for me, I guess it was just the wrong book at the wrong time. I found it to be way too dry.... dare I say a bit boring, and I thought it sucked some of the fun and the life out of the subject matter. When you spend countless pages trying to logically explain how the universe can be looked at as a unified whole, it's just taking things a bit too far. Now, I guess that since this book is geared toward the logical Western mind, it makes sense to focus on logical arguments, I just felt that this book was overwrought intellectually, without enough consideration paid to the intuitive side of things. I would have rather had a bit more left to the imagination, especially given the subject matter.

At the same time, I recognize that this is meant as an academic work, so I guess it doesn't make sense to expect the tone to be more juicy. And, to be fair, I stopped reading about halfway through, so take my review with a grain of salt. Perhaps one day Ill come back to this book when the time is right for me, but for now I didn't feel like finishing it just for the sake of finishing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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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hul Magotra
5.0 out of 5 stars After reading it You will not be the same
Reviewed in India 🇮🇳 on 2 March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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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emely important for those caught in intricacies of duality. I have been watching Alan for the last two years....YouTube. But after reading The way of Zen, I can't resist to write a review. Alan's scholarly passion towards understanding the Zen and presenting it in a most authentic manner is really applaudable. We should thank him for serving Zen in a very lucid manner. And let me assure you ...you will not be the same even after reading it for once. The book will compel you to visit it again and again. I was awestruck just after finishing the first few chapters. He has been very efficient in bringing the wisdom of ages in just few pages.Incredibly awesome work. Just go for it.
Special mention for Amazon. The product was well packaged and reached in time. Even the publishers have done a nice job. Thanks amazon.
30 people found this help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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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_
4.0 out of 5 stars Engaging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21 September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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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only is this a great introduction into Zen (and larger philosophical problems), but also a competent critique of contemporary Zen Buddhism in Japan (of course by contemporary, I mean circa 1957). This work presents Zen as a specific historical hybrid of two similar cultural trajectories (Buddhism and Taoism). It is scholarly (including Chinese notes of the specific technical words/ideas and important passages and quotes) which allows Watts to be both an advocate for and a critic of this system of thought - at once shows the usefulness and also the contradictions inherent in Zen as a system or practice. It is never about finding a "new" system but about learning how to see one's own system as a construct that smooths over the randomness with the semblance of coherent consist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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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5.0 out of 5 stars Fantastic read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20 Octobe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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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is great at hitting on the gems with no fluff. I highly recommend checking it out, you won't regre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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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5.0 out of 5 stars This book is BRILLIANT. It is a great overview of Zen Buddhism ...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16 Januar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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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is BRILLIANT. It is a great overview of Zen Buddhism in the large context of Indian and Mahayana Buddhism and his insights and great writing will keep you spellbound until the end of the book. I wish I had read this years ago. This is one of a handful of great books on Buddhism (The Heart of the Buddha's Teaching by Hahn is another), and Mr. Watts has great skill in characterizing complex ideas in a simply way that will act like a koan on the reader. A powerful book that merits several reads. Highly recommen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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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dle Customer
5.0 out of 5 stars It is wonderfully readable without ever glossing over the complexity and profundity ...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9 April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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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 those available in English, this is still the outstanding combination of introduction, history and guide to Buddhism. What makes it so memorable - and yes, inspiring - are the elegance and clarity of the writing, the depth of scholarship and breadth of coverage. It is wonderfully readable without ever glossing over the complexity and profundity of the ideas presented or the historical, cultural and linguistic challenges of interpretation and translation. This is a remarkable achievement. One gets the feeling that Alan Watts understood his readership as well as he understood what he was writing about. He was in effect writing for and about both. Highly recommen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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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Canjar
5.0 out of 5 stars Profound simplicity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7 March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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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 the problems of the mind will never be solved at the level of the mind, this book’s description of the Zen perspective and ethos (or lack thereof) points beautifully to the direct experience of reality with which Zen ultimately concerns itself. Alan Watts' survey of the cultural, historical, and philosophical backgrounds underpinning the Zen school is unparalleled as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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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other countries
Robert Hull
