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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7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 이왕 사는 인생 재밌게 살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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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사는 인생 재밌게 살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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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2019. 11. 25
조회수 2035 추천수 0

» 본각스님이 타이완 불광산사 성운스님이 보내온 글씨 앞에 서있다.






서울 강남구 광평로31길 56 광수산 기슭에 조계종 6천여명의 비구니 스님들의 중심인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가 있다. 강남 요지에 멋들어지게 지어진 지 17년된 곳이지만 지금껏 일요법회도 없고, 비구니스님들의 회의처로 명맥을 이어왔다. 그런데 이곳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 13일 4년임기의 전국비구니회장에 본각(67)스님이 취임하면서부터다. 25일 법륭사에 들어서자 한쪽 실내 벽면을 가득 채원 ‘일회용품 줄이기 스님들이 앞장서요’란 대형포스터가 먼저 눈을 사로잡는다. 취임식날 이제 비구니스님들이라도 절대 일회용품을 쓰지말라며 도시락통과 젖가락 2천여개를 제작해 선물한 본각 스님이다. 말만 하지 말고 나부터 달라져보자는 본각 스님으로 시작되는 개혁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본각 스님은 태생부터 ’전통적’이다. 본각스님네 6남매는 큰스님 천제 스님이 중학교 2학년때 성철 스님(1912~1993)의 맏상좌로 출가한 것을 시작으로 성철 스님의 권유로 6형제 모두가 출가한 전설의 집안이다. 본각스님네 집안은 원래 경남 합천에 살고있었는데, 장남 천제스님이 마산 동중학교로 유학을 가자 공부를 위해 마산으로 이사를 갔다고한다. 그런데 형편은 어렵고 대가족이 살 집을 마련하자니 돈이 없어 흉가로 방치된 집을 구해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사를 간지 얼마 안돼 부친이 갑자기 사망했다. 그래서 경남 통영 안정사에서 49재를 지냈다. 당시 성철 스님이 수행하던 곳이었다. 자기 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고통스러워하던 천제 스님은 49재를 끝내고도 절을 내려오지않았고, 성철 스님의 첫번째 상좌(제자)가 되었다. 갑자기 남편을 여의고 장남마저 출가해버리자 어머니와 5형제들은 깊은 실의에 빠졌다. 이를 안 성철 스님이 온가족이 모두 절에 들어오면 어쩌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절에 들어가면 모든 가족이 함께 사는 줄 알고 이에 응했다. 그러나 형제들은 각기 은사(스승)의 절로 이곳 저곳으로 흩어졌다. 이에 충격을 받았는지 어머니는 그 다음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6남매중 2남은 성철스님이 주석한 해인사로 출가했고, 4녀는 성철스님과 각별했던 비구니계의 대부 ‘인홍스님(1908~1997)과 그 상좌들에게 출가했다. 6형제의 막내로 불과 3살이던 본각스님이 맡겨진 곳은 인천에서 주로 고아들을 키우던 부용암 육년스님이었다.












 인천 용화선원을 창설한 선지식 전강 스님과 도봉산의 무애도인 춘성스님과 충남 덕숭산 수덕사 혜안 스님은 안거가 끝나고 나면 부용암에 모여 휴식을 즐겼는데, 그 때 전강 스님으로부터 ‘본각’이란 법명을 받았다고 한다. ‘본각’(本覺)은 ‘본래 깨달아있다’는 뜻이다. 즉 수행을 해야 붓다가 되는 것이 아니고 본래부터 붓다라는 의미다.
 

