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2

16 아나뱁티스트 운동의 평화담론, 재평가 되어야 한다"

아나뱁티스트 운동의 평화담론, 재평가 되어야 한다"
기독일보 김규진 기자 (press@cdaily.co.kr)
입력 2016. 06. 28 10:31 | 수정 2016. 06. 28 12:53

혜암신학연구소 종교개혁500주년 기념강좌, 한신대 김주한 박사 초청 강연

혜암신학연구소 2016년 봄학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강좌 4번째 시간이 27일 낮 혜암신학연구소 안암동 도서관에서 열렸다. ©김규진 기자

[기독일보 김규진 기자] 4차례의 강연을 통해 종교개혁과 종교개혁자 루터, 칼빈을 살펴봤던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의 2016년 봄학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강좌가 27일 막을 내렸다. "종교개혁의 역사와 신학, 인문학적 연구"를 주제로 진행됐던 이번 강좌의 마지막 시간 주제는 '양심적 병역거부'로 한국사회에도 잘 알려지기도 했던 '아나뱁티스트'(재세례파) 였다.

"아나뱁티스트와 급진적 종교개혁 운동가들"(기독교 평화주의 운동의 역사적 모델)이란 주제로 발표한 김주한 박사(한신대 신학과 역사신학)는 아나뱁티스트들이 크게 스위스 형제단과 후터파, 멜키안파, 메노파 등으로 크게 구분된다고 설명하고, "유럽 다양한 지역에서 여러 그룹이 독자 노선을 걸으며 출발했지만 이들의 믿음과 행동 양식에는 공통된 핵심 가치가 있었다"면서 "(그것은) 신약성서의 사도적 교회를 지상에 세우려는 열망인데, 이같은 열망은 그들을 하나의 형태로 묶어주었고 결국 특색 있는 연합된 구조로 발전했다"고 했다.



특히 16세기 아나뱁티스트 운동은 로마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주류 세력과는 흡사한 듯 하면서도 다른 성서관과 교회론을 갖고 있었다. 때문에 김 박사는 "지금까지 기독교 주류의 아나뱁티스트들에 대한 담론이 대부분 부정적 견해가 주를 이뤘다"고 말하고, 20세기 들어 벤더학파(the Bender school)의 노력으로 이러한 시각은 많이 교정됐지만 여전히 다양한 평가가 존재하고 있음을 이야기 했다.

김 박사는 "아나뱁티스트 운동의 전개과정에는 종교와 문화, 사회 경제, 민족과 언어, 인종 등 복합요인들이 함께 작용했다"고 밝히고, "그들은 결코 동질적 요소로 결합된 단일체가 아니었지만, 로마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주류에 맞서 교회본질을 회복하려는 시도에서 강력한 연대성을 발휘했다"면서 "그들은 1,500년 교회역사와 단절할지언정 신약성서와 단절을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메노파를 비롯해 대부분 아나뱁티스트들은 무저항, 비폭력을 가르친 성서 윤리가 오직 기독교인들에게만 적용된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기독교인이 정부 관리가 된다거나 이 세상 통치자들을 위해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그들에게) 이단적 행위나 다름없었다. 이같은 아나뱁티스트들의 태도는 기존 권력자들의 눈에 기존의 사회질서를 위협하는 것으로 봤고, 그들은 정부 당국과 협력 관계에 있던 로마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주류세력으로부터 극심한 박해를 받기도 했다.

