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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2

알라딘: '고희탁'일본 근세의 공공적 삶과 윤리 - 주자학 수용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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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근세의 공공적 삶과 윤리 - 주자학 수용 이후 
고희탁 (지은이)논형2009-10-12



일본 근세의 공공적 삶과 윤리

대학교재.토익.자격증.취업 - 피너츠 굿즈, 분철 당일배송/분철 500원 쿠폰!
정가
22,000원

책소개

근세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책은 이 시기에 유입 된 주자학의 수용과 반발, 변용, 절충주의적 모색이나 해체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사상적 패러다임을 모색했던 움직임을 살펴본다. '공'에 관한 문제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던 토 진사이, 오규 소라이, 모토오리 노리나가 등 주요 실천적 사상가들을 고찰하고 있다.

이 책은 근세 일본 사상과 그동안 깊게 다루어지지 않았던 근세일본의 '공공성'담론과 민중의식에 관한 심화된 분석뿐만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근대'를 재고하고 근대 전후의 서양 및 비동아시아 사상 등과의 비교사상사적 지평을 넓히는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


목차
책을 펴내며

서장

1부 유학적 구도의 재편
1장 이토 진사이 ? 생활세계와 공공성 탐구
1. 생활세계의 발견과 유학적 구도의 재편
2. ‘천하공공의 도’와 정치 ? 사회에 대한 참가 ? 비판
3. 낮은 데서 높은 데로
2장 오규 소라이 ? 정치세계와 공공성 탐구
1. ‘정치’의 발견과 초월자로서의 ‘천’
2. 정치조직의 공공론
3. 공공적 주체형성론과 신국가질서의 구상

2부 유학적 구도를 넘어서
3장 이시다 바이간 ? 경제사회와 공공성 탐구
1. 상업세계의 사회적 위치
2. 초월적 ‘자연’의 내재화
3. 도시생활과 공공적 주체 ? 사회형성론
4장 안도 쇼에키 ? 자연경제사회와 공공성 탐구
1. 농촌세계의 현실과 수탈적 지배체제의 부정
2. 초월적 ‘자연’과 공공성 탐구
3. ‘자연’에 대한 고착과 풍토론

3부 ‘생’의 재편을 위한 틀의 모색
5장 모토오리 노리나가 ? 문학세계와 황국이야기
1. 문학적 내면세계의 탐구와 국학에의 계기
2. 문학세계의 주체형성론과 만세일계
3. 신도적 ‘자연’으로서의 황국 질서
4. 황국질서에 대한 귀의와 풍아
6장 니노미야 손토쿠 ? 자치세계와 공공성 탐구
1. ‘인위’의 재발견과 농촌 자활
2. 초월적 ‘자연’과 ‘왕도’론
3. 자치세계와 공공성 탐구

종장

참고문헌/찾아보기

접기
책속에서

근세 일본에 있어서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성장은 학문의 일반적 보급을 가져왔다. 17세기 중반 무렵 출판혁명이라고도 불리는 상업출판의 성립과 급성장에 따라 주자학적 구도의 수용 및 변용을 비롯하여 ‘공(公)’적인 것을 둘러싼 사상운동이 전개된다. 상층의 공적의식의 고양과 하층으로부터의 주체 형성 및 사회참가의식이 어우러져 생활세계 및 각 세계의 현장에 뿌리를 두면서도 공공적 세계로 바꾸어가려는 다양한 공공론적 탐구가 시도된다.
이토 진사이(伊藤仁齋, 1627~1705)는 ‘천하공공의 도’라는 명제를 제기한다. 진사이의 ‘리’는 자타관계에 있어 협동적 실천을 매개로 하는 주체를 구상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천하공공의 도’는 생활세계 속에서 개인의 성실과 타자에 대한 관용의 실천으로 이루어지는 주체형성론이며, 타자에 대한 열린 보편성을 추구하는 대화적, 협동적 공공탐구의 동시대적 제안이었다. 생활세계에서 나아가 공공적 ‘생(生)’이 가능한 사회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오규 소라이(荻生?徠, 1666~1725)는 과거제도 및 예치시스템이 부재한 일본사회의 구조적 한계와 경제사회화로 인한 도시와 농촌의 양극화, 그리고 이어지는 공동체 의식의 해체 속에서 주자학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보았다. 소라이에게 ‘정치의 발견’은 사회의 구조 변동과 체제의 위기를 초래하는 ‘경제사회화’의 흐름에 대한 대응책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그는 정치국가론을 정리하면서 경제사회화에 기반한 대책은 배제하고 ‘유학으로의 복귀’를 제시한다. 경제사회화 대책은 결국 경제, 상인들의 강력한 움직임에 의해 오히려 무력해질 것이기에, 이를 배제하고 유학적 구도에 의한 ‘천’과 ‘생’을 재편하여 공공적 정치 실현을 지향한 것이었다. 아울러 주자학의 도덕낙관주의적인 자연성을 넘어 정치의 목적의식을 기반으로 하는 인위성이 회복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토 진사이와 오규 소라이의 공공성 탐구는 유학적 도에 대한 재편을 통해 이루어졌다. 즉 진사이는 주자학의 사서(四書)중심주의에서 논어 ?맹자중심주의로, 소라이는 육경(六經)중심주의로의 이동이라는 ‘텍스트의 교체’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텍스트 중심의 변화는 결국 텍스트 자체의 가치에 대한 동요를 초래하여, 결국 가치판단이 상대화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 저마다의 존재기반이나 체험적 확신에 근거한 사상적 모색을 추진하게 되고, 특히 동아시아 국제사회의 정치적 변동은 이러한 가치상대주의화를 가져온다. 따라서 18세기 중반 이후부터 유학의 독점성은 약화되고 새로운 가치들이 제기된다. 특히 학문이 대중화되면서 ‘민’ 스스로 주체 ? 사회 형성의 사상적 모색에 의욕적으로 나서기 시작한다.
이시다 바이간(石田梅岩, 1685~1744)은 경제사회를 사회적으로 위치지우고 공공적 윤리를 세워 서민의 생활세계를 되찾을 대안을 모색한다. 그 근거로 현세 내부에서의 초월자 ‘천’을 상정하는데, 이러한 ‘천’과 ‘인’의 자연성에 근거하여 그는 이윤 추구를 ‘천’의 윤리적 명령으로 합리화한다. 이는 무사 중심의 신분질서에서 경제사회 및 새로운 사회질서를 구상하고, 그에 맞는 윤리의식과 사회의식을 찾으려는 것이었다. 새로운 체제를 인정하고 그 내부에서 자신의 위치와 관념성을 확보하여 새로운 원칙을 제시함으로서 사회 참가를 유도한 것이었다.
안도 쇼에키(安藤昌益, 1703~1762)는 ‘자연’의 생활양식을 제시한다. 기근과 경제적 고통이 지식의 대중화와 맞물려 몽민 봉기로 이어지자, 그는 ‘지’적 관심과 거리를 두더야 한다고 보고, 서적과 문자의 배제와 반권력성을 주장한다. ‘직경(直耕)’ 이외에는 철저히 제한하여 토지에 근거한 자연적 삶을 꿈꾼 것이다. 그러나 ‘직경’ 중심의 사회를 형성하기 위한 반권력성에 대한 구상은, 결국 절대주의적인 권력을 필요로 하게 되는 역설을 낳는다. ‘직경’의 주체에 대해 자각은 결국 감성적 토착주의에 빠질 수밖에 없고, 이것이 독단화로 이어지게 되면서, 결국 보편적인 ‘지(知)’가 요구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과 동떨어진 시각이었기에 현실에 대한 더욱 날카로운 긴장을 갖게 하여, 그의 유토피아적 의식은 비현실적이나 오히려 현실적인 힘을 갖게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근세 후기에 이르면 경제와 생활세계와의 갈등이 보다 위기적인 양상을 띠면서 새로운 경학 및 경세론적 전망의 차원이 구축될 것이 요구되었다.
모토오리 노리나가(本居宣長, 1730~1801)의 공공성 탐구는 공동세계의 재구축, 즉 국학(國學)의 정비였다. 그의 국학은 생(生)의 실존적 그리고 미학적 감정에서 비롯된 문학적인 것을 구성하여 ‘황국(皇國)’의 세계를 기초짓는 것이다. 기근 및 봉기가 부각됨에 따라 한층 더 세상 질서의 재구축 문제가 전면화되는 상황 속에서, 노리나가의 국학은 생활세계를 재구축하는 것이자, ‘지(知)’와 그 지평을 은폐하면서 신도(神道)적 ‘자연’질서로서의 ‘신위(神爲)’ 세계를 절대화하여 그것을 황통 중심의 국가로 수렴시키는 일본중심주의의 면모를 띠는 것이었다.
니노미야 손토쿠(二宮尊德, 1787~1856)는 경제사회의 심화에 의한 위기에 대하여 농촌 및 각 번(藩) 등을 자치적인 세계로 바꾸기 위한 주체 및 사회의 형성을 제시하였다. 즉, 조합 등의 계획을 세워 구체화, 제도화, 습관화에 의한 재구축을 논하였다. 이는 강한 자립정신이 강조되면서도 연대성과 함께 순환성을 내포한 지속가능한 개발로서, 자연과는 다른 차원인 인위로써 구축하려고 한 것이었다.
일본 근세 사상에 있어서 공공론적 탐구는 ‘생(生)의 충실에 대한 욕구와 그 실조, 그리고 그 회복에 대한 희망’이라는 인간학적 문제의식이 일관되어 있다. 그 ‘생’에 경제 및 정치가 얽히게 되고, 삶의 보람과 미의 문화적 측면도 관련된다.
이러한 공공론적 탐구의 양상은 기존의 공사 관계 및 공공론을 둘러싼 여러 유착 및 기만을 반성하기 위해, 그리고 자타 협동적인 주체 및 사회를 형성하기 위해서도 긍정성과 부정성을 포함하는 다면적인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접기

 
고희탁 (지은이)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자학의 확립과 전파 이후 일어난 정치사회사상사적 변화가 동아시아 각국의 근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주요 저서로 ≪일본 근세의 공공적 삶과 윤리≫, ≪국학과 일본주의≫, ≪公共する人間1 伊藤仁齋≫(공저), ≪公共する人間2 石田梅岩≫(공저) 등이 있다. ≪교양으로 읽는 일본사상사≫(공역), ≪일본 ‘국체’ 내셔널리즘의 원형≫(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겨 소개했다.
최근작 : <국학과 일본주의>,<일본 근세의 공공적 삶과 윤리> … 총 6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본의 근세는 기존의 무사지배의 봉건시대와는 달리 ‘민’이 주체로서 등장하고, 시장경제의 본격화에 따른 경제사회화로 인한 사회적 변동과 출판혁명 등으로 이어진 학문의 보급을 통해 다양한 사상적 모색의 기반을 형성한다. 중화권으로 이어진 전통적 세계관의 동요가 더해져 가치상대주의적 공간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근세 일본에 주자학이 대중적으로 수용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난 주자학적 사고방식에 대한 반발 및 변용, 그리고 절충주의적 모색이나 해체를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색이라는 사상사적 변동을 가져온다.

