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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4

알라딘: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 이부영

알라딘: [전자책]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

[eBook]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 - 고통과 치유의 상징을 찾아서 
이부영 (지은이)한길사201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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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학 주간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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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100자평(7)리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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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31,500원 (+1,750원)

종이책 페이지수 : 760쪽

책소개
융학파 분석가 이부영 박사의 필생 역작. 저자는 현대사회 내의 낡은 고대 종교체제의 엄존이라는 ‘한국적 기이성’에 대한 흥미에서 샤머니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한국 샤머니즘의 연구는 저자가 분석심리학자일 뿐 아니라 정신과 의사이고 정신과 교수였던 까닭에 두 가지 방향에서 실시되었다.

하나는 샤머니즘이 품고 있는 무궁한 보배, 즉 원형적 상징에 관한 탐구였고, 또 하나는 정신의학의 정신병리나 심리치료와 문화와의 관련, 한국 샤머니즘이 한국인 성격에 끼친 영향, 무속인의 질병관과 현대의료에 대한 태도 등 문화정신의학 분야의 연구였다. 문화정신의학적 탐구에서도 분석심리학적 관점은 유익한 길잡이가 되었다.

저자의 문화정신의학 분야의 연구는 무업자의 성격 특성, 정신질환과 치료에 관한 무업자들의 의식 태도, 굿과 관련된 정신장애 사례의 정신역동, 병굿 사례의 추적을 통한 치료성과, 빙의증후 사례의 임상적 고찰 등이 실시되었다. 굿의 전 과정을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소득이었으며, 김금화 등 만신들의 헌신적인 협조는 한국 샤머니즘의 치병의례와 입무 과정에 대한 현실적인 궁금증을 풀어주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목차


책을 내면서 17
프롤로그 혼과의 대화: 치유의 곳에서 27

제1장 샤머니즘과 인간 심리: 나의 탐구, 시작과 과정 33

제2장 샤머니즘과 무속은 다른 것인가 47

1 샤먼과 샤머니즘의 정의 47
1)엘리아데의 관점 48
2)슈뢰더와 슈미트의 관점 50
3)핀트아이젠의 관점 51
4)루이스와 퍼스와 관점 51
5)샤머니즘은 주술인가, 종교인가 52

2 무당의 호칭과 역할 53
1)무 격 미코 53
2)무당 박수 55
3)당골 마신 56

3 명도 구치요세 56

4 빙신체험의 변천 57

5 제주도의 신방 60

6 무속의 한계 62

제3장 입무과정: 샤먼이 되는 길 65

1 입무과정의 특성 66
1)고통의 의미 66
2)고행의 방법: 해체 69
3)골격으로의 환원: 해체(찢김)와 먹힘 74
4)저승으로의 여행 78
5)맺는 말 81

2 입무의 병-무병: 소명인가, 정신병리인가 82

3 강신의 꿈과 그 상징성 90
1)해체와 빙의의 꿈 91
2)신물 획득과 꿈 94
3)꿈에서 신성한 존재가 건네주는 귀중한 것 99
4)저승으로의 여행 101
5)개성화의 상징 103
6)영혼의 인도자, 상처 입은 자와 치유의 주제 108

4 내림굿 118
1)내림굿에 관한 민속조사 사례 119
2)신내림과 말문 열기의 심리역동 132
3)맺는 말 169

제4장 귀령현상과 그 심리학적 상징성 173

1 귀령의 세계 173

2 한국 샤머니즘의 만신전과 신들의 계위 178
1)잊혀진 신 179
2)천상신의 운명 182
3)몸주신과 그 상징성 187

제5장 한국민간의 질병관 및 정신병관 203

1 조사대상 자료 204

2 질병관의 종류 205
1)자연의 순리와 질병 205
2)귀신의 분노 신벌 복수 206
3)귀신의 체내 침입 혹은 빙의 210
4)영혼의 상실 212

3 정신병관 214
1)고대문헌에 나타난 정신병관 214
2)민속조사자료에서 본 민간의 정신병관 216

4 민간 질병관과 분석심리학 225
1)샤머니즘 사회와 원시종족의 질병관 225
2)실혼 탈혼 그리고 빙의의 분석심리학 233
3)시간과 공간에 결부된 귀령학 239
4)저주와 죽은 자의 원한 242

5 요약 및 맺는 말 244

제6장 한국민간의 정신병치료 247

1 대상 자료 249

1 민간 치료 일반 249
1)역사적 문헌에 나타난 주술적 치료 249
2)1930년대 이후에 기술된 주술적 치료 256

2 정신병의 주술적 치료 264
1)허주굿 265
2)복숭아나무 가지로 때리는 법 265
3)꿈과 치병 268
4)두린 굿 269
5)심신질환의 치료: 칠성새남 270

2 고찰 273

1 샤머니즘과 한국민간 치병방식의 비교 273

2 주술적 원시 치병방식과 문화심리학 276

3 원시치병의 상징적 이해 285

4 정신병의 주술적 치료: 도지구타법의 상징성 292
1)복숭아와 복숭아나무 가지의 상징적 의미 293
2)주술적 구타법 300

3 맺는 말 305

제7장 빙의현상과 증후 307

1 빙의란 무엇인가 307

2 우리나라의 빙의 현상 312

3 빙의증후의 개념과 연구 314

4 빙의증상을 수반한 임상사례 316
1)한국의 사례 318
2)대만 일본 사례와의 비교 322

5 빙의증후의 횡문화적 비교 327
1)발생 빈도 327
2)진단 배경 327
3)빙의 내용 328
4)사회인구학적 배경과의 고나련성 329

6 빙의증후 및 체험의 정신역동적 해석 329

7 맺는 말 332

제8장 무속신앙과 정신장애 335

1 머리말 335

2 개별적 증례의 임상적 심리학적 분석 337
1)증례 분석 337

3 종합적 고찰 368
1)굿은 때때로 왜 위험한가 368
2)정신장애와 체험내용의 특성 369
3)원초적 대극성 370
4)신앙의 갈등 372
5)치료적 접근 방향 373

제9장 죽음, 저승, 사령과 살 377

1 죽음과 저승길 377
1)무가 <죽음의 말>에 나타난 저승길 377
2)<차사본풀이>와 저승길 390
3)<죽음의 말>의 심리적 기능과 그 상징성 393
4)김태곤이 수집한 <저승사자>와 <저승길>이야기들 398
5)이야기<도랑 선비와 청정 각시>의 의미 402
6)죽음과 살아남은 자의 심리 404

2 죽음과 죽음 뒤의 삶에 관한 분석심리학적 이해 407
1)C.G. 융의 생각 407
2)M.L. 폰 프란츠의 생각 411

3 사령현상 421
1)상문-갓 죽은 자의 혼 422
2)영산-원한 맺힌 혼 429
3)무신으로서의 사령 433
4)입무 주재자로서의 사령 435
5)어린이의 사령 438