가운데 발표하는 이가 김주한 박사(한신대), 왼쪽은 사회자 강근환 박사(서울신대 전 총장), 오른쪽은 토론에 참여한 서광선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 ©김규진 기자

그러나 이나뱁티스트들의 비폭력 평화주의 사상은 악을 행할 위험성을 미리 방지할 뿐만 아니라, 선을 실행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그들에게 평화주의적인 무저항주의는 '모든 인간관계가 인내, 이해, 사랑, 용서에 의해 지배되고 심지어 원수까지도 구원을 열망하는 전적으로 새로운 삶의 양식'이었던 것이다. 김 박사는 "아나뱁티스트들의 평화주의는 인간 세상 갈등을 해소할뿐 아니라, 올바른 관계회복을 지향했다"면서 "이것은 하나님의 올바른 관계, 사람, 국가, 민족, 더 나아가 창조세계와의 올바른 관계 회복을 포함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아나뱁티스트 운동은 기존 교회세력에 대한 단순한 비판 차원을 넘어 교회 본질적인 문제와 씨름하며 기존세력에 대한 '대안공동체'로서 '세상의 위기'로 존재했다"고 평하고, "신앙의 실천력에서 아나뱁티스트들은 종교개혁 주류집단보다 급진적이고 철저했는데, 무엇보다 '비폭력 무저항' 정신은 아나뱁티스트 운동의 초기부터 핵심 신념이었고 수세기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가치는 변함없이 계승되어 오고 있다"면서 "아나뱁티스트들은 평화를 추구하는 교회 전형으로써 '역사적 평화교회 전통'의 근간으로 자리잡았다"고 했다.

다만 김 박사는 대다수 학자들이 종교개혁 주류와 아나뱁티스트들 사이의 공통점보다는 신학적 차이를 강조해 왔던 사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에큐메니칼 관점에서 두 세력이 동의할 수 있는 지점은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고 싶어했다.

그는 "종교개혁시대 개혁진영의 에큐메니칼 운동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려했다면, 교리적 합의와 일치를 추구하기보다 평화담론이 훨씬 유용했을 것"이라 지적하고, "종교개혁 시대 각 진영의 교리적 차이가 주요 장애물이었는데, 차이보다는 공동의 토대를 우선 확보하는 것이 서로의 신뢰 쌓기에 지름길이었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신약성서에 기초해 있는 아나뱁티스트들의 평화담론은 현실사회와 정치윤리를 떠받칠 수 없는 '이상주의'가 아니라, 기독교 제 세력들이 공유해야 할 현실명제로서 재평가되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혜암신학연구소 2016년 봄학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강좌 4번째 시간을 마치고. ©김규진 기자

한편 강근환 박사(서울신대 전 총장)의 사회로 혜암신학연구소 안암동 도서관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연구소장 이장식 박사(한신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학술포럼위원장 김영한 박사(숭실대 명예교수), 서광선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 이경숙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 정일웅 박사(총신대 전 총장), 김경재 박사(한신대 명예교수), 이근복 원장(크리스챤아카데미) 등이 함께 했고, 신학에 관심이 많은 목회자와 신학생들이 다수 참여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강좌는 7월과 8월 여름은 쉬고, 9월 말에는 합신대 한성진 박사를, 10월 말 종교개혁일에는 총신대 김요셉 박사를, 11월 말에는 연세대 명예교수 김균진 박사를, 12월 말에는 총신대 안인섭 교수를 초청해 강연을 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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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명 사상의 뿌리 이경숙


한국 생명 사상의 뿌리   
이경숙 (지은이)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2001-08-10






222쪽
152*223mm (A5신)
책소개
동북아 고대 사상과 동학의 최제우와 최시형, 그리고 근대 함석헌과 김지하 등의 생명사상을 살펴보며 21세기 상생적 삶의 가능성을 모색한 책. 지은이는 서구의 산업 문화에 의해 주도된, 경쟁적이고 정복적인 20세기 기술문명을 반성하고 주체적인 한국 생명 사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목차


1. 문제제기 : 20세기 문명의 반성과 생명윤리
1. 과학기술과 정복의 논리
2. 군사적 대결과 죽임의 문화
3. 인간 복제와 생?m의 가치
4. 현대 기술 문명의 전환과 상생의 윤리

2. 동북 아시아 한민족의 생명사상
1. 밝고 따뜻한 삶을 향한 한민족의 순례
2. 한민족의 생명력과 생명사상
3. 공동체적 삶의 힘과 지혜 : 두레와 공생정신
4. 한과 신명