이 책은 근세 패러다임 변환기에 직면한 일본 근세의 사상가들이, 새로운 주체로 등장한 ‘민’과 경제사회화에 대한 대응으로 ‘공공성’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이들의 ‘공공성’에 대한 고민은 당대 지식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이후로 이어지는 사상가 뿐 아니라 후속세대의 삶을 모색하는 데에도 작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공공성’ 탐구는 ‘타자와의 대화’의 모색이기도 하였다. 단순히 계층 또는 사회체제의 변혁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이해와 대화, 상대화와 협동성을 제안하는 것이었다. 환경에 대한 배려, 후속세대에 대한 책임이라는 요소도 경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동아시아 현장 속에서의 그림을 그려나가야 할 우리가 이 주제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다. 접기







2022/08/18

인류세의 철학 - 사변적 실재론 이후의 ‘인간의 조건’시노하라 마사타케, 조성환, 이우진, 야규 마코토, 허남진

인류세의 철학 - YES24


인류세의 철학
사변적 실재론 이후의 ‘인간의 조건’시노하라 마사타케, 조성환, 이우진, 야규 마코토, 허남진 역 | 모시는사람들 | 2022년 0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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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기획/박치완 등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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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인류가 새롭게 맞이한 인류세에 즈음하여 한나 아렌트가 제기한 ‘인간의 조건’이라는 철학적 물음을 재조명한다. 아렌트의 견해에 인류세를 인간사와 자연사의 얽힘으로 이해한 차크라바르티의 견해를 더하고, 퀑탱 메이야수의 사변적 실재론이나 티모시 모튼의 객체지향철학 등이 제기한 ‘사물’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경유하여, 동일본대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의 체험과 연결시키면서 재구성하고 있다.

인류세란 “산업혁명 이래의 인간의 활동으로 인간과 자연의 경계가 붕괴되고, 그로 인해 인간의 조건이 위협받는 시대”이다. 이에 즈음하여 근대문명이 구축해 온 인공세계는 자연세계 위에 놓인 것이며, 자연 세계는 연약하고 깨지기 쉬우며 인간에게 우호적이지도 않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이 책은 인류세에 즈음하여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인식하고 수용하며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밝히고, 인간이 붕괴의 길로 추락할 것인가, 성찰을 바탕으로 자연세계와 화해하고 붕괴 이후의 새로운 세계의 창조를 지향할 것인가를 묻는다.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한국어판 저자 서문
프롤로그 『인류세의 철학』은 어떻게 탄생했나?
해제 〈붕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서론

제1장 인간과 자연의 관계

· 인공물과 자연 · 인공물로서의 경계
· 인간의 세계·경계·자연과의 만남 · 인간의 세계와 그 붕괴
· 인간세계의 한계로서의 경계 · ‘아우라의 붕괴’에서의 양의성(兩義性)
· 자연 이해의 어려움 · 세계의 사물성
· 상호연관의 펼쳐짐

제2장 인간세계의 이탈

· 인간이 아닌 것의 세계 · 인류세
· 인류세 시대의 인간의 조건 · 인간의 조건의 사물성
· 이탈하는 인간세계 · 인간세계를 교란시키는 자연

제3장 인간세계의 취약함

· 인간세계의 과학기술화 · 지구로부터의 인간 이탈
· 인간의 조건의 붕괴 · 환경 위기와 인간 소멸
· 무용해지는 기분과 인공세계의 구축 · 생태적 현실로

제4장 생태적 세계

· 데이터로 본 현실의 충격 · 데이터가 제시하는 현실의 역설
· 마음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 유체적(流體的) 사고에 대한 비판
· 인간은 자연 속에 살아 있다 · 인간적인 것과 생태적인 것의 사이
· 취약성의 현실성

제5장 사물의 세계와 시적 언어의 가능성

· 사물과의 상호교섭 · 과학기술화 과정에서의 주체성 상실
· 시적으로 말하기 · 사물의 응시
· 정신의 극복 · 사물이 만나고 모이는 장소
· 과대 도시화와 공업화의 결말

제6장 생태적 공존

· 현전(現前)의 공간과 그곳으로부터의 제거
· 인간 아닌 것의 힘들과의 접촉 · 인간의 유한성
· 혼돈공간의 발생 · 확산에서의 연관
· 파편과 함께 있다는 것 · 빛과 어둠의 경계
· 분리되지 않지만 구별된다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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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5명)
역 : 시노하라 마사타케 (篠原雅武)
관심작가 알림신청 작가 파일
교토대학(京都大?) 총합인간학부(?合人間?部) 졸업. 교토대학대학원 인간?환경학연구과 박사. 현재 교토대학대학원 총합생존학관(思修館) 특정 준교수. 저서로『공공공간의 정치이론(公共空間の政治理論)』(人文書院, 2007), 『공간을 위하여(空間のために)』(2011), 『전-생활론(全-生活論)』(2012), 『살아진 뉴타운(生きられたニュ?タウン)』(2015),『복수성의 에콜로지(複?性のエコロジ?)』(2016), 『‘인간 이후’의 철학(‘人間以後’の哲?)』(2020)이 있고, 번역서로 마누엘 데란다, 『사회의 새로운 철학(社?の新たな哲?)』(2015), 티모시 모튼, 『자연없는 생태학(自然なきエコロジ?)』(201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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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 조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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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HK교수. [다시개벽] 편집인. 지구지역학 연구자. 서강대와 와세다대학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하였고,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에서 『한국 근대의 탄생』과 『개벽파선언』(이병한과 공저)을 저술하였다. 20∼30대에는 노장사상에 끌려 중국철학을 공부하였고, 40대부터는 한국학에 눈을 떠 동학과 개벽사상을 연구하였다. 최근에는 1990년대부터 서양에서 대두되기 시작한 ‘지구인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관된 문제의식은 ‘근대성’이다. 그것도 서구적 근대성이 아닌 비서구적 근대성이다. 동학과 개벽은 한국적 근대성에 대한 관심의 일환이고, 지구인문학은 ‘근대성에서 지구성으로’의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 양자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지구지역학’을 사용하고 있다. 동학이라는 한국학은 좁게는 지역학, 넓게는 지구학이라는 두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장차 개화학과 개벽학이 어우러진 한국 근대사상사를 재구성하고, 토착적 근대와 지구인문학을 주제로 하는 총서를 기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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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 이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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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교육대학교 교수. 공주교육대학교 글로컬인문학연구소 소장. 공주교육대학교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교육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차세대 한국학자로 선발되어 워싱턴대학교에서 연구하였다. 저서로 Korean Education:Educational Thought, Systems and Content (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정의를 위한 교육 ? 야누시 코르차크』, 『동아시아 양명학의 전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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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아렌트는 근대 이후의 인간 생활의 문제를 ‘인간의 조건이 자연으로부터 분리되어 버린 문제’로 생각하고자 하였다. 『인간의 조건』 제2판(1998)에 실린 서문에서 마거릿 캐노번(Margaret Canovan, 1939~2018)은 아렌트가 인간의 영역인 공적 세계에 대한 고찰을 지구라는 행성, 즉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생각하려 했다고 말하고 있다. 아렌트는 1957년의 인공위성 발사를 인류 역사상 획기적인 사건으로 파악했는데, 그 이유는 “인간이 지구에서 벗어난다”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즉 “지구에서 하늘로 달아나고, 핵기술과 같은 실험을 통해서 인간 존재는 자연의 한계에 도전해 나가게 된다.”는 것이다.4 아렌트는 인간의 영역이 지구에서 이탈하여, 그 자체로 자족하게 되는 징조를 인공위성 발사에서 감지했다.
--- p.42

○ 인간 생활의 조건이 취약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인간 생활의 조건이 인간적인 의도의 산물이라는 의미에서의 인공 공간만으로는 완결되지 못하고,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을 둘러싸고 지탱해 주는 자연과 만나는 곳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모튼이 “사물에는 기묘한 구석이 있다.”라고 주장했던 것은 인공과 자연이 은밀하게 만나는 곳에 사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인간 생활에서는 사물의 기묘함을 대체로 의식하지 못한다. 인간이 만들어 내는 세계에 사는 데 익숙해지게 됨에 따라, 그 이외의 세계, 즉 인간이 만들어내는 것과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세계는 아렌트가 말하는 ‘세계 아닌 것’으로 지각되고, 거기에서 감각이 닫히고 사고도 멈추기 때문이다.
--- p.90

○ 차크라바르티는 기후변화와 함께 일어나는 사태를 둘러싼 사유를 펼쳐나가는 일을 야스퍼스의 “전대미문의 사태에 대한 의식”에 관한 검토에서 시작하였다. 그 이유는 기술화가 인간 생활의 조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현실은 전문적으로 분화된 개별 지식의 테두리에 머물러서는 사유할 수 없는 문제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인간이 지구로부터 분리됨으로써 뿌리 없는 풀과 같은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자각을 촉구하고, 그 결과에 대한 사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였다.
--- p.127

○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을 사물성(事物性)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사물을 두 가지 상태로 구분하였다. 하나는 인간적 세계의 구성 요소가 된 상태이고, 다른 하나는 그 바깥으로 내몰려 서로 무관한 것들이 퇴적되어 있는 상태이다. 인간 존재를 조건 지우는 상태에 있는 사물은, 인간 생활이 영위되는 인간적 세계의 영역 안에 확실히 존재하는 것으로 지각되고, 인간 생활을 현실에서 뒷받침하는 것으로 감지되며 인식되고 있다. 이에 반해 인간적 세계의 외부에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사물은 명확히 ‘세계 아닌 것’(non-world)으로 불리고 있다. ‘세계 아닌 것’이란 인간 생활과 무관하고 인간 생활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인간 생활로부터 방치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 p.153

○ 오노의 시는 공업화된 장소를 사물성에서 포착하고자 하였다. 그것은 균질 공간의 확장과 그 확장에 대한 대항이라는 관념적 도식과는 완전히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되고 있다. 모튼의 표현을 빌리면, 오노의 시는 “인간이 구축한 장소보다 훨씬 더 거대한 장소에 우리가 있음을 발견한” 시로 읽을 수 있다. 거대한 장소에 있을 때 인간은 바람과 연기를 느끼며, 풀과 광물의 현실성을 느낀다. 이 드넓은 펼쳐짐 속에 들어감으로써, 인간이 문화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만들어 낸 장소가 협소하고 제한적임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환영이나 정신으로 가득 찬 번화가와는 다른 ‘갈대밭’이라고 하는 변경의 정적 속에 몸을 두는 것이 요청된다.
--- p.182

○ 인간세계가 그 자기완결성을 완화하고, 생태적 세계와 만나는 것은 실로 이 사이, 중간적인 곳이다. 인간적인 세계가 원활한 작동을 멈추고 확장을 멈출 때, 거기에서 생성되는 것은 자신의 존재의 확실함을 깨닫게 해주는 공간, 즉 자연세계에서 다양한 것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얻어지는 확실함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정적, 세누히마(せぬひま)의 공간이다. 그리고 그곳은 인간세계가 자연세계와 접하고 만나는 곳으로, 그래서 자연 그 자체에 삼켜지거나 자연과 일체화되는 곳과는 다르다. 자연과도 구별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인 세계의 자기완결성이 삐져나오는 곳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p.215

○ 아렌트는 인간이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파시즘 시대에서 인간이 자신의 거주지 감각을 상실하고 고립되고 기댈 곳 없는 존재가 되자, 인간의 내면적 자연성이 돌변하여 야만화되고 폭력적이 되는 공포를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것에 비하면 인간세계를 안정적인 것으로 만들고 유지하여, 자기보존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게 될 것이다. 정치철학자로서 아렌트는 설령 인간세계의 형성이 자연에 대한 폭력의 행사를 동반한다고 하더라도, 인간이 고립되고 퇴행하고 야만화하는 것에 비하면, 이 폭력은 허용되어도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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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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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이후의 인간의 조건을 사물철학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한다
죽어갈 것인가, 살아볼 것인가?