4 사령의 무속적 치료와 정신치료 443
1)사령제의 구분과 구성 445
2)사령제의 몇 가지 과정의 심리적 고찰 455
3)맺는 말 486

5 살과 헛장 491
1)살 491
2)헛장의 심리 494

제10장 굿과 정신치료 503

1 샤머니즘과 정신치료 503

2 병굿의 특징 506

3 병굿 사례 507
1)사례1 507
2)사례2 513
3)사례2,3의 고찰 550

4 굿의 치료효과 566

4 맺는 말 570

제11장 한국 샤머니즘과 집단적 무의식의 원형상 577

1 대극합일의 상질 578
1)이승과 저승의 합일과 소통 578
2)신성혼 579

2 고통의 의미와 자기실현, 치료자원형상 582
1)무조 바리공주 583
2)제주도 무조신화 586
3)손님굿 무가 593
4)샤먼과 '상처 입은 치료자' 594

3 엑스터시 이념의 한국적 변이 598
1)중심과 변두리의 상관성 598
2)솟대와 물새의 상징 600

4 귀령의 상징과 어린이의 혼 615

5 춤 부적 미로의 상징 617
1)춤 617
2)부적 626

제12장 한국 민간신앙과 윤리의식 641

1 윤리의식이란 무엇인가 641

2 민간싱아의 특징과 윤리성 643
1)무속신앙과 그 윤리적 기능의 문제 644
2)부락제와 윤리적 문제 657
3)점복 가신신앙 그리고 풍수신앙 658

3 맺는 말 663

제13장 무속문화를 배경에 둔 환자와 정신과 진료 667

1 문화와 의료 667

2 한국인의 종교적 배경 670

2 무속문화를 배경에 둔 환자란 무엇인가 673

4 무속사회의 질병관과 정신장애에 대한 무속인의 태도 675

5 무속문화를 배경에 둔 환자의 특징과 정신과 진료 676
1)치료자에 대한 마술적 기대 677
2)의료에 대한 기대와 요구 677
3)귀령신앙의 영향 677

6 맺는 말 681

제14장 샤머니즘과 한국인 685

1 엑스터시로의 희구 688

2 신인관계의 특성과 그 사회적 표현 689

3 조상과의 유대와 모성 콤플레긋 690

4 미래에 대한 불안과 점복 심리 691

5 도덕적 무분별성고 잡합성 692

6 투사의 문제 693

7 샤머니즘의 창조적 측면 694

에필로그 '샤머니즘'을 넘어서 697

용어해설 701
참고문헌 709
영문차례 735
찾아보기 737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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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영 (지은이)
===

서울대 의대(1959)와 동 대학원 졸업,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스위스 취리히 체. 게. 융(C. G. Jung)연구소 수료(1966)
Jung학파 분석가. 국제분석심리학회 정회원
스위스 취리히 C. G. 융연구소 강사 역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교수직(1969~1997), 동 교실 주임교수
미국 하와이 동서센터(East-West Center) 초빙연구원으로 문화와 정신건강 연구계획 참여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과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장 및 이사장
동아시아문화정신의학회 창립회장
한국분석심리학회 창립회장, 국제표현정신병리 및 예술요법학회 부회장
세계보건기구 정신보건전문가위원단 위원
미국 뉴욕 유니온신학대학원(정신의학과 종교 강좌) 석좌교수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한국융연구원 원장 및 이사장

주요 저서
『분석심리학- C. G. Jung의 인간심성론』, 제3판, 일조각, 2011
『분석심리학의 탐구 ① 그림자』, 한길사, 1999
『분석심리학의 탐구 ② 아니마와 아니무스』, 한길사, 2001
『분석심리학의 탐구 ③ 자기와 자기실현』, 한길사, 2002
『한국민담의 심층분석』, 집문당, 1995/2011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 한길사, 2012
『노자와 융- 노자도덕경의 분석심리학적 해석』, 한길사, 2012
『지중해의 회상』, 정우사, 1993 / 집문당, 2019
『의학개론』(편저) Ⅰ?Ⅱ?Ⅲ, 서울대출판부, 1994/1995
『분석심리학 이야기』, 집문당, 2014
『정신건강 이야기』, 집문당, 2014
『괴테와 융-파우스트의 분석심리학적 이해』, 한길사, 2020

역서
세계보건기구 : 『ICD-10 : 정신 및 행태장애』(역자대표), 일조각, 1994
K. 슈나이더 : 『임상정신병리학』 14판 (한오수와 공역), 일조각, 1996
C. G. 융 : 『현대의 신화』(삼성출판사, 1986) 개역판, 솔출판, 2013
C. G. 융 : 『기본저작집』(감수 및 공역), 제1~9권, 솔, 2001/2008
A. 야훼(엮음) : 『C. G. Jung의 회상, 꿈 그리고 사상』, 집문당, 2012
C. G. 융 : 『인간과 상징』(이부영 외 공역/개역), 집문당, 1983/2013
M. L. 폰 프란츠 : 『C. G. 융-우리시대 그의 신화』(이부영), 한국융연구원, 2016
M. L. 폰 프란츠 : 『민담의 심리학적 해석』(이광자와 공역), 한국융연구원, 2018

수상
분쉬의학상(1995) 대한의학회
Ernst Kris 금상(2000) 미국표현정신병리학회
Robert Volmat 상(2009) 국제표현정신병리학 및 예술요법학회
대한의학회 명예의 전당 등재(2016) 접기

최근작 : <동양의학 연구>,<이부영 분석심리학 3부작 세트 - 전3권>,<자기와 자기실현 (양장)> … 총 34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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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의사는 병(disease)을 치료(treat)하고
샤먼은 질환(illness)을 치유(healing)한다.”

●아서 클라인만●


총 760쪽, 50여 년 연구의 결실

이 책의 저자 이부영은 국내에서 분석심리학의 태두로 불리며, 분석심리학의 전문수련기관인 한국융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다. 저자는 이미 한길사에서 인간의 자기실현을 위한 ‘분석심리학의 탐구’ 3부작 『그림자』『아니마와 아니무스』『자기와 자기실현』을 출간한 바 있는데, 이 세 권은 출간부수 총 5만 부를 넘는 스테디셀러로, 인문서로는 보기 드문 판매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은 저자의 서울대 대학원 석사학위논문(1961)에서 시작하여 스위스 취리히의 융연구소 수료논문, 서울대 대학원의 박사학위논문, 취리히의 융연구소와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원에서의 한국 샤머니즘에 관한 강의 원고, 그 밖에 약 40편의 논문과 새로운 원고를 포함하고 있다. 총 760쪽의 방대한 분량으로 탄생한, 저자 50여 년 탐구의 총체적인 결집이라고 할 수 있다. 분석심리학의 해석이나 무당굿의 기술 가운데는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있어 책 말미에 ‘용어해설’을 수록해두었다.