3. 수운과 해월의 생명사상
1. 수운의 생명사상
2. 해월의 생명사상
3. 사례연구
4. 맺는 말

4. 함석헌의 생명사상
1. 함석헌 사상의 성격
2. 씨알의 비유와 의미
3. 하나님(신.한님)과 맞닿은 생명

5. 김지하의 생명사상
1. 생명의 세계관
2. 생명의 인식론 : 불연기연
3. 생명의 실천론

6. 결론 : 죽임의 문화를 넘어서는 생명사상의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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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명 사상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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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ior Lecturer at The University of Exeter specialising in Glaciology, GIS and Remote Sensing
Educator on Climate Change: Challenges and Solutions
Find me on twitter @DamienMansell
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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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D student researching the impacts of climate change on our world

Course producer for University of Exeter Global Systems Institute

@LTaylor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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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1

휴심정 - 원불교의 넓은 품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 원불교의 넓은 품



원불교의 넓은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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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2019. 09. 18
조회수 8304 추천수 0








»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개교 100년’을 넘은 원불교가 서울 동작구 흑석동 한강가에 제2의 개교의 도약대가 될 서울센터를 마련했다. 교조 박중빈(1891~1943)의 호를 딴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이다. 오는 21일 개관을 앞두고 원불교 행정 수반인 오도철 교정원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연면적 2만6300평(7969평)에 지하4층 지상10층 규모의 현대식으로 지어진 이곳은 크게는 10층 규모의 업무동과 2층 규모의 종교동으로 나뉜다. 소태산기념관엔 전북 익산 총부에 있던 교정원에서 사실상 절반가량인 국제부, 문화사회부, 청소년국, 사이버교화팀이 입주했다. 드디어 원불교가 익산시대에서 서울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오도철 교정원장도 월화수요일은 익산에서, 목금토요일은 서울에서 근무해 원불교 세계화시대를 이끈다.


 이 건물의 강연장과 공연장, 선(禪)실, 첨단 영상을 갖춘 명상실 등은 ’원불교의 미래상’을 엿보게 한다. 그러나 이 하드웨어보다 더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다. 오도철 교정원장은 “원불교 교도가 아니라도 명상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건물을 개방하는 시간엔 언제든지 와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고 한다. 특히 이 금싸라기땅 한강가에 2층으로만 지어 옥상 공연장을 인근 주민들과 서울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니, 역사보다 넓은 품을 느낄 수 있다. 옥상은 원불교 진리의 상징인 일원상을 형상화했다. 옥상 둘레로 원으로 벽을 쳐놓으니 올림픽대로의 소음도 들리지않아 공연장으로서도 그만이다. 소태산기념관의 개념은 ‘일원을 담아 은혜를 짓다’는 것이다. 진리 탐구로 깨달은 영성에 머물지 않고, 이를 세상에 돌려주자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 뿐이 아니다. 그는 “인근 흑석동주민들이 한강공원으로 진입하는 통로가 없어서 소태산기념관 부지를 통로로 내놓았다”고 한다.





























 원불교는 탈종교화시대, 교도들의 고령화시대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자력갱생을 위해 애쓰고 있다. 소태산기념관 10층 가운데 한층만을 교단에서 사용하고 나머지는 임대를 내놓는 것도 최대한 신도들에게 손을 덜 내밀고 교단을 운영하기 위함이다. 그런 내핍 속에서도 교단 시설을 과감하게 주위에 내놓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는 연기법(緣起法), 즉 인과법(因果法)의 진리를 깨달으셨고, 소태산 대종사께서도 같은 진리를 깨달았지만, 한발 더 나아가 ‘네가 아니면 내가 살 수 없다’는 은혜를 더욱 강조하셨다”며 이렇게 자신의 것을 내놓는 이유를 설명했다.