이 책은 2018년에 교토대학의 시노하라 마사타케(篠原雅武, 1975~ ) 교수가 쓴 『人新世の哲?: 思弁的?在論以後の ‘人間の?件’』(東京: 人文書院, 2018.01)을 번역한 것이다. 여기에서 〈人新世(인신세)〉는 anthropocene의 일본어 번역으로, 한국에서는 ‘인류세’로 번역되고 있다. 〈思弁的?在論(사변적 실재론)〉은 speculative realism의 번역어로, 최신 철학의 한 흐름이다. 〈人間の?件(인간의 조건)〉은 한나 아렌트의 저서 『인간의 조건』에서 유래하는 개념이다.

‘인류세’는 2000년에 네델란드의 대기화학자 파울 크뤼천(Paul Jozef Crutzen)이 사용하여 널리 알려진 개념이고, ‘사변적 실재론’은 프랑스의 철학자 퀑탱 메이야수(Quentin Meillassoux)가 2006년에 쓴 『유한성 이후(Apres la finitude)』에 등장하는 용어이다. ‘인간의 조건’은 독일의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가 1958년에 쓴 저서 제목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인류세 시대의 인간의 조건을 사변적 실재론이라는 철학적 관점에서 다시 생각한다”가 된다.

‘인류세 철학’은 아직 국내에서는 낯선 개념이다. 서양에서도 인류세를 ‘철학적’ 관점에서 사유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인류세 철학”이라는 제목의 책이 처음 나온 것이 2016년이기 때문이다. 이 해에 덴마크의 철학자 Sverre Raffnsøe가 쓴 『인류세의 철학(Philosophy of the Anthropocene): 인간적 전환(The Human Turn)』(Hampshire: Palgrave Macmillan)이 출판되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8년에 ‘마침내’ 비서구권에서도 “인류세의 철학”을 제목으로 한 단행본이 간행된 것이다.

저자인 시노하라 마사타케는 일본에서는 인류세 철학의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 국내에도 번역되어 유명해진 『지속불가능한 자본주의』와 『마르크스의 생태사회주의』의 저자 사이토 고헤이(?藤幸平)와 『현대사상』에서 대담을 나눴고(?ポスト資本主義と人新世(포스트 자본주의와 인류세)?, 『現代思想』, 2020년 1월호), 객체지향존재론(object-oriented philosophy)의 철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 티모시 모튼(Timothy Morton, 1968~)과 대화를 나누고, 그것을 자신의 책 『複?性のエコロジ?(복수성의 생태학)』(2016)에 수록하였다.

이 책은 한나 아렌트가 제기한 ‘인간의 조건’이라는 철학적 물음을 ‘인류세’ 시대에 다시 생각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 제기는 이미 시카고대학의 역사학자 디페시 차크라바르티(Dipesh Chakrabarty)가 2009년에 ?역사의 기후 : 네 가지 테제?라는 논문에서 제기한 바 있다. 차크라바르티는 인류세의 의미를 인간사와 자연사의 얽힘으로 이해하였다. 저자는 여기에다 퀑탱 메이야수의 사변적 실재론이나 티모시 모튼의 객체지향철학 등이 제기한 ‘사물’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추가하고, 그것을 고베지진이나 동일본대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의 체험과 연결시켜, ‘일본인’의 관점에서 인류세 철학을 재구성하고 있다.

‘인류세의 철학’이라는 논리와 개념이 함의하는, 그리고 이로부터 출발하는 사유의 지평은 긴박하고도 광범위한 문제를 포괄한다. 저자는 인간의 조건 문제를 특히 ‘동일본대지진’이라는 우발적(?) 자연재해와 그로 말미암은 쓰나미 그리고 그 이후에 펼쳐진 세계상이라는 지엽적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은 그 이전 반세기나 한 세기로 소급하고(1958년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 출간), 또 그 이후로는 티모시 모튼, 디페시 차크라바르티 등과의 만남을 포함하여 미래로 ‘열린 구조’를 갖고 있으며, 생물 대멸종을 포함하여 인간의 조건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현재 진행형의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매년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폭염, 폭우, 가뭄, 초대형 산불 등의 재난이 일상적이며 연례적인 사태로 전개되고 있다. 게다가 북극 해빙이나 북구 만년빙하의 급속한 해동, 그리고 시베리아 영구동토의 해빙으로 말미암은 재난과 재앙도 인류 역사와 사회변화의 상수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탄소중립 일정표 문제나 플라스틱을 포함한 각종 쓰레기의 유출 등등은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인간 조건의 문제가 범세계적이며 전 지구적인 현재진행형의 과제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편으로, 이러한 자연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을 비롯한 사물 세계의 인간 세계로의 진격과 혼섭(混涉) 또한 인류세 시대에 인간의 조건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문제가 되고 있다.

다시 원론적인 문제로 돌아가 보면 인류세란, 차크라바르티의 개념 정의를 참조할 때 “산업혁명 이래의 인간의 활동으로 인간과 자연의 경계가 붕괴되고, 그로 인해 인간의 조건이 위협받는 시대”로 요약될 수 있다(『인류세의 철학』 2장 1절 “인류세 시대의 인간의 조건”). 여기서 ‘인간의 조건’은 인간 자신을 제외한 인간 활동의 산물(인공물)과 동식물이나 광물, 나아가 바다나 대기와 같은 자연물과 최종적으로는 인간이 살아가는 이 ‘행성 지구’까지를 포함하는 것이다. ‘인류세’란 바로 이러한 ‘행성 지구’ 이하의 인간의 조건이 격변하고 급변하는 와중에 구온난화 사태의 경우에서 보듯이 인간의 생활은 물론 생존과 생명 전체가 위기에 처하게 된 시대를 의미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불타고, 녹아내리고, 멸종하고, 숨 막혀 죽어 가는 이 인류세의 실제상황 시대에 ‘철학’을 이야기하는 이유와 의미와 여지는 무엇인가. 이제야말로 인간이 이 자연 세계, 인간의 조건의 주인이 아니라 일개 거주민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인간은 결코 인공 세계(문명)만으로 생존하고 생활해 나갈 수 없음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인간이 자연(동물~바이러스)에 너무 깊숙이 침입하는 바람에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은 바로 이러한 인류세라는 거대 구조의 손바닥 위에서 펼쳐진 파노라마의 도입부였던 것이다.

인류세 시대에 철학적으로 고찰하고 확인하게 되는 사실은 인공의 세계만이 아니라, 인간을 둘러싼 자연이야말로 광범위하고 근원적인 인간의 조건이라는 사실이다. 다음으로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분리된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그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후변화의 바깥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닐뿐더러, 그로부터의 해방이란 것도 원천적으로 환상, 환몽, 환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근대 이후로 건설된 인간의 인공세계는 자연세계 위에 겹쳐지고 포개지듯이 성립하였고, 따라서 대단히 연약하고 깨지기 쉬우며, 자연재해나 기후변동으로 인해 쉽게 붕괴될 위험이 있다. 인류세의 철학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인류세는 인간세계가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고, 쉽게 붕괴될 수 있으며, 이러한 불안정 상황이 지속되는 시대를 말한다. 근대라는 안정된 시스템이 ‘붕괴’되는 지금 여기에서의 경험을 절망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이를 사물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기회로 삼아 성찰하고 자연세계와의 화해와 만남, 새로운 세계의 창조를 추구할 것인가?

한마디로 “죽어갈 것인가, 살아볼 것인가?”를 묻는 것이 바로 ‘인류세의 철학’이다.

2022/06/18

조성환의 [K-사상사] 기후변화 시대의 인간의 행위 – 다른백년

Sunghwan 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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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한 대표의 제안으로 <다른백년>에 다시 연재를 시작했다. 앞으로 6개월간 매달 2차례씩 <조성환의 K-사상사>라는 이름으로 글을 써야 한다... 


기후변화 시대의 인간의 행위 – 다른백년


조성환의 [K-사상사]
기후변화 시대의 인간의 행위

기화(氣化)와 경행(敬行) – 개벽파선언은 지구학선언이다

조성환 2022.06.15






기후변화 시대의 인간의 행위

3년 전에 다른백년에서 <개벽파선언>으로 인사를 드렸는데, 이번에는 <K-사상사>라는 제목으로 귀환하게 되었다. 그것도 서신 교환이 아니라 단독 저술이다. 그래서 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귀한 기회를 주신 이병한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3년 전의 기획이 ‘개벽학’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됐다면, 이번 연재는 ‘지구학’으로 관심이 확장되었다. 따라서 이번 <K-사상사>는 지난 3년 동안의 지구학의 여정을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 같다.

사실 개벽학과 지구학, 지구학과 개벽학은 결코 별개의 것이 아니다. 이미 《개벽파선언》에서 이병한 선생이 “개벽학은 지구학이다”라고 천명했듯이, 개벽학에는 지구학적 문제 의식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년 반 동안은 이것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그런 점에서 《개벽파선언》은 “지구학선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도 한국 인문학계에서 최초로 지구학을 선언한 사건이었다.

다만 당시에 나는 아직 지구학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아니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개벽파선언》 독자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러다가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우연히 ‘지구인문학’ 개념이 머리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 반이 지난 지금은 ‘인류세인문학’으로 관심이 좁혀졌다. 차크라바르티 식으로 말하면 ‘행성인문학(planetary humanities)’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다만 아직 ‘행성’이라는 말은 국내에서는 생소해서 ‘지구’를 사용하기로 한다).



과학인문학과 지구인문학

‘인류세(anthropocene)’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지구인문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금방 눈치챘을 것이다. 인류세와 같이 지구적 차원의 담론을 통칭하는 신조어다. 형태만 보면 라투르가 말하는 ‘과학인문학’의 ‘과학’에 ‘지구’가 들어간 모양이다.

지구인문학의 주어가 ‘지구’라면 종래의 인문학의 주어는 무엇일까? 그것은 두말 할 것 없이 인간이다. 마치 ‘근대’라는 말에 ‘서구’라는 주어가 생략되어 있듯이, ‘인문학’에는 ‘인간’이라는 주어가 생략되어 있었다.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인간들만의 인문학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이 만든 사회와 국가가 인문학의 중심 주제였고, 자유나 권리, 복지나 공공성 같은 ‘가치’들은 인간에 한정되었다.

그런데 라투르의 과학인문학이 그렇듯이, 지구인문학은 인간 이외의 존재, 즉 사물까지도 그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거대한 사물(hyperobject)인 지구를 주어 자리에 넣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여기저기에서 징후가 나타나듯이, 지구의 거주가능성(habitability)이 문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인류가 이 지구상에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가장 기본적인 물음이 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는 이제서야 인간의 생존 조건의 가장 근저에 지구라는 거주지가 있었음을 깨닫기 시작한 모양이다. 아니 사실은 ‘인류’가 아니라 ‘나’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러한 자각을 한 선각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이다.



