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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3

김시천 제6강 『노자』와 페미니즘 2

 http://artnstudy.com/PLecture/scKim02/lecture/06_01.htm

제6강 『노자』와 페미니즘 2

◆ 노자와 페미니즘 ③


▲ 페미니즘, 다른 전략의 필요성

자료 13쪽 보시면, 이 글이 발표된 맥락을 조금 얘기한다면 실질적으로 페미니즘 내부에서도 세대가 있죠. 그 가운데서도 케어 에틱이라고 해서 돌봄의 윤리학(an ethics of care) 이라고도 하죠. 여성의 여성성 혹은 여성다움을 윤리적 가치와 연결시켜서 남성 지향적이고 권위적인 것을 치유 하는 역할, 특히 케어 에틱은 간호 윤리학에서 수용되는 논의거든요. 지금은 거기서 벗어나서, 도나 해러웨이(Donna J. Haraway)의 “사이보그 선언”이라고 해서 희한한 담론을 펼치는.

그 양반은 논의 자체도 희한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도 굉장히 독특한 분이더라고요. 결혼을 여러 번 했던 것 같고 전남편과 현남편과 한 집에서 같이 살고. 삶 자체가 굉장히 독특해요. 제가 반페미니즘적인 얘기도 하지만 저는 사실 페미니스트도 아니고 반대하는 사람도 아니고 입장이 모호해요.

왜 모호할 수밖에 없느냐면, 제가 페미니스트라고 내세울 만한 어떤 이념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한편으론 저한테 가장 큰 숙제가 와이프와의 관계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이길 수 없는 가장 큰 적. 하지만 헤어질 수 없는.

사적인 얘기를 좀 한다면, 와이프와 3월 2일에 만났어요. 제가 군대갔다 온 예비역 4학년 때 집사람이 입학 했죠. 술을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한 학번 후배가 형, 잠깐만 기다리래요. 파릇파릇한 새내기 학생들을 데려오겠다면. 나가서 데려왔는데 여학생 두 명이 들어온 거예요. 그런데 두 번째로 들어왔던 어떤 여자가 광채가 나면서.

실제로 제가 뭔가를 느꼈어요. 그 다음부터는 도서관에 안 가고 학생회실에 가서 죽돌이를 했죠. 어떻게 하면 얼굴을 한번 볼까. 공교롭게 3월 말에 MT를 가는데 같은 조에 편성됐고. 끝나고 돌아와서 제가 그 조에 조장을 했거든요. 뒷풀이 하면서 얘길하다가 도자기가 되기로, 도서관 자리 잡아주기로 했어요. 도서관 자리잡아주면서부터 4월인가 5월에 사귀자고 했죠. 대신에 나는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는 사귐은 원치 않는다고.

집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해서 결혼했는데, 정확한 날짜가 요맘때예요. 날짜는 정확하게 기억을 못 하는데, 한번은 제가 그 전날 술을 엄청나게 먹고 아침에 도서관 잡아주는 걸 못 했어요. 미리 얘기했죠. 오늘 내가 술을 많이 마시니까 과에 행사가 있어서 내가 내일은 도서관엘 안 간다. 전화가 왔네요. 집사람이 나중에 하는 얘기가 학교를 갔는데, 자기 자리로 없고 내가 없는 걸 보는 순간 마음이 텅 비는 것 같다는. 그렇게 우리의 연애는 시작됐죠.

첫 키스도 참 멋있게 하고 싶었는데. 이맘 때 했어요. 제가 먼저 하려고 했는데 제가 당했어요. 술을 같이 먹고 학교 벤치에 앉아 있는데 집사람이 갑자기 취해서 덥쳐가지고. 그런 걸 보면서, 강하다고 하는 것에 대한 이미지가 역시 다른 것 같아요.

지난번에도 그런 얘기를 했지만, 물이 물을 이긴다는 표현방식과 비슷한 얘긴데. 그런 메시지를 갖고 있는 것이 케어 에틱 쪽인데, 분명히 노자에서 부드러움, 여성성을 강조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여성주의적 전략과 연결시킬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은 분명히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아까 얘기했던 것은, 곽점본에 의하면 그런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첫 번째 반론입니다. 따라서 그 후에 이와 같은 도교적인 것과 연결시킬 게 있다고 하더라도 저는 그래서 페미니즘적 담론을 노자와 연결시키는 것보다는 다른 요소에서 찾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소설 『홍루몽』.

여기 여성들이 많이 계신데, 『홍루몽』을 읽으면, 동아시아의 커다란 장편소설이지 않습니까? 번역된 걸로 읽어도 정말 섬세한 심리묘사, 서구에서 심리주의 소설이 많지만, 제가 고등학교 때 도스토예프스키를 처음 읽었는데 느낌은 이 사람들 정신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상당히 불안하고 어딘가에 푹 빠져 있는 듯한. 그것이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의 매력일지도 모르겠는데. 읽으면서 마치, 특히 무신론자들이 자기의 입론을, 그건 종교예요, 어떤 의미에서도 본다면. 심리를 파고드는 걸 본다면 무신론이 마치 종교적인 역할을 하는 것처럼.

지금 도킨스(리처드 도킨스) 가 무신론 논쟁을 다시 점화시키지 않았습니까? 서구 유럽이라든가 특히 미국 사회에서 반향이 센데. 유럽에서는 그다지. 그런 얘기를 해봤자, 이미 합리적인 문화가 정착돼 있기 때문에. 그런데 미국은 반향이 격하지 않습니까? 그게 미국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주는.

지금도 책을 보면 그런 소개를 하잖아요. 창조론을 가르쳐야 한다는 지지여론이 60%이상이라는 걸. 참 희한한 얘기란 말이죠. 그래서 저는 페미니즘 담론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가장 큰 논적은 오히려 ‘진화론’이 아닌가. 그런데 거기에 관심을 갖고 두각을 보이는 사람은 안 보이는 것 같아요.

도나 해러웨이의 주장이 독특하긴 하지만, 과연 그러한 방식의 학문적 혹은 사상적 전략이나 실천적 전략이 실제로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성들의 어려움을 극복해내는데 얼마나 커다란 힘을 줄 수 있을까.

물론 소수자를 통해서 그러한 화두를 던지고 논쟁을 점화시키는 건 바람직하지만, 실제로 여성들을 어렵게 하는 건 가정 내에서, 일상성 속에서 다가오는 억압이지 않습니까? 그건 고스란히 다른 한편으로 남자들한테 넘어가고. 보이지 않지만.

그런 점에서 본다면, 서구식의 전략보다는 다른 방식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본다면 오히려 『홍루몽』처럼, 삶의 파노라마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굉장히 재미난. 그런데 그 시선자체가 굉장히 여성주의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톤과 시각을 갖고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노자 텍스트보다는 그런 텍스트를 통해서 뭔가 끌어낼 때 훨씬 더 생산적인 담론을 내지 않을까. 그리고 글자수가 많지 않습니까. 글자수 많은 게 이기는 거예요. 왜 논어가 대단한 큰 책이 되느냐. 논어 자체는 짧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주석서가 엄청나잖아요.

그런데 논어는 생산력 있는 게, 그 주석서가 축적돼요. 그런데 노자는 축적되지 않는 게 문제라는 겁니다. 어떤 하나의 해석 전통이 힘을 가지려면 축적의 전통이 있어야 하는데, 노자와 관련된 담론의 세계에서는 축적의 전통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즉 양질전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저 사람이 왕필을 하고 내가 하상공을 하기로 했다. 그럼 둘이 싸울 이유가 없어요. 다른 책이기 때문에. 그런데 내가 원조라고 싸우는 거죠. 많이 보셨잖아요. 떡볶이집도 여기가 원조다, 여기가 원조다.

그런데 하이퍼텍스트가 세상을 판치는 지금 같은 상황 속에서, 원조라고 하는 논쟁의 가장 내부는 지적재산권이고,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자본주의 전략이 드러나는 게 아닌가. 내 얘기면 어떻고 네 얘기면 어떻습니까.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입에 건전한 방식으로 오르내리느냐가 중요하지. 물론 표절은 안 됩니다. 농담이고요. 그래야 책을 사 보지, 판본을 하면 공부하는 사람은 굶어죽으니까.


▲ 노자를 확대하는 해석방식

마왕태에서 발견된 백서본 노자와 같이 발견돼서 크게 주목받았던 논문, 『황제사경』(黃帝四經) 또는 『황로백서』(黃老帛書) 라고 불리는 텍스트를 보면 「雌雄節」(자웅절)이라고 하는 소제목이 붙은 중요한 텍스트가 있어요.

여기를 보시면, 우리가 첫 시간에 회남자를 통해서 지기웅, 수기자에 대한 하나의 해석을 봤죠.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논문 형태로 나온 글이 나옵니다. 14쪽에 나오는 부분입니다.

[수컷의 절도와 암컷의 절도: 황제는 부단히 길흉의 일정함을 헤아려서 이를 통해 암컷과 수컷의 절도를 가려낸다. 그리고 나서 화복의 향방을 구분한다. 뻔뻔스러울 정도의 오만함과 교만한 태도를 일컬어 수컷의 절도라 하고, □□하고 공손히 낮출 줄 아는 자세를 일컬어 암컷의 절도라 한다. 무릇 수컷의 절도는 거침이 없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암컷의 절도는 겸허하게 낮추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 무릇 사람이 수컷의 절도를 쓰기 좋아하는 것을 일컬어 생명을 함부로 한다고 말한다. 대인은 무너질 것이고 소인은 스스로를 망치게 된다. 무릇 암컷의 절도를 쓰기 좋아하는 것을 일컬어 봉록을 잇는다고 말한다. 부자는 더욱 창성할 것이고, 가난한 자는 먹는 것이 충족될 것이다]

낮출 줄 알아야 한다. 이게 단순히 겸손이 아니라 전략적 행동이라는 걸 앞에서 살펴봤죠. 이건 지기웅, 수기자라는 태도가 어떤 배면의 논리를 갖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문장입니다.

여기는 여성적 태도 혹은 여성적 가치를 쓸 수 있지만 이걸 행하는 주체는 성인 남자 통치자라는 거죠. 아까 하던 얘기를 한다면, 춘추시대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역사 사례, 연구에 의하면 남존여비 시각은 일반화돼 있지 않았던 것 같아요.

춘추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전통 가운데 하나가, 첫 째 자식은 다 죽였어요. 엄마의 배에 잉태된 상태에서 10개 월 있다가 아기가 태어난다고 하는 의학적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었고 어느 정도 배에 있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결혼했을 때, 이 아기에 내 아기인지 증명할 수 없다, 따라서 죽인다는 사례가 나오거든요. 이건 달리 말하면, 여성과 남성의 만남이 우리가 생각하는 육아적 이미지와는 상당히 달랐고, 유교가 지배하던 시기에도 반드시 그렇진 않았다는 겁니다.

특히 장자 세속권 등등의 세속특권과 관련된 문제에서 결혼이라고 하는 시스템이 요구되었지 일반 시민에게까지 그게 요구되지는 않았고. 많은 성 풍습사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둔탁하지 않았다고 얘기되지 않습니까.