분석심리학자가 분석한 샤머니즘

무당이라고 하면 무섭다는 반응을 흔히 보인다. 보통사람과 다르게 보이고 때론 다르게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무서움 뒤에는 한 가닥 호기심이랄까 매혹적인 무언가가 숨어 있게 마련이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혐오와 공포 뒤에 숨어 있는 그 세계로 들어가 보고 싶은 인간의 보편적인 충동과 맥을 같이한다.
저자는 현대사회 내의 낡은 고대 종교체제의 엄존이라는 ‘한국적 기이성’에 대한 흥미에서 샤머니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한국 샤머니즘의 연구는 저자가 분석심리학자일 뿐 아니라 정신과 의사이고 정신과 교수였던 까닭에 두 가지 방향에서 실시되었다. 하나는 샤머니즘이 품고 있는 무궁한 보배, 즉 원형적 상징에 관한 탐구였고, 또 하나는 정신의학의 정신병리나 심리치료와 문화와의 관련, 한국 샤머니즘이 한국인 성격에 끼친 영향, 무속인의 질병관과 현대의료에 대한 태도 등 문화정신의학 분야의 연구였다. 문화정신의학적 탐구에서도 분석심리학적 관점은 유익한 길잡이가 되었다.
저자의 문화정신의학 분야의 연구는 무업자의 성격 특성, 정신질환과 치료에 관한 무업자들의 의식 태도, 굿과 관련된 정신장애 사례의 정신역동, 병굿 사례의 추적을 통한 치료성과, 빙의증후 사례의 임상적 고찰 등이 실시되었다. 굿의 전 과정을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소득이었으며, 김금화 등 만신들의 헌신적인 협조는 한국 샤머니즘의 치병의례와 입무 과정에 대한 현실적인 궁금증을 풀어주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고통과 치유의 상징을 찾아서

샤먼은 한국의 무당을 포함해서 정신치료자, 혹은 의사의 고태적 원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생각하고 행하는 일들을 구체적인 현실로만 보지 않고 상징으로 이해할 때 우리는 지금까지 보아온 것처럼 ‘치료자원형상’의 여러 가지 특징을 관찰하게 된다.
고통과 죽음과 재생의 치열한 체험을 통과해야 하는 치료자의 조건, 저승의 존재들, 즉 무의식의 자율적 콤플렉스들을 숙지하고 이를 다루는 능력의 획득과 그 능력을 부여하거나 돕는 무의식의 긍정적 요소들, 다른 말로 몸주와 무신들에 대한 신뢰와 봉사, 이승과 저승, 즉 의식과 무의식을 하나로 결합하는 매개자의 역할,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 이승으로 되돌려오는, 현대 분석작업의 의식화에 비견되는 치료과정, 또한 죽은 자의 혼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영혼의 인도자로서의 기능, 다른 말로 의식을 집단적 무의식에 의한 오염상태에서 분리하는 하나의 정리작업, 이 밖에도 수많은 상징성이 샤먼과 무당을 치료자원형의 한 상징으로 이해할 만하다.
상징은 물론 구체적인 현실이 아니다. 그 현실이 표현하고 그 현실에서 발견되는 심적 이마고의 표현이다. 그러나 샤먼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 자신은 결코 심리학적 상징만이 아니다. 그 또는 그녀는 스스로 치료자원형상과 하나가 된다. 그가 말하는 귀신은 그들에게는 상징이 아니다. 현실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믿는 귀령들의 세계를 전적으로 부인할 만한 증거가 없다. 우리는 다만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신령이니 사령이니 귀령이니 하는 강력한 요소들을 우리는 마음속에서 발견할 수 있고 그것을 분석심리학에서는 무의식의 자율적 콤플렉스들, 또는 집단적 무의식의 원형상들이라고 부른다고.

그러나 샤먼은 이 우주에 해롭거나 유익한 성질의 귀령들이 가득 차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질병과 불행에 직면하여 이들 귀령들의 힘을 조정하여 개인과 사회에 봉사할 의무를 느낀다. 샤먼은 그들이 겪은 이니시에이션(입무)의 고통과 시련, 죽음과 재생의 과정을 굿에서 되풀이한다. 한국 샤머니즘에서는 작두를 타는 데서 절정에 이른다. 샤먼은 가히 우주적·사회적 그리고 개인적 장애의 치료자이며 조절자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그와 같은 ‘장애’들에 신화의 창조적 표현 속에 내포된 ‘의미’를 부여하며, 이를 모든 참여자가 나누어 가지게 함으로써 치료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샤먼이 믿는 세계에 관한 지식은 경직되고 형식화된 귀령관에 국한하고 질병관 또한 규격화되어 있다. 그러므로 환자의 입장에서 병의 치료만을 두고 생각한다면 단지 한풀이와 위로 효과를 얻기 위해서 이렇게 많은 시간과 정신적?신체적?물질적 희생을 해야만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또 한국인은 언제까지 눈물을 흘리고 위로받고 보살핌을 받는 넋두리에서 한풀이를 반복해야만 하는가 하는 의문도 생긴다. 감정의 적절한 조절과 이성의 적절한 활용이 샤머니즘의 제의(祭儀)에서 어떻게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생각해보아야 할 과제일는지 모른다.

한국인에게 샤머니즘은 과연 무엇인가

한국인은 누구인가. 한국인의 뜨거운 정은 이미 세계인의 매혹의 대상이다. 한국인의 격의 없는 솔직함, 소박한 자연스러움, 말없는 마음과 마음의 소통, 눈치 안 보고 개인의 주장을 펼 줄 알며 시시비비를 가릴 줄 아는 국민,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우다가도 소나기 뒤의 맑은 하늘처럼 기적 같은 화합과 화해, 모험을 서슴지 않는 용기, 섬세하고 정확한 손끝, 무한한 예술적 재능과 감각, 그리고 항상 자기 나라를 넘어 전 세계를 향해 열린 시선, 근원적인 것에 대한 종교적인 헌신, 그리하여 세계구원의 이상을 구현하고자 하는 무한한 꿈과 의지. 이 모든 것이 샤머니즘 문화의 창조적 측면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어 비상한 능력을 얻고 그 힘으로 하늘과 지하계로 가서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와 병자에게 되돌려주어 죽어가는 생명을 소생시키는 영웅적인 중앙아시아나 시베리아 샤먼의 혼, 이와 맥을 같이하는 우리나라 강신무의 시련을 통한 영력의 획득과 세속의 영달을 거부하고 죽은 자와 산 자의 천도를 자처한 영혼의 인도자, 바리데기의 혼이 한국인의 심성 속에서 살아날 때 그것은 창조적 힘을 발휘한다.

우리나라 무속은 많은 변화 속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역사 이래 한국 샤머니즘은 유교의 발흥으로 말미암아 억압 배척되기 시작했고 조선조에는 주로 궁중의 여인들과 불사(佛寺)의 보호 아래 높은 불교와 도교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변화되어왔다. 일제 강점기나 해방 이후 무속은 제한적으로, 양가적으로 억압되었다. 해방 후에는 심지어 무업자의 단체인 경신회를 선거에 이용하기도 했다. 박정희 군사정권 아래서 새마을운동과 함께 미신타파운동의 일환으로 농촌의 무속신앙을 없애려 하였다. 그러나 역설적인 것은 전국민속조사를 후원하여 우리나라 민속신앙의 귀중한 자료를 수집하고 전통적인 무당과 굿을 무형문화재로 보존·보호한 것 또한 바로 박정희 정권 아래서의 일이었다. 현재 우리는 샤머니즘에 관한 한 세계에서 원시적 전승을 보존하고 생활화하는 몇 안 되는 나라이다. 샤머니즘의 엑스터시적 요소가 한국에서는 여러 다른 종파, 즉 천도교·증산교에도 파급되었다. 그것은 또한 과거에 정치선동, 길거리응원 등에서도 꽃을 피웠다.