지구는 인간의 조건이다

20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인간의 조건’이 뭐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국가’라고 답했을 것이다. 국적이 없으면 난민이 되고, 나라를 잃으면 주권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에 ‘님’을 주제로 한 “님의 문학”이 등장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자유를 상실한 식민지 지배 하에서, 한국인이 추구했던 보편적 가치(생명, 평화, 자유)를 ‘님’이라는 시어로 그리워 한 것이다. 그래서 만해의 《님의 침묵》(1926)은 80년대로 말하면 〈님을 위한 행진곡〉에 다름 아니다. 다만 그 님의 성격이 종교적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차이는 있지만.

그런데 한반도가 식민지에서 해방되고 근대 국가를 만들어 갈 무렵에, 아렌트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었다. 인간의 조건을 ‘지구’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지구는 가장 핵심적인 인간의 조건이다(The earth is the very quintessence of the human condition).” – 한나 아렌트 지음, 이진우 옮김, 《인간의 조건》 「서론」, 한길사, 2020, 78쪽.

이 한 마디는 우리가 《인간의 조건》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던져주고 있다. 그것은 한마디로 하면 “인간의 조건으로서의 지구”이다. 실제로 《인간의 조건》(Human Condition)의 영어 원서에는 ‘earth’라는 말이 200번 넘게 나오고 있다. 아렌트를 ‘지구인문학’적 관점에서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 책이 쓰여진 시점이 1958년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거주지로서의 지구

그렇다면 지구는 어째서 인간의 핵심 조건인가? 이에 대해 아렌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구는 우주에서 인간이 별다른 노력 없이, 그리고 그 어떤 인공물도 없이 움직이고 숨 쉴 수 있는 거주지(habitat)를 제공하는 유일한 곳이다. – 《인간의 조건》, 78쪽

지구가 인간의 조건인 이유는 그것이 인간의 유일한 거주지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지구 안에서 다른 유기체와 관계를 맺으면서 살 수 밖에 없는 ‘지구 내 존재’이다(김봉곤・야규 마코토, <‘실학’의 지구기학>, 《지구인문학의 시선》, 모시는사람들, 2022, 194쪽). 프랑스의 철학자 에드가 모랭의 표현을 빌리면 “지구가 인류의 조국”인 것이다(에드가 모랭・안느 케른 지음, 이재형 옮긴, 《지구는 우리의 조국》, 문예출판사, 1993). 사실 전통 시대의 문명은 대개 이런 인간관과 자연관을 표방하고 있었다. 동아시아의 천지론(天地論)이나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이상 대표적인 예이다.



자연세계와 인공세계

그러나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인간은 지구라는 천연 조건과는 별도로 인간만의 거주 조건을 따로 만들기 시작하였다. 지구로부터의 독립을 감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과학기술에 의한 인공세계의 구축이다. 여기에서 세계는 둘로 양분된다. 하나는 자연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인공세계이다. 동아시아적으로 말하면 천인분리(天人分離)의 시작이다.

인간 실존은 인공적 세계를 가진다는 점에서 단순히 동물적인 환경과 구분된다. 그러나 생명 자체는 이런 인공적 세계 밖에 있으며, 인간은 이 생명을 통해 살아 있는 다른 모든 유기체와 관계한다. 《인간의 조건》, 78쪽.

그런데 아렌트가 보기에 ‘생명’은 인공세계만으로는 살 수 없다. 생명은 필연적으로 다른 생명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세계가 없으면 인공세계도 무용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자연세계는 인공세계가 성립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노자 식으로 말하면, 방이라는 용도를 가능하게 하는 텅 빈 허공이다.

반면에 자연 세계는 인공세계 없이도 얼마든지 유지될 수 있다. “생명은 인공세계 밖에 있다”는 아렌트의 말은 “생명은 인공세계 없이도 살 수 있다”는 말에 다름아니다. 결국 인공세계는 생명의 편의를 위한 부차적인 조건일 수는 있어도, 생명의 본질적 조건은 아닌 셈이다.



지구파괴와 정치개벽

문제는 자연세계와 인공세계의 분리라는 그 사실보다는 양자의 부조화 상태이다. 자연과 인공, 달리 말하면 무위(無爲)와 유위(有爲)가, 조화를 이루는 상생관계가 아니라,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파괴하는 상극관계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능력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과연 과학과 기술의 새로운 지식을 이런 목적에 사용하기를 원하는가 하는 문제다. 이 질문은 과학적 수단으로 결정될 수 없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정치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전문과학자나 직업정치가의 결정에 맡길 수 없다. – 《인간의 조건》, 79쪽.

여기에서 아렌트는 인간에 의한 자연 파괴는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인간이 과학을 어떻게 쓸 것인가?”의 문제라는 것이다. 원불교의 창시자 소태산 박중빈 식으로 말하면 “정신이 물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문명의 이기(利器) 그 자체가 악이 아니라, 그것을 쓰는 인간의 마음에 따라 선도 될 수 있고 악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씀이다. 인간이 이성을 갖고 있는 한 과학의 발달은 멈출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이 갖고 있는 또 다른 이성은 – 박중빈의 표현을 빌리면 인간의 ‘정신’은 – 그것을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그런 도덕적인 힘을 기르는 것을 천도교와 원불교에서는 ‘정신개벽’이라고 하였다. 결국 아렌트는 개벽학적으로 말하면 “지구파괴 시대의 정치개벽”을 고민하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아렌트는 이 문제를 개인의 수양이나 도덕의 차원에서 논하지 않는다. 정치철학자답게 ‘정치’의 영역으로 끌고 간다. 바로 여기에서 과학과 정치의 이분법이 다시 물어지게 된다. 과학이 과학의 영역으로 끝나지 않고, 정치의 문제와도 깊게 관련되는 것이다. 라투르 식으로 말하면 인간과 자연, 문화와 자연은 결코 근대인이 생각하듯이 이원화되지 않는다. 그래서 라투르는 말한다: “우리는 결코 근대인인 적이 없었다!”고.



인간해방과 지구소외

천도교나 원불교에서 ‘정신개벽’을 주창한 것은 당시 일본을 통해 들어온 물질문명의 충격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렌트는 어떻게 해서 지구인문학적 관점을 갖게 되었을까? 당시는 아직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유행하던 시대도 아니었다. 따라서 단순한 과학기술의 발달만으로는 지구적 차원의 물음을 던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 계기를 제공한 것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의 발사였다. 《인간의 조건》이 나오기 1년 전에 소련에서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한 것이다. 지금도 그렇듯이 당시의 메스콤에서는 인간 이성의 최대 성과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했을 것이다. 그러나 철학자 아렌트의 해석은 달랐다.

“인간의 아버지인 신을 거부하면서 시작되었던 근대의 인간 해방과 세속화가 하늘 아래 모든 피조물의 어머니 지구를 거부하는 치명적인 결과로 끝나야 하는가?” – 《인간의 조건》󰡕 78쪽.

여기에서 아렌트는 과학기술을 이용한 지구탈출을 인류 해방의 사건이 아니라 ‘지구 거부’의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다. 세속화된 인간이 자신의 생존 조건인 지구를 버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지구소외’라는 말로 개념화하였다( 《인간의 조건》 316쪽, 330쪽). 따라서 아렌트의 해석대로라면 1957년은 인간에 의한 지구소외의 원년이 되는 셈이다.

확실히 근대 유럽적 세계관에서 보면 지구는 인간을 구속하는 “감옥”일지 모른다(77쪽). 인간은 끊임없이 ‘진보’할 수 있다는 이상이 서구 계몽주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과학기술과 결합하여 비로소 지구탈출이라는 이상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근대적 또는 비유럽적 세계관에서 보면 지구는 인간의 ‘어머니’에 다름 아니다. 아렌트가 말한 ‘어머니 지구(Mother Earth)’는 서구의 성서 전통의 배경에서 나온 표현이다. 동아시아에서는 그것을 ‘천지(天地)’라고 불렀다.



천지(天地)와 자연(Nature)

《농본주의를 말한다》의 저자 우네 유타카(宇根豊)는 자연과 천지의 차이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자연과 천지는 같은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지만, 관점이 완전히 다릅니다. 천지와 사람은 하나가 될 수 있지만, 자연과 인간은 별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천지는 사람을 감싸고 있지만, 자연은 인간의 외부에 있어서 대상화되어 있습니다. 요컨대 자연관과 천지관은 서로 다른 것입니다.

명사 ‘자연’은 메이지 20년대(1887~1896)에 ‘nature’의 번역어로서 당시까지 ‘자연스럽다’라는 의미로밖에 사용되지 않던 부사의 ‘자연’이라는 표현에 새롭게 의미를 부여한 말입니다. 에도시대에는 ‘nature’에 해당하는 일본어가 없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들의 선조는 인간과 자연을 나누지 않고 인간도 자연도 포함하는 ‘천지’라는 단어밖에 사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 우네 유타카 지음, 김형수 옮김, 《농본주의를 말한다》, 녹색평론사, 2021, 62쪽.

‘자연(自然)’은 《논어》나 《맹자》에는 나오지 않는 개념이다. 《노자》나 《장자》에 등장하는 말이다. 즉 도가(道家)에서 유래하는 철학 용어이다(물론 나중에는 주자와 같은 신유학에도 수용되지만). 도가 문헌에서 ‘자연’은 ‘스스로 그러하다’, ‘원래 그러하다’는 의미의 술어였다. 이 말이 19세기에 서양어 nature의 번역어로 채택되었다는 것이다. 반면에 서양어 nature에 해당하는 동아시아적 개념은 천지(天地)였다. 그렇다면 nature와 天地의 차이는 무엇인가?

여기에서 우네 유타카는 중요한 지적을 하고 있다. “nature는 인간과 분리되지만 天地는 인간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nature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전형적인 서구 근대적 자연관을 대변한다. 그것은 인간의 거주지나 조건으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자원이자 도구로서의 자연이다. 이러한 자연관이 자연소외를 낳은 것이다. 그렇다면 아렌트가 지적한 지구소외(earth alienation)는 자연소외(nature alienation)의 궁극이자 극치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의 가장 큰 범위가 지구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조건을 바꾸는 인간

반면에 동아시아에서 천지는 전통적으로 인간의 조건으로 생각되어 왔다. “하늘은 덮어주고 땅은 실어준다”[천부지재天覆地載]는 유명한 말이 있듯이, 만물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햇볕과 땅에서 제공하는 곡식, 그리고 바다에서 생산하는 먹거리 등의 도움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지는 인간과 만물의 생존 조건에 다름 아니다.

이와 같은 천지관을 윤리화하고 의례화한 것이 19세기 동학사상가 해월 최시형이다. 해월은 “천지야말로 만물의 포태(胞胎)”라고 하였다. 마치 어머니의 자궁이 태아를 잉태하고 있듯이, 천지가 만물을 품으면서 길러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월에게 있어 천지는, 아렌트 식으로 말하면 “인간의 거주지”에 다름 아니다. 그것도 천연의, 유일한, 신성한 거주지이다. 다만 해월은 그것을 종교적이고 실천적인 차원으로까지 밀고 갔다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천지에 대한 공경과 감사의 태도를 경물(敬物)과 식고(食告)로 표현하였다.

그런데 인류세라는 시대 규정은 nature나 天地와 같은 동서양의 자연 인식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고 있다. 인간이 자연의 영역에 침입하면서 자연의 존재 방식까지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기후변화다. 기후는 개념적으로는 천지 중에서 ‘천’에 해당한다. 따라서 동아시아적으로 말하면 기후변화는 “인간이 하늘을 바꾼 사건”이다. 이렇게 인간(anthropo)의 영향력이 커진 시대(cene)를 과학자들은 ‘인류세(anthropocene)’라고 명명한 것이다.