달리 말하면, 성 문화 자체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패턴이 달랐다는 거죠. 도덕적 엄격주의를 어디까지 적용해야 하는가. 많은 부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오히려 최근에는, 저도 대학 다닐 때만 하더라도 남자와 여자가 길거리를 다닐 때 손잡고 다닌다고 하는 게 드물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군대갔다와서 90년대 초중반에 놀랐던 사실이, 지하철을 탔는데 남자가 앉아있었고 그 위에 여자가 포개져 앉아서. 막차였으니까 사람들이 많진 않았어요. 거기서 키스를 한다. 봤을 때 충격적이었어요. 영화에서나 볼 장면인데, 영화가 현실이 되었다는 게.

그게 계속 세월이 지나고 지나다보니까 자연스러워졌단 말이죠. 그리고 여성이 담배피는 것. 지금은 자유롭게 피지 않습니까. 예전에는 어디서 폈나요? 화장실에서. 참 안 좋잖아요. 냄새도 나는데서 담배연기까지 포함되면 안 좋은데. 오히려 저는 밖에서 당당하게 피지 왜 그렇게 피냐.

한 번은 제가 선배 두 분을 꼬셔서 담배가 얼마나 좋은 건지 여자 두 분을 흡연자로 동참시켰어요.

그래서 여성적인 어떤 의미라고 하는 것을 살릴 수 있는 방식이 케어 에틱을 어떤 부분에서 긍정해요. 그런데 그것은 단순히 여성주의 전략으로만 치환시킬 것이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특히 대한민국 남자들 상당히 딱딱하지 않습니까.

남학생들은 웃어야 할 때와 진지하게 할 때는 구분 못 해요. 내내 무덤덤, 진지모드로만 들어요. 달리 말하면, 남성들의 감성지수가 현격하게 떨어진다는 거고 구태여 싸워야 되지 않을 부분에도 주먹이 나간다는 것이거든요.

수다를 떨 줄 아는 남자들은 잘 안 싸워요. 수다에도 법칙이 여러 가지 있잖아요. 수다에도 법칙이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여성성이라고 했을 때 그런 걸 강조하는데, 수다떨 때 앞에 있는 여자 분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는 사람이 많은가? 보니까 안 그렇더라고요.

그런데 굉장히 공감하는 척하며, 맞아맞아 어머어머 하는 맞장구라는 문화가 수다에서 굉장히 중요한데. 마치 하나도 공감 안 하면서 공감하는 척. 그런 부분이 여기서 자기를 낮추는 게 일상화된 방식의 전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남자들은 무게 잡고 충고만 하려고 해요. 되게 심리전하면 이런 얘기 많이 하잖습니까. 남자들은 상대방이 이야기하면 마치 자기가 위에서 굽어보듯이 충고를 하고, 조언을 하는 방식으로만 한다는 거죠. 동감자나 공감자가 되지 않고.

달리 말하면, 남성들의 문화 속에 굉장히 권위주의적인 게 체화돼 있다는 거죠. 그게 되게 피곤하지 않습니까. 자기 스스로도 스트레스가 많고.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단순히 여성주의 전략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요구할 수 있는, 일반화시킨다면. 그런데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한비자에서는 훨씬 더 끔찍한 방식으로 서술을 해요. 14페이지를 보면,

[만약 군주가 둘이 된다면[主兩] 군주는 자신의 밝음을 잃어 남자와 여자가 권력을 다투고 나라에는 반역을 꾀하는 군대가 일어난다. 이를 일컬어 망한 나라라고 말한다. (...) 만약 군주가 둘이 된다면 남자와 여자가 위세를 나누게 되니 이를 일컬어 크게 미혹되었다고 한다. 나라 가운데 무장한 군대가 있게 되니, 강한 나라는 분열되고 중간 규모의 나라는 망하고 작은 나라는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정부인은 음란하고 태후도 추행을 쌓아 조정과 궁중이 뒤섞여 통하며 남녀의 구분이 없게 되는 상태를 가리켜 군주의 실세가 둘 있다[兩主]고 한다. 군주의 실세가 둘 있을 경우 그 나라는 멸망하게 될 것이다.”]

많은 분들이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합니다. 심리연구를 할 때 가장 독특한 연구 대상으로 파헤쳐볼 만한 인물이, 첫 번째로 ‘내시’ 궁중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성 자체가 차단된 내시와 여자 궁인들의 심리 상태가 어떨까.

무협 영화에서 많이 소재로 나오는 위충현 같은 사람. 모르세요? 위충현. 영화 <신용문객잔>을 보시면 이렇게 죽어가는 사람 있잖아요. 동창의 대부인. 동창이라는 것이 황관들이 운영했던 정찰조직 같은 거죠. 말하자면 적절한 비유는 아닌데, 내시들이 소유하고 있던 군대이자 경찰이고, 그 세력들은 후대에 걸쳐 여기저기에, 말하자면 러시아에서 스파이를 미국에 보내서 몇 세대 이후까지. 동창에서 어떻게 그런 방식으로 관리했는가하는 게 최근 무협사극에서 많이 나오거든요. 이 사람들 정신세계 아주 독특할 것 같거든요. 또 여자 궁녀들도 마찬가지고.

특히 전국시대 문헌 가운데서 ‘자식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자식이 반역을 꾀할 경우에 주의해야 한다는 표현. 특히 자기 부인 및 그쪽 세력을 경계하는 표현들은 무지무지하게 많이 나오고. 나라를 망치는 가장 첫 번째다.

그래서 어떻게 보느냐면, 여성주의 얘기가 나오는 맥락이 사실 그런데서 나오거든요. 일상적인 삶의 방식이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왜 그렇게 여성적인 것에 대한, 특히 백호통 같은 한 대의, 백호관에서 논쟁한 것들을 모아둔 게 백호통이라고 하는 저술이죠.

거기에서 음은 악이고 양은 선이라고 하는 표현이 나와요. 그 이전에는 없던 방식의 표현이거든요. 그런 게 왜 나오느냐. 그런 건 외척에 대한 규정이에요. 그런 게 일반화된, 마치 유가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확대하는 해석방식은 곤란한 거고. 텍스트마다 가지고 있는 배경들을 충분히 읽어낼 때 훨씬 더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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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와 페미니즘 ④
http://artnstudy.com/PLecture/scKim02/lecture/06_02.htm

▲ 주체로서 갓난 아이

그 다음 15쪽을 보면, 이건 55장인데. 그럼 여기서 이야기하는 음양 혹은 암컷의 절도, 수컷의 절도를 실천하는 주체는 누구냐. 당연히 제왕이지만 사실상 거기에 걸 맞는 사람은 성인이거나 갓난아이라는 주체입니다.

[덕이 두텁게 머금은 사람은 갓난아이에 비길 수 있다.
벌이나 독충이나 독사도 물지 않고
발톱이 억센 새나 사나운 짐승도 후려치지 않는다.
뼈는 약하고 힘줄은 부드러운데도 쥐는 것은 억세고]

이런 것들이 상징하고 있는 게 뭔가. 이런 것들이 상징하고 있는 메시지들은 상당히 비슷한 편이죠. 이것이 바로 노자가 서양권에 소개될 때 굉장히 주요한 역할을 했어요. 그래서 영문판 노자는 성서의 구절을 상당히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번역했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노자라는 텍스트를 어떻게 소개하느냐가 중요하단 겁니다.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오면, 현빈이라는 표현을 할 때, 사실 빈은 소입니다. 소라는 할 때 당연히 생각해야 하는 건 현자가 붙었다는 것까지 얘기한다면 뭔가 신비한 거죠.

뭐와 연결해야 하느냐면, 제사와 연결시켜야 해요. 자연스럽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번역하기 애매한. 특히 현 자가 붙어있으니까. 그래서 뭐라고 번역하느냐.

mysterious feminity. 아까 김종미 선생님의 번역과 마찬가지로 현빈을, 암컷을 mysterious feminity라고 변역하면 신비로운 여성성. 이렇게 연상적으로 가기가 되게 쉽죠. 이건 기교도 아니고 장난도 아니고 나름대로 선택일 수가 있는데. 60년대에 여성주의 운동이 상당히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처럼 이런 것도 에너지원으로 쓰일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죠.

하지만 이것 자체는 해석의 산물이고. 그것이 계속 축적되는 전통으로 이어져야 하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 했을 때.

[암수의 교접을 알지 못하면서도 고추는 성나 일어서니 정기의 지극함이다.
하루종일 울어도 목이 메이지 않으니 조화로움의 지극함이다
조화로움을 적당함이라고 하고
조화를 아는 것을 밝다고 한다
목숨을 더하려는 것을 요망하다고 하고
마음이 기를 억지로 하는 것을 강하다고 한다
만물은 억세지면 곧 늙어 버리니
그를 일러 도가 아니라 한다
도 아닌 일을 행하면 일찍 죽을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표현은 ‘도’예요. 그리고 이건 도술에 관한 이야기고 이 도술을 행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겁니다. 이 맥락 속에 들어있는 실제 배면의 논리는 죽음과의 투쟁이에요.

죽음과의 투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해야될 것은 갓난아이와 같이 하는 것. 갓난아이와 같은 완전한 덕을 지니고 있으면 벌이나 독충이나 독사도 안 문대요.

그게 얼마나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이런 것 있는 것 같아요. 개 종류도 여러 가지 있지만, 저는 개를 되게 싫어했거든요. 그런데 개도 저를 싫어하더라고요. 제가 경계심을 있어서 그런지 가면 으르렁 거려요.

그런데 애들은 무턱대고 쫓아가잖아요. 사나운 개가 아니면 그렇게 해도 별로 거부감 없이 어울리더라고요. 그걸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게 얼마나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는 몰라요.

여기서 이야기하는 게 관자 책에서는 형이상학적인 방법으로 어떻게 표현되느냐면, 내가 다른 사람을 접대할 때 선한 의도, 선한 기운을 갖고 대하면 상대방이 그걸 감지해서 선하게 온다는 거예요.

육감이라는 게 있잖습니까. 기라는 것이, 이건 분명히 기론에 바탕한 것이고 기본적인 배면의 논리는 그걸 전제하고 있어요. 나중에 기와 덕을 이야기할 때 다시 한 번 이야기하겠지만.

일단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갓난아이라는 것. 갓난아이는 여성도 남성도 아닙니다. 갓난아이는 온전한 덕을 갖고 있어요. 온전한 덕은 부쟁과 연결됩니다. 다투지 않음. 노자의 철학을 평화의 철학이라고 하는데, 그건 틀린 말이고 부쟁의 철학이에요. 전쟁이 있어요. 그런데 가급적 안 싸우는 거죠.

왜. 싸우면 다치니까. 서로 다치지 않습니까. 서로 다칠 일을 왜 하느냐는 거죠. 그래서 불가피할 상황이 아니면 안 싸워요. 대신 불가피하게 싸워야 할 땐 어떻게 싸워라? 기습. 그게 노자에 나오는 전략입니다. 정규적인 방식으로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건 굉장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고대 세계의 전쟁이 그렇게 참혹하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춘추시대까지만 해도 초창기에 어떻게 전쟁하느냐면, 성을 둘러싸요. 그 앞에서 막 이렇게.

왜 그러냐면, 가만히 보세요. 전국시대에 들어서야 철기가 보급됩니다. 춘추시대는 청동기 시대예요. 청동기 시대라는 건 모든 사람들이 청동기를 갖고 칼싸움하는 시대가 아니라 전부 죽창 들고 싸우는 시대예요.

