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ing posts with label "의식과 본질". Show all posts
Showing posts with label "의식과 본질". Show all posts

2021/11/30

알라딘: 빅 히스토리 - 생명의 거대사, 빅뱅에서 현재까지 최민자

알라딘: 빅 히스토리
빅 히스토리 - 생명의 거대사, 빅뱅에서 현재까지   
최민자 (지은이)모시는사람들2018-01-15
===

정가35,000원
808쪽

책소개

우주의 탄생에서 지금 여기까지의 역사 전체를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종교와 철학사상, 정치사회와 문화예술 등의 모든 학문 분야를 아울러 일관되게 이해하는 빅 히스토리의 문법에 따를 뿐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생명의 거대사”라는 관점에서 재구조화함으로써, 그동안의 빅 히스토리 논의 수준을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킨다.

자연과학에서의 통일장이론을 포함하는 “모든 것의 통일장 이론”으로 접근하는 21세기 문명의 대 변곡점에 서 있는 우리 인간과 세계의 개념, 구체적으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 개념을 재정립하는 명실상부한 “빅 히스토리”이다.

목차

제1부 | 우주와 지구 그리고 생명
01 생명의 거대사란?
생명의 거대사
생명이란 무엇인가
거대사 vs 시간의 역사
02 빅뱅과 우주의 탄생
무위(無爲)의 천지창조 또는 생명의 자기조직화
우주관의 진화와 빅뱅이론
은하와 별들의 탄생과 죽음
03 지구, 생명체의 보고
현대 판구조론과 지구 생태계의 맥박
생명체의 탄생: ‘생명은 반드시 생명으로부터’
‘캄브리아기 대폭발’과 인류의 출현

제2부 | 생명과 진화
04 과학과 영성 그리고 진화
과학과 영성의 접합
영성 계발과 진화
지구 문명의 새로운 지평 탐색
05 인류의 진화 계통수와 생명체 진화의 역사: ‘나’의 세계
초기 인류의 진화와 그 계보
생명체의 진화와 세렝게티 법칙
뇌의 진화와 지능의 탄생
06 홀로세: ‘우리’와 ‘그들’의 세계
‘메타 경계(meta-boundary)’ 출현
농경과 ‘문명’의 발생 그리고 전개
서구 문명의 동양적 기원과 리오리엔트(ReOrient)

제3부 | 포스트모던 세계와 트랜스휴머니즘
07 포스트모던 세계와 포스트휴먼 그리고 트랜스휴머니즘 : ‘우리 모두’의 세계
포스트모던 세계와 트랜스휴머니즘
포스트휴먼의 조건과 사이보그 시티즌
호모 사피엔스를 넘어서
08 4차 산업혁명과 ‘GNR’ 혁명 그리고 플랫폼 혁명
‘딥 시프트(Deep Shift)’의 시작, 4차 산업혁명
‘GNR’ 혁명, 휴머니즘의 확장인가
사물인터넷과 플랫폼 혁명
09 ‘특이점’의 도래와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
‘특이점’ 논의의 중요성과 미래적 함의
기술의 진화와 사회적 파급효과 및 인공지능 윤리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 인류의 선택과 과제