그래서 인류세적 관점에 의하면 인간과 자연은 완전히 분리된 존재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천지 안에 포함되는 것도 아니다. 인간이 천지 안에 살면서 천지를 개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렌트 식으로 말하면 인간 세계가 자연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고, 그 변화가 다시 인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인간 세계든 자연 세계든 ‘기후’라는 조건 없이는 살 수 없다. 인류세는 인간에게 가장 핵심적인 생존 조건 중의 하나가 ‘기후’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



nature/天地에서 ‘가이아’로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가 ‘가이아(gaia)’에 주목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근대적인 nature 개념으로는 인류세적인 지구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이아’는 원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의 이름인데, 1970년대에 영국의 대기화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지구의 대기를 연구하던 러브록은 1965년 어느 날, “지구가 스스로 기후와 그 구성 성분을 조절함으로써 모든 생물들에게 적합한 환경 조건을 유지시키고 있다”는 통찰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지구를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결론지었다. 그리고 지구를 여신 ‘가이아’로 표현하였다.

그런데 러브록에 의하면, 가이아는 단일한 전체로서의 지구를 의미하지 않는다. 달리 말하면 ‘Globe’로서의 지구가 아니다. 지구의 환경 조성은 지구에 사는 모든 구성원들의 합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의 구성원에는 인간은 물론이고 바다, 바위, 대기와 같은 무생물들도 포함되어 있다.

지구는 화성이나 금성과는 달리 (…) 생물들이 살기에 적합하도록 항상 스스로 환경을 조절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존재이다. 지구가 갖는 이런 속성은 태양계 내에서 지구가 차지하는 특별한 위치 때문이 아니라, 지표면에서 생활하는 생물체들 덕분이다. (…)

지구 생물권(biosphere)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생물체들과 대기, 해양, 암석 등 사실상 지구의 모든 존재들이 지구의 조절 작용에 함께 관여하고 있다.

– 제임스 러브록 지음, 홍욱희 옮김, 《가이아 – 살아있는 생명체로서의 지구》 「서문」, 갈라파고스, 2018, 9쪽, 12쪽.

여기에서 ‘생물권’은, 역사학자 토인비에 의하면, 떼이야르 드 샤르뎅이 쓴 개념으로,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film)”을 가리킨다. 그것은 육지와 해양과 대기로 둘러싸인 막으로, 생물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거주지(habitat)이다(A.J. 토인비 지음, 강기철 옮김, 《세계사 : 인류와 어머니되는 지구》, 1983, 제2장 「생물권」, 20쪽). 따라서 아렌트가 “지구는 인간의 유일한 거주지”라고 했을 때, 이 거주지는 샤르뎅의 개념으로 말하면 ‘생물권’에 해당한다.

그래서 결국 가이아 가설에 의하면, 지구의 환경은 지구의 구성원들이, 달리 말하면 천지에 사는 만물들이, 각자 만들어 가고 있는 셈이다. 그것을 러브록은 편의상 “지구가 조절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엄밀히 말하면 “만물이 조절한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인간과 만물, 생물과 무생물의 구분은 큰 의미가 없다. 모두가 지구환경을 만들어 가는 구성원이라는 점에서는 동등하기 때문이다.



가이아와 한울/하늘

러브록의 가이아 가설에 의하면, 지구상에 거주하는 만물은 지구라는 공간에 수동적으로 살고 있는 객체가 아니다. 토마스 베리의 개념을 빌리면 객체가 아닌 ‘주체’이다. 자신들의 거주 환경과 생존 조건을 능동적으로 만들어 가는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만물은 하나의 ‘행위자(agent)’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는 20세기 초에 천도교에서 제창한 ‘한울’ 개념을 연상시킨다. 한울은 종래의 ‘천지’와는 다른 동학적 ‘지구’ 내지는 천도교적 ‘우주’를 설명하기 위해 새로 고안된 개념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가이아’ 역시 종래의 지구과학적 지구와는 다른 지구를 설명하기 위해 소환된 개념이다.

다만 한울과 가이아가 어떤 점에서 같고 어떤 점에서 다른지는 좀 더 면밀히 검토해 보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한울’의 ‘한’(大+一) 개념은 ‘전체성’으로 이해될 소지가 있다. 반면에 가이아는, 「가이아는 전체성의 신이 아니다(Gaia is not a totality of God)」(2017)는 라투르의 논문 제목이 말해주듯이, 전체성보다는 ‘개체성’이 강조되는 개념이다.

반면에 천도교에서 한울을 ‘자신(自神)’이나 ‘자천(自天)’, 즉 “자기 안의 신”이나 “자기 안의 하늘”이라고 설명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울이 반드시 전체성을 지칭하는 개념이라고 단정할 수만은 없다. 오히려 각 개체들의 독자성과 고유성을 강조하고 있는 느낌도 든다. 그런 점에서는 “만물이 하늘님이다”는 해월의 하늘철학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하늘이든 한울이든 종교적 뉘앙스가 강한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영성의 다른 이름이고 경건의 충만이다. 그래서 해월에게 있어 만물은 하늘같이 신성한 대상으로 다가온다. 반면에 라투르는 가이아를 종교적으로 이해하는 태도를 경계한다. 이 점은 그가 가이아를 “자연에 대한 가장 궁극적인 세속적 이름”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는 점으로부터도 알 수 있다(Latour, Facing Gaia, Ch.3). 이에 대해 해월의 하늘은 “자연에 대한 가장 궁극적인 신성한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라투르가 가이아 존재론을 말하고 있다면, 해월은 가이아 신학론까지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가이아다

가이아를 종교적으로 이해하든 세속적으로 해석하든, 러브록의 가이아 개념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이 가이아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가이아는 각각의 행위 주체들의 총체를 말하는데, 그 행위 주체들이 지구환경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는 우리 모두가 가이아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인류세는 우리에게 ‘인간 행위’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인간의 산업활동이 지구의 기후를 바꾸기 시작한 시대가 인류세라면, 그리고 그 변화가 인간의 조건을 위협하고 있다면, 인간의 행위 하나하나가 미치는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인간사회의 영역을 넘어서 지구라는 행성적 차원에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작게는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에서, 크게는 핵폭탄의 버튼을 누르는 행위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가 지구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 어찌 신중히 행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敬行]! 일찍이 한나 아렌트가, 그리고 최근에는 라투르가 ‘행위’ 개념에 천착한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인류세란 결국 인간 행위의 ‘지구성(globality)’ 내지는 ‘행성성(planetarity)’에 주목한 시대이자, 인간을 ‘지구행위자’, 즉 “지구환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행위자(planetary agent)”로 규정한 시대에 다름 아니다.

이처럼 인류세와 가이아, 가이아와 인류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인류세라는 시대 인식은 가이아의 관점에서 인간을 다시 생각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마치 해월이 “하늘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게 서로가 서로를 길러주는 기화(氣化)의 작용이다”고 했듯이, 가이아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야말로 기화의 작용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존재이다. 다만 그 기화가 대기의 변화, 즉 ‘기후변화’라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사진 출처 : https://ar.pinterest.com/pin/763078730613013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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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원광대학교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HK교수. 편집인. 지구지역학 연구자. 서강대와 와세다대학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하였고,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에서 '한국 근대의 탄생'과 '개벽파선언'(이병한과 공저),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을 저술하였다. 20∼30대에는 노장사상에 끌려 중국철학을 공부하였고, 40대부터는 한국학에 눈을 떠 동학과 개벽사상을 연구하였다. 최근에는 1990년대부터 서양에서 대두되기 시작한 ‘지구인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관된 문제의식은 ‘근대성’이다. 그것도 서구적 근대성이 아닌 비서구적 근대성이다. 동학과 개벽은 한국적 근대성에 대한 관심의 일환이고, 지구인문학은 ‘근대성에서 지구성으로’의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 양자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지구지역학’을 사용하고 있다. 동학이라는 한국학은 좁게는 지역학, 넓게는 지구학이라는 두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장차 개화학과 개벽학이 어우러진 한국 근대사상사를 재구성하고, 토착적 근대와 지구인문학을 주제로 하는 총서를 기획할 계획이다.

2022/05/05

알라딘: 지구인문학의 시선

알라딘: 지구인문학의 시선

지구인문학의 시선 - 갈래와 쟁점  | 지구인문학총서 3
박치완,김석근,박일준,이주연,김봉곤,야규마코토,이우진 (지은이),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기획)모시는사람들2022-03-31

256쪽

책소개

이 책은 전 지구적으로 기후위기나 그에 따르는 기상이변, 팬데믹이 현실화, 일상화하는 인류세 시대에 즈음하여 지금까지 인류가 안주해 온 ‘인간 중심의 시선’을 지구환경 문제로 확장하는 것을 넘어서, 근본적으로 그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를 반영하여 ‘지구의 시선’으로 인간과 지구를 들여다보는 지구인문학의 최신 쟁점과 관점을 소개한다. ‘지구인문학’은 인문학의 종결자로서, 디스토피아의 징후를 보이며 다가오는 ‘지구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와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현재 ‘형성 도상에 있는 지구인문학’을 구체적인 현장에서부터 귀납하여, 그 의미와 지평을 열어내는 책이다.

목차
제1장 ‘장소’의 지구철학: 세계철학의 신(新)구상 / 박치완 … 15
1. 우리는 ‘어디’에서 학문을 하는가? … 18
2. 제3세계가 중심이 된 지구학의 구성과 그 방법론 … 24
3. 제3세계 지식인들의 연대와 ‘장소감’의 증진이 필요한 이유 … 45

제2장 ‘사이’와 ‘너머’의 지구정치학 / 김석근 … 53
1. 지구인문학과 새로운 사유 … 55
2. 지구와 인간 그리고 인류세(Anthropocene) … 59
3. 지구정치, 지구정치학, 지구공동체 … 66
4. ‘지구정치학’을 향하여(AD TERRA POLITIKA) … 78

제3장 ‘공생’의 지구정치신학 / 박일준 … 85
1. 정치신학의 주제로서 지구와 공생 … 87
2. 좌절된 미래와 분노의 정치 … 91
3. 미래 이후 시대의 정치신학: 언더커먼스의 정치신학 … 97
4. 비존재적 집단체(the collective)의 정치적 가능성 … 106
5. (성공)보다 나은 실패(a failing better)로서 정치신학적 투쟁 … 113
6. 지구의 존재 역량을 정치적으로 신학하다 … 122

제4장 ‘은혜’의 지구마음학 / 이주연 … 127
1. 혐오의 시대 … 129
2. 은혜로 혐오 시대 넘어서기 … 136
3. 지구마음학, 그 현장의 소리 … 151

제5장 ‘실학’의 지구기학 / 김봉곤·야규 마코토 … 163
1. ‘세계’에서 ‘지구’로 … 165
2. 최한기의 지구 인식 … 167
3. ��지구전요(地球典要)��와 새로운 지구학 … 176
4. 만물일체(萬物一體)와 ‘천인운화(天人運化)의 효(孝)’ … 184
5. 지구 내 존재 … 194

제6장 ‘미래’의 지구교육학 / 이우진 … 199
1. ‘되기(become)’ 위한 배움 … 201
2. 고귀하지만 결함이 있는 세계시민교육 … 207
3. 여전히 인간 중심적인 생태시민교육 … 217
4. ‘미래 생존을 위한 교육’으로 … 225