 원불교는 소태산기념관 개관일을 1년 전에 정했는데 우연히 세계평화의날이 됐다고 한다. 그는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둘러싼 계파간, 계급간, 세대간 갈등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집무실의 화초를 예로 들어 말했다.
 “수국이 어떤 것은 파랗고, 어떤 것은 빨갛다. 어떤 것은 하얗게 펴서 파란색이 됐다가 보랏빛으로 변하기도 한다. 같은 수국이지만 온갖 색이 있다. 사람도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내가 파란색이 좋다고 모든 걸 파란색으로만 만들자고 하고, 혹은 빨간색이 좋다고 빨갛게만 만들자고 하면 다른 색을 좋아하는 이들은 불편해 한다. 그래서 편이 갈리고 갈등이 생기고, 불편함이 폭력이 되면 평화가 무너진다. 파란색은 파란색대로, 빨간색은 빨간색대로 보라색은 보라색대로 아름답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다른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지않으면 평화가 유지될 수 없다.”




» 명상실에서. 왼쪽부터 김제원 교정원부원장, 오도철교정원장, 이공현 문화사회부장







 그는 또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으로 ‘자기 비움’을 강조했다. 큰그림을 볼 수 있는 자만이 자기를 비우고 상대를 배려할 수 있고, 그런 지도자들이 나와야 사회와 나라가 제대로 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원불교는 철저한 진리추구의 종교다. 크리스찬들이 크리스마스를, 불자들이 ‘부처님 오신날’을 최대축일로 삼는 것과 달리 교조의 탄생일 아닌 깨달은 ‘대각개교절’을 가장 중시하는데서도 알수 있다. 그럼에도 그는 “26세에 깨달음을 얻은 청년 소태산대종사님이 처음 한 일은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 배고픔에 시달리는 마을사람을 위해 저축조합을 결성해 바다를 막아 논을 만드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표어를 내세울만큼 물질과 정신, 육체와 영혼을 함께 가도록 건강한 수행법과 삶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원불교가 최근 독신을 의무화했던 여자교무들도 남자교무들처럼 6년간의 교무교육과정을 마친 뒤 정녀(독신여성교무)와 결혼 여부를 자신이 선택할 수 있게 한 것과 관련해 “‘남녀 권리는 동일하다’는 대종사님의 인권평등의 정신을 이제는 현실화할 시점이 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출가자 감소와 관련해서도 “68세인 교무 정년을 6년씩 74세까지로 늘리는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소태산기념관에서는 오는 20일 오후 7시30분 봉불음악회가, 20일 오후4시부터 30일까지는 원불교문화예술축제가 각각 펼쳐진다. 법해 김범수 화백의 원불교 선묵화 ‘깨달음의 얼굴’과 법인성사 100돌 ‘하늘을 감동시킨 서원과 화합’ 특별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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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 품위있게 죽고싶다



품위있게 죽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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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2019. 09. 26
조회수 9185 추천수 1

언젠간 맞이하는 것…죽음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최근 일본에서 100세 이상 노인이 7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한국도 비슷한 추세로 장수노인이 늘고 있다. 예전엔 장수를 최고의 축복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통계청 추계를 보면 2047년엔 1인 가구가 전체의 37.3%에 이르고, 이 가운데 절반은 노인 혼자 살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 고독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홀로 외롭게 죽어가는 것도 비극이지만, 가족들의 돌봄을 받을 수 있다고 해도 걱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원치 않게 기계적 장치 등으로 생명이 연장돼 폐를 끼치게 될 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여론조사기관 조사에서 80%가 안락사 허용이 필요하다고 답한 데서도 이를 알 수 있다. 죽음에 대한 숙고가 깊어지면서 자신이 죽음을 준비하고, 존엄하고 품위 있게 생을 마무리하고 싶은 바람이 커진 것이다. 일반인들도 자신의 삶과 유산을 정리하고, 가족·지인들과 제대로 이별하며 웰다잉을 할 수 있도록 임종 교육의 보편화와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 인도의 초대 수상 네루러보터 경배를 받고 있는 비노바 바베(왼쪽)