접기

책속에서
P. 35~36 <생명의 거대사를 집필하게 되는 이유>
거대사가 생명의 거대사일 수밖에 없는 것은 우주의 본질 자체가 생명이고 생명의 전일적 흐름(holomovement)과 연결되지 못한 것은 결국 허구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천·지·인을 포괄하며 전 우주가 생명의 전일적 흐름인 까닭에 생명 아닌 것이 없으므로 생명의 거대사인 것이다. 데이비드 크리스천은 우주와 생명을 근원적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우주의 본질이 생명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크리스천이 거대사를 ‘다양한 학문 분야를 함께 묶어 빅뱅으로부터 현재까지의 과거를 통일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든 새로운 지식 분야’라고 했지만, 그것이 생명의 전일적 흐름과 연결되지 못하면 그가 주창한 ‘빅 히스토리’는 단지 분리된 무수한 사건들의 단순한 집합에 지나지 않게 된다. ‘빅 히스토리’라는 간판을 내걸고 우주론, 지구물리학, 생물학, 역사학 등의 다양한 학문 분야를 동원한다 할지라도 통섭적 사유체계에 입각한 패러다임 전환이 없이는 명실상부한 ‘빅 히스토리’가 되기 어렵다. 생명의 거대사는 정신·물질 이원론에 입각한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지식의 대통섭을 통해 ‘보이는 우주[현상계]’와 ‘보이지 않는 우주[본체계]’의 상관관계를 조망하는 역사이다. 말하자면 존재계와 의식계가 상호 조응·상호 관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역사이다. 이 세상이 우리의 의식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부귀영화만을 향해 질주하는 삶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속절없는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비상(飛翔)하는 것을 잊은 채 해변에서 썩은 고기 대가리나 빵부스러기를 먹고 사는 것에만 묶여있는 갈매기의 삶을 더 이상은 추구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통섭적 사유체계로부터 새로운 계몽시대가 열리게 된다. 필자가 생명의 거대사를 집필하게 되는 이유다.  접기
P. 99 <우주의 실체는 의식이다>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탐구함에 있어 종종 빠지기 쉬운 오류는 우리와 우주의 관계를 주체와 대상의 관계로 분리 설정하는 데 있다. 인간과 우주의 분리는 의식[파동]과 물질[입자]의 분리에 기인한다. 눈에 보이는 물질적 우주는 에너지로 접혀진 보이지 않는 우주가 드러난 것이므로 ‘드러난 질서’와 ‘숨겨진 질서’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상호 조응한다. 따라서 본체계[의식계]와 현상계[물질계]의 유기적 통합성에 대한 자각이 없이 우주와 생명 현상을 이해하기는 불가능하다. 이원론에 빠진 과학이 외면해온 보이지 않는 반쪽의 우주[본체계, 의식계]는 보이는 우주[현상계, 물질계]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그 반쪽의 우주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우리의 우주를 온전히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가 육안으로 보는 분절된 물질적 세계는 개체화 의식의 자기투사에 불과한 것이다. 현대 물리학자들은 우리의 육체가 견고한 물질이 아니라 텅 빈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우주의 실체가 의식이며, 우리가 딱딱한 육체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접기
P. 250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등장한 것은 자정 0.7초 전쯤이다>
윌슨 주기는 대륙이 갈라지면서 형성되는 열곡대(裂谷帶)에서 시작해 열곡대가 확장되어 바닷물이 들어오면 홍해와 같이 새로운 해양이 생겨나고, 계속 확장되면 대서양과 같이 커다란 대양으로 발전하며, 더욱 확장되면 태평양과 같이 판의 가장자리에 해구가 생성되어 오래된 해양판이 섭입하기 시작하고, 마침내 해양판이 모두 섭입하면 히말라야산맥과 같이 대륙판과 대륙판이 충돌하는 형태가 되며, 언젠가 충돌운동이 멈추면 새로운 초대륙이 형성되고 또 언젠가 갈라져 새로운 윌슨 주기에 접어들게 된다.<193쪽>…시아노박테리아가 이끈 ‘산소혁명’은 진화의 방향을 재조정해 마침내 인간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생물 계통으로 안내했다. 고세균, 세균과 같은 원핵생물의 다양한 물질대사는 지구상의 생물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유지시키는 화학순환을 쉼 없이 가동하는 방식으로 지구 생태계의 맥박을 조절한다. 동식물이 이루는 생태계 작동의 열쇠는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큰 척추동물이 아니라 박테리아처럼 작고 단순한 미생물들이다.<213쪽>…인류의 진화과정에서 다양한 계통의 인류가 있었지만 대부분 멸종하고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 계통만 살아남아 오늘날의 인류로 진화했다. 지구의 나이 45억 5,000만 년을 하루 24시간으로 환산했을 때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한 시각은 자정 5.7초 전쯤이고,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등장한 것은 자정 0.7초 전쯤이다.  접기
P. 324 <생물학적 진화 역시 우주의 영적 진화와 조응관계에 있다>
오늘날 과학의 진보는 과학과 영성,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허물고 영성을 측정 가능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단계에 진입해 있다. 중력이론과 양자역학의 통합을 통하여 거시적 세계와 양자역학의 세계를 결합하려면 물리적 우주를 넘어선 의식 차원과의 연결이 필수적이다.<304쪽>…19세기 후반 이후 파워엘리트에 의해 권력을 강화하고 특권을 정당화하는 도구로서 물질문명의 근간을 이루었던 다윈의 적자생존의 이론은 생물학적 진화 역시 우주의 진행 방향인 영적 진화[의식의 진화]와 조응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간파하지 못했다.<324쪽>…지금까지 진화론은 주로 물리세계에 초점이 맞춰진 관계로 인간 사회의 진화가 우주의 실체인 의식의 진화와 조응해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지 못했다. 천·지·인 삼신일체이므로 물리세계의 진화는 영적 진화와 표리의 조응관계에 있으며 영적 진화를 위한 학습여건 창출과 관계된다. 진화의 전 과정을 포괄하는 거시적인 분석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314쪽>…오늘날 세계자본주의체제는 개인주의에 기초한 태생적 한계로 인해 자유와 평등의 대통합을 이루지 못한 채 숱한 대립과 폭력을 유발시키고 있다. 이제 우리 인류는 생명에 대한 새로운 철학적·과학적 성찰을 통해 지구의 재조직화를 단행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접기
P. 406 <지능은 유전자가 발명한 가장 유용하고도 경이로운 도구>
현생 인류의 진화에 대한 ‘다지역 기원설’이나 ‘아프리카 기원설’은 인류의 진화에 대한 관점 자체가 물리적인 지구 차원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
이 우주는 무수한 다차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생명체 진화의 역사는 물리적인 지구 차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우주적 차원에서 연동되어 진행되고 있다.<350쪽>…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호모 사피엔스 역시 언젠가는 멸종되고 그 자리는 진화된 다른 새로운 종들로 채워질 것이다. 우리가 정작 슬퍼해야 할 것은 멸종이 아니라 왜 사는지도 모르고 죽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370쪽>…세렝게티 법칙은 생명체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해 주고, 동식물과 나무, 깨끗한 공기와 물을 생산하는 자연의 능력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놀랍고도 심오한 법칙이다.…생물학적인 관점에서 개체의 주인은 뇌가 아니라 유전자이며, 뇌는 유전자의 안전과 복제기능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대리인이다.<386쪽>… 생명체는 자기복제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지속하기 위해 진화의 산물인 ‘지능’을 사용한다. 뇌와 더불어 지능은 유전자가 자기복제를 위해 발명한 가장 유용하고도 경이로운 도구다.  접기