에필로그 …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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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56 바야흐로 ‘지구인문학(地球人文學)’이 떠오르고 있다. 관심과 더불어 유행하고 있다고 해도 좋겠다. ‘지구인문학연구회’의 결성과 활발한 연구, 그리고 ‘경계를 넘는 지구학의 모색’이라는 부제를 가지고서 개최된 <지구화 시대의 인문학> 학술대회가 일단의 증거가 된다고 하겠다. 영어로는 ‘Globalogy: The Humanities in the Age of Globalization’으로 표기하고 있다. 지구인문학과 더불어 새로운 용어와 개념들 역시 출현하고 있다. 새로운 사유는 새로운 말들(용어)을 필요로 하므로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 핵심을 이루는 단어는 역시 (‘지구’와) ‘Globe’라 해야 할 것이다. 형태상으로 보자면 globe에서 global, globality, globalism, globalization, globalogy 등이 파생되어 나온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단순한 단어의 생성 과정을 넘어서 있다. 논자에 따라서 같은 용어를 쓰고 있더라도 거기에 담기는 내용과 함의가 다르기는 하지만 점차로 일종의 ‘개념’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이다.  접기
P. 82 ‘정치’ 개념에 대해서 근본적인 전환을 담아 내는 새로운 정치학, 지구정치학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정치학에서는 인간을 ‘Zoon Politikon(정치적 동물, Political Animal)’로 간주해 왔다. 인간은 폴리스(Polis)를, 정치를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 말 자체가 인간을 가리켰으며, 또한 인간이 아닌 존재와 구별해 주는 특징으로 여겨졌다. 그렇다, 지금도 인간은 여전히 정치적 동물이다. 변함없다. 하지만 동시에 인간은 또 ‘Terra Zoon(Terrestrial Animal)’이기도 하다는 것을 덧붙여야 할 듯하다. ‘지구(땅) 위에서 살아가는 동물’이기도 하다는 것, 조금 더 부연하면 ‘지구의 운명을 두 어깨에 짊어지고 나아가야 하는 동물’이기도 한 것이다.  접기
P. 124 지구정치신학이란 공생공산의 신학을 지구의 관점에서 조망하는 정치신학을 가리킨다. 지구 위에 살아가는 존재를 단지 인간이나 생물의 관점에서만 조망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구성하는 물질적 존재들과의 얽힘 속에 조망할 수 있는 정치신학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구정치신학은 인권을 넘어 모든 존재 특별히 물질적 존재의 존재-권리 혹은 존재-역량을 궁리하는 정치신학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정치적 실패들의 근원에는 인간중심적 세계관이 놓여있다면, 그 세계관의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인간 이외의 존재들 혹은 비유기체적 존재들을 함께 얽혀 활동하는 존재로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이제 우리의 정치신학적 핵심과제는 비인간 생명/생태 존재들 뿐만 아니라 물질 존재들에게 어떻게 그들의 정치적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정치신학을 기획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켈러의 지구정치신학은 이제 시론적 제안이다. 그 시론에 응답하여 어떻게 정치적 행동주의를 엮어낼 수 있을 것인가는 비단 기독교 신학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종교 간 대화와 협력 및 여러 학문분야들과 ‘함께-만들기’(sympoiesis)의 역량을 요구한다.  접기
P. 143 지구인문학의 관점으로 볼 때 전 지구적 존재는 한울이자 한 기운으로 얽힌 한 가족이기 때문에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더하여 원불교의 은(恩)사상은 만물이 주고받는 은혜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이 시사점을 실천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은(恩)사상은 삶의 현장에서 천지와 부모, 동포와 법률의 은혜를 자각하고, 이것을 현실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실사구시의 실천 원리이자 실학적 신앙이다.  접기
P. 197 최한기의 효사상은 신기가 활동운화하는 작용이 우주와 지구가 만물 그리고 인간을 이르게 하고, 자기뿐만 아니라 부모도 자손도 그것을 받아서 산다는 사실을 바탕에 두고 있다. 사람과 만물은 그것에 대한 자각이 있든 없든 간에 그것을 받들어 따르고 있는 것이지만 그 은혜를 자각하고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바로 효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최한기의 효는 부모를 섬기는 효도를 기초로 하면서 그것을 미루어서 자기와 부모, 그리고 자손을 살게 해 주는 사회와 지구환경, 그리고 그것을 통틀어서 일체로 삼는 신기의 활동운화에 대한 은혜의 자각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그 자각을 토대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윤리도덕을 실천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부모를 모실 뿐만 아니라 자기와 타자가 모두 함께 ‘지구 내 존재’로서 지구상에서 더불어 사는 ‘억조생령’에게 기가 운화하는 은덕을 뭇사람들이 알고 깨닫도록 하고, 또 모두가 그 은혜를 입도록 실천하는 것, 그것이 바로 최한기의 ‘천인운화의 효’인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그의 효사상은 가정도덕·사회윤리의 범위를 훨씬 뛰어넘어서 생태윤리까지도 포함하는 새로운 지구윤리로 재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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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박치완 (지은이)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및 철학과 졸업. 동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고, 프랑스 부르고뉴 대학(Univ. de Bourgogne)에서 앙리 베르그송(Henri Bergson)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호모 글로칼리쿠스』, 『이데아로부터 시뮬라크르까지』가 있고, 공저로는 『공간의 시학과 무욕의 상상력』, 『비주얼 컬쳐 시대의 이해』, 『지식의 역사와 그 지형도』, 『문화콘텐츠와 문화코드』, 『근대한국, 개벽사상을 실천하다』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아직도 보편을 말하는가?, 「동일성의 폭력과 차이의 허구」, 「의심의 ‘한국’ 철학, 한국에서도 철학을 하는가?」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글로컬 시대의 철학과 문화의 해방선언>,<호모 글로칼리쿠스> … 총 21종 (모두보기)

김석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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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정외과를 거쳐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연구했다. 연세대 정외과 연구교수, 아산서원 교수 및 부원장 등을 지냈다.
『주자학과 양명학』 『제자백가』 『주자의 자연학』 『불교와 양명학』 『일본사상사』, 그리고 마루야마 마사오의 주요 저작들을 우리말로 옮겼다.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조선시대 국왕 리더십 관>,<민본과 민주의 개념적 통섭> … 총 49종 (모두보기)
박일준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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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신학대학교 종교철학과와 동대학원,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드루대학교에서 <사이로서의 인간>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감리교신학대학에서 종교철학을 가르치는 객원교수로 재직중이다. 공생을 주제로 사물정치와 기후변화/생태계 위기 및 뇌가소성 등의 주제들을 엮는 연구를 하고 있다. 저서로 《정의의 신학: 둘the Two의 신학》, 《인공지능 시대, 인간을묻다: 인간과 기계의 공생을 위한 포스트휴먼적 존재론》 등이 있고, 역서로 《길위의 신학: 하나님의 지혜를 신비 가운데 분별하기》, 《바람의 말을 타고: 조... 더보기
최근작 : <생태 사물 신학>,<지구인문학의 시선>,<기후 위기 시대의 도전과 교회의 응답> … 총 18종 (모두보기)
이주연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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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책임연구원 _ 저서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공저) ��지구적 전환 2021��(공저) ��근대 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지구적 전환 2021> … 총 2종 (모두보기)
김봉곤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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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연구교수 _ 저서로 ��근대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공저) ��섬진강 누정산책��, ��표해록과 호남표류기��(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명문가, 그 깊은 역사>,<섬진강 누정산책> … 총 5종 (모두보기)
야규마코토 (柳生真)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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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연구교수 _ 저서로 ��東アジアの共通善─和・通・仁の現代的再創造をめざして─��(일본 岡山大学, 공저) ��근대 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공저), ��최한기 기학 연구�� 등이 있다.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
이우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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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교육대학교 교수 _ 저서로 ��Korean Education: Educational Thought, Systems and Content��(공저) ��사라진 스승: 다시 교사의 길을 묻다��(공저) ��일제강점기, 저항과 계몽의 교육사상가들��(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 … 총 2종 (모두보기)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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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사상을 바르고 넓고 깊게 연구함으로써 원불교와 인류 사회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74년 7월 4일 설립되었다. 또한 단순히 사상에 대한 연구보다 좀 더 심층적이며 구체적인 원불교학 수립과 사관 수립을 목적으로 한다.
최근작 : <근대 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근대한국 개벽운동을 다시읽다>,<근대한국 개벽사상을 실천하다> … 총 1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지구인문학의 시선으로 인간, 사물, 세계를 논한다

2020년, COVID-19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큰 홍수가 발생했으며, 2019년부터 시작해 이듬해까지 이어진 호주 산불은 막대한 피해를 야기했다. 같은 해 터키에는 지진이 일어났고, 한국에선 54일간 장마가 이어진 데다 태풍도 줄줄이 찾아왔으며, 중국에는 폭우로 인한 홍수가 있었다. 모두 2020년 한 해 동안 우리 인류를 찾아온 위험들이었다. 묘하게도 같은 해에 지구인문학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지구인문학자들이 함께 저술한 이 책, ��지구인문학의 시선��에서 다루는 논점들은 지구의 관점에서 인간과 만물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분야별로 다룬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간의 시선, 서구의 시선으로 살아오며 자본주의를 보편적인 프레임으로 공식화함으로써 지금 우리가 당면한 팬데믹에 도달하고 말았다. 인류세와 기후위기 현상이 요청하는 것은 기존의 시선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꾸는 것이다. ��지구인문학의 시선��에서는 더 이상 인간의 시선이 아닌 ‘지구인문학의 시선’을 상상하고, 탐색한다.

지구인문학자들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소개한다

1장 ‘장소의 지구철학’은 ‘장소의 존재’로서 인간이 지구를 자신이 살아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생존의 장소로 구성해낼 수 있는 방법을 타진한다. 그 방법이란 다름 아닌 ‘제3세계성, 즉 억압당하고 배제당한 자의 눈으로 지구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2장 ‘사이와 너머의 지구정치학’은 명사적 존재로 가득한 인간의 정치와 철학을 넘어, 그 ‘사이’의 존재들에 주목하고, ‘사이 너머’를 사유하는 지구정치학을 구상한다. 기후변화와 생태위기이 국면에서 지구가 보여주는 다양한 양상과 반응이 바로 지구의 정치적 행위임을 재발견한다.
3장 ‘공생의 지구정치신학’은 ‘함께-만들기’ 혹은 ‘공동생산’으로서의 ‘공생’에 주목하여 제도권 정치로부터 정치적 행위 주체성을 부여받지 못한 존재들의 정치적 잠재력에 주목하고 이들의 연대를 꿈꾸는 정치신학을 제안한다.
4장 ‘은혜의 지구마음학’은 ‘은혜’라는 키워드로 카렌 바라드의 ‘모든 존재들의 얽힘’을 재서술하면서 지구상의 모든 존재, 특히 나는 모든 존재로부터 은혜를 입고 있음을 호소한다. 모든 존재를 아우르는 마음 바탕 위에서 우리는 비로소 지구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5장 ‘실학의 지구기학’은 조선 후기 실학자 최한기의 기학이 “‘세계’로부터 ‘지구’로의 시선의 전환”을 통해 성립된다, 즉 “인간과 만물이 관계를 지구적 차원에서 사유하는 시도가 일찍이 조선사회에 형성되었음”을 주목한다. 최한기는 ‘만물이 일체로 얽혀 있음’에 주목하면서, 천지를 섬기는 ‘천륜적 효’를 제안한다. 이는 인간의 행위주체성을 지구적으로 확장하는 사유라 할 수 있다.
6장 ‘미래의 지구교육학’은 미래교육의 방향성을 ‘지구교육학’의 지평에서 조망한다. 이는 ‘세계시민교육’과 ‘생태시민교육’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생명적 사유’에서 “비생명적 존재들과의 얽힘도 사유할 수 있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함을 역설한다.