저자는 샤머니즘이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어떻게 변화되어갈지, 변화되어가야 하는지 모르지만 현대문명사회에 원시신앙이 살아 있어 그 한구석에서 진지하게 믿음을 키워간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으며, 샤머니즘의 외형뿐 아니라, 아니 그보다 본질과 정신이 보존되고 계승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가 샤머니즘에서 분석심리학적으로 발견하는 것은 거기 있는 인류학적 현상으로서의 샤머니즘과 동일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샤머니즘을 넘어서서 인류의 다른 모든 행태 속에 드러나는 집단적 무의식의 원형상들이다. 말하자면 이런 작업은 샤머니즘의 의식화작업이다. 그로써 우리는 넓은 지평에 서게 된다. 모든 종파를 꿰뚫는 ‘종교적’ 차원에 도달한다. 거기서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 외형적인 샤머니즘이 변하든, 소멸하든, 또는 번창하든 원형에 토대를 둔 샤머니즘 콤플렉스는 사라지거나 변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 마음속에 면면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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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분포 9.6



한국의 샤머니즘 에 논리정연하게 모아놓은책 기다렸던 책, 작가에게 감사드립니다.
서진 2012-08-15 공감 (3) 댓글 (0)




하나의 연희나 문화재로 격하될 위기에 처해 있는 샤머니즘을 분석 심리학의 입장에서 '자리매김' 해주는 책입니다. 다른 저서에서 다소 목말랐던 샤머니즘에 대한 논의를 한 자리에 모아주어 더욱 고맙/반갑습니다.
우끼끼 2012-02-12 공감 (3) 댓글 (0)



마이리뷰



샤먼과 무속신앙

샤먼. 토템.

우리네 주변에 잊혀지지 않고 꾸준히 이어오는 점복(占卜)

“점복은 인류의 오랜 관습이다. 인간은 어려운 일에 부딪쳐서 의식의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느끼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미지의 사실을 알고 싶어한다. -658p”,

“그러나 인류역사에서 점복의 심리를 완전히 추방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하여 미지의 세계가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인간은 인간자신의 정신에서 무의식적인 것을 완전히 의식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점복의 심리는 의식 너머의 세계, 즉 무의식의 세계를 알고자 하는 것이기에 무의식이 존속하는 한 그것을 알고자 하는 마음은 없어지지 않는다. -659p” ((-제12장 한국 민간신앙과 윤리의식)

요즘은 타로 점과 같은 서양 점복도 일부에서 유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네 민속 점복은 공중파나 케이블 같은 방송에 나오는 것을 못 보았으나

타로 점은 걸러지거나 모자이크 등의 방법으로 가려지지도 않는 채로 방송에 나오니,

우리네 민속 점복은 뭐가 흉물스러운 데가 있다고 보여지는가 보다.

그러나 우리의 점복은 생활 속에 깊이 박혀있어 그것이 점복의 일종이라고 의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생활의 행복(幸福), 불행(不幸)을 조상과 연결시키는 기복(祈福)문화.

유교적 문화로 조상을 기억하려는 형상 속에 내재된 조상으로부터 행복을 얻으려는 마음의 표현.



“공자는 제자인 자로(子路)가 죽음에 대해 묻자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삶에 대해서도 모르거늘 어찌 죽음에 관하여 알겠는가(未知 生 焉 知死)!” 아직 삶에 대해서도 모르면서 어찌하여 죽음까지 알려 하느냐며 제자가 차근차근 공부하지 않고 덤벙대는 것을 꾸짖는 말일 수도 있고, 삶을 알게 되면 죽음은 저절로 알게 된다며 타이르는 말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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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가 수 천년 전의 원시문화와 어우러져 변화된 풍속

형이상학적인 의문에 대한 위안이 철학이나 신앙이라면 그런 것들과의 접촉이 뜸한 민중에게는 유교적 사상이나 도교적 방식이나 불교적 성찰 이런 것들은 먹고 사는데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들이니 알 바 없는 시절에 자연 속에서 얻어지는 눈앞의 현실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것, 그런 대상으로의 접근이 당장 편하게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것이었으므로 샤머니즘이나 토테미즘으로의 발달이 이루어진 것 아니었을까?

나중의 산업화로 육체적으로 편안해지기 시작해졌을 때야 “칠정”이니” “소국과민”이니 “일일불작”이니 하는 맹자왈 공자왈이 귀에 들렸을 테이고……

그렇게 수천 년을 생활 속에 어우러진 채로 잠재되어 내려온 집단적 무의식은 유전적으로 DNA화 되어 현대인의 피에 흐르게 되었는가! 그런데 그런 DNA의 흐름은 왜 유독 여자들에게 많이 이어졌을까? 여성의 본성에는 예지력과 같은 감성이 남성보다 많기 때문일까? 남성보다 많다면 그 것은 마찬가지로 생존을 통해 잠재된 본능과 같은 것 아닐까? 가령 사냥 나간 남성을 기다리면서 스스로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하는 능력의 발달 같은 것……



“우리나라의 무당 중에 여성이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또 다른 재미있는 종교 인류학적인 해석이 있다. (김영숙/1979: 여섯 명의 한국 여성을 통해본 무당의 사회화 과정)-중략- 전통적으로 여성은 그저 쥐 죽은 듯이 모든 것을 참으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야 하는데 무당 후보생은 너무도 강한 자존심을 갖고 있어 전통 여성과 같이 벙어리, 귀머거리처럼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중략 이 인류학자는 이런 맥락에서 특히 빙의현상(possession)에 대해서 재미있는 해석을 내렸는데 그는 이 현상을 ‘사회적 박탈에 대한 여성의 망아적 보상(ecstatic compensation)’이라고 보았다. (– 한국의 종교 문화로 읽는다. 무교 편 82p)”



그렇지만 집단적 무의식으로 내재되어 이어져온 점복에 대한 기대심이나 독립심은 같은 심리는 집단과의 생활 속에서 각 개인의 성향은 내재된 환경에 따라 진화하는 방식이 달랐을 것이므로 각자에게 다양함으로 나타났을 것 같다. 그것이 증명된 자만이 샤먼으로 인정받았을 수도 있고……

“무의식을 명백한 구체적 사실로서 남김없이 이해하고 파악했다고 믿는 것은 자아팽창의 오만이며 착각이다. 점복의 이용도 실시하는 사람이나 묻는 사람의 의식 태도에 따라 윤리적 의미가 달라진다. 무의식의 불가능성에 대해 겸허한 자세로 대할 때 그 결과에 대한 이해가 맹신이나 맹종이 아닌 주의 깊은 고려, 즉 종교적 성격을 띤다. – 660p” (-제12장 한국 민간신앙과 윤리의식)



오래 전에 서정범 교수의 “무녀별곡”을 읽었을 때,

그 때도 지금과 같은 의문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나 꿈의 해석과 같은 분석을 기대했었던가?

책 5권을 모두 읽고 난 후 무(巫)는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으며 다만 현대의 의료적 해석으로 뇌의 일부가 일반적이지 않는 현상을 보인다는 점이 다른데 그런 점은 그들이 무(巫)가 되기 이전의 특이한 환경으로 인하였을 뿐이므로 어쩌면 누구나 무(巫)가 될 수 있는 변환 점은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후 두통이 심해 부친의 손에 이끌려 침 시술을 받으러 갔던 곳이 무가(巫家)였는데, 기대와는 다르게 빙의현상에 의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없어서 엉터리였다는 실소만 남았었다.