그는 어려서부터 짖굿은데가 있었다고 한다. 어른스님들이 찾아헤매면 늘 부용암 밤나무 위에 숨어있으면서, ‘한번만 위를 쳐다보면 금새 찾을 수 있는 것을 왜 아래에서만 찾고있는지 인간의 시야가 얼마나 좁으냐’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14살 무렵 인홍스님이 주석하던 울산 울주 가지산 석남사에서 바깥세상과는 단절돼 살았다. 그런데 하루는 벽지를 바르기전 초벌로 바르라며 던져졌던 신문들을 다른 학인들과 함께 온종일 읽고서는 `아,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고 있구나'라고 궁금증이 동해 견딜 수가 없어서

어른스님들에게 떼를 써 다시 머리를 기르고 고등학교를 다녔다. 고교 졸업후 성철 스님이 `저대로 뒀다간 어디로 튈 지 모른다'고 우려했으니 기어코 떼를 써 대학교까지 다녔다. 그것도 동국대학 재학때 불교학이 아닌 서양철학을 전공한 것만 봐도 남다른 구석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세상 구경을 할만큼 한 뒤 그는 26살 때 다시 삭발을 하고, 성철스님에게 화두를 받기 위해 밤새 3천배를 한 이후 수행자로서 더 이상 한눈을 팔지않았다. 일본 유학까지 마치고 중앙승가대 교수직을 26년이나 했지만, 그는 교수가 아니라 수행자임을 한시도 잊지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에 전국비구니회장 선거에 출마하자 “이제 정치승으로 나선 것이냐”는 물음에 “정치하는 회장이 아니라 수행하는 회장이 되어보이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의 때만 오던 역대 회장들과 달리 이곳에서 먹고자며 머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10여명의 비구니스님들이 상주하는 여법한 사찰의 훈기가 감돌면서, 서울에 와도 숙식할 곳 하나 없던 전국의 비구니 스님들이 머물 장소로 재탄생하고 있다. 또한 일요법회 등을 통해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본격적인 사찰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가 가꾸었던 경기도 고양 금륜사의 신도들은 ‘우리 스님이 비구니회장이 됐다’고 좋아했다가 ‘우리 스님을 비구니회에 뺏겨버렸다’며 울상을 짖게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본각스님은 금륜사는 사직이지만 비구니회는 공직이며 개인적 희생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본각스님은 “이곳에 전세계에서 비구니 출가를 원하는 교육하는 국제교육기관을 만들고, 지역 여성들을 위한 어린이집도 만들고, 나아가 노숙자를 돕는 일도 해야한다”고 말했다.그는 “비구니스님들이라도 더 이상 정의의 문제에 눈을 감아서도 안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많은 일을 벌일 태세이면서도 법룡사 공동체에 함께 사는 이들에게 ‘이왕 사는 한세상 재밌게 살아보자’며 끊임없이 긍정의 기운을 방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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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3

알라딘: 부처를 쏴라 -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자유로워지는 숭산 대선사의 가르침



알라딘: 부처를 쏴라 -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자유로워지는 숭산 대선사의 가르침




[eBook] 부처를 쏴라 -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자유로워지는 숭산 대선사의 가르침
숭산행원 (지은이),현각 (엮은이),양언서 (옮긴이)김영사2012-06-01





























종이책
15,000원 13,500원 (750점)
전자책정가
10,500원


7.9100자평(2)리뷰(13)


종이책 페이지수 289쪽, 약 10.4만자, 약 3.3만 단어

책소개
숭산 큰스님의 말씀을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제자들과 주고받은 삶의 궁극적 의문과 가르침에서부터 스님의 행적과 수행 이야기, 고승들의 지혜, 최초로 공개되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보낸 ‘독재자에게 보내는 편지’ 등을 담고 있다. 촌철 같은 화법으로 진리의 여행자들에게 자비로운 깨달음의 길을 안내하고 있는 책이다.

자신을 따르는 대신 ‘나를 통해 너희들 자신의 본모습을 보라’고 말씀하신 숭산 큰스님의 가르침은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祖師)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는 임제선사의 살불살조(殺佛殺祖)의 정신과 상통하며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해탈의 경지에 오르도록 이끈다.

이 책은 숭산 큰스님의 법문 영상 CD 두 장이 수록되어 있어 생전에 선사님을 뵙지 못한 이들에게 스님의 가르침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으며, 도서 판매의 수익금은 전액 포교를 위해 쓰인다.