청동기라는 건 실질적으로 상징물에 가깝죠. 귀족들 몇몇 빼놓고는 다 청동기로 무장한 게 아니에요. 일부만 그렇게 무장한 거고.

그리고 전쟁 자체가 士을 중심으로 하는 거잖습니까. 士라는 건 기본적으로 무기를 소유할 수 있는 자격이라는 뜻이에요. 그들만의 귀족이니까. 일반 서민들은 못 차요.


▲ 用(용)의 문제

그런데 이것이 나중에 일반국민개병제가 도입되면서, 이것이 바로 부국강병의 요체입니다. 지난 시간에 장자 얘길 하면서 용(用) 얘기를 했죠. 군주 입장이라는 누구를 어떻게 쓸 것인가의 문제.

특히 법가적인 시각에서, 노자도 마찬가지지만,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 특히 남자를 바라보는 관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여자는 재생산 두 번째는 길쌈이에요. 남자는 첫 번째는 농사, 두 번째는 군사력.

그래서 인간의 가치인 휴머니티는 전혀 없습니다. 고대 세계에서. 인간이라는 가치는 노동물을 통해서 생산물을 낼 수 있다는 것과 또 한 가지는 전쟁에 나가서 나를 위해 싸워줄 수 있는 것.

그래서 이 당시에 내가 정복한 나라의 백성들을 어떻게 하면 나의 백성으로 변화시킬까 하는 7개년 계획이 황제사경 책에 나와요. 맨 마지막 7개년 계획의 결론이 뭐냐. 나를 위해 전쟁에 나가는 것. 그게 내 백성이 되는 거예요. 그것이 용의 의미고요. 그걸 노자는 아자연(我自然)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서 노자에 새로운 맥락을 부여한다면, 아자연이라는 말은 끔찍한 거예요. 한 때 노자 철학이 우민정치의 효시라고 비판하기도 했는데, 그건 맞습니다.

노자 책에는 우민화라고 하는 전략이 깊이 숨어 있어요. 왜. 아는 놈들만 반항을 합니다. 모르면 반항을 하지만 어떤 방식의 반항이 효과적인지 몰라요.

그리고 문자의 힘은 대단한데, 면대면의 관계는 직접 만나서 설득해야 해요. 그런데 무슨 일을 할 때마다 대자보나 견문을 써서 돌리면 한꺼번에 일어나잖습니다. 문자의 힘이 놀라워서 지식의 소유에 대한 과거 전통 지식인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따라서 보는 시각이 다른 거죠.

위험한 책은 유통시키지 않는다. 당연한 전략이죠. 그런데 우리는 이런 책도 보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에게 가진 힘은, 여기서 제왕의 철학을 얘기한다고 할 때 그 제왕 대신에 사회적인 한 사람을 투영시키는 게 아니라 개인을 두어야 한다는 거죠. 나.

따라서 노자라는 텍스트는 과거에는 특정 신분집단에게만 효용있는 전술서라면 노자라는 철학이 지금은 누구나 써먹을 수 있는 처세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거죠. 다만 저는 그 방향을, 우리끼리가 아니라 저들한테라고 생각하는 거죠. 즉, 우리가 비판해야 할 대상에 대해서 그와 같은 전략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특히, 18쪽에 있는 부분만 보고.

이건 지난 시간에 회남자를 보면서 많이 얘기했던 거죠. 저는 부정적인 방식으로 이걸 소개하기는 했지만.

[장차 움츠러들게 하려면 반드시 먼저 벌리게 하고
장차 약하게 하려면 반드시 먼저 강하게 하며
장차 없애려면 반드시 먼저 높이고
장차 빼앗으려면 반드시 먼저 줄 것이다.
이것을 미묘한 데서 밝다고 하니]

유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법이다
고기는 못을 벗어날 수 없으니
나라의 좋은 물건을 남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

미명이라는 표현이 음흉한 전술이라는 건 분명하죠. 하지만 이 음흉한 전술이라는 것이, 이건 그냥 무덤덤한 객관적 표현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다만 그 칼날을 누구에게 향하느냐에 따라서, 지금은 우리가 속을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하는 짓 다 드러나 있고. 따라서 우리 사회에 해를 끼치는 사람에 대해서 이와 같은 방식의 전략, 전술을 펴는 거죠.

다만 이런 게 개개인에게 침투해서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하는 방식이라면 곤란하죠. 그리고 대개 이런 논의가 정치라는 큰 틀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상적인 삶의 논리는 아니에요.

이런 게 삶의 에토스로 번지는 것에 대해서 유가는 그렇게도 배척했던 거죠. 더구나 힘이 없는 사람들에게, 지금은 개개인이 힘을 크게 갖고 있죠.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한 개인이 펼칠 수 있는 힘의 파장이 상당히 크지 않습니까.


▲ 노자와 페미니즘의 새로운 관계

이렇게 해서 보면, 노자라고 하는 텍스트 속에 들어있는 페미니즘과의 만남은 니담이라고 하는 책 속에서 이루어졌던 논의, 그 다음에는 중국에서 인류학이나 역사학에서 고대사나 원시시대에 대한 연구와 연결되고 그곳이 도교 연구와 접목하면서 자료가 풍성해졌는데.

문제는, 다 노자 이후의 자료들이고 거꾸로 결론이 난다는 거죠. 그럼 노자와 페미니즘은 관계가 없느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 중에서, 왕필인지 기억은 못 하겠는데, 현학의 시대에, 현학의 시대는 기본적으로 유학의 시대이지만 기본적으로 도가 텍스트와 유학적 텍스트가 만나던 시대였죠.

이 당시에 이런 질문을 한 지식인이 받아요. 유가와 도가가 만날 수 있느냐? 라고 하니까 그 대답은 ‘장차 같아지지 않겠습니까’ 라는 표현이 나와요.

달리 말하면, 노자가 페미니즘적이다 친하다 혹은 안 친하다는 결론보다는, 장차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뉘앙스의 표현이 오히려 생산적인 전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왜 이런 전략이 좋다고 생각하느냐면, 『철학에서 이야기로』로 작업을 하면서 얻게 된 생각인데 그럼 20세기 내내 노자든 혹은 동양학이든 이른바 근대화라고 하는 쪽으로 계속 동아시아 전통을 해석하려고 했던 노력의 흔적은 서구인 닮기에 지나지 않고 아무런 의미 없는. 역사를 왜곡하고 전통적인 사회를 왜곡하는 음해의 기능만 했던 것이냐?

오히려 그게 아니라, 그 나름대로 그 속에는 의미와 가치가 들어 있는데 그 의미와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설명해 낼까 하는 콘텍스트를 우리가 만나지 못 했다 하는 차원의 논의로 바꿔야 한다는 거죠.

따라서 콘텍스트를 주기 위해서 제가 노자와 관련해 만들었던 것이 바로 ‘천의 얼굴을 가진 노자’ 라는 표현이에요. 원조 노자 하지 말고 하나하나가 어떤 얼굴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예를 들어 페미니즘과 만나고 싶다고 싶다면 그 가운데서 어떤 얼굴을 선택하고 이야기 속에 회자되도록 만드는가 하는 전략적인 선택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

그걸 자꾸 원조나, 무의미한 방식으로 접목시키려고 할 때 한 번의 해프닝으로 지나갈 소지가 많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사실은 시간 얘기를 하려고 정리해서 왔는데, 시간 얘기는 다음 기회에 한 시간 정도 따로 잡아서 얘기해 드릴게요.

추상적인 단위의 관념들에 대해서 굉장히 서구적인 적용을 마구잡이로 하고 있기 때문에 텍스트 해석에 있어서 난해한 부분이 있어요. 다음 주에는 주제 논의는 그대로 가지만 시간에 관한 것 특히 다음 주가 유토피아 논의를 하다보면 당연히 시간에 관한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동양은 어떤 시간관이고 서양은 어떤 시간관이라고 하는 이중 잣대는 다 버려야 해요. 어느 세계나 시간관은 다양한데 마찬가지로 동아시아도 굉장히 다양한데, 동아시아 시간관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은 정권의 시간관이라는 우주의 시간을 규정하려는 노력이 있다면, 또 한 가지 방식은 삶의 시간관이라고 하는, 몸의 시간관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우리가 곱씹어 볼 때 굉장히 재미있을 수 있다. 유토피아 논의와도 굉장히 긴밀히 연결돼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노자 80장 소국과민 해석을 검토하면서 그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진행하겠습니다. 그리고 『철학에서 이야기로』 3장 부분을 보시면 그와 같은 내용이 나와 있어요. 특히 장자를 가지고 했는데, 큰 틀에서 도가적인 이상향에 대한 몇 가지를 분석해 둔 게 있으니까 혹시 갖고 계신 분들은 혹은 서점가서 읽어 보세요. 안 사도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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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3

Arts of Living on a Damaged Planet: Ghosts and Monsters of the Anthropocene eBook: Tsing, Anna Lowenhaupt, Bubandt, Nils, Gan, Elaine, Swanson, Heather Anne: Amazon.com.au: Kindle Store

Arts of Living on a Damaged Planet: Ghosts and Monsters of the Anthropocene eBook: Tsing, Anna Lowenhaupt, Bubandt, Nils, Gan, Elaine, Swanson, Heather Anne: Amazon.com.au: Kindle Store




Arts of Living on a Damaged Planet: Ghosts and Monsters of the Anthropocene by [Anna Lowenhaupt Tsing, Nils Bubandt, Elaine Gan, Heather Anne Swa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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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s of Living on a Damaged Planet: Ghosts and Monsters of the Anthropocene Kindle Edition
by Anna Lowenhaupt Tsing  (Editor), Nils Bubandt (Editor), Elaine Gan (Editor), & 1 more  Format: Kindle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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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1Living on a damaged planet challenges who we are and where we live. This timely anthology calls on twenty eminent humanists and scientists to revitalize curiosity, observation, and transdisciplinary conversation about life on earth.

As human-induced environmental change threatens multispecies livability, Arts of Living on a Damaged Planet puts forward a bold proposal: entangled histories, situated narratives, and thick descriptions offer urgent “arts of living.” Included are essays by scholars in anthropology, ecology, science studies, art, literature, and bioinformatics who posit critical and creative tools for collaborative survival in a more-than-human Anthropocene. The essays are organized around two key figures that also serve as the publication’s two openings: Ghosts, or landscapes haunted by the violences of modernity; and Monsters, or interspecies and intraspecies sociality. Ghosts and Monsters are tentacular, windy, and arboreal arts that invite readers to encounter ants, lichen, rocks, electrons, flying foxes, salmon, chestnut trees, mud volcanoes, border zones, graves, radioactive waste—in short, the wonders and terrors of an unintended epoch.