 
추천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동아일보 
 - 동아일보 2018년 1월 20일자 '책의 향기/150자 맛보기'
조선일보 
 - 조선일보 2018년 1월 4일자 '북카페'

저자 및 역자소개
최민자 (지은이) 


● 現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 정치학 석사
● 영국 켄트대학교(University of Kent at Canterbury) 정치학 박사
● 중국 북경대학교 객원교수
● 중국 연변대학교 객좌교수(客座敎授)
● 1994년 장보고 대사의 해외거점이었던 중국 산동성에 장보고기념탑 건립(건립위원장, 현지 문물보호단위로 지정)
● 1999년 중국 훈춘에서 유엔측 대표, 중국 훈... 더보기
최근작 : <동학과 현대 과학의 생명사상>,<호모커넥투스>,<전라도 전주 동학농민혁명> … 총 2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 책은 우주의 탄생에서 지금 여기까지의 역사 전체를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종교와 철학사상, 정치사회와 문화예술 등의 모든 학문 분야를 아울러 일관되게 이해하는 빅 히스토리의 문법에 따를 뿐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생명의 거대사”라는 관점에서 재구조화함으로써, 그동안의 빅 히스토리 논의 수준을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킨다. 자연과학에서의 통일장이론을 포함하는 “모든 것의 통일장 이론”으로 접근하는 21세기 문명의 대 변곡점에 서 있는 우리 인간과 세계의 개념, 구체적으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 개념을 재정립하는 명실상부한 “빅 히스토리”이다.

1. 빅 히스토리란 무엇인가요?