목차


엮은이의 글

밥솥 선사님
살아있는 업
깨달음에 대하여
식물도 생명이거늘
무념無念의 행동
부처를 쏴라!
고봉 선사의 ‘오직 할 뿐’
선禪이 어려워 보이는 이유
신神의 본체
욕망 곱하기 제로는 제로
참된 방생放生이란?
여자는 성불 못해!
만공 선사의 일원상一圓相
미친 마음
참 자유
독화살
좋은 것들
본연의 모습으로
톨게이트의 관세음보살
빗자루 타기 수행
이 세상의 시작
우리는 왜 여기 있는가?
진짜 부처는 어디에 있나?
선禪과 세계 평화
육조 혜능 대사의 실수
개가 조주趙州 선사를 죽이다
이무소득고以無所得故
무아無我와 진아眞我
죽고 싶어!
부동심不動心
삶과 죽음의 갈림
마법사 숭산 스님
하느님, 하나님, 선禪
선禪 수학數學
낙태
이 잠을 어찌할꼬?
영화映畵와 선禪
사랑에 빠진 큰스님
본성이 강하다고?
중생 제도의 끝은 어디인가?
선, 사주, 업
숭산 스님, 스승님을 회상하다
기행奇行을 통한 가르침
향수병
카지노로 간 숭산
뛰어난 방향 감각
당신은 로봇이오!
하늘은 왜 푸른가?
누가 당신을 만들었소?
큰 고통 큰 서원誓願
독재자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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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숭산행원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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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났다. 속명은 이덕인(李德仁). 1945년에 대동공전에 재학하던 중 학생사건의 주모자가 되어, 묘향산 보현사로 피신을 하며 불교와 첫 인연을 맺으셨다. 그 후 동국대에서 불교를 공부하다가 참된 진리를 구하기 위해 1947년에 충남 마곡사로 발심 출가하여 행원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1949년 예산 수덕사에서 당시 한국 불교의 대표적 선지식이었던 고봉 대선사로부터 전법계와 숭산이라는 당호를 받아, 이 법맥의 78대 조사가 되었다. 1966년 일본으로 건너가 해외 포교에 앞장섰으며, 1972년 미국 프로비던스의 재미홍법원을 개설했다. 이를 시작으로, 전 세계 30여 개국에 120여 개 선원을 설립하며 정진과 포교를 했다.

생전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교재에서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 베트남 출신 프랑스 플럼빌리지의 틱낫한, 캄보디아의 종정 마하 고사난다와 함께 세계 4대 생불로 소개되며 전 세계인의 영적 스승으로 인정받았다. 1984년 세계평화문인대회에서 세계평화상을 수상했으며, 2004년 타계했다.

지은 책으로 <바람이냐 깃발이냐>, <선의 나침반>, <온 세상은 한 송이 꽃>, <허공의 뼈를 타고>, <세계일화 (숭산행원선사전서 1)> <숭산스님의 선학강좌>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부처를 쏴라>,<선학강좌>,<숭산스님의 선학강좌> … 총 13종 (모두보기)

현각 (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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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예일대학교를 나와 하버드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1990년 숭산 스님(1927~2004)을 만나 출가했다. 출가 이후 한국 선원에서 30여 차례에 걸쳐 안거했으며,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화계사 국제선원장을 지내고, 2009년 독일 뮌헨에 불이선원(不二禪院)을 여는 등 유럽에 한국 불교를 전파하는데 힘써오고 있다. 대표 저서로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가 있다.



최근작 : <선의 나침반>,<부처를 쏴라>,<공부하다 죽어라> … 총 17종 (모두보기)

양언서 (옮긴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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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아동학과와 중앙대 국제대학원 전문 통역·번역학과를 졸업했다. 일반 기업체에서 근무하던 중 불교 관련 통번역 업무를 접하게 되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한국 불교를 세계화하는 노력에 동참하게 되었다. 지난 10년간 각종 불교 자료 번역 및 통역을 해 왔고 현재는 전문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작 : … 총 4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달라이 라마, 틱낫한, 마하 고사난다와 함께 세계 4대 생불(生佛)로 추앙받았던 ‘삶의 스승’ 숭산스님의 가르침! “당신은 이미 완전하다. 단지 그걸 모를 뿐!”