Contributors: Karen Barad, U of California, Santa Cruz; Kate Brown, U of Maryland, Baltimore; Carla Freccero, U of California, Santa Cruz; Peter Funch, Aarhus U; Scott F. Gilbert, Swarthmore College; Deborah M. Gordon, Stanford U; Donna J. Haraway, U of California, Santa Cruz; Andreas Hejnol, U of Bergen, Norway; Ursula K. Le Guin; Marianne Elisabeth Lien, U of Oslo; Andrew Mathews, U of California, Santa Cruz; Margaret McFall-Ngai, U of Hawaii, Manoa; Ingrid M. Parker, U of California, Santa Cruz; Mary Louise Pratt, NYU; Anne Pringle, U of Wisconsin, Madison; Deborah Bird Rose, U of New South Wales, Sydney; Dorion Sagan; Lesley Stern, U of California, San Diego; Jens-Christian Svenning, Aarhus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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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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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gth: 368 pages Word Wise: Enabled Enhanced Typesetting: Enab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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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s of Living on a Damaged Planet exposes us to the active remnants of gigantic past human errors--the ghosts--that affect the daily lives of millions of people and their co-occurring other-than-human life forms. Challenging us to look at life in new and excitingly different ways, each part of this two-sided volume is informative, fascinating, and a source of stimulation to new thoughts and activisms. I have no doubt I will return to it many times."--Michael G. Hadfield, University of Hawai'i at Manoa

"Facing the perfect storm strangely named the Anthropocene, this book calls its readers to acknowledge and give praise to the many entangled arts of living which made this planet liveable and which are now unravelling. Grandiose guilt will not do, we need to learn noticing what we were blind to, a humble but difficult art. The unique welding of scholarship and affect achieved by the texts here assembled tells us that learning this art also means allowing oneself to be touched and induced to think and imagine by what touches us."--Isabelle Stengers, author of Cosmopolitics I and Cosmopolitics II

"What an inventive, fascinating book about landscapes in the anthropocene! Between these book covers, rightside-up, upside-down, a concatenation of social science and natural science, artwork and natural science, ghosts of departed species and traces of our own human shrines to memory... Not a horror-filled glimpse at destruction but also not a hymn to romantic wilderness. Here, guided by a remarkable and remarkably diverse set of guides, we enter into our planetary environments as they stand, sometimes battered, sometimes resilient, always riveting in their human--and non-human--richness. Arts of Living On a Damaged Planet is truly a book for our time."--Peter Galison, Harvard University



"Calling a book 'mandatory reading' usually feels hyperbolic, but it's justified in the case of Arts of Living on a Damaged Planet. A stunning collection of essays from scientists, writers and artists on humankind's impact on the planet, and how we all can survive it."--Shelf Awareness

"This vibrant, moving, and philosophical two-sided essay collection reminds us of all the ways that human beings and the natural world are interconnected. Deborah Bird Rose's piece on the "shimmer of life" alone makes the book worth reading."--Chicago Review of Books

"There's a poetry in facts. And as this book reveals, there is an increasing amount of courage and acceptance to be found in understanding even the most destructive changes in plant and wildlife that the overheated Anthropocene will bring us."--Santa Fe New Mexican

"Well worth reading: a frank, luminous set of dispatches from future worlds and fractured pasts."--Full Stop

--This text refers to the hardcover edition.
About the Author
Anna Lowenhaupt Tsing is professor of anthropology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Cruz, and a Niels Bohr Professor at Aarhus University in Denmark, where she codirects Aarhus University Research on the Anthropocene (AURA).

Heather Swanson is assistant professor of anthropology at Aarhus University.

Elaine Gan is art director of AURA and postdoctoral fellow at Aarhus University.

Nils Bubandt is professor of anthropology at Aarhus University, where he codirects AURA.

--This text refers to the hardcover edition.
Product details
ASIN : B0721168F7
Publisher : Univ Of Minnesota Press; 3rd ed. edition (30 May 2017)
Language : English
File size : 5318 KB
Text-to-Speech : Enabled
Screen Reader : Supported
Enhanced typesetting : Enabled
X-Ray : Not Enabled
Word Wise : Enabled
Print length : 368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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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kus
4.0 out of 5 stars The biology of Mad Max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16 July 2018
Verified Purchase
The gimmicky split-text format is no accident,for this is a deliberately eclectic and challenging collection of essays, which aims to develop new ways of talking about our current ecological crises. So we have more-or-less straight science describing 'rewilding' and the spawning of Horseshoe Crabs alongside a 'queer' reading of wolf-human story-telling and an essay by Haraway stuffed with characteristically bewildering yet suggestive neologisms. Not surprisingly, some of it works well, some falls flat. The biggest weakness being, perhaps that in such a compressed form, the material that one is already familiar with seems too superficial, whilst the unfamiliar insufficiently developed.
As someone trained in straight biological science, the most rewarding essays for me were those which built on Lynn Margulis' work on the ubiquity of symbiosis and the 'holobiont', whilst those heavy with the language of 'post-everything' academia too often called to mind the tale of the Emperor's new clothes. What is one to make, after all, of a sentence like Harraway's 'We are compost, not post-human; we inhabit the humusities, not the humanities'?

That said, this is a book that is filled with sharp and often poignant, insights. As a way of pointing out connections and suggesting new collaborations, it's a success.
3 people found this help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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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5.0 out of 5 stars A comprehensive and accessible text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22 Novemb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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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has informed and inspired my work exponentially. Some of the most interesting writers on ecology, kinship and entanglements. Highly recommended for anyone interested in this area. I immediately bought a copy for a friend.
One person found this help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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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gan Clay
5.0 out of 5 stars A Wonderful Inspiring Book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3 December 2018
Verified Purchase
Excellent well informed research and a joy to read. This book looks deep beyond the surface of humanities lived reality showing that we are truly interconnected and entangled in symbiotic relationship with the Earth. What who to the earth we do to ourselves. A wonderfully poetic analysis on many levels of being and becoming for all of cre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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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aus
5.0 out of 5 stars muito bom!
Reviewed in Brazil on 13 December 2017
Verified Purchase
Trata-se de um projeto transdisciplinar sosbre os impactos do antropoceno contemporãneo, envolvendo campos como sociologia, estudos biológicos e literatura. Destaque também para o projeto gráfico, as ilustrações e fotografias maravilhosas.
2 people found this help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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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Sophie
4.0 out of 5 stars unfortunate handling
Reviewed in Canada on 1 June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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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book but arrived with grease marks on the cover--which is a bummer, considering how beautiful it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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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brant Matter: A Political Ecology of Things: Bennett, Jane: Amazon.com.au: Books

Vibrant Matter: A Political Ecology of Things: Bennett, Jane: Amazon.com.au: Books


Vibrant Matter: A Political Ecology of Things Paperback – 4 January 2010
by Jane Bennett  (Author)
4.6 out of 5 stars    83 ra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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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Vibrant Matter the political theorist Jane Bennett, renowned for her work on nature, ethics, and affect, shifts her focus from the human experience of things to things themselves. Bennett argues that political theory needs to do a better job of recognizing the active participation of nonhuman forces in events. Toward that end, she theorizes a “vital materiality” that runs through and across bodies, both human and nonhuman. Bennett explores how political analyses of public events might change were we to acknowledge that agency always emerges as the effect of ad hoc configurations of human and nonhuman forces. She suggests that recognizing that agency is distributed this way, and is not solely the province of humans, might spur the cultivation of a more responsible, ecologically sound politics: a politics less devoted to blaming and condemning individuals than to discerning the web of forces affecting situations and events.
Bennett examines the political and theoretical implications of vital materialism through extended discussions of commonplace things and physical phenomena including stem cells, fish oils, electricity, metal, and trash. She reflects on the vital power of material formations such as landfills, which generate lively streams of chemicals, and omega-3 fatty acids, which can transform brain chemistry and mood. Along the way, she engages with the concepts and claims of Spinoza, Nietzsche, Thoreau, Darwin, Adorno, and Deleuze, disclosing a long history of thinking about vibrant matter in Western philosophy, including attempts by Kant, Bergson, and the embryologist Hans Driesch to name the “vital force” inherent in material forms. Bennett concludes by sketching the contours of a “green materialist” eco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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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details
Publisher : Duke University Press (4 January 2010)
Language : English
Paperback : 200 pages
ISBN-10 : 0822346338
ISBN-13 : 978-0822346333
Dimensions : 15.24 x 1.09 x 22.86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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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Bennett's is one of those books where, on finishing, you want to begin immediately again to experience the excitement and élan vital of eloquent, simple ideas presented in clear, concise and considered prose, wherein the presence of a generous, kind and unpretentious author speaks straight into your understanding. Vibrant Matter is fresh, alert, quiet and potent, a door opening in a stuffy room to let the outside in, which lets it speak so as to embolden us to breathe differently. It will redraw the boundaries of political thought; it's already doing so. Read it."--Mark Jackson "Emotion, Space and Society"

"For the sake of assuaging harms already inflicted we have always cobbled together publics that deal with vibrant matters of floods, fires, earthquakes and so on. For the sake of preventing unseen future harms, Bennett's book argues that we need to take a closer look at how we are embedded in a web of mutual affect that knows no bounds between living and nonliving, human and nonhuman. It is in this refreshingly naïve 'no-holds-barred' approach that Bennett's work has much to offer for a reconsideration of our role as thinking, speaking humans in a cosmos of vibrant matter that we continually depoliticize even in our efforts to 'protect' and 'save' the earth . . . a highly recommended read."--Stefan Morales "M/C Reviews"

"Jane Bennett's Vibrant Matter is an admirable book for at least three reasons. First, it is wonderfully written in a comfortable personal style, which is rare enough for academic books. Second, Bennett makes an explicit break with the timeworn dogmas of postmodernist academia. . . . The third point
that makes this book admirable is Bennett's professional position: Chair of
Political Science at Johns Hopkins University. That someone in a Political
Science department at an important university could write as candid a work
of metaphysics as Vibrant Matter is an encouraging sign. Perhaps philosophical speculation on fundamental topics is poised for a comeback throughout the humanities. "--Graham Harman "New Formations"

"Jane Bennett's Vibrant Matter is an important work, linking critical movements in recent continental philosophy, namely a vitalist tradition that runs from Bergson to Deleuze and even, on Bennett's reading, to Bruno Latour, and (on the other hand) a 'political ecology of things' that should speak to anyone conscious enough to be aware of the devastating changes underway in the world around us. There is good reason Bennett's book has, in short order, gained a wide following in disparate areas of political theory and philosophy."--Peter Gratton "Philosophy in Review"

"Orienting us to re-encounter both nature and familiar objects as newly strange and pulsing with 'thing-power, ' Bennett challenges our worn assumptions concerning the hierarchy between humans and things, the workings of causality, and our deep cultural attachment to matter and nature as inanimate. . . . Her book is surprising, refreshing, and troubling."--Lori J. Marso "Political Theory"

"Vibrant Matter is a fascinating, lucid, and powerful book of political theory. By focusing on the 'thing-side of affect, ' Jane Bennett seeks to broaden and transform our sense of care in relation to the world of humans, non-human life, and things. She calls us to consider a 'parliament of things' in ways that provoke our democratic imaginations and interrupt our anthropocentric hubris."--Romand Coles, author of Beyond Gated Politics: Reflections for the Possibility of Democracy

"Vibrant Matter represents the fruits of sustained scholarship of the highest order. As environmental, technological, and biomedical concerns force themselves onto worldly political agendas, the urgency and potency of this analysis must surely inform any rethinking of what political theory is about in the twenty-first century."--Sarah Whatmore, coeditor of The Stuff of Politics: Technoscience, Democracy, and Public Life

"This manifesto for a new materialism is an invigorating breath of fresh air. Jane Bennett's eloquent tribute to the vitality and volatility of things is just what we need to revive the humanities and to redraw the parameters of political thought."--Rita Felski, author of Uses of Literature
From the Back Cover
"This manifesto for a new materialism is an invigorating breath of fresh air. Jane Bennett's eloquent tribute to the vitality and volatility of things is just what we need to revive the humanities and to redraw the parameters of political thought."--Rita Felski, author of "Uses of Literatu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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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ie
5.0 out of 5 stars Essential reading for anyone who wants to truely understand the world we live in.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23 Novemb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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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ential reading for anyone working in modern philosophical, archaeological or historical thought who wishes to truely understand the nature of things and the ability apparently inanimate objects have to influence the world around them. This is one of the two texts anyone interested in object agency should read and is the go to book for place, identiry and collective agency at the moment. One of the most influential works of its generation and builds on the work of other great philosophers.