» 생의 마지막 단식을 하며 웃음 짓고 있는 벽제 동광원 박공순 원장. 사진 김원



사진 왼쪽부터 원불교의 용타원 서대인, 융산 김법종, 은산 김장원 교무


 #예로부터 자기 죽음을 관리하고 선택하는 것은 수행·수도자들의 꿈이었다. 불교에서는 견성 해탈하면 생사를 넘어선다고 했다. 그러나 그토록 생사자재와 무집착을 역설해온 명승이 정작 자신이 암에 걸렸을 때는 몇번이고 수술을 하며 끝까지 생에 대한 애착을 놓지 않기도 하고, 이름 없는 보살(여신도)이 생사자재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미국의 환경·평화운동가 스콧 니어링은 백세가 되자 스스로 곡기를 끊었다. 간디의 제자 비노바 바베도 생의 마지막에 80일간 단식으로 삶을 마무리 지었다. 2년 전엔 개신교수도원 동광원의 설립자인 ‘맨발의 성자’ 이현필의 제자인 벽제 동광원의 박공순 원장이 한달 반 동안 곡기를 끊고 주위 사람들과 작별하며 청빈 단순의 삶 그대로 갔다. 최근 원불교에서는 융산 김법종 교무와 은산 김장원 교무가 그렇게 곡기를 끊고 맑은 모습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삶을 정리했다고 한다. 원불교에서는 지난 2004년 그렇게 열반한 용타원 서대인 교무를 비롯해 많은 수도자가 병이 들거나 더는 기동이 어렵게 되면 스스로 미음을 들다 나중엔 물만 먹으며 명상과 기도로 삶을 정리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누구도 타인에게는 이런 죽음을 권장해서는 안 되지만, 자신이 그토록 초연하고 평화롭게 삶을 마무리하고 싶은 이들은 적지 않다.


#한국죽음학회 회장인 최준식 이화여대 교수가 최근 펴낸 <삶을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죽음 가이드북>(서울셀렉션 펴냄)을 보면

죽음의 연습이야말로 가장 절실한 훈련임을 알게 해준다. 누구라도 언제든 맞이해야만 하는 것이 죽음이기 때문이다.
이 책엔 동서양의 죽음학 고수들 35명의 삶과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통상 지식과 실천은 별개라고 한다. 그러나 죽어가는 사람들이나 근사체험자들을 많이 지켜보고 죽음에 대한 이해가 깊어갈수록 ‘잘 죽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후생>과 <인생수업>이란 책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스위스 태생의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인간이 죽음을 맞이하는 단계를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 5단계로 나누었다. 그는 임종을 앞둔 어린 환자들에게 애벌레 인형을 보여주었다. 뒤집으면 나비로 변하는 인형이었다. 죽음이란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것처럼 더 높고 멋진 세계에 새롭게 태어나는 것임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는 자신의 장례식도 나비로 뒤덮게 했다. 조문객들이 미리 받은 봉투를 그의 관 앞에서 열 때 파란 나비가 공중으로 날아가게 한 것이다. 이제 나비처럼 자유롭게 되었음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죽음의 고비도 우리의 자유를 막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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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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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2018.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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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산 이광정(82) 원불교 상사는 현존하는 원불교 ‘최고어른’이다. 원불교 교조인 박중빈 대종사-송정산-김대산에 이어 4번째로 종법사가 되어 1994~2006년에 교단을 이끌었다. 그가 최근 <국가경영지혜>(원불교출판사)라는 책을 냈다. 현실정치와 선을 긋기 마련인 종교지도자가 ‘국가 경영’이라니? 그는 베스트셀러 <마음수업>(휴 펴냄)과 <믿음수업>(휴 펴냄)의 저자로 마음공부의 고수다.