4.0 out of 5 stars Alan Watts-The Way of Zen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13 Ma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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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first met the voice of Alan Watts on the radio growing up in the San Francisco Bay Area in the Sixties. KPFA radio in Berkeley aired his program on all things enlightening every week then and I became a Watts devotee.
Is Zen a religion...maybe, maybe not? Is Buddha a god....no? Have I ever attained true enlightenment...no, and probably never will. But whatever you may think you want from Eastern thought and what you may not yet understand about it, Alan Watts will enlighten and entertain you in words you can compreh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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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ngblack@aol.com
4.0 out of 5 stars Very enlightening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15 Octo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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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enjoyed the books of Alan Watts. He informs and instructs on difficult ideas. Zen is not easy to Western minds. It is something that Watts says cant be described and then he spends a book trying to describe it. The first half of the book was not really engaging but the second half was very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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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
5.0 out of 5 stars Difficult concepts accessible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 on 29 August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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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spite of its age this book has been hailed as one of the best at explaining Zen to western minds that find some of the tenets of eastern philosophy hard to grasp. It is true that they are still hard to take in, but this book provides the clearest guide I have come across. The writing style is accessible and the explanations clear (though that doesn't mean they are universally easy to get a grip on).
This is the book for anyone interested in achieving a greater level of understanding of Buddhism and Zen in particul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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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b Benary
5.0 out of 5 stars If zen could be explained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22 Sept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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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ask of exlaning something unfathomable as Zen is impossible and Alan Watts does that exactly. I found the book facsinating, the story of what is Zen and the history of all different schools is told with an inspiring voice. I recommend this book to those who are in a hurry, to those who want to accomplish goals and look at the future as the purpose of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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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nelson
5.0 out of 5 stars in depth study of otherwise elusive topic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6 Ma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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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n Watts gives westerners a comprehensive explanation of a topic that lends itself to being very unclear. I read DT Suzuki, Robert Blythe and could not figure out what the were talking about. One hand clapping?! This book is very clear but retains the respect and perspective that a study of NOW requires. zen is a method of enlighte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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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r Andraschky
5.0 out of 5 stars A Great Book Written by a Great Man
Reviewed in Canada 🇨🇦 on 15 March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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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who ever wants to familiarize himself with Zen, this is the right book. Alan Watts had obviously found a deep understanding, the proper insight, and at the same time, as a Western philosopher, has chosen an extraordinary way to transmit his knowledge. As he distinguishes well between the essence of wisdom teachings and cultural tradition, this book is totally free of the common mistake of putting the ritual in the foreground, while paying too little attention to the actual sub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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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ek
5.0 out of 5 stars I've owned more copies of this than of any other book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1 April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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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e just written a review of my favorite science book (The Anthropic Cosmological Principle) and mentioned that I'd owned several copies - all but one of which I've lent and never got back.

This is the book that I've lent the most copies of (and equally never had any of them back).

I in turn borrowed my first copy from another student while I was at university. It was and is the best text on Taoism and Buddhism that I've ever read - and have never felt the need to go back to any other text - although I go back to this often.

It's the door to another way of b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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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za
5.0 out of 5 stars Very good!!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 on 19 Novem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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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gifted this to my husband who is a big Alan Watts fan and he loves it. Says he can't put it down, l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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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H
5.0 out of 5 stars A classic and great book
Reviewed in Germany 🇩🇪 on 14 Decem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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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book, super recommended. Arrived perfect with Amazon, right in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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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ond to NUN
4.0 out of 5 stars 禅への道
Reviewed in Japan 🇯🇵 on 23 July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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アランワッツはおそらく米国で
禅の第一人者なんだと思います
日本語で読んでも難しかったりしますが
禅に親しみのない米国人向けに説明してる分
分かりやすいのかもしれませ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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