Do not be fooled by the word political, this is not a work on politics it is a work on the political nature of things, political theorists will be disapointed and should just move on as it does not deal with winning v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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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ie J
5.0 out of 5 stars Vitality of matter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10 Decemb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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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has transformed my work as an artist. Brilliant and interesting ideas which need to be heard in this age of ecological breakdown and human agency still trying to be located at the top of the pecking 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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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Rietti
5.0 out of 5 stars Vibrant!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2 March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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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ust read! bennet is core study for those interested in our world and how it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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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herine S
5.0 out of 5 stars I could not put this book down. It's cogent ...
Reviewed in Canada on 8 Octob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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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ould not put this book down. It's cogent, passionate and profoundly engaging. Anyone interested in material culture or affect theory should read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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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l lover
2.0 out of 5 stars Two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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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Rietti
5.0 out of 5 stars Vibrant!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2 March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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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ust read! bennet is core study for those interested in our world and how it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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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herine S
5.0 out of 5 stars I could not put this book down. It's cogent ...
Reviewed in Canada on 8 Octob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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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ould not put this book down. It's cogent, passionate and profoundly engaging. Anyone interested in material culture or affect theory should read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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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l lover
2.0 out of 5 stars Two Stars
Reviewed in Canada on 30 Octob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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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that intere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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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ffwrangler
4.0 out of 5 stars Why matter matters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20 June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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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an exceptionally well reasoned religious tract that defines and the argues for the importance and,then, the value of a worldview in which 1) all matter is accorded a kind of equivalent respect, from human beings to animals microbes plants and other living things, as well as inorganic/inanimate matter, include stone, sand , metals, down to their molecular structure and sub-atomic components. In essence she "fuses" the reductionist and its opposite holistic or emergent properties of matter 2) This respect arises from the agency that all matter and assemblages of matter possess 3) this worldview should drive a more comprehensive understanding and humble respect for the complex interrelationships between matter and it temporal/multidimensional property of existence. In the end--the last few lines of the book-- she observes (concedes?) that her ontology consists of a kind of "Nicene Creed for materialists, which is quite elegant, and well worth the effort required to plough through dense arguments laced with generous helping of Spinoza, Kant, Nietzsche, Foucault, Deleuze, their disciples and numerous proponents of new wave environment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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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D
4.0 out of 5 stars A Fascinating Exploration of Humanity's Relation to Things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12 April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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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Jane Bennett’s "Vibrant Matter: A Political Ecology of Things", she explores the role of inanimate bodies and how humans interact with them. "Vibrant Matter" serves as Bennett’s manifesto for the benefits of anthropomorphizing. Bennett writes, “I believe it is wrong to deny vitality to nonhuman bodies, forces, and forms, and that a careful course of anthropomorphization can help reveal that vitality, even though it resists full translation and exceeds my comprehensive grasp. I believe that encounters with lively matter can chasten my fantasies of human mastery, highlight the common materiality of all that is, expose a wider distribution of agency, and reshape the self and its interests” (pg. 122). To this end, Bennett uses various case studies to expand her readers’ understanding of what agency is and who or what is capable of possessing and using agency. Some of these agents include worms, the electrical grid, and accumulations of detritus in a storm drain. Bennett writes with the goal of shaping consciousness in order to expand humanity’s understanding of its place in the world. She writes, “My hunch is that the image of dead or thoroughly instrumentalized matter feeds human hubris and our earth-destroying fantasies of conquest and consumption” (pg. ix).
Bennett examines the historical debate over a mechanistic or essential arrangement of life. Describing the situating of a basic essence in each subject, Bennett writes, “While I agree that human affect is a key player, in this book the focus is on an affect that is not only not fully susceptible to rational analysis or linguistic representation but that is also not specific to humans, organisms, or even to bodies: the affect of technologies, winds, vegetables, minerals” (pg. 61). She writes of these philosophers’ work, “Something always escaped quantification, prediction, and control. They named that something <i>élan vital</i>” (pg. 63). According to Bennett, Driesch’s goal “was not simply to gain a more subtle understanding of the dynamic chemical and physical properties of the organism but also to better discern what <i>animated</i> the machine” (pg. 71). This recalls the words Master Yoda spoke to Luke Skywalker on Dagobah, “For my ally is the Force, and a powerful ally it is. Life creates it, makes it grow. Its energy surrounds us and binds us. Luminous beings are we, not this crude matter. You must feel the Force around you; here, between you, me, the tree, the rock, everywhere, yes.” In sum, Bennett’s manifesto demonstrates the importance of resituating humanity’s place in the world by placing humanity within the world rather than outside of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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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 Nieubuurt
5.0 out of 5 stars Vibrant enlightening work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5 Novem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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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text illuminates vital materialism reconfiguring the world as coffee and milk: an interaction bridged together in a delicious mish mash of human and non-human variants so fundamentally intertwined that it is nearly impossible to rethink of the world as a place of only humans as thing of agency. Truly a mind blowing dense work of scholar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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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a long
5.0 out of 5 stars brilliant & eloquent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21 January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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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redible..this is the best written book I’ve e Rt read...and I have read quite a few. brilli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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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
5.0 out of 5 stars Excellent. Part of the New Materialism's must haves for serious researchers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9 Ma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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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s Karen Barad's theory of Agential Realism. Thoughtful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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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other countries
EtienneS
5.0 out of 5 stars An important read--and fun to think through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11 Jul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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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this book--maybe more than any other--set the bar for the new work on vitalist materialism and object oriented ontology. It is not necessarily the most integrative book you will read on vital matter. It drifts around and some of the author's commitments are only sketched out and then--later--loosely realized, or just generally affirmed. But her overall claims and direct approach kept coming back to me. I've used this book in an advanced seminar and the students took to it more quickly than I did. I think it set the tone for work that was to come. An important read--and fun to think thr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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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 Viny
5.0 out of 5 stars Wonderful book!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8 Sept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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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nett has a wonderful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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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ynnsmiley
5.0 out of 5 stars Amazing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30 April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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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h a wonderful book. Jane Bennett has changed my views on "things" in a most profound way that has affected both my scholarship and my personal attitude toward the world of mate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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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le Rose
4.0 out of 5 stars A little fuzzy. I think Thomas Rickert laid it ...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23 Dec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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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ittle fuzzy. I think Thomas Rickert laid it out a bit more eloquently, but she's certainly painstaking in her logic. I don't think she took it far enough, though. Or maybe in the wrong direction. Individual bodies are ecologies, too, and they negotiate with other ecologies all the time. THAT'S the rhetorical battlefield. The trick is to keep it from turning into WW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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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opher Schaberg
5.0 out of 5 stars a fantastic book to think with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12 June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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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recently taught Jane Bennett's book "Vibrant Matter" in a class on Environmental Theory, and I found it intriguing, challenging, and completely rewarding. My students really seemed to enjoy grappling with Bennett's concepts and the way she weaves a variety of texts and examples together throughout the chapters. Even when Bennett's questions are left unanswered, this is a productive tactic: many of my students took up her open-ended questions in their papers, extending her observations and complex formulations and applying them to local matters. Bennett's book worked very well alongside Timothy Morton's book "The Ecological Thought," Jennifer Price's book "Flight Maps," Arun Agrawal's book "Environmentality," Kathleen Stewart's "Ordinary Affects," and Donna Haraway's book "When Species Meet" (among a few other shorter texts that we read in between these). While definitely demanding at times, the narrative of "Vibrant Matter" is so articulated and strong that the book stands out as a philosophical/theoretical *story*, of sorts. (This was another aspect of the book that made it very teachable.) Bennett's book is speculative and picaresque, but absolutely rigorous and totally genuine. "Vibrant Matter" may frustrate readers looking for step-by-step instructions for a 'political ecology' -- but if readers want a fantastic book to think with, a book that piques philosophical imagination and merges it with ecology, then "Vibrant Matter" is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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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an Kumm
5.0 out of 5 stars I like this book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24 Octob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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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ike this book. It's not perfect or the most earthshaking book, but it's thoughtful and well composed. Really a lovely work. Recomm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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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ger Todd Whitson
5.0 out of 5 stars One of the best philosophical books I've read in the past ten years.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7 May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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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on't agree with everything that Bennett says, but I do believe that Vibrant Matter encapsulates some of the most important (and most practical) applications of the object-oriented movement to date. Her discussion of the politics of the 2003 blackout, for instance, truly shows why thinking about matter as having agency matters. It's all-too-easy to try to locate fault within the consciousness of (usually one) person. Bennett shows us how metal, worms, and other seemingly non-human things effect our everyday lives. This is a vital book for the future of philosophy and political the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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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tobal C.
2.0 out of 5 stars Falls short.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26 February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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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ok arises from an interesting premise, that of reformulating the claims of vitalism in a new light as a political project. But that's about as far as it gets: The human component is completely absent in the book, and eventually the project consists in learning to address the "demands" of object assemblages by developing "new methods of perception". I am sorry to say that this sounds like using things as mere sensors for the well being of humans. Ultimately I found the book to be full of flaws and unable (except on a nice chapter on metals) to affecting me or the classmates that read it in an emotional or political 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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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d Seigneur
3.0 out of 5 stars Not a great read!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15 Januar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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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a great read! The author babbles along page after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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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r
1.0 out of 5 stars A terrible book in my opinion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17 January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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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ought this book to held write the theory chapter of my PhD thesis, which looks at material vs ideational factors and their effects on agency. I wish I could get a refund. At times I did not know whether I was reading a novel, or a textbook, whether I was reading a work of fiction or non-fiction. The book refuses to get to the point, and I am still left not knowing exactly what the author is trying to get at. A terrible book in my opi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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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2

Donna J Haraway / Cheap-Libra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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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na J Haraway



Manifestly Haraway
Donna Haraway

$5.47



The Haraway Reader
Donna Haraway

$20.1


Simians, Cyborgs, and Women: The Reinvention of Nature
Donna J. Haraway

$6.74


When Species Meet
Donna J. Haraway

$2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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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na J. Haraway

$9.33


Simians, Cyborgs, and Women: The Reinvention of Nature
Donna J. Haraway

$6.67


When species meet
Haraway, Donna Jeanne

$7.19


Ciencia, cyborgs y mujeres: la reinvención de la naturaleza
Donna Jeanne Haraway

$59.71


Beyond the Cyborg: Adventures with Donna Haraway
Margret Grebowicz, Helen Merrick

$16.79


Primate Visions: Gender, Race and Nature in the World of Modern Science
Donna Haraway


$6.75


Ciencia, cyborgs y mujeres : la reinvención de la naturaleza
Haraway, Donna Jeanne

$59.71


Staying with the Trouble: Making Kin in the Chthulucene
Donna J. Haraway

$15.75

알라딘: 해러웨이 선언문 by 도나 해러웨이 (지은이) / 황희선

알라딘: 해러웨이 선언문 by 도나 해러웨이 (지은이) / 황희선



러웨이 선언문 - 인간과 동물과 사이보그에 관한 전복적 사유   

도나 해러웨이 (지은이),황희선 (옮긴이)책세상2019-07-15원제 : Manifestly Haraway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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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여행용 파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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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명한 페미니즘 이론가 도나 해러웨이가 발표한 &lt;사이보그 선언&gt;(1985), &lt;반려종 선언&gt;(2003)과 라이스 대학 영문과 교수 캐리 울프와의 대담을 한데 모아 엮은 저작선이다. 해러웨이는 세계적인 생물학자이자 문화 비평가, 과학 및 테크놀로지 역사가이기도 하다.