인류세 시대 인문학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한다

지구위기 문제들을 한국사상과 비서구적 관점에서 사유하기 위해 기획된 이 책은 인간과 유럽 중심의 근대인문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구와 만물까지 인문학의 범주에 포함시켜, 인간과 지구가 공생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들을 모색한다. 당면한 기후변화와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 중심의 사유체계를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은 학문 영역뿐 아니라 문화, 정치, 예술, 교육 등의 영역 전반에 널리 공명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삶의 근원적인 문제를 탐구하는 인문학 사조들은 인간의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 인류세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압도적으로 현상화된 - 지금의 위기를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구인문학은 이러한 과제에 적극 응답하며 ‘지구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우리를 향한 지구인문학의 시선’을 닮아야 한다는 점을 깊이 파고든다. 이것을 통해 문명의 전환을 이룸으로써 지구적 전환 속에 인간의 자리가 없어지지 않도록 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접기

지구인문학의 시선으로 인간, 사물, 세계를 논하다 - 대학지성 In&Out

지구인문학의 시선으로 인간, 사물, 세계를 논하다 - 대학지성 In&Out

지구인문학의 시선으로 인간, 사물, 세계를 논하다
이현건 기자
승인 2022.04.23 

■ |지구인문학의 시선: 갈래와 쟁점  
박치완·박일준·김민영·김봉곤·야규 마코토 외 2명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56쪽



2020년, COVID-19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큰 홍수가 발생했으며, 2019년부터 시작해 이듬해까지 이어진 호주 산불은 막대한 피해를 야기했다. 같은 해 터키에는 지진이 일어났고, 한국에선 54일간 장마가 이어진 데다 태풍도 줄줄이 찾아왔으며, 중국에는 폭우로 인한 홍수가 있었다. 모두 2020년 한 해 동안 우리 인류를 찾아온 위험들이었다. 묘하게도 같은 해에 지구인문학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지구인문학자들이 함께 저술한 이 책은 전 지구적으로 기후위기나 그에 따르는 기상이변, 팬데믹이 현실화, 일상화하는 인류세 시대에 즈음하여 지금까지 인류가 안주해 온 ‘인간 중심의 시선’을 지구환경 문제로 확장하는 것을 넘어서, 근본적으로 그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를 반영하여 ‘지구의 시선’으로 인간과 지구를 들여다보는 지구인문학의 최신 쟁점과 관점을 소개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논점들은 지구의 관점에서 인간과 만물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분야별로 다룬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간의 시선, 서구의 시선으로 살아오며 자본주의를 보편적인 프레임으로 공식화함으로써 지금 우리가 당면한 팬데믹에 도달하고 말았다. 인류세와 기후위기 현상이 요청하는 것은 기존의 시선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더 이상 인간의 시선이 아닌 ‘지구인문학의 시선’을 상상하고, 탐색한다. ‘지구인문학’은 인문학의 종결자로서, 디스토피아의 징후를 보이며 다가오는 ‘지구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와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현재 ‘형성 도상에 있는 지구인문학’을 구체적인 현장에서부터 귀납하여, 그 의미와 지평을 열어낸다.

1장 ‘장소의 지구철학’은 ‘장소의 존재’로서 인간이 지구를 자신이 살아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생존의 장소로 구성해낼 수 있는 방법을 타진한다. 그 방법이란 다름 아닌 ‘제3세계성, 즉 억압당하고 배제당한 자의 눈으로 지구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2장 ‘사이와 너머의 지구정치학’은 명사적 존재로 가득한 인간의 정치와 철학을 넘어, 그 ‘사이’의 존재들에 주목하고, ‘사이 너머’를 사유하는 지구정치학을 구상한다. 기후변화와 생태위기이 국면에서 지구가 보여주는 다양한 양상과 반응이 바로 지구의 정치적 행위임을 재발견한다.

3장 ‘공생의 지구정치신학’은 ‘함께-만들기’ 혹은 ‘공동생산’으로서의 ‘공생’에 주목하여 제도권 정치로부터 정치적 행위 주체성을 부여받지 못한 존재들의 정치적 잠재력에 주목하고 이들의 연대를 꿈꾸는 정치신학을 제안한다.

4장 ‘은혜의 지구마음학’은 ‘은혜’라는 키워드로 카렌 바라드의 ‘모든 존재들의 얽힘’을 재서술하면서 지구상의 모든 존재, 특히 나는 모든 존재로부터 은혜를 입고 있음을 호소한다. 모든 존재를 아우르는 마음 바탕 위에서 우리는 비로소 지구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5장 ‘실학의 지구기학’은 조선 후기 실학자 최한기의 기학이 “‘세계’로부터 ‘지구’로의 시선의 전환”을 통해 성립된다, 즉 “인간과 만물이 관계를 지구적 차원에서 사유하는 시도가 일찍이 조선사회에 형성되었음”을 주목한다. 최한기는 ‘만물이 일체로 얽혀 있음’에 주목하면서, 천지를 섬기는 ‘천륜적 효’를 제안한다. 이는 인간의 행위주체성을 지구적으로 확장하는 사유라 할 수 있다.

6장 ‘미래의 지구교육학’은 미래교육의 방향성을 ‘지구교육학’의 지평에서 조망한다. 이는 ‘세계시민교육’과 ‘생태시민교육’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생명적 사유’에서 “비생명적 존재들과의 얽힘도 사유할 수 있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함을 역설한다.

이 책은 인간과 유럽 중심의 근대인문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구와 만물까지 인문학의 범주에 포함시켜, 인간과 지구가 공생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들을 모색한다. 당면한 기후변화와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 중심의 사유체계를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은 학문 영역뿐 아니라 문화, 정치, 예술, 교육 등의 영역 전반에 널리 공명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삶의 근원적인 문제를 탐구하는 인문학 사조들은 인간의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지금의 위기를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구인문학은 이러한 과제에 적극 응답하며 ‘지구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우리를 향한 지구인문학의 시선’을 닮아야 한다는 점을 깊이 파고든다. 이것을 통해 문명의 전환을 이룸으로써 지구적 전환 속에 인간의 자리가 없어지지 않도록 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현건 기자다른기사 보기



지구인문학의 시선 - 갈래와 쟁점  | 지구인문학총서 3
박치완,김석근,박일준,이주연,김봉곤,야규마코토,이우진 (지은이),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기획)모시는사람들2022-03-31

책소개

이 책은 전 지구적으로 기후위기나 그에 따르는 기상이변, 팬데믹이 현실화, 일상화하는 인류세 시대에 즈음하여 지금까지 인류가 안주해 온 ‘인간 중심의 시선’을 지구환경 문제로 확장하는 것을 넘어서, 근본적으로 그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를 반영하여 ‘지구의 시선’으로 인간과 지구를 들여다보는 지구인문학의 최신 쟁점과 관점을 소개한다. ‘지구인문학’은 인문학의 종결자로서, 디스토피아의 징후를 보이며 다가오는 ‘지구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와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현재 ‘형성 도상에 있는 지구인문학’을 구체적인 현장에서부터 귀납하여, 그 의미와 지평을 열어내는 책이다.


목차
제1장 ‘장소’의 지구철학: 세계철학의 신(新)구상 / 박치완 … 15
1. 우리는 ‘어디’에서 학문을 하는가? … 18
2. 제3세계가 중심이 된 지구학의 구성과 그 방법론 … 24
3. 제3세계 지식인들의 연대와 ‘장소감’의 증진이 필요한 이유 … 45

제2장 ‘사이’와 ‘너머’의 지구정치학 / 김석근 … 53
1. 지구인문학과 새로운 사유 … 55
2. 지구와 인간 그리고 인류세(Anthropocene) … 59
3. 지구정치, 지구정치학, 지구공동체 … 66
4. ‘지구정치학’을 향하여(AD TERRA POLITIKA) … 78

제3장 ‘공생’의 지구정치신학 / 박일준 … 85
1. 정치신학의 주제로서 지구와 공생 … 87
2. 좌절된 미래와 분노의 정치 … 91
3. 미래 이후 시대의 정치신학: 언더커먼스의 정치신학 … 97
4. 비존재적 집단체(the collective)의 정치적 가능성 … 106
5. (성공)보다 나은 실패(a failing better)로서 정치신학적 투쟁 … 113
6. 지구의 존재 역량을 정치적으로 신학하다 … 122

제4장 ‘은혜’의 지구마음학 / 이주연 … 127
1. 혐오의 시대 … 129
2. 은혜로 혐오 시대 넘어서기 … 136
3. 지구마음학, 그 현장의 소리 … 151

제5장 ‘실학’의 지구기학 / 김봉곤·야규 마코토 … 163
1. ‘세계’에서 ‘지구’로 … 165
2. 최한기의 지구 인식 … 167
3. ��지구전요(地球典要)��와 새로운 지구학 … 176
4. 만물일체(萬物一體)와 ‘천인운화(天人運化)의 효(孝)’ … 184
5. 지구 내 존재 … 194

제6장 ‘미래’의 지구교육학 / 이우진 … 199
1. ‘되기(become)’ 위한 배움 … 201
2. 고귀하지만 결함이 있는 세계시민교육 … 207
3. 여전히 인간 중심적인 생태시민교육 … 217
4. ‘미래 생존을 위한 교육’으로 … 225