<<생명의 거대사에서 인간은 우주와 동격이 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이 말은 나이지리아 속담이라고 한다.
이 속담은 무한한 진리를 유한한 공간 속에서 표현한 말이다. 이 말을 본디 규모에 맞춰서 표현하면 이러할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우주가 필요하다.”
당연히 이때 ‘우주’는 시간과 공간을 아울러 지칭한다. 불교 용어로 하면 시방세계다. 우리가 아는 한 시간은 138억여 년 전 빅뱅의 그 시각으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포괄하며, 공간(우주)은 그 끝이 없다고도 하고, 최소한 없는 것과 매한가지라고도 말해진다.
지금까지의 빅 히스토리가 인간은 물론 이 지구조차 ‘우주의 먼지’이며 ‘생명’은 우주 진화의 말단에서 빚어진 우연의 산물로 보아온 것을 전면적으로 전복한다.
진정한 ‘빅 히스토리(거대사)’는, 인간의 사회와 역사, 그리고 과학과 종교 전반을 바로 이러한 지극한 궁극의 맥락에서 궁극적인 혹은 무궁한 범위까지 확장하여 써내려 가는 역사라고 할 때, 여기서 ‘인간’은 ‘생명’의 대명사이다.
몇 백 년, 몇 천 년에 걸친 한 국가, 한 민족의 역사도 그러하지만, 지금 여기에서의 ‘하나의 사건’의 ‘관계’와 ‘인연’을 따라 궁극적인 원인과 궁극적인 의미를 캐어가다 보면, 그 범위는 ‘우’와 ‘주’라고 하는 시공간 전역에 걸치게 된다.
빅뱅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한 줄로 세워, 우주와 지구와 인간의 존재 의미를 재음미하자는 것이 빅 히스토리의 기본 정의라면, 이 책 “빅 히스토리-생명의 거대사”는 그 역사 이전과 역사, 그리고 역사 이후까지를 관통하는 것이 바로 ‘생명’임/일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
지동설과 진화론의 등장으로, 우주의 먼지와 동격으로 전락하였던 인간은 이제 '인식'의 담당자로서 우주 그 자체와 정면으로, 전면적으로 통섭할 수 있는 존재로 등극하는 극적인 반전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2. "빅 히스토리 - 생명의 거대사, 빅뱅에서 현재까지"는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되었나요?

<<인간 의식의 확장의 결실로서, 우주의 진리를 파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오늘날 대부분의 과학자가 정설로 수용하는 ‘빅뱅이론’에 따르면, 현재의 우주는 ‘확장하는 우주’이다. 그것은 예측과 관측을 종합하여 내린 과학적인 결론이다.
근세기에 들어 오랫동안 우리는 이 세계가 우리의 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믿어 왔다. 그런데 최신의 과학이론(양자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속한 이 우주는 우리의 의식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어서, 우리의 의식 향방에 따라 우주의 존재 양상이 달라진다. 이것은 괜한 공론이나 공허한 말장난이 아니라, 최신의 과학적 검증을 거친 실증적 이론이다.
그렇게 보면 사실, 확장되는 것은 ‘우주’가 아니라, 인간의 의식 혹은 인간의 예측과 관측 그 자체이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태양계 속에 모든 별들이 속해 있다고 보았다. 그것이 은하계까지 확장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은하계조차 수많은 은하계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은하계들이 존재하는 곳이 이 우주이며, 그 우주조차도 무수한 우주(다중우주)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하는, "확장의 확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의 예측과 관측이며, 그것이 태어나는 곳은 의식의 세계라는 말이다.
그런 가운데 "오늘날 과학기술 패러다임의 변화가 지식의 대통합을 통해 총체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 내면서 자연스레 의식 확장이 뒤따르게 되었고, 이를 반영하여 반영하여 "세계사를 새로운 프레임으로 조망하는 빅 히스토리(거대사)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빅 히스토리'라는 말(개념)을 처음으로 쓴 것으로 알려진 데이비드 크리스천의 공로를 십분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제 '빅 히스토리'는 특정한 개인의 관념으로부터 독립하여 있는, 인간의 의식이 도달한, 우주의 궁극적 진리 파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하며, 이 책은 그 요구에 대한 응답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이 책의 서두(1부, 제1장)에서 “생명의 거대사”로서의 빅 히스토리의 핵심인 생명의 본성을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의 접합을 통해 밝히는 것은 이 책의 성격과 가치를 규정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빅 히스토리는 당연히 국가나 민족, 나아가 생물종의 차이는 물론,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마저 넘어서는 것이지만, 그것을 전제로, 이 책은 서양의 지적 전통의 맥락에서 발아한 '빅 히스토리'에 동양적 자양분을 토대로 개화시킴으로써, 통섭과 통찰의 완성을 성취한다.

3. 빅 히스토리는 무슨 소용이 되나요?