그러나 현실정치를 언급하는 것도 의외는 아니다. 이미 종법사 때 <분단역사 극복의 길>이라는 책을 낸 그는 종법사를 퇴임하면서 ‘남북통일과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고, 그 기도 일념으로 10여 년을 달려왔다. 그 일심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후보로 확정된 뒤 가장 먼저 전화를 한 이가 좌산 상사로 알려져 있다. 또 그는 2013년 열반한 김혜성 종사와 그의 자녀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과 홍석현 전 <제이티비시> 회장의 멘토이다. 홍 전 회장이 ’한반도평화만들기’를 만들고 최근 <한반도평화오디세이>를 펴내며 평화운동에 의지를 보이는 것도 그의 영향으로 알려진다. 좌산 상사를 22일 충남 논산시 벌곡면 원불교 삼동원에서 만났다.


 “대종사님이 원불교와 교법을 만들 때, 우리끼리만 잘 살자고 한 게 아니다. 온 세상을 좋게 만들려고 한 것이다. 이 나라가 잘되게 하는데 어찌 종교인이라고 책임이 없겠는가.”


 그는 책을 쓴 이유를 먼저 ‘책임감’이라고 했다. 책은 ‘정상국가’를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으로 시작해 정치 체제와 지도자의 요건, 인사의 원칙과 재해 예방까지 안내하고 있다. 강태공이 주 문왕에게 혹은 장량이 한 고조에게 주는 메시지 같다. 책 말미엔 원불교 2대 종법사인 송정산의 <건국론>과 함께 ‘황석공’이라는 도인이 장량에게 주었다는 비서(秘書)인 <황석공소서>도 번역해 실었다. 이 책은 여러 인연을 통해 벌써 청와대에 1백권, 국회에 2백권이 배포됐단다.


 그가 일러주는 말들은 자칫 ‘다 아는 얘기’라고 소홀히 여기기 쉽다. 하지만 늘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어 지도자 개인과 사회의 재앙이 되곤 한다. ‘권력이란 남을 위해 쓰면 무한 복이 되고 자신만 위해 쓰면 무한 독이 되며, 권력은 명예와 재물과 아부가 따르고 마약처럼 중독되기 쉽다’는 말도 그렇다.


 그는 ‘지도자란 무엇이냐’란 물음에 “네 가지 실력을 갖춘 자”라고 답한다. 네 가지란 ‘구성원 전체의 집단 일심을 끌어낼 응집력, 구성원 전체의 감동을 끌어낼 감화력, 상반된 의견이나 이해를 조정해 합의를 끌어낼 조정력,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난관도 돌파하며 전진해 갈 추진력’이라고 한다.


 좌산상사는 남북문제에 대해선 “이번 기회를 놓쳐저는 안된다”며 “남북 문제만은 정치권이 여야를 떠나 남북문제위원회를 만들어 이슈가 있을 때 토론하고 또 토론해 합리적인 접점을 찾아 한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는 또 “현실에선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이 혼재하기 마련이지만 역량 있는 정치인과 언론은 부정적인 것마저 긍정적인 것으로 바꿀 수 있으므로, 자꾸 기운을 긍정으로 돌리고 여건을 만드는 지혜를 내줘 이 나라의 미래를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김정은 북 국방위원장에 대해서도 “한국전쟁에 대해 사과하면 남한 보수의 증오심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며 “독일처럼 진심어린 사과를 하면 될 것을 끝내 사과하지않아 증오심을 부추기는 일본의 지도자들을 반면교사로 삼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또 평생 수행해온 수도자답게 지도자와 경영자가 되려면 5가지 심법이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첫째 나만이 아니라 타인과 서로 가꾸며 살아가는 마음, 둘째 이미 안다는 오만을 넘어 사리를 깨쳐가는 마음, 셋째 충언을 소중하게 받아 활용하는 마음, 넷째 옳고 지혜로운 제안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 다섯째 받아 활용한 결과에 대한 보상을 잊지 않는 마음’이라고 한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에 대해 “사리사욕이나 권모술수를 쓰지않고 정도로 가려는 것 아니냐”면서 “남북문제야 말로 순수가 아니라 그렇게 신뢰를 쌓아가지않으면 풀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경제와 일자리 정책에서는 국민들의 인정을 받지 못한듯한데 장기적으로 우리가 지향해 가야할 이상도 현실에 바탕해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좌산 상사는 국민들에 대해서도 당부의 말을 잊지않았다.