달라이 라마, 틱낫한, 마하 고사난다와 함께 세계 4대 생불(生佛)로 추앙받았던 숭산 큰스님! 한국 선불교를 세계 각국에 알리며 ‘한국의 달마’라 불린 숭산 큰스님은 1966년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포교에 앞장서 32개국에 120여개의 선원(Zen Cneter)을 설립ㆍ운영하였으며 수많은 외국인 제자들을 길러냈다. 그중 현각스님은 하버드 대학원에서 비교종교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나 서양의 종교와 철학에서 정신적 만족을 찾을 수 없던 차에 숭산 큰스님의 설법을 듣고 1992년 출가했다.
숭산 큰스님은 ‘당신은 이미 완전하다. 단지 그걸 모를 뿐!’ ‘자신에게 다가오는 가르침에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아무것도 원하지 말라.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말라!’ 등의 말씀을 통해 ‘깨닫고자 원하면 그르친다. 오직 할 뿐’이라는 진리를 강조하셨다. 현각스님이 정리한 숭산 큰스님의 말씀 《부처를 쏴라》는 제자들과 주고받은 삶의 궁극적 의문과 가르침에서부터 스님의 행적과 수행 이야기, 고승들의 지혜, 최초로 공개되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보낸 ‘독재자에게 보내는 편지’까지, 촌철 같은 화법으로 진리의 여행자들에게 자비로운 깨달음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자신을 따르는 대신 ‘나를 통해 너희들 자신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라’고 말씀하신 숭산 큰스님의 가르침은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祖師)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는 임제선사의 살불살조(殺佛殺祖)의 정신과 상통하며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해탈의 경지에 오르도록 이끈다.
《부처를 쏴라》는 숭산 큰스님의 법문 영상 CD 두 장이 수록되어 있어 생전에 선사님을 뵙지 못한 이들에게 스님의 가르침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으며, 도서 판매의 수익금은 전액 포교를 위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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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습니다...^^ 편안해지는 느낌
karma87 2009-11-10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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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른다 그것이 시작이고 끝이다 질문은 필요없다 행동하고 깨어있어라
osho2004 2009-04-25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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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으로서의 불교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어떤 종교를 갖는다는 것은 동시에 그 외 다른 종교에 대해 없던 벽을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그래서 그것이 무엇이든 종교를 갖는다는 것 자체부터 마음이 불편한 나 이지만, 종교 관련 서적 읽기를 종종 하는 것은, 종교로서 라기 보다 배움의 목적으로 읽는 종교 서적들은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교의 종류를 막론하고 말이다.

불교 관련 서적들은 특히 더 그렇다. 불교가 어떻게 해서 하나의 종교로 자리잡았을까 나의 수준으로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불교는 참으로 개인적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어울림, 단체 행위, 포교, 이런 것 보다는 너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마음을 닦으라고 말한다. 책을 읽는 도중 어떤 때에는 어떤 철학 서적을 대할 때 만큼이나 이해가 어려울 때도 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하는. 과연, 대중을 상대로한 종교가 이럴 수가 있는가 의문이 들곤 하는 것이다. 석가모니는 인류를 구원하고자한 예언자도 아니요, 이 세상을 어떻게 만들자고 설법한 적도 없다. 그저 네 마음을 비우라고 말할 뿐. 모든 것은 네 마음이 짓는 것이니, 네 마음에 비친 다른 것들로 번뇌하지 말고, 그렇게 비추이는 마음을 보고 들으라고 말한다. 이렇게 소극적이고 허무하게조차 들리는 설법들이, 우리 속인들에게 힘이 되고 격려가 되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종교의 역할을 하기에 충분할까. 오히려 종교 그 이상의 무엇이 아닐까 하는 내 개인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좋다, 나쁘다를 가리고 판단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라고 한다. 하늘은 한번도 파랗다고 한적 없고, 내 이름은 하늘이라고 한 적 없다. 보는 사람들이 그렇게 이름 붙히고, 파랗다고 하는 것일 뿐. 생각 이전의 생각으로 돌아가라는 '무념 (無念)' 이란 말이 본문 중에 많이 나오는데, '무념 (無念)' 이란 생각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생각을 비워냈음을 뜻하는 것이며, '무득 (無得)'이란 얻음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진정 깨달았다는 뜻이 된다. 우리가 결국 깨달아야 할 것이 다름아닌 '공 (空)' 이라니, 이렇게 허무할 수가 있나?