저자 도나 해러웨이는 간학문적·다학문적 연구의 선구자로서, 《해러웨이 선언문》에서 여러 분야를 종횡으로 오가며 융복합적 글쓰기를 시도한다. 그런 만큼 이 책은 철학적·인류학적·문명사적 차원에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대담한 문제제기와 선구적 혜안을 담고 있다. 페미니즘과 과학사 분야의 고전의 경지를 넘어, 인간과 동물과 사이보그에 관한 전복적 사유를 통해 인류에게 영원한 영감을 주는 저작이다.





목차





・서문 — 캐리 울프

・사이보그 선언: 20세기 후반의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주의 페미니즘

・반려종 선언: 개, 사람 그리고 소중한 타자성

・반려자들의 대화

・감사의 글





책속에서







P. 19~20 우리 시대, 신화의 시대인 20세기 후반에 우리는 모두 키메라 chimera로, 이론과 공정을 통해 합성된 기계와 유기체의 잡종, 곧 사이보그다. 사이보그는 우리의 존재론이며, 정치는 여기서 시작된다. 사이보그는 역사적 변환 가능성의 구조를 만드는 두 개의 구심점, 곧 상상과 물질적 실재가 응축된 이미지다. “서구”의 학문과 정치... 더보기

P. 77 서구 전통에서는 특정 이원론들이 유지되어왔다. 이 이원론 모두는 여성, 유색인, 자연, 노동자, 동물?간단히 말해 자아를 비추는 거울 노릇을 하라고 동원된 타자?로 이루어진 모든 이들을 지배하는 논리 및 실천 체계를 제공해왔다. 이 골치 아픈 이원론에서는 자아/타자, 정신/육체, 문화/자연, 남성/여성, 문명/원시, 실재/외양, ... 더보기

P. 86 사이보그 이미지는 우리 자신에게 우리의 몸과 도구를 설명해왔던 이원론의 미로에서 탈출하는 길을 보여줄 수 있다. 이것은 공통 언어를 향한 꿈이 아니라, 불신앙을 통한 강력한 이종언어 heteroglossia 를 향한 꿈이다. 이것은 신우파의 초구세주 회로에 두려움을 심는, 페미니스트 방언의 상상력이다. 이것은 기계, 정체성, 범주... 더보기

P. 115 미즈 카옌 페퍼 Ms. Cayenne Pepper가 내 세포를 몽땅 식민화하고 있다. 이는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 Lynn Margulis가 말하는 공생발생 symbiogenesis1의 분명한 사례다. DNA 검사를 해보면 우리 둘 사이에 감염이 이루어졌다는 유력한 증거가 나올 것이라고 장담한다. 카옌의 침에는 당연히 바이러스 벡터... 더보기

P. 129 반려종은 홀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반려종을 만들려면 적어도 두 개의 종이 있어야 한다. 반려종은 통사론 syntax 속에, 육신 속에 있다. 개들은 벗어날 수 없는 모순적 관계의 설화 속에 있다. 이러한 공구성적 관계를 이루는 어느 쪽도 관계보다 먼저 존재하지 않고, 이런 관계는 한 번에 맺어 완성할 수도 없다. 역사적 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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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도나 해러웨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페미니스트다.

현대 철학의 키워드가 ‘차이’라면, 이 책은 차이에 대한 가장 빼어난 사유다. 더불어 이제까지 인류가 성취한 모든 지성이 집약되어 있다. 압도적이고, 매혹적이고, 실제적이다.

‘생물학자 해러웨이’는 미학적, 정치적, 윤리적 글쓰기의 모델이자 다학제 연구의 선구자다. 근대에 생산된 지식과 그 관련성을 이해하고 싶다면, "망가진 지구에서 살아갈 기술"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강력히 권한다. 육체가 언어가 된다면 쉽게 읽힐 것이다.

- 정희진 (여성학자, 『정희진처럼 읽기』 저자)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교수신문 

교수신문 2019년 7월 23일자

한겨레 신문 

한겨레 신문 2019년 7월 19일자

서울신문 

- 서울신문 2019년 7월 19일자 '책꽂이'







저자 및 역자소개

도나 해러웨이 (Donna J. Haraway)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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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생물학자, 페미니즘 이론가, 문화 비평가, 과학 및 테크놀로지 역사가다. 1944년생으로 콜로라도 대학에서 동물학, 철학, 문학을 전공하고 예일 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크루스(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Cruz) 의식사학과 명예교수다. 인류학, 환경학, 페미니즘, 영상·디지털미디어학 등과 연계하여 다학제 연구를 진행해오면서 인문학과 기술의 접점을 모색하고자 했다. 저서로 《영장류의 시각》 《유인원,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겸손한_목격자@제2의_천년.여성인간ⓒ_앙코마우스TM를_만나다》 《한 장의 잎사귀처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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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lt;해러웨이 선언문&gt;,&lt;겸손한_목격자@제2의_천년.여성인간ⓒ_앙코마우스TM를_만나다&gt;,&lt;한 장의 잎사귀처럼&gt; … 총 32종 (모두보기)



황희선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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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와 런던정경대학에서 생물학과 사회문화인류학을 공부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에서 토종 작물과 사람들이 맺는 다종적 역사와 관계를 주제로 박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03~2011년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동료들과 인문학 공부를 하며 강의를 했고, 2015년 이후로는 텃밭에서 씨앗받는 농사를 하고 화초를 기르면서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연구 주제와 활동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옮긴 책으로 세라 허디의 《어머니의 탄생》,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가능성들》 등이 있다.





최근작 : … 총 6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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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lt;21세기를 살았던 20세기 사상가들&gt;,&lt;동정에 대하여&gt;,&lt;나 자신과 친구 되기&gt;등 총 619종

대표분야 : 고전 6위 (브랜드 지수 398,265점), 과학소설(SF) 8위 (브랜드 지수 95,722점), 철학 일반 9위 (브랜드 지수 47,455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나는 여신보다는 사이보그가 되겠다”

세계적인 생물학자이자 페미니즘 이론가인 도나 해러웨이가

인류에게 영원한 영감을 선사하는 기념비적 고전!



《해러웨이 선언문》은 저명한 페미니즘 이론가 도나 해러웨이가 발표한 &lt;사이보그 선언&gt;(1985), &lt;반려종 선언&gt;(2003)과 라이스 대학 영문과 교수 캐리 울프와의 대담을 한데 모아 엮은 저작선이다. 해러웨이는 세계적인 생물학자이자 문화 비평가, 과학 및 테크놀로지 역사가이기도 하다. &lt;사이보그 선언&gt;은 서구 전통 이성중심주의에 따른 여러 이분법적 경계들이 와해되는 시대를 분석하면서, 여성을 인간과 동물과 기계와의 융합으로 이루어진 사이보그라는 은유로 코드화한다. &lt;반려종 선언&gt;은 해러웨이가 함께 살고 있는 카옌 페퍼라는 개와의 관계를 바탕에 두고, 종과 종의 경계에서 작동하는 ‘공진화(coevolution)’에 근거해 생명정치의 새로운 상을 제시한다. &lt;반려자들의 대화&gt;에서는 인터뷰 형식을 빌려 해러웨이가 두 선언문을 쓰게 된 동기와 그것에 영향을 준 당대의 지적·제도적·정치적 배경 등을 살펴본다. 저자 도나 해러웨이는 간학문적·다학문적 연구의 선구자로서, 《해러웨이 선언문》에서 여러 분야를 종횡으로 오가며 융복합적 글쓰기를 시도한다. 그런 만큼 이 책은 철학적·인류학적·문명사적 차원에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대담한 문제제기와 선구적 혜안을 담고 있다. 페미니즘과 과학사 분야의 고전의 경지를 넘어, 인간과 동물과 사이보그에 관한 전복적 사유를 통해 인류에게 영원한 영감을 주는 저작이다.



사이보그가 더는 괴기스럽지 않은 시대, 그리고 반려동물 천만 시대

인간과 기계, 인간과 동물의 경계는 어디까지일 것이며

인류의 다음은 무엇이 될 것인가?



&lt;사이보그 선언&gt;은 처음 발표된 1985년보다 오늘날에 더 첨예한 이슈다. “사이보그가 되겠다”는 구호가 무색하게 스마트폰은 무한한 네트워크 세계를 연결하며 우리 손처럼 24시간 들려 있고, 인터넷과 내비게이션은 우리 뇌처럼 상당 기능을 담당하며 일상을 함께한다. 그뿐 아니라 컴퓨터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상상이 가능하고, 인공지능을 탑재한 새로운 종이 의료·예술 등 인간 고유 영역이라 여겼던 분야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리라 기대되며, 복제인간처럼 인간과 유사한 새로운 종이 우주 정복을 위한 노예로 그려지기도 한다. 이렇듯 오늘날 인간과 함께 혹은 인간과 결합하여 살아가는 존재, 인간의 새로운 친족이라고 할만한 존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이른바 ‘펫코노미’로 일컬어지는 동물 사료나 의료, 각종 서비스 산업 규모가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동물복지에 관한 관심과 연구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인류의 자연환경 파괴로 지구의 생태계가 급격히 무너지면서 지구 곳곳에서 광범위한 종의 멸종과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해러웨이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인간과 동물, 기계 등 이 땅의 여러 존재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할지에 주목한다. 2003년에 쓰인 &lt;반려종 선언&gt;은 현재 인류가 가장 시급하게 답해야 할 절박한 문제들을 고찰한다.



“압도적이고, 매혹적이고, 실제적이다”_정희진(여성학 연구자)

‘인간’이라는 이데올로기 혹은 신화에서 벗어나

개, 사이보그 등 다양한 친족들과 반려종으로서 살아가라!