 “사회와 나라는 대통령이나 정치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내 이익만 보면 된다는 소아주의로 아우성만 치고 불만만 내뱉는다면 어느 누가와도 제대로 될 수가 없다. 현실에는 어떤 정책도 완전무결한건 있을 수 없다. 다 모순이 있게 마련이다. 그걸 대체로 잡아서 한쪽이 미흡해도 대체가 옳으면 합력하는 분위기가 되는 것이 되는 집안, 되는 나라다.”


 그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가 쉽게 못하는 금융실명제, 김영란법, 인성교육진흥법도 하는 나라니 긍정하고 자족할 줄도 알아야 한다”면서 “여건이 성숙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과욕과 탐욕을 부리는 것이 우리 모두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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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2020. 0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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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전산 김주원 종법사



전북 익산 신룡동 원불교중앙총부는 원불교답다. 드넓은 터임에도 허세스런 위용을 뽐내기보다는 예스럽고 고즈넉한 평온이 깃들어 있다. 민족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최대 민족종교인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전산 김주원(72) 종법사를 찾았다. 그는 교조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정산 송규 종사-대산 김대거 종사-좌산 이광정 상사-경산 장응철 상사에 이은 6번째 종법사다. 

그는 지난 18년 11월 취임 이후 매일 새벽4시반엔 한시간반가량 총부에 사는 100여명의 대중들과 함께 선(禪)을 하고, 식사도 대중들과 함께 하는 등 남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오래도록 논의만 하고 진전이 없던, 여자교무의 결혼 허용 등 일련의 개혁을 단행했다. 올해는 중앙총부와는 독립된 종법사까지 갖춘 미주총부를 미국에 설립해 세계교화의 새로운 장을 열 계획이다.





 전산 종법사는 젊은 시절부터 성격이 주밀하고 빈틈이 없이 칼 같기로 유명했다. 그러나 그는 겨울 추위를 녹일법한 따뜻한 미소로 맞았다. 어제의 그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수행을 하면 기질도 바뀌는 것이냐’고 물었다.


 “어려서는 소심한 성격이 마음에 들지않았다. 수도하고 사무나 보는줄 알았으니 교무가 됐지 대중들 앞에서 설법을 해야한다면 교무가 되지도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대중들 앞에 서서 말을 자주하니 많이 바뀐 것이다. 원불교에 들어온 뒤에도 젊은시절엔 수도한다고 성격과 기질이 과연 바꿔지는지 의심이 떨어지지않았다. 그러나 어떤 기질도 없는 바탕의 자리에서 단련을 하다보면 탁 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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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종법사로 취임한 대사식 직후 환영을 받고있는 김주원 종법사



 그러면서 ‘악장제거무비초(惡將除去無非草) 호취간래총시화(好取看來總是花)’란 글귀를 일러준다. ‘나쁘다고 하여 제거하려고 하면 풀이 아닌 것이 없고, 좋게 취하여 보면 모두가 꽃이 아닌 것이 없다’는 뜻이다. 자기 성격이나 타인의 특성에 대해서도 백안시하기보다는 수용하는게 성현군자라는 것이다.











 그는 그런 성현의 표상으로 믿어의심치않은 대산종사와 일화를 들려준다.

 “원광대 원불교학과에 들어와 대산종법사의 시중을 드는 시자로서 처음 한방에서 모시고 잘때였다. 긴장하고 있다가 새벽에 종소리가 나자마자 벌떡 있어났는데, 대산종법사께서는 ‘좀 더 자라’고 했다. 신참자가 설사 늦잠을 자더라도 깨워서 참선을 시키셔야할분이 왜 ‘좀 더 자라’고 했을까가 평생의 화두였다. 그 어른들의 자비심을 따를 수가 없다.”