“한국의 샤머니즘 사회는 문화적으로 빙의현상을 일으키기 쉬운 사고 형태를 가졌다.

죽은 사람의 넋에 의한 빙의는 이미 우리문화에 뿌리 깊이 박힌 의사소통의 지배적인 유형이다.

죽은 자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 죽은 자가 산 자보다 더 알고 초능력을 가진다는 관념은 인류보편적인 현상이지만 우리 문화는 굿을 통해 산 자와 죽은 자와의 의사소통을 이어주는 풍습을 오래 전부터 키워왔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지는 빙의문화(Possession culture)를 가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중앙아시아. 시베리아. 알래스카가 ‘실혼문화’(soul loss culture)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면 말이다. 이와 관련해서 추정되는 바는 우리나라 빙의환자 가운데 어떤 경우는 순수하게 무의식적 현상이라기보다 반의식적인 행동일 것이라는 점이다. 331p(제7장 빙의현상과 증후.)



이런 빙의는 요즘 아무 곳에서나 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돈, 명예, 예술, 분노, 지위 등 사회가 복잡해져서 그 양상만 다를 뿐 내용은 같다고 표현될 수 있다는 뜻의 철학적인 의미의 빙의를 말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대에도 그들이 내걸은 기만 다를 뿐 수많은 무(巫)가 우리 주변에 있다고 하겠다. 특히 100년 전 이 땅의 민중에게는 새로운 종교였을 그 종교는 전도과정에서 뿌리 깊이 박혀있는 우리의 무속신앙을 부정하는 것보다는 수용하고 타협하는 쪽을 택하여 지금과 같이 왜곡 변형되었다고 보여진다. 그런데 그 종교에서 주장하는 죽음이란 두려움에 대한 인간 본성을 감성으로 자극하여 영원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집단망상이라는 점이 우리네 무속과 다른 점 같다.

그런 관점으로 나는 신약 중 마태복음30~32의 “부활 때에는 장가도 아니 가고 시집도 아니 가고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으니라. 죽은 자의 부활을 논할진대 하나님이 너희에게 말씀하신 바 ~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요 살아 있는 자의 하나님이시니라 하시니”라는 구절은 문자주의적 의미로 해석한다면, 아니 해석이란 있을 수 없으므로(신의 주장을 인간의 뜻으로 해석한다는 것은 어긋난다는 주장대로.) 그대로 인식한다면 너무 여러 가지 모순과 의문이 발생하기 때문에. 영지주의적인 입장이라고 할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무가(舞歌)와 같은 뿌리를 가진 의미로 보여진다.

죽음은 여기서 생의 종말이 아니라 산 자에서 죽은 자로의 전환이다.

죽은 자의 모습은 어떤가? 그는 이승의 사람처럼 보고 느끼나 형자(形姿)가 없고 이승의 사람과 말이 통하지 않는다. 죽은 자는 혼신이 되어 자기의 시체와 그것을 애도하는 가족을 보지만 그들과 대화를 할 수는 없다. ‘신령으로서 자취 없이 오는 줄을 모르거든 / 가는 줄을 뉘 알 소냐/ 아마도 허사로다’ 하는 노래가사처럼 실체는 없다. 초앞말에서 말한다.

어야 영가(靈 駕)시여

사람이 죽어지면 이름 달라지고 성도 달라지네

이름은 영가 시요 성은 귀부(鬼簿)더라

세상사람과는 전혀 다른 계보의 존재가 된다.

381p (제9장 죽음. 저승. 사령과 살(殺))



책은 나에게는 이미 오래 전의 “무녀별곡” 탓에 무의 입무 과정이나 굿의 내용 같은 것은 흥미를 주지 않는 대신에 무의 무의식에 대한 분석은 집중하게 만드는 점이 있었다. “융”의 무의식 대한 책은 읽어보았으나 내 능력으로 한번의 독서로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분명했으므로 이 책의 내용이 다시 한번 읽게 될 때 잠재의식 속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원형은 모든 인간 공유의 집단적 무의식의 구조를 이루는 것이다.

일단 자극되면 한 사회 전체가 감염되어 강력한 정동(情動)을 수반한 집단현상으로 번지기 쉽다.

그러므로 우리는 역사적인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 사건 속에서 원형에 의한 집단적 빙의현상을 볼 수 있다. 그것은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경과를 나타낼 수 있다. 원형의 배정과 활성화는 창조를 매개할 수도 있으나 파괴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원형에는 반드시 밝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두운 면까지 내포한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자기원형은 치료자 또는 구원자형이며 전일을 지향하는 심적 조건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인간심성의 내부에 살아 있는 것이지 자아가 바로 이 원형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인간은 신이 아니라 마음속에 신의 속성을 지닌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무의식의 자기원형과 동일시되면 자아는 초인적인 힘에 의하여 팽창되어 한계를 보지 못하게 된다. 이때 자아는 그 또한 그림자(파괴적 측면)를 지닌 자기원형과 동일시되어 자기원형의 그림자가 지닌 파괴력도 함께 행사한다. 585p(제11장 한국 샤머니즘과 집단적 무의식의 원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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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 2012-06-05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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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심리학으로 살펴본 한국의 샤머니즘!

39. 융의 분석심리학적 연구의 기본전제는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마음안에서도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67. 물론 야쿠트족은 이 몸서리치는 고통을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어하며 정령들에게 해체의 고문을 중지해 달라고 빈다. 그러나 정말 소명이라면 고행을 참고 견딘다.
(겟세마네의 예수의 기도가 떠오르지 않는가?)

71. 진실로 죽을 수 없는 사람은 진실로 살 수도 없다. 샤먼은 그러나 죽음속으로 들어간다. 그는 산산이 부서진다. 그리하여 새로운 인간으로 부활한다. 죽음을 극복하지 못하고 그 심연에 잠겨있는 상태는 정신병적 상태이다.

82. 샤머니즘은 현실의 제약을 뚫고 영원으로 향하고자 하는 모든 사회적 현상, 개인적 갈등속에 숨어있다. 의식의 제약을 뚫고 무의식의 세계와 통하려는 인간의 노력, 망아(忘我)상태가 일어나는 모든 현상 뒤에 샤머니즘이 있다.


172. 현대 분석적 정신치료는 무의식의 콤플렉스를 의식화 시키는 과정이다. 즉 맺힌 것을 풀고 막힌 것을 뚫는 것이다.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고 감동 받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게 명쾌할 수가 있을까


어떤 종교를 가지고 있던 가지고 있지 않던 간에 우리의 문화적,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우리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는 샤머니즘은 우리 삶의 전반에 걸쳐 드러난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모든 기원의 중심에는 샤머니즘이 포함된다고 하겠다.샤머니즘을 통해서 나를 바로 알 수 있고 나아가 우리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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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아범 2013-05-31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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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머니즘에 관한 샤머니즘적 이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b****l | 2012-03-13
원문주소 : http://blog.yes24.com/document/6190177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 잘 읽었다. 좋은 책이다. 객관적이면서 애정이 있고, 분석적이면서 균형감각이 있다. 누구에게라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결국 우리 안에 있는 원형적 콤플렉스에 관한 이야기다. 그 콤플렉스,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 현생과 죽음 이후의 세계, 엑스타시의 세계, 한과 축제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다. 실제 우리는 의식의 세계보다 무의식의 세계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이성과 합리성에 의해 무의식의 세계는 낡고 가치없는 것으로 취급받고 있다.