해러웨이가 &lt;사이보그 선언&gt;을 썼을 당시,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 경쟁이 시작되면서, 기술은 파괴와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해러웨이는 이런 핵전쟁의 위협이 팽배한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히려 페미니스트 사이보그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이보그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것은 자연과 과학의 잡종인 사이보그를 내세움으로써 과학이나 자연 중 어느 하나의 우위성을 고집하는 무지를 비판하는 것이다. 나아가 기존 서구 이성중심주의에 따른 여러 이분법적 구조, 즉 남성/여성, 인간/동물, 생명/기계, 백인/유색인, 제작자/생산물 등을 해체하는 일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사이보그라는 하나의 메타포를 통해 젠더와 계급, 인종 면에서 억압당하는 모든 주체를 대변하고 그 억압의 기제를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다. 이후 소련이 붕괴하고 과학기술 개발이 활발하던 21세기 초, 해러웨이는 “반려종”이라는 개념을 창안한다. 반려종은 전에 없던 생물학적 분류로서의 종으로, 진화생물학적 세포를 나누어 갖는 친족관계이며 상호구성적인 역사를 구성하며 진화해온 존재들을 가리킨다. 인간은 이미 오랜 기간 기계, 동물 등과 역사 및 문화를 만들어왔고, 앞으로도 기술 및 생명과학의 발달에 따라 새로운 친족이 계속 추가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들과 함께 이 땅에서 살아남고 번성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정치적·윤리적 문제는 오늘날 우리가 핵전쟁이나 냉전보다 절박하게 당면하고 있는 사안이다. 《해러웨이 선언문》에 실린 두 선언의 주제인 ‘사이보그’와 ‘반려종’은 표면적으로는 독립되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인간과 함께 묶인 존재들일 뿐만 아니라, 전통적 휴머니즘에 배태된 경계와 차별을 넘어 존중과 공존을 지향하는 창조적 관계로 안내한다는 점에서 일관적이다. 독자들은 《해러웨이 선언문》을 통해 어렵기로 정평이 난 해러웨이의 사상적 지형을 좀 더 면밀히 탐색함으로써 세계를 인식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희열을 경험할 수 있다. 접기





    

8.8





    





반려종 선언문은 실망스러웠다. 어질러티 게임 훈련과 브리딩, 버거킹 햄버거 사먹는 일상은 끔찍하게 백인중산층적이었다. 동물권 담론을 비판하는 부분에서는 당신이 그럴 위치야? 라는 말이 나왔지만... 뒤의 좌담이 맥락을 살려주었다. 그동안 더 급진적이 된 해러웨이는 만족스러웠다. 역시 당신!  

라모 2019-08-02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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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 반려종은 은유 그 이상이다. 해러웨이는 주변적, 혼종적 존재들의 관계성을 부분적, 상황적(situated), 역사적으로 탐구한다. 난해한 이론? 전혀 아니다. 시야를 달리하는 새로운 인식론 접할 수 있는 글이다. 의도한 의뭉스러움이 만드는 ‘낯설게 하기‘가 표면적 장벽이긴 해도 말이다.  

 2019-07-14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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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종 선언.. 정말 좋다

개는 개다,라는 말  

제유 2019-07-12 공감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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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잘 살기위한 선언 - &lt;해러웨이 선언문&gt;을 읽고 









《해러웨이 선언문》

(원제: Manifestly Haraway)

도나 해러웨이(Donna J. Haraway) 지음 | 황희선 옮김 | [책세상]



우선 책을 겨우 다 읽어낸 후 내게 남은 인상은 ‘흥미롭지만 아직은 매우 낯설음’이었다. 좀더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무엇보다 페미니즘의 담론에 생소한 독자로서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통시적으로 또는 공시적으로 여러 층위의 맥락들이 한데 어우러져 표현되는 도나 해러웨이의 사상은 자신이 ‘진창(muddling) 속에서, 진창이 되고 있다’고 표현하듯, 실천적인 의지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페미니즘의 기본적인 담론은 둘째 치고, 심지어 푸코의 생명정치에 관한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는 첫 페이지부터 커다란 벽과 만난다. ‘포기할까’와 ‘그래도 다시 한번 도전해보자’라는 마음이 팽팽히 맞서며 갈등을 하고 있던 와중에, 《반려종 선언》에서 언급된 말에서 일말의 희망을 발견한다.





“남에게 무조건적 사랑을 받기를 원하는 태도는 용납하기 힘든 신경증적 환상이다. 반면, 골치 아픈 조건들을 맞춰가면서 사랑을 지속하려는 노력은 아주 다른 문제다. 친밀한 타자를 더 잘 알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별수 없이 겪게 되는 우습고도 비극적인 실수들은, 그 타자가 동물이건 인간이건 또한 무생물이건 간에 내 존경심을 자아낸다.”(161면)





이 부분을 내가 해러웨이의 책을 끝까지 읽겠다는 선언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다.



‘익숙하지도 않은 대상(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서 완전히 이해하길 원하는 태도는 용납하기 힘든 착각이다. 반면, 골치 아픈 글을 계속 읽어내려는 노력은 아주 다른 문제다. 타인의 오랜 사유를 오롯이 담은 글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시행착오들은 그 자체로 유의미한 위대한 시도다.’라고 말이다. 내가 책에게 아무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데, 책이 나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스쳤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공들여 읽기’에 게을러진 나에게 해러웨이의 한 마디는 ‘읽기에 관한 사랑론’으로 우선 다가온다.



한 번 읽어서 모든 내용이 이해되는 책이라면 오히려 던져버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물론 지금까지 그런 책은 없었다). 나는 해러웨이의 책을 읽으며 내가 ‘새로운 세계’와의 희미한 경계 어딘가에 발을 디디고 있음을 자각하며, 그 경계는 내가 속해 있는 이 세계의 중요한 일부를 이루고 있다고 믿게 되었다. 그러므로 나는 이 세계와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시도중이다. 그리고 나는 헬렌 베란의 표현대로 (이 세계 속에서 타자와) ‘함께 잘 지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나에게 타이르며 끝가지 읽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온전한 이해라는 상태는 현재 요원한 일이긴 하지만, 머리를 싸매고 무언가를 이해해보려는 이 기회가 내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해러웨이의 《해러웨이 선언문》에 들어있는 &lt;사이보그 선언&gt;과 &lt;반려종 선언&gt;은 생물학, 철학, 문학을 전공한 과학자이자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로서 해러웨이 교수가 이런 관점에서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개인과 사회의 관계성 혹은 정치성 혹은 타자성에 대해 다시 바라보기)에 대한 통찰력있는 진단과 면밀한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lt;사이보그 선언&gt;에서 사이보그는 ‘인공두뇌 유기체’이자 순수하지 않은, 기계와 유기체의 잡종이자, 사회현실의 상상적 피조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이보그는 단순히 생명과 기계의 모호한 경계 어딘가에 존재하는 대상을 지칭하는 무언가는 아닌 것같다. 이 개념에는 무엇보다 젠더 개념과 인종, 계급 개념이 결부되어 있다. 또한 사이보그 개념에는 하이테크 첨단 공학 시대에 새롭게 등장하는 정치적 정체성에 관여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정보가 우리의 삶을 단단히 지배하며, 전쟁의존적인 경제와 강한 유착을 보이는 자본주의의 구조 속에서 해러웨이의 사이보그 개념은 푸코의 생명정치를 벗어난 그 무엇이다.





기술이 인간의 삶 전반을 새롭게 바꾸어줄 것이라는 약속이 앞서 말한 젠더와 인종, 계급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빗겨나가고 있음을 인식하게 되어 미래에 대한 전망을 더욱 암울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해러웨이는 이 선언이 나왔던 20세기 후반을 살아가던 여성들에게 있어 “노동, 문화, 지식 생산, 섹슈얼리티, 재생산의 모든 양상과 맺는 관계의 함의가 순전히 우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67면)라고 분석한다. 대신 해러웨이가 지적하는 일말의 희망은 ‘이 범주들 자체가 다채로운 변환을 겪고 있기 때문’이며, ‘현재의 패배보다 정치가 발휘하는 모순적 효과에 주목하고 기대해볼 수 있다’는 입장에 근거한다. 저자는 이데올로기에 의한 냉전의 시대에 소련의 스푸트니크 위성의 발사 성공의 여파로 해러웨이 같은 재능있는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오히려 정부에 비판적인 시각을 지닌 지식인으로 될 가능성을 내포하는 ‘모순적 효과’에 대한 희망을 언급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서 해러웨이의 낙관적인 입장은 마르크스가 《자본》에서 언급한 인권선언과 마그나카르타를 대비하여 발견해내는 희망과 유사한 인상을 준다. 덧붙이자면, 1789년 프랑스 혁명을 통해 ‘인민이 주권자’라고 선언한 ‘화려한 인권선언’과 대비하여 지나친 노동시간을 줄여 ‘표준노동일’을 제정했던 마그나카르타(노동법 관련 협정)를 마련한 사건이 오히려 마르크스에게는 ‘위대한 변화’로 다가왔던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의 발견이다. 자본가의 계약에 눌려 비인간화된 노동 기계와 같은 처우를 받았던 노동자들은 저항행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패배했던 것처럼 보이지만, 숱한 희생과 고통을 통해 ‘표준노동일’이라는 작은 변화를 지켜냈던 사례를 떠올리게 해주었다. 마르크스의 영향을 받은 페미니스트로서 해러웨이도 이러한 역사적 사례에 주목하지는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분명 해러웨이도 이런 ‘사소한 것의 사소하지 않음’에 주목하고 희망의 근거를 찾았을 것같다. 바로 이런 사소한 것의 변화에 ‘인간적인 위대함’이 깃들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lt;반려종 선언&gt;은 앞서 소개하고 있는 &lt;사이보그 선언&gt;보다 좀더 친근하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lt;반려종 선언&gt;에서 해러웨이는 자신이 데리고 있는 양치기 품종견 카옌과 파수견 롤런드를 통해 인간과 비인간 생물의 함께 살기에 대해 다양한 층위에서 고찰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lt;사이보그 선언&gt;이 ‘기술과학 속 현대의 삶이 내파하는 현상을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이해’(119면)하려 시도한 글쓰기였다면, &lt;반려종 선언&gt;은 ‘개와 사람이 서로에게 소중한 타자가 되면서 함께 살아가는, 역사적으로 한결같이 특수한 삶 속에서 자연과 문화가 내파하는 현상과 관련’(136면)이 되어있다고 글쓰기의 취지를 밝히고 있다. 진화론의 관점에서 본다면 두 선언 모두 문명-문화와 인간사이의 공진화의 맥락에서 전개되고 있다고 이해해볼 수도 있겠다. 좀더 간결히 표현해보자면 &lt;반려종 선언&gt;은 개에게 홀닥 빠진 과학자 겸 페미니스트가 말하는 반려종으로서의 개는 ‘함께 살기위해’ 존재한다는 맥락에서 나온다. 당연한 듯하면서도 다시금 음미해보면 다양한 가능성과 틈이 잠재되어 있다는 인상을 준다. 곧 아직 결정되지 않은 무언가가 하나의 가능성으로 ‘관계’ 속에 내재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 가능성이 어느 쪽으로 뻗어나갈지는 두 존재의 ‘존재론적 안무’의 양상에 달려 있을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모든 존재하는 대상들은 ‘관계’에 선행하여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대상들 사이의 존재-관계에는 ‘소중한 타자성’이 깃들어 있으며, 여기에는 아직 발현되지 않은 가능성으로서의 ‘창발된 실천’이 ‘소통’이라는 과정을 통해 따라와야 한다라고 이해된다. 인간과 개, 여성과 암캐, 교수와 파수견의 존재로서 이들 사이의 관계 속에서 각자가 연결된 타자성으로서의 역할(저자는 이를 ‘존재론적 안무’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을 해냄으로써 이루어지는 그 관계를 주목해야한다는 의도로 읽힌다. 그렇기에 저자는 “아기 대신 친족을 만들자!”라고 선언하고 있지 않은가.