에필로그 …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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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56 바야흐로 ‘지구인문학(地球人文學)’이 떠오르고 있다. 관심과 더불어 유행하고 있다고 해도 좋겠다. ‘지구인문학연구회’의 결성과 활발한 연구, 그리고 ‘경계를 넘는 지구학의 모색’이라는 부제를 가지고서 개최된 <지구화 시대의 인문학> 학술대회가 일단의 증거가 된다고 하겠다. 영어로는 ‘Globalogy: The Humanities in the Age of Globalization’으로 표기하고 있다. 지구인문학과 더불어 새로운 용어와 개념들 역시 출현하고 있다. 새로운 사유는 새로운 말들(용어)을 필요로 하므로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 핵심을 이루는 단어는 역시 (‘지구’와) ‘Globe’라 해야 할 것이다. 형태상으로 보자면 globe에서 global, globality, globalism, globalization, globalogy 등이 파생되어 나온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단순한 단어의 생성 과정을 넘어서 있다. 논자에 따라서 같은 용어를 쓰고 있더라도 거기에 담기는 내용과 함의가 다르기는 하지만 점차로 일종의 ‘개념’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이다.  접기
P. 82 ‘정치’ 개념에 대해서 근본적인 전환을 담아 내는 새로운 정치학, 지구정치학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정치학에서는 인간을 ‘Zoon Politikon(정치적 동물, Political Animal)’로 간주해 왔다. 인간은 폴리스(Polis)를, 정치를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 말 자체가 인간을 가리켰으며, 또한 인간이 아닌 존재와 구별해 주는 특징으로 여겨졌다. 그렇다, 지금도 인간은 여전히 정치적 동물이다. 변함없다. 하지만 동시에 인간은 또 ‘Terra Zoon(Terrestrial Animal)’이기도 하다는 것을 덧붙여야 할 듯하다. ‘지구(땅) 위에서 살아가는 동물’이기도 하다는 것, 조금 더 부연하면 ‘지구의 운명을 두 어깨에 짊어지고 나아가야 하는 동물’이기도 한 것이다.  접기
P. 124 지구정치신학이란 공생공산의 신학을 지구의 관점에서 조망하는 정치신학을 가리킨다. 지구 위에 살아가는 존재를 단지 인간이나 생물의 관점에서만 조망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구성하는 물질적 존재들과의 얽힘 속에 조망할 수 있는 정치신학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구정치신학은 인권을 넘어 모든 존재 특별히 물질적 존재의 존재-권리 혹은 존재-역량을 궁리하는 정치신학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정치적 실패들의 근원에는 인간중심적 세계관이 놓여있다면, 그 세계관의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인간 이외의 존재들 혹은 비유기체적 존재들을 함께 얽혀 활동하는 존재로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이제 우리의 정치신학적 핵심과제는 비인간 생명/생태 존재들 뿐만 아니라 물질 존재들에게 어떻게 그들의 정치적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정치신학을 기획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켈러의 지구정치신학은 이제 시론적 제안이다. 그 시론에 응답하여 어떻게 정치적 행동주의를 엮어낼 수 있을 것인가는 비단 기독교 신학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종교 간 대화와 협력 및 여러 학문분야들과 ‘함께-만들기’(sympoiesis)의 역량을 요구한다.  접기
P. 143 지구인문학의 관점으로 볼 때 전 지구적 존재는 한울이자 한 기운으로 얽힌 한 가족이기 때문에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더하여 원불교의 은(恩)사상은 만물이 주고받는 은혜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이 시사점을 실천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은(恩)사상은 삶의 현장에서 천지와 부모, 동포와 법률의 은혜를 자각하고, 이것을 현실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실사구시의 실천 원리이자 실학적 신앙이다.  접기
P. 197 최한기의 효사상은 신기가 활동운화하는 작용이 우주와 지구가 만물 그리고 인간을 이르게 하고, 자기뿐만 아니라 부모도 자손도 그것을 받아서 산다는 사실을 바탕에 두고 있다. 사람과 만물은 그것에 대한 자각이 있든 없든 간에 그것을 받들어 따르고 있는 것이지만 그 은혜를 자각하고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바로 효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최한기의 효는 부모를 섬기는 효도를 기초로 하면서 그것을 미루어서 자기와 부모, 그리고 자손을 살게 해 주는 사회와 지구환경, 그리고 그것을 통틀어서 일체로 삼는 신기의 활동운화에 대한 은혜의 자각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그 자각을 토대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윤리도덕을 실천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부모를 모실 뿐만 아니라 자기와 타자가 모두 함께 ‘지구 내 존재’로서 지구상에서 더불어 사는 ‘억조생령’에게 기가 운화하는 은덕을 뭇사람들이 알고 깨닫도록 하고, 또 모두가 그 은혜를 입도록 실천하는 것, 그것이 바로 최한기의 ‘천인운화의 효’인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그의 효사상은 가정도덕·사회윤리의 범위를 훨씬 뛰어넘어서 생태윤리까지도 포함하는 새로운 지구윤리로 재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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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박치완 (지은이)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및 철학과 졸업. 동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고, 프랑스 부르고뉴 대학(Univ. de Bourgogne)에서 앙리 베르그송(Henri Bergson)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호모 글로칼리쿠스』, 『이데아로부터 시뮬라크르까지』가 있고, 공저로는 『공간의 시학과 무욕의 상상력』, 『비주얼 컬쳐 시대의 이해』, 『지식의 역사와 그 지형도』, 『문화콘텐츠와 문화코드』, 『근대한국, 개벽사상을 실천하다』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아직도 보편을 말하는가?, 「동일성의 폭력과 차이의 허구」, 「의심의 ‘한국’ 철학, 한국에서도 철학을 하는가?」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글로컬 시대의 철학과 문화의 해방선언>,<호모 글로칼리쿠스> … 총 21종 (모두보기)

김석근 (지은이) 
연세대 정외과를 거쳐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연구했다. 연세대 정외과 연구교수, 아산서원 교수 및 부원장 등을 지냈다.
『주자학과 양명학』 『제자백가』 『주자의 자연학』 『불교와 양명학』 『일본사상사』, 그리고 마루야마 마사오의 주요 저작들을 우리말로 옮겼다.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조선시대 국왕 리더십 관>,<민본과 민주의 개념적 통섭> … 총 49종 (모두보기)

박일준 (지은이) 
감리교신학대학교 종교철학과와 동대학원,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드루대학교에서 <사이로서의 인간>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감리교신학대학에서 종교철학을 가르치는 객원교수로 재직중이다. 공생을 주제로 사물정치와 기후변화/생태계 위기 및 뇌가소성 등의 주제들을 엮는 연구를 하고 있다. 저서로 《정의의 신학: 둘the Two의 신학》, 《인공지능 시대, 인간을묻다: 인간과 기계의 공생을 위한 포스트휴먼적 존재론》 등이 있고, 역서로 《길위의 신학: 하나님의 지혜를 신비 가운데 분별하기》, 《바람의 말을 타고: 조울증의 철학-조울증과 전일성의 추구》, 《자연주의적 성서해석학과 기호학: 해석자들의 공동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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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생태 사물 신학>,<지구인문학의 시선>,<기후 위기 시대의 도전과 교회의 응답> … 총 18종 (모두보기)

이주연 (지은이)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책임연구원 _ 저서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공저) ��지구적 전환 2021��(공저) ��근대 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지구적 전환 2021> … 총 2종 (모두보기)

김봉곤 (지은이) 

원광대학교 연구교수 _ 저서로 ��근대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공저) ��섬진강 누정산책��, ��표해록과 호남표류기��(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명문가, 그 깊은 역사>,<섬진강 누정산책> … 총 5종 (모두보기)

야규마코토 (柳生真) (지은이)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연구교수 _ 저서로 ��東アジアの共通善─和・通・仁の現代的再創造をめざして─��(일본 岡山大学, 공저) ��근대 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공저), ��최한기 기학 연구�� 등이 있다.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
이우진 (지은이) 

공주교육대학교 교수 _ 저서로 ��Korean Education: Educational Thought, Systems and Content��(공저) ��사라진 스승: 다시 교사의 길을 묻다��(공저) ��일제강점기, 저항과 계몽의 교육사상가들��(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 … 총 2종 (모두보기)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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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사상을 바르고 넓고 깊게 연구함으로써 원불교와 인류 사회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74년 7월 4일 설립되었다. 또한 단순히 사상에 대한 연구보다 좀 더 심층적이며 구체적인 원불교학 수립과 사관 수립을 목적으로 한다.
최근작 : <근대 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근대한국 개벽운동을 다시읽다>,<근대한국 개벽사상을 실천하다> … 총 1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지구인문학의 시선으로 인간, 사물, 세계를 논한다

2020년, COVID-19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큰 홍수가 발생했으며, 2019년부터 시작해 이듬해까지 이어진 호주 산불은 막대한 피해를 야기했다. 같은 해 터키에는 지진이 일어났고, 한국에선 54일간 장마가 이어진 데다 태풍도 줄줄이 찾아왔으며, 중국에는 폭우로 인한 홍수가 있었다. 모두 2020년 한 해 동안 우리 인류를 찾아온 위험들이었다. 묘하게도 같은 해에 지구인문학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지구인문학자들이 함께 저술한 이 책, ��지구인문학의 시선��에서 다루는 논점들은 지구의 관점에서 인간과 만물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분야별로 다룬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간의 시선, 서구의 시선으로 살아오며 자본주의를 보편적인 프레임으로 공식화함으로써 지금 우리가 당면한 팬데믹에 도달하고 말았다. 인류세와 기후위기 현상이 요청하는 것은 기존의 시선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꾸는 것이다. ��지구인문학의 시선��에서는 더 이상 인간의 시선이 아닌 ‘지구인문학의 시선’을 상상하고, 탐색한다.

지구인문학자들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소개한다

1장 ‘장소의 지구철학’은 ‘장소의 존재’로서 인간이 지구를 자신이 살아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생존의 장소로 구성해낼 수 있는 방법을 타진한다. 그 방법이란 다름 아닌 ‘제3세계성, 즉 억압당하고 배제당한 자의 눈으로 지구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2장 ‘사이와 너머의 지구정치학’은 명사적 존재로 가득한 인간의 정치와 철학을 넘어, 그 ‘사이’의 존재들에 주목하고, ‘사이 너머’를 사유하는 지구정치학을 구상한다. 기후변화와 생태위기이 국면에서 지구가 보여주는 다양한 양상과 반응이 바로 지구의 정치적 행위임을 재발견한다.
3장 ‘공생의 지구정치신학’은 ‘함께-만들기’ 혹은 ‘공동생산’으로서의 ‘공생’에 주목하여 제도권 정치로부터 정치적 행위 주체성을 부여받지 못한 존재들의 정치적 잠재력에 주목하고 이들의 연대를 꿈꾸는 정치신학을 제안한다.
4장 ‘은혜의 지구마음학’은 ‘은혜’라는 키워드로 카렌 바라드의 ‘모든 존재들의 얽힘’을 재서술하면서 지구상의 모든 존재, 특히 나는 모든 존재로부터 은혜를 입고 있음을 호소한다. 모든 존재를 아우르는 마음 바탕 위에서 우리는 비로소 지구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5장 ‘실학의 지구기학’은 조선 후기 실학자 최한기의 기학이 “‘세계’로부터 ‘지구’로의 시선의 전환”을 통해 성립된다, 즉 “인간과 만물이 관계를 지구적 차원에서 사유하는 시도가 일찍이 조선사회에 형성되었음”을 주목한다. 최한기는 ‘만물이 일체로 얽혀 있음’에 주목하면서, 천지를 섬기는 ‘천륜적 효’를 제안한다. 이는 인간의 행위주체성을 지구적으로 확장하는 사유라 할 수 있다.
6장 ‘미래의 지구교육학’은 미래교육의 방향성을 ‘지구교육학’의 지평에서 조망한다. 이는 ‘세계시민교육’과 ‘생태시민교육’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생명적 사유’에서 “비생명적 존재들과의 얽힘도 사유할 수 있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함을 역설한다.

인류세 시대 인문학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한다

지구위기 문제들을 한국사상과 비서구적 관점에서 사유하기 위해 기획된 이 책은 인간과 유럽 중심의 근대인문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구와 만물까지 인문학의 범주에 포함시켜, 인간과 지구가 공생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들을 모색한다. 당면한 기후변화와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 중심의 사유체계를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은 학문 영역뿐 아니라 문화, 정치, 예술, 교육 등의 영역 전반에 널리 공명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삶의 근원적인 문제를 탐구하는 인문학 사조들은 인간의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 인류세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압도적으로 현상화된 - 지금의 위기를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구인문학은 이러한 과제에 적극 응답하며 ‘지구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우리를 향한 지구인문학의 시선’을 닮아야 한다는 점을 깊이 파고든다. 이것을 통해 문명의 전환을 이룸으로써 지구적 전환 속에 인간의 자리가 없어지지 않도록 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