 

무의식과 의식의 하나됨, 혹은 견제없는 소통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기본적으로 절대적인 조건이다. 무의식의  세계가 억눌릴 때 인간은 더 이상 창의적이지 않고 더불어 살아갈 존재론적 이유를 상실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의 여러 제도들은 끊임없이 이 무의식을 억압한다. 인정하지 않는다. 과학적으로 분석되지 않는 모든 것은 다 헛것으로 치부한다.

 

무의식의 억압,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살면서 당한 억울한 일, 그 감정들이 응어리져 모여있는 그런 무의식 세계 속에서  분출되는 한을 억압하려는 모든 시도를 우리는 샤먼을 통해 풀어왔고 지금도 우리의 집단 무의식 속에는 샤먼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  있다. 샤먼은 샤먼이 되는 고통의 과정을 거쳐 신의 대리인이 되고 민중의 아품을 치유할  자격을 얻는다. 미리 고통을 경험한 자가 샤먼이다. 샤먼은 신의 대리인이 되어 인간의 고통을 신에게 고하고 신의 치유를 인간에게 전달한다. 그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는

공간은 가시적 현실 공간이 아니다. 볼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가상의 공간, 무의식의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그 공간에 들어가기 위해 엑스타시가 필요하고 엑스타시를 위해서 춤과 노래가 동반된다.

 

그러나 한풀이가 다는 아니다. 그것은 한을 포함한 모든 인간, 숙명적으로 죽을 수 밖에 없는 모든 인간이 갖고 있는 죽음에 관한, 미지의 세계에 관한, 무의식에 세계에 관한 우리 모두의 집단적인 관심과 두려움과 경외를 표현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또한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샤머니즘은 ' 합리주의와 이성의 건조한 지대를 뚫고 나와 저 신화적 세계로 비상하고자 하는 인류가 가진 오랜 그리움의 발현'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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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이부영, 한길사. 760쪽. 3만2천원) [연합뉴스] 2012.02.02



정신과 의사이자 융학파 전문가인 저자가 기존에 발표한 논문을 중심으로 50여년에 걸친 연구 성과를 담은 책.

저자는 한국 샤머니즘이 한국인 성격에 끼친 영향, 무속인의 질병관, 샤머니즘의 원형적 상징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특히 굿과 관련된 정신장애 사례, 빙의증후 증상에 대한 임상적 고찰 등 굿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을 시도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한국의 샤먼, 무당들은 내담자가 호소하는 '혼'의 고통 속에서 자기의 고통을 발견한다"면서 "현대인들은 이런 '혼'과의 대화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음의 고통을 다스리지 않는 굿이 있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고 "혼의 받아들임, 혼과 하나됨, 혼의 보냄, 이 세 과정이 굿거리마다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속이 비과학? 공동체 화합 끌어내는 집단 정신 치료 역할" [한국일보] 2012.02.02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 펴낸 이부영 서울대 명예교수

 


한국 무속 도교·불교 등 영향 수준 높은 종교적 통찰 담겨 중심신화 갖고 있는 특징도, '바리데기 신화'가 한 예
기층문화 홀대·단절은 부당, 마을축제·부락제 유지해야

"무속을 비과학이라고 홀대하는 것은 한국인의 삶을 구성하는 기층문화와 스스로 단절하는 것입니다. 불교나 도교 같은 고등종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 무속에는 높은 수준의 종교적인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칼 융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한 분석심리학의 권위자 이부영(80)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가 반세기 넘게 이어온 한국 샤머니즘 연구 성과를 모은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한길사 발행)을 냈다. 서울대 석사학위 논문(1961년)에서 시작해 스위스 취리히 융연구소 수료 논문,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 융연구소와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원에서의 한국 샤머니즘 강의 원고, 그밖에 약 40편의 논문과 새로 쓴 원고를 엮어냈다.

이 교수가 정년 퇴임 이후 설립한 서울 성북동의 한국융연구원에서 2일 그를 만났다. 그는 "샤머니즘은 기원전 2만5,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문화유산"이며 "단순히 미신으로 치부될 대상이 아니라 주술종교적인 체험"이라고 말했다.

정신과 의사이며 심리학자인 그는 샤머니즘의 원형적 상징에 관한 연구, 그리고 정신병리나 심리치료와 관련한 문화정신의학 연구에 함께 관심을 두어왔다. 전자를 위해 무속의 여러 이야기들을 분석했고, 문화정신의학 연구로는 굿판을 찾아 다니며 무속인의 특성이나 의식 태도, 굿과 관련된 정신장애 사례, 병굿 사례를 통한 치료 효과, 빙의(憑依) 증후 사례 등을 살폈다.

1960년대 같이 숨어서 굿판을 벌이던 시절에는 어렵사리 참관을 허락 받아 구석에서 사설들을 열심히 받아 쓰고 있으면 신 내린 무당이 "쓰기만 하면 다냐"고 호되게 꾸지람하기 일쑤였다.

그는 한국 샤머니즘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고등종교의 영향을 많이 받아 중심 신화를 갖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래서 이야기들을 교리의 형태로 만들기만 하면 "주술종교로 끝나지 않았을 정도로 수준이 높다"며 그 대표로 "한반도 중부 지역에 널리 보급된 '바리데기 신화'"를 꼽았다.

샤머니즘의 임상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무엇보다도 현대 서양의학과 달리 "환자 개인보다 가족 전체 또는 공동체를 치유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무속의 치료는 개인의 병에 국한하지 않고, 이승과 저승을 다같이 불러 독특한 세계관으로 무질서를 질서로 바꾸는 것이다. 그는 "병의 근원 구조를 없애기보다 그것을 화합, 통일시키는 이런 작업을 치유라고 부를 수 있다면 효과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물론 한계도 있지만 서양의학이라고 모든 병을 다 고치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무속인은 서양 의료를 적대적으로 보지 않는데, 오히려 일부 극단적인 기독교 성직자들의 거부감이 더 심다"고 지적하는 그는 "샤먼을 보면서 정신의학 전문가들이 심리적인 치료를 소홀히 하는 점도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굿이 "무대 위에서 연출되는 연극이나 예술의 일부에 갇혀 버렸다"며 "얼이 빠졌다"고 했다. 그래서 "마을 공동체의 화합을 유도하는 집단 정신 치료의 역할"을 하는 "마을 축제나 부락제 같은 걸 잘 유지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만화가 주호성의 웹툰 '신과 함께'도 화제에 올랐다. 저승사자와 성주신, 조왕신, 측신, 철융신 등 무속에 등장하는 여러 신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그려낸 이 만화는 특히 지난해 연재한 '이승편'에서 오래된 집을 철거하려는 개발업자와 집을 지키는 여러 신의 싸움을 묘사해 인기를 얻었다. 이 교수는 "무속에서는 사물 하나 하나에 모두 신이 있다고 본다"며 "나무 한 그루 함부로 자르면 안 된다는데 오랫동안 살아온 집을 쉽게 무너뜨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제일 오래된 공부이며 중단하지 않고 이어온 공부"인 무속 연구를 더 이상 하지 않을 작정이다. 이번 책은 그의 샤머니즘 연구를 집대성하는 마지막 저작인 셈이다. 대신 분석심리학 강의에는 좀더 열성이 났다. 한길사에서 낸 분석심리학 3부작 <그림자> <아니마, 아니무스> <자기와 자기실현>을 중심으로 3월 말부터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분석심리학 강좌를 연다.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이부영 지음/한길사) [헤럴드경제] 2012.02.03