'모르는 마음'은 모든 생각이 일체 끊어진 마음이다. 모든 생각이 끊어질 때 마음은 텅 비게 된다. 텅 빈 마음 상태에서는 모든 게 가능하다. 계산기를 사용하려면 C단추를 먼저 눌러야 한다. 화면에 0 이라는 숫자가 뜨면, 0 곱하기 2도 0 이고, 1,000 곱하기 0도 0 이다. 분노 곱하기 0도 0 이고, 욕망 곱하기 0도 0 이다. 마음이 0의 상태로 돌아가면 모든게 0 이 된다. 모든 게 텅 비게 되면 마음은 텅 빈 거울과 같이 되고, 그 마음은 이 우주를 있는 그대로 비추게 된다. (81쪽)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마라. 생각을 비우라고 한다. 영화를 보는 동안 따지지 않고 그 영화 보는 일에만 몰두하듯이, 나와 영화가 하나가 되어 안과 밖이 없는 것 처럼 말이다. 상영 전과 후에는 늘 따지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만은 생각하지 않는다. '선(禪)'은 바로 이 영화 관람 같은 것이라고 한다.

오래 전에 '관(觀)'이라는 책을 읽고 또 읽고 한 적이 있다. 관, 본다는 것. 내 마음을 본다는 것이다. 내 마음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가만히 집중하고 들여다 보는 것 말이다. 내 마음을 억누르려 들지도 말고, 왜곡시키지도 말고, 남에게 일부러 내보이려 들지도 말고, 내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보는데 집중하며, 일상에서 마음을 찰나 찰나 어떻게 지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책을 읽고 난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채워졌는가, 아니면 비워졌는가.
그 생각에 집착함 부터 버려야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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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3-27 공감(4)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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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를 쏴라





부처를 쏴라







종교의 궁극의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참 나를 발견하여 현생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리라. 숭산 대선사의 가르침을 그의 제자 현각스님이 엮은 이 책에서는 항상 바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 즉 생각 이전의 원점에 머물라는 점을 강조한다.

나라는 존재도 나를 인식함으로써 존재하게 되는 것이므로 그 나라는 생각조차 떨쳐 버림으로써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깨닫고자 하는 그 마음조차도 눈(眼)이 눈(眼)을 보려는 것과 같아(38쪽) 길을 잘못 들게 하는 요인이 되므로 ‘오직 할 뿐’(正念, 14, 62쪽)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무런 생각없이 정진하되, 완전히 고요한 적정(寂靜), 즉 부동심(不動心)을 얻기 위해서는 모든 생각을 끊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이란 이름으로 ‘마음’을 어지럽히는 존재들을 제거하는 방법으로써 아마도 부처를 만나면 그 부처까지도 쏘아서 없애버리라고 하지 않았나 싶다.

주위를 살펴보면 이 세상에 진리가 아닌 것은 없고, 모든 진리들은 생각의 여지없이 찰나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마치 물 위를 걷는 사람처럼 물에 빠져 죽지 않기 위해서는 그 보다 빨리 걸어야 하는 또 하나의 진리를 강조하시는 셈인가.

“순간을 유지하면 당신과 신은 결코 분리되지 않아요”(68쪽)

하나의 우주가 음양의 질서로 교차하고, 하나의 국가가 보수와 진보의 가치로 어지럽고, 한 사람이 자신을 지키려는 마음(着)과 벗어나려는 마음(脫)이 싸우고 있는 것은 고통스런 현실의 삶의 모습일 수 있다.


그러나 한 생각을 내려 놓음(放下着)으로써 평화를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생각 때문에 싸우고, 개념 때문에 싸우는 것은 결코 평화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차라리 아무 것도 모른다면 생각도 없어질 것이므로 싸울 일도 없어질 것인가.