우선적으로 흥미를 갖게된 부분은 저자가 ‘반려종’과 ‘반려동물’을 구분하는 지점에 있다. 반려종의 이 ‘종species’개념은 무엇보다 ‘차이’를 인식하고 정의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고 말한다. ‘반려종’은 ‘반려동물’보다 크고 이질적인 범주라는 표현도 새롭게 다가왔다. 해러웨이가 의도하는 사랑은 보다 ‘상호관계적’이며 동시에 ‘상호참여적’인 양상을 띤다. 내가 이해한 바가 맞다면 저자가 의미하는 ‘반려동물’의 개념에는 두 존재 사이의 ‘차이’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존중보다는 그저 무조건적인 애착관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무조건적인 귀여움과 보살핌을 받는 일방적인 관계 말이다. 여기에는 창발적 실천이 들어설 여지가 매우 적다.



반면 ‘반려종’이라는 개념에는 두 존재의 ‘차이’에 대한 인정과, 따라서 ‘소중한 타자성’이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일방적인 사랑의 양상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종)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해러웨이는 ‘반려종’개념을 떠올릴 때 저자가 부를 수 있는 좀더 정밀한(혹은 구체적인) ‘사랑’의 개념이 이해가 된다.



“개를 아기로 만들며 차이의 존중을 거부하는 문화적 관행으로 오염된 말이 아닌 한에서는, 사랑이라는 말로 매케이그가 개를 다루는 방식을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66면)



내 개인적인 기억을 떠올리자면, 중학교 때 독실한 개신교 신자였던 국어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던졌던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사랑-소망-믿음 중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를 물으셨다. 학생들 여러 명에게 물으셨고, 친구들 각자 나름의 대답을 했다. 나는 ‘믿음’이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선생님의 답은 이미 정해져있었다. 내가 말한 ‘믿음’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 세 가지 성경의 가르침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하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세대는 ‘소중한 타자’ 혹은 ‘차이의 존중’에 대한 경험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당시에 국어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정답’인 ‘사랑’이란 무엇일까 다시금 궁금해지기도 한다. 반면 나는 해러웨이의 ‘반려종’관계에서는 ‘신뢰-믿음’이 우선적으로 전제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울러 이 ‘신뢰’의 실천적인 행위를 오히려 ‘사랑’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해러웨이의 반려종에 대한 사랑이란 나의 보살핌에 기대고 나에게 의지하는 종에 대한 보답, 나의 자비 행위에 합일되는 타자로서의 관계는 분명 아니라는 것이다. 대신 서로의 다름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귀찮고 머리아프지만 서로의 존재영역을 인정해주는 방식으로서, 온전한 두 존재를 지켜낸다는 개념이 분명 들어있다는 점이다. 무심코 생각했던 ‘반려동물’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새롭게 검토해볼 수 있었던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러고 나면 ‘공진화적인 관점’에서 이 ‘사랑’의 개념이 ‘함께-되기’가 되어야한다는 해러웨이의 결론에 이르게 된다.



다시 생각해보면 해러웨이의 ‘사랑’개념은 남성 중심의 과학분야에서는 다소 낯설은, 오히려 기독교적인 사랑의 개념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냉담하는 신자라는 표현 대신, 스스로를 ‘세속적인 천주교인’이라 말하는 저자는 상대 종에 대한 ‘배려’가 무엇인지를 묻는 것에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성경의 가르침은 바로 ‘함께 잘 살기’를 통해 ‘나의 자유 혹은 구원에 이르는 일’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 두 단계를 이어주는 것은 물론 ‘사랑-배려’가 될 것이다. 물론 이와 조금 다를 수도 있는 것은 이 반려종에 깃든 사랑의 개념이 다시 말하지만 철저하게 ‘양방향적’이라는 점이다. 반려종은 ‘함께 빵을 나누어 먹는 존재’(company의 어원 cum panis)로서 한 식탁에 둘러 앉아 있으며, 서로에게 얽힌 채, 함께 만드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반려종의 존재와 관계를 통해 나 또한 변화하며 새로운 상태로 나아가기 때문이다(창발적 실천).



이외에도 이 책 《해러웨이 선언문》에는 아직은 알듯모를듯 하지만 낯선 개념, 신선하고 진지한 생각들이 양피지처럼 겹겹이 싸여 있다. 하지만 ‘개에 관한 글쓰기가 페미니즘의 한 갈래가 될 수 있다’는 저자의 선언은 무엇보다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사실 &lt;반려종 선언&gt;에서 나타난 해러웨이의 글쓰기는 개에 관한 지식을 전하는 글쓰기가 아니라, 무수하게 적용될 수 있는 ‘차이의 관계’를 개라는 반려종을 통해 설파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는 보다 보편적이고 모든 이의 삶과 무관하지 않은 함의를 찾아낼 수 있겠다. 아직도 생소하지만, 다시 책장을 들쳐보며 눈에 띄는 문장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조금 더 익숙해지는 부분이 있다. 이 책은 페미니즘과 생명정치의 담론에 전무한 지식을 가진 나같은 독자에게 친절히 길을 안내하는 책은 분명 아니다. 대신 《해러웨이 선언문》은 반려종과의 관계 만들기에 관한 비유를 빌려온다면, 골치아프지만 시행착오와 오독의 과정을 감수하면서 조금씩 의미의 확장을 경험해가는 독서의 경험을 기대하게 하는 책이다.





참고로 책의 번역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책이 어려운 이유가 결코 번역에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번역은 상당히 조심스럽고 많은 숙고 끝에 나온 결과물임을 느낄 수 있었으며, 번역자의 주석을 보면 독자들을 위해 최선의 배려를 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책이 이해되지 않았다면 번역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좀더 들여다보고 고민해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번역은 독자에게 여러 모로 배려를 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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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19-07-31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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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러웨이 선언문 



사이보그와 반려종.



인간의 모습에 가까운 로봇이 만들어지고 있고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간과 인간사이의 유대 관계가 약해지는 대신 다른 존재가 그 공백을 대체하게 될지 모르겠어요. 저자는 ‘인간’이라는 이데올로기 혹은 신화에서 벗어나 개, 사이보그 등 다양한 친족과 반려종으로서 살아가야한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되어있네요. 미래에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사상이 기대되었습니다.

사이보그 선언은 상당히 많은 영화와 글을 통해 이론을 설명합니다.





사이보그 세계는 지구상에 통제의 회로를 완성하고 방어를 목적으로 등장한 스타워즈 종말론을 최종 구현하며 남성주의적 전쟁의 광란 속에서 여성의 신체가 최종 전유되는 사태와 관련되어 있다. p.29









사이보그는 기존의 유기적 신체에 대한 경계를 너머 정신과 육체, 동물과 기계, 관념론과 유물론의 간극을 심화시키는 이원론을 드러냅니다. 성을 초월한 사이보그를 페미니즘과 관련한 점이 특이합니다.





특히 유색인 여성의 포스트모더니즘 적인 정체성은 정치적이라고 하고 한국의 여성에 대해서도 언급해요. 그런데 이 글이 80년 대에 쓰여진 내용이라 그런지 한국 여성에 대해 상당히 왜곡된 인식을 가진 걸로 보입니다. 저자가 영화를 통해 정보를 얻는 부분이 많다보니 80년대 한국 영화에서 그려진 여성상을 토대로 그런 생각을 갖게된 게 아닌가 싶어요.







앞에서 유색인 여성을 사이보그 정체성의 한 형태로 제시했다. 성 산업과 전자제품 조립 공장에 고용된 젊은 한국 여성들은 고등학교에서 모집되고 집적회로를 만드는 교육을 받는다. 읽고 쓰는 능력, 특히 영어 능력은 다국적 기업에 이처럼 값싼 여성노동을 매우 매력적인 것으로 만든다. p.71-72









반려종 선언은 개의 기원, 개의 품종에 따른 성품과 특징을 구체적으로 밝힙니다. 주인이 개를 키우고 일방적으로 소유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서로를 소유하고 파트너로 서로의 삶을 바꾼다는 상호적 관계로 표현해요.







개는 훈련 과정에서 특정 인간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다 개와 인간은 관계를 통해 서로에 대한 권리를 구축한다. 개와 인간은 관계를 통해 서로에 대한 권리를 구축한다. 이 권리는 존중, 배려, 반응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p.181









그레이트 피레니즈, 오스트레일리아 셰퍼드 등 개의 품종에 관한 이야기는 저자가 직접 경험하거나 들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갑니다.







나라는 사람은 2차 대전 이후의 미국 헤게모니와 마찬가지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거대하지만 그 속에서 우정, 정치, 연애사처럼 피부에 와닿는 경험으로 실감하는 것들로 이루어져있다. p.253









반려자들의 대화에서는 물음과 그에 대한 답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어떤 식으로 부르는 순간 이미 잘못 부른 거죠. 지하의 힘을 명명하는 순간 이름 자체 때문에 물신이나 우상 같은 것을 고정하는 일을 저질러버린 것입니다. p.341









다소 어려운 이름들과 복잡한 개념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야 했어요. 깊이 있고 난해한 암호를 푸는 기분으로 읽었습니다. 진보적이고 독특한 개념이 담겨있었어요.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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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파스 2019-08-02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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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때는 바야흐로 2019년 7월 27일 토요일, 나는 동네 도서관보다 조금 더 먼 곳에 위치한 근처 도서관에서, 잭 리처를 만나고 있었다. 잭 리처는 우연히 손에 넣게 된 웨스트포인트 반지의 주인을 찾고 있었는데, 반지의 주인을 찾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여인과 도움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된다. 두 사람은 이런 대화를 나눈다. 잭 리처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전혀 짐작하지 못 했기에, 아주 나중에서야 잭 리처의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고 의도적인 작업(?)의 일환이 아니라, 사건 ... + 더보기

단발머리 2019-08-01 공감 (2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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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러웨이 기다리는 마음 





































해러웨이의 『해러웨이 선언문』을 기다리고 있다. 추천글에 기대만발이었던 1인은 차례에서 &lt;반려종&gt; 선언을 보고 움찔한다. 해러웨이 생각하다가 아침에 해러웨이 만났다.



단순화시키는 감이 있지만 결국 이 패러다임은 ˝과학기술이 여성을 해방할 거다˝라고 선언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그래 왔어요. 여성해방을 외친 사상가들이 그동안 많았지만 정작 실질적인 여성해방은 가사 노동이 자동화되면서 가능해졌죠. 하지만 이 패러다임의 페미니스트들이 말하는 것은 우리 생활 도구의 기계화가 가져오는 편리함이나 시간과 노동력의 감소가 아니에요. 그동안 생물학적 몸에 갇혀 있었으니까 남자냐 여자냐 누가 높고 낮나 우월하나 열등하나 했던 것이지, 우리의 존재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동물인지 자연인지 인간인지 기계인지 그 경계를 모르면 정체성을 규정할 수 없게 되죠. 포착되지 않기 때문에 비난도 지배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이런 '혼종성’ 담론을 지지하는 학자들의 주장이에요. 이항 대립적이고 위계적인 현 문명의 대항체로 ‘잡종‘을 선언한 것이죠. 대표적으로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 1944~), 로지 브라이도티(Rosi Braidotti, 1954~) 등이 이 패러다임에 속하는 페미니스트예요. (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