 

 

분석심리학의 태두로 불리는 저자의 50년 탐구의 결정판. 무당, 굿, 부적 등 한국의 샤머니즘을 한국의 정신문화, 집단 무의식 측면에서 연구해온 저자는 샤머니즘이 품고 있는 원형적 상징과 샤머니즘이 한국인의 성격에 끼친 영향, 무속인의 질병관과 현대의료에 대한 태도 등 현대분석의학을 적용해 해석해냈다. 특히 굿과 관련된 정신장애 사례, 병굿 사례의 추적을 통한 치료성과, 빙의 증후 사례의 임상적 고찰 등은 독보적이다. 김금화 등 만신들의 실제 굿의 전 과정을 집중적으로 관찰, 한국인의 조상 유대를 융의 관점에서 모성 콤플렉스로 해석해낸 점은 흥미롭다.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한길사/이부영 지음/3만2000원) [내일신문] 2012.02.03


 

무당이라고 하면 무섭다는 반응을 흔히 보인다. 보통사람과 다르게 보이고 때론 다르게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무서움 뒤에는 매혹적인 무언가가 숨어 있게 마련이다.

저자는 현대사회 내의 낡은 고대 종교체제의 엄존이라는 '한국적 기이성'에 대한 흥미에서 샤머니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의 각종 논문을 포함한 총 760쪽의 방대한 분량으로 탄생한, 저자 50여 년 탐구의 총체적인 결집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샤머지즘과 분석심리학(이부영 | 한길사) [경향신문] 2012.02.03

 

 

무당은 누구일까. 현대에 존재하는 고대 종교 시스템은 무엇을 의미할까. 분석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샤머니즘이 갖고 있는 원형적 상징을 융 심리학의 토대 위에서 살핀다. 굿의 전 과정을 관찰함으로써 무업자들의 성격, 병굿의 치료성과, 빙의증후 사례를 고찰한다. 3만2000원


 

 

[저자와 차 한 잔]‘한국의 샤머니즘…’ 펴낸 이부영 교수 [동아일보] 2012.02.04

 

 

“샤머니즘… 신화 세계로 날고자 하는 인류의 그리움”

전 세계에서 샤머니즘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지만 서구에선 샤머니즘에 관한 책이 꾸준히 나온다. 점술이 믿을 만한 것인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점집을 찾는다. 이유가 있을까.

이부영 서울대 명예교수(80)는 최근 출간한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한길사)에서 “샤머니즘은 합리주의와 이성의 건조한 지대를 뚫고 나와 저 신화적 세계로 비상하고자 하는 인류가 가진 오랜 그리움의 발현일 것”이라고 썼다. 그리고 “샤머니즘의 외형뿐 아니라 그 본질과 정신이 보존·계승돼야 한다”고 말했다. 샤머니즘을 통해 무의식의 깊은 뿌리에 있는 심적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서울대 의대 신경정신과 교수를 정년퇴임하고 분석심리학 전문수련기관인 한국융연구원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는 50여 년에 걸친 자신의 샤머니즘 연구를 총정리한 책. 서울대 석사학위논문(1961)으로 시작해 스위스 융연구소 수료 논문,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 강의 원고, 그 밖에 40여 편의 논문과 새 원고를 모았다. 이론적 연구뿐 아니라 굿판을 관찰하고 정신병 환자들의 임상 사례를 분석해 입무 과정, 정신병의 주술적 치료, 빙의현상, 샤머니즘이 한국인의 성격에 끼친 영향 등을 망라하는 방대한 연구 결과를 담았다.

그는 1959년 스승의 권유로 무당에 대한 석사논문을 쓰면서 샤머니즘 연구의 길로 들어섰다. 무속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였다. 처음엔 강신무(降神巫)의 무병(巫病)을 질병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려 했다. 하지만 결국 무병을 특정 증후군으로 규정짓기엔 부적합하고 종교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그 후 스위스 융연구소에서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의 분석심리학을 접하면서 신경정신과 의사와 분석심리학자 모두의 시각으로 샤머니즘을 바라보게 됐다.

“샤머니즘의 외형적 현상은 인간 마음속 무의식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인간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행동의 원초적 조건인 원형(原形)은 샤머니즘 같은 원시종교, 신화와 민담 등에서 나타나지요.”

인류 역사에서 점을 치려는 심리는 완전히 없앨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는 게 이 교수의 생각이다. 과학이 발달해도 자신의 무의식을 완전히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점복의 심리는 의식 너머의 세계, 즉 무의식의 세계를 알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의식이 존속하는 한 그것을 알고자 하는 마음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물론 그 미지의 세계를 전통적인 점술이 분명히 밝혀줄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융 심리학이 샤머니즘 연구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 묻자, 이 교수는 “융의 분석심리학에서는 종교현상을 인간의 원초적 조건으로 본다”며 “샤머니즘뿐 아니라 다양한 종교현상을 꿰뚫는 공통된 원형상을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이제 샤머니즘에서 노자로 고개를 돌렸다. 노자의 도덕경을 융의 분석심리학 관점에서 서술한 책을 올해 안에 출간할 계획이다.


 

 

 

“혼 찾아 병 고치는 무당은 정신과 의사의 조상” [한겨레] 2012.02.08

 

 

귀신은 `무의식의 콤플렉스’ 믿으면 있고 안 믿으면 없어
샤먼은 고통과 치유의 상징 “사라져도 모습 바꿔 나타나”

정신분석학의 권위자는 ‘귀신’의 존재를 어떻게 볼까. 최근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한길사 펴냄)을 낸 이부영(사진) 한국융연구원 원장을 지난 3일 서울 성북동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장과 미국 뉴욕 유니언신학대학원의 석좌교수를 지낸 이 원장은 1961년부터 스위스 융연구소에서 6년간 머물며 융학파 분석가 자격증을 취득했고, 정년퇴직한 1997년 융연구소를 설립해 후학을 길러내고 있다. 정신분석의 대가 가운데 그가 더욱 독특한 것은 서울대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부터 시작해 융연구소와 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계속 한국의 샤머니즘에 대한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써왔다는 점이다. 이번 책은 평생 샤머니즘과 정신분석학의 양날개로 날아온 연구의 결정판이다.

귀신을 불러낸다는 무당을 평생 관찰하고, 인간의 심리를 연구해온 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귀신이 있느냐, 없느냐’를 물었다. 첫 답변은 “실제 귀신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첫 답변에 대한 실망스런 표정을 읽었음인지 그는 금세 부연했다.

“귀신을 실체로 믿는 사람들에겐 존재하는 것이고, 이를 믿지 않는 기독교인들에겐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심리적으로 보면 귀신은 무의식의 콤플렉스로 볼 수 있다.”