마음의 공부란 마음의 방향을 정하는 연습을 하는 일일 것이다. 그 마음의 방향을 정하는 연습을 전생에서 잘 해 온 사람은 이생에서의 삶은 물 위를 걷듯이 비교적 순탄하겠지만, 그 연습을 게을리 한 사람의 삶은 각종의 장애에 부닥치는 일들이 많을 것이리라.

그러나 아무리 마음의 연습을 많이 한다고 한들, 애초에 방향이 잘못되어 있다면 다시 업을 쌓는 일일 것이며, 내생에 다시 그 댓가를 치르게 되는 것이리라. 모든 결과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원인들이 있듯이 말이다.

아마도 지금의 생(生)은 지난 생(生)의 결과인 동시에 다음 생(生)의 원인이 될 지도 모르는 것이므로 우리는 지금 각자 예비・음모적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무엇을 예비하고 어떤 음모를 왜 하는가에 따라 참 나를 찾게 되는 결정적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많이 읽거나 머리를 많이 쓰는 사람이 종종 길을 잘못 찾는 이유는 집착하고 분별하려는 생각 때문(224쪽)이므로, 지식이 아닌 무엇이 본성(自性, 佛性)인지를 꿰뚫어 보려는 지혜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게으르고 생각없이 사는 사람이 본성(自性, 佛性)에 가까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사람은 동물과 달리 끊임없이 생각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존재이므로 그 생각이 몸을 뒤죽박죽으로 잘못 흔들지 못하게 마음의 방향을 항상 올바로 향하도록 끊임없는 수행이 필요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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踰城 2010-07-28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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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누구냐?

숭산행원(崇山行願) 스님. 그의 법호처럼 평생 우뚝 솟은 산과 같이 한국의 선불교를 온 세상에 전하는 원력을 실천해온 스님. 그리고 그러한 스님의 삶을 좇는 푸른 눈의 제자 현각 스님. 비록 국적과 인종은 다르지만 이 아름다운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우리들을 감동시켜 왔다.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로 널리 알려진 현각 스님이 그의 스승 숭산 스님의 가르침과 일화들을 엮어 만든 <부처를 쏴라>(원서 제목은 '깨달음을 구하는 것은 큰 실수(Wanting Enlightenment is a Big Mistake)')는 이미 열반하신 옛스승에 대한 존경과 그리움이 잘 나타나 있다.

포대화상을 연상시키는 통통하고 동글동글한 몸집에 늘 웃음을 잃지 않은 숭산 스님. 문법에 맞지 않는 짧은 영어이지만 수많은 서양의 지성인들의 복잡한 머리 속을 단번에 멈추게 하는 스님의 언변.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오직 모를 뿐!'이란 가르침.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오직 모른다는 분명한 사실에서 아무런 판단없이 '오직 할 뿐'!

흔히 불교가 종파가 다양하고 팔만대장경이라 할 만큼 경전이 많고 철학적이어서 어렵다고 생각하는 보통 사람들에게 스님의 가르침은 불교를 매우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 준다. 자기 자신을 깨닫는 일이 무엇이 어렵다는 말인가?

스님은 묻는다. "너는 누구(무엇)이냐?" 이에 대한 가장 진실한 답은 "모른다."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모른다'는 무엇인가? 그 말뜻이 아닌 '모름'의 실체, 본질! 여기서 모든 생각이 떨어져 나간다. 바로 그 순간, 붐(BOOM)! 우리는 본래의 자기 자신을 직접 발견하게 된다.

- 접기
몽지 2009-12-12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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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면 보이지 않게 힘이 생기는 .. 느낄 수 있다, 몸 안에서.
平心 2010-04-17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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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각스님의 스승인 숭산법사의 가르침


역시 토속적인 가르침이 좋다..자기의 본래 진면목을 궁구해야할 까닭이있다.그것이바로 우리가 삶을 살아가야하는 이유다.재미있고 쉬운 문체지만 그 속에 내포하고 있는 것은 바로 자신의 부처를 쏴라는것이다..부록으로 온 CD가 컴퓨터에서만 읽히는것이 아쉽다..
이호열 2010-02-02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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