» 그가 직접 모신 분 가운데 가장 존경한다는 대산 김대거 종사의 성탑을 참배하는 김주원 종법사



 그가 원불교 교도들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갖추야할 첫자세로 ‘감사’를 꼽는 것도 감사야말로 자신의 행복해지는 첩경일 뿐 아니라 성현이 되는 수행심인 때문이다. 그러나 남남갈등, 북미갈등, 한미갈등 상황에선 ‘감사보다는 원망’, ‘꽃보다는 꼴불견’을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그는 요즘 미군주둔비를 5배나 더 내놓아으라고 한국정부를 압박하는 트럼프 미국대통령마저 꽃보듯한다. 그는 “트럼프가 큰 일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국제사회로 끌어내지않았는가”라고 했다. 그는 남남갈등에 대해서도 ‘어른이 되어 지견이 열리면 더 이상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른팔과 왼팔이 다쳤을 때 서로 내가 더 아프다며 나를 먼저 치료해달라고 떼를 쓰겠지만 몸의 입장이 되어보면 싸울 일이 있겠는가. 오른팔도 내 팔이고, 왼팔도 내 팔이니 급한 팔부터 치료하는 것이니 다툴 일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아직은 어린 아이의 시야여서 다툰다는 것이다. 인터넷뉴스와 유튜브를 보면 이 나라가 금장 사달이 날 것 같은데도 그는 어둠마저 빛으로 돌린다.

 “아무리 큰소리들이 나도 박정희 대통령이 피격을 당하고, 전두환 신군부가 등장했을 때만큼 불안할까. 그 때 중앙청 공무원 국장으로 근무하던 교도가 신도안에 머물던 대산종법사를 찾아와 ‘나라가 너무 혼란하고 불안해 이민을 가는 사람들까지 많아지고 있다’면서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가겠습니까’라도 물은 것을 보았다. 그 때 대산종법사께서 촌각도 지체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 교도에게 ‘아이 키워보았느냐’며 ‘아이는 아프면서 크는 법’이라고 했다. 소태산대종사께서는 ‘한국은 진급기에 있다’고 했다. 한국은 생명력이 왕성한 시운이니,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 일로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그게 계기가 되어 더 좋아지고, 좋은 일이 생겨도 그로 인해 좋아지게 되어있다. 한때 학생들 데모로 나라가 금방 망할 것같다는 소리도 나왔어도 그 진통이 좋은 사회를 만들어간 것처럼 다 좋은 쪽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갓난아기는 때때로 아프기는 하지만 계속 커가는 것이 정해진 이치라는 것이니 희망에 설레지않을 수 없다. 그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정산종사의 말을 빌어 “홍경래난 이후 쌓인 차별의 업과 미움이 녹을 때가 통일이 되는 때”라며 “잘 사는 형이 못사는 동생을 돕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결국 중립국으로 통일 될 것’이라고 한 정산종사의 예언을 들려주었다.









» 전북 익산 원불교중앙총부에 온 교무와 교도들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김주원 종법사



 전산 종법사는 긍정의 시운을 강조하면서 ‘정신을 차리라’는 일침은 잊지않았다. ‘아무리 시운이 와도 그릇이 성치못하면 시운을 담지 못한다’는 경고였다.

 “옛 선비들은 체면을 지킬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정치인도 지도자도, 교수들까지 돈 병이 들어있다. 그렇게 병이 들고서도 병이 들어있는 줄도 모른다. 돈과 권력 앞에서는 정신을 못차리니, 병도 중병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신을 차리기 위해 ‘5분의 성찰’을 제안했다.

 “예전엔 가정에서도 도덕 교육이라는게 있지만 지금은 가정이고 학교도 학원이고 모두 인성 교육이 없이 이기는 법만 가르치니 사람의 도리를 배우지 못한다. 그러니 학생들이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5분씩만이라도 마음을 가라앉혀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보자. 꼭 명상이나 선(禪)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기독교인들은 기도를 하면 된다. 불자들은 참선을 하면 된다. 종교가 없는 이도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기를 돌아보면 된다. 직장에서도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잠시라도 이런 시간을 가져야한다. 이건 종교인들이 해야할 게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위해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국가 지도자가 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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