20대 때 가톨릭에 귀의한 신자이면서도 ‘융 신자’라고 할 만큼 카를 구스타프 융(1875~1961)의 신봉자인 이 원장은 융의 말로 답을 대신했다. 융의 노트를 보면 ‘처음엔 무의식의 투사라고만 생각했던 귀신이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기 어렵다’고 적혀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이어 1960년대 융연구소에서 수련과정을 마치고 귀국해 경남 진주에서 ‘아이의 귀신’이 들렸다는 무당에게 점을 친 체험을 들려주었다.

“무당이 나의 돌아가신 선친이라며 ‘나는 추운 데서 고생하고 있는데, 너는 네 걱정만 하고 있느냐’고 추궁하는데, 그때 정말 선친이 왔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만약 내가 감정적으로 반응해 뭔가 말로 표출했다면 계속 대화가 이어졌을 텐데, 이성적이고 합리성을 존중하는 내 쪽에서 더 반응하지 않자 무당도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문학은 픽션(허구)이지만, 거기에 진실이 없다고 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또 죽은 자(귀신)와 대화를 하거나 멀리 있는 가족의 죽음을 꿈 등을 통해 인지하는 현상에 대해 “우리의 무한한 의식이 가지고 있는 ‘절대 지(모든 것을 앎)’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동시성의 현상을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융의 수제자이자 자신의 스승인 폰 프란츠가 “죽는다는 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인지할 수 없는 세계로 가는 것”이라고 한 말을 전하며 흥미있는 일화 하나를 더 들려주었다.

“죽은 자에 대해 5번의 꿈을 꾼 의뢰인이 폰 프란츠에게 해석을 부탁했을 때, ‘2건은 죽은 사람이 진짜 다녀간 것이고, 3건은 자신의 콤플렉스가 나타난 것’이라는 답을 듣고, 믿기지 않아 같은 꿈을 들고 융에게 분석을 의뢰하자 융도 똑같은 결론을 내려 놀랐다고 한다.”

이 원장은 “샤먼(무당)은 엑스터시로 황홀경에 빠져 환자의 ‘잃어버린 혼’을 찾아줘 병을 고치는데, 그런 면에서 그들은 ‘정신과 의사들의 조상’”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 책에서 샤먼이 되기까지 꿈과 무병을 통해 육신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을 비롯해 수많은 고통을 겪는 입무(入巫)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런 고행과 고통이 타인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그가 이 책의 부제를 ‘고통과 치유의 상징을 찾아서’라고 한 것도 샤먼이 겪는 고통의 의미와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는 “샤먼이 힘든 고통의 과정을 겪고 자기를 넘어섬으로써 치유자로 거듭나는 것과 같이 누구나 고통을 겪고 이겨냄으로써 내적으로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요즘은 아이들을 과잉보호해 의존심만 갖게 하고, 기를 살려주기만 했지 충동을 절제하고 감내하도록 길러내지 못해 고통을 견뎌내지 못한 채 쉽게 자살 충동을 일으킨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어른들도 무조건 고통을 기피하고 술과 환각제로 이를 넘길 생각만 할 만큼 나약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진정한 종교인이 사라지고 장사치가 많아진 것처럼 샤먼의 세계도 가짜 무당이 많다”고 지적하면서도 “신화를 제대로 보존해오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만신(萬神)은 별처럼 많은 무의식을 보여주고, 샤먼의 무가(巫歌)는 고대 신화와 원형을 발견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샤먼은 사라져도 운동 경기의 응원 무대에서, 광화문의 시위 현장에서, 예배당에서 모습을 바꿔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mooncou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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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서 미치겠다, 글도 횡설수설한다, 됐나 미친 지구야~~(태양은 죄없음 ㅠ)

1. 영화관이라는 피서지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피서지는 영화관이다. 피서지에 대한 합리적 대가인지는 차치하고라도 시원함의 호사뿐만 아니라 입 호사 눈 호사까지 누릴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삼조이다. 땅 좁은 우리나라에서 보통 사람들이 활동적인 여가를 즐기기는 쉽지 않다. 살림살이 좀 나아지면서 보통 사람들은 영화관을 적절한 여가... + 더보기
다크아이즈 2013-08-13 공감 (1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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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 무속, 무당, 샤머니즘

고대 중국 사상인 도가와 유가에 공통되는 수행하는 사람의 시선(늦게 인도에서 들어온 불교와는 다른)에는 무교의 향기가 짙게 깔려 있다. <장자>, <관자>, <논어>, <맹자>에는 인간의 마음을 살피는 수행자의 시선이 느껴진다. '기, 도, 허, 무, 감응, 성, 명..' 등 불교의 마음읽기와는 다른 류의 마음 살피기가 적지 않은 깊이로 기술되어 있다. 이러한 고대 중국 사상의 마음 읽기는 무교에서 비롯된다고 많이들 주장한다. 최근에 읽은 정우진님의 <양생>속에, 능숙한 전문가의 논증으로 이루어진, 이 주장에 대한 뒷받침이 있다.



무교는 고대 중국과 우리나라 외에도 많은 지역에서 존재했던 종교로, 널리 알려진 '샤머니즘'과 동일어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많은 요소를 공유하고 있다. 게다가 샤머니즘 자체도 지역마다 다른 모습일 수 있어서 약간의 혼란스러움이 있다. 많이 알려진 샤머니즘 책으로 엘리아데의 <샤머니즘>이 있다.



우리나라 무당들과 무속세계관에는 일반적인 샤머니즘과는 다른 몇몇 특징이 있다. 분석심리학자 이부영님의 책이 알차다.



일반적인 샤머니즘을 정의하면서 우리나라 샤머니즘의 특징을 짚어준다. 샤머니즘하면, 보통, 빙의나 강신으로 신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큰 특징으로 여기지만, 자신의 몸을 벗어나 하는 영혼여행을 주류삼는 것도 있다. 지옥여행해서 죽은 자의 혼을 만나는 것도 그렇고, 세상여행의 모습도 있다.

그리고 강신의 모습도 우리나라에서는 신을 조심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는데 비하여, 지역에 따라서는 당당한 중개자로서 신을 받고 내고 하는 모습을 보이는 곳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주변국인 중국, 일본, 대만의 무속 모습도 조금씩 비교해주는데, 우리와 다른 모습이 적지 않다.

이부영님의 책에도 조선시대 무당, 무속의 모습이 담겨져 있지만, 초점이 조선시대 무속모습자체는 아니기때문에 조금 아쉬운 점은 있다.

그러고 보면 신라시대 불교수용을 다룬 신종원님의 책은, 관점을 달리 생각하면, 신라시대 무속에 관한 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궁중과 민간의 무속이 불교를 수용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신라초기불교사연구>다.

그리고 일제시대 어머니 얘기를 그린 만화<내 어머니 이야기>에도 무속과 무당에 관한 얘기가 생생하다.







특히 1편에 나오는 여러 무당이야기들이 생생하다. 그 중 하나는, 동네 무당에게 내림굿을 받아야 된다는 얘기를 듣고 기독교를 받들어 저항하는 여인의 이야기가 있다.

그러니까 생각보다 조금만 과거로 들어가면 곧바로 만날 수 있는 대상이 무속인거 같다.

고대 중국 사상속 무교속에는, 고등종교의 모습인 유가나 도가의 사상으로 변모된 모습도 있지만, 일반적인 샤머니즘과 우리나라 샤머니즘과도 멀지 않은, 공통점과 다른점들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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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 2021-12-04 공감 (6)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