<<나의 존재론적인 도약, 우리 세계의 차원 변화적인 초월>>
“우리는 왜 태어났으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인생의 궁극적인 의미를 탐구하는 이 질문을 이렇게도 바꿀 수 있다.
“우주는 왜 생겨났으며, 어떻게 생겨났으며,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일까?”
앞의 질문은 종교와 인문학의 출발점이 되고, 뒤의 질문은 자연과학의 출발점이 된다. 그리고 최신의 과학이론(양자론)에 이르러 이 둘(혹은 셋)은 마침내 통일을 지향하게 된다. 그 통일 지향성을 바탕으로 서술한 역사가 바로 “빅 히스토리”이다.
그러나 ‘빅 히스토리’가 스스로 표방하는바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통섭”을 진정으로 이루지 못하고, 단지 분과학문의 성과를 모아서 요약하고 이어붙인 데에 그치고 만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지적 유희나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고 말 것이다.
이 책은 “다중심적이며 통섭적인 시각에서 빅뱅에서부터 ‘포스트휴먼(posthuman)’에 이르기까지 우주와 지구 그리고 생명의 역사를 통합적으로 조망한다.” 따라서 “통섭적 사유체계에 의한 패러다임 전환”은 빅 히스토리가 논의되는 전제조건이자 빅 히스토리의 결실로 얻게 되는 인류 의식의 새로운 차원/단계이다. 빅 히스토리가 상식적인 인식의 지평이 되는 세계/우주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우주라고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에는 수많은 갈등과 폭력(전쟁)이 횡행하고, 또 한편에서는 굶주림과 질병이,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기상이변과 생물의 대멸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빅 히스토리-인식의 확산은 우리에게 이러한 문제점들의 종국적인 출구를 보여줄 수 있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출구를 통과하기 위해 / 통과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인간 자체의 질적 차원 변화도 동시에 이루어지게 된다. 오늘날 인공지능과 인간의 결합 내지 융합이 머지않은 장래에 보편화되리라는 것은 그 일단을 현재 수준에서 이해하고 예견하는 것에 불과하다.
진정한 ‘신인간’의 도래는 그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근본적인 차원으로 진행될 것이다. 빅 히스토리는 그 모든 것을 아울러 기술하는 ‘통일장 이론’으로 발전해 나갈 것 / 나가야 한다.
“인간은 왜 사느냐?”라는 질문은 인류 역사 이래 오랫동안 ‘하나마나 한’ 질문일 뿐이었다. 그 답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는, 사적인 질문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빅 히스토리를 이해하면, 우리는 비로소 그 질문에 대하여 ‘인류와 생명의 차원에서’ 의미 있는 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4. 빅 히스토리는 어느덧 새로울 게 없는 이야기 아닌가요?

<<생명의 거대사, 빅뱅(元 특이점)에서 새로운(新) 특이점의 도래까지>>
“천지만물이 생겨나기 전에 생명이 있었다!”
이 책이 주장하는 빅 히스토리가 지금까지의 빅 히스토리와 결정적으로 달라지는 첫 번째 지점은 ‘생명’의 기점을 어느 때로 보느냐 하는 부분이다. 그동안의 ‘빅 히스토리’ 역사관에서는 138억년의 우주 역사, 45억년의 지구 역사에 이어, 대략 38억 년 전쯤에 최초의 원핵세포가 만들어지면서, 비로소 ‘생명’의 역사가 시작된다고 본 반면, 이 책의 역사관은 빅뱅 이전에 생명이 있었고, 빅 히스토리란 바로 ‘생명의 진화와 확장의 역사’라고 주장한다.
이 책이 기술하는 빅 히스토리의 또 하나의 특징은 빅 히스토리의 시작점과 종점을 어디로 두느냐 하는 것이다. 빅 히스토리의 시창자 데이비드 크리스천은 빅 히스토리를 ‘다양한 학문 분야를 함께 묶어 빅뱅으로부터 현재까지의 과거를 통일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든 새로운 지식 분야’라고 정의한다. 이 정도라면, ‘빅뱅에서 현재까지’의 역사라고 하는 것은 그동안의 역사를 양적으로 확장시켜 놓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빅 히스토리’는 지금까지의 역사를 “우주의 기원(빅뱅)으로부터 오늘에 이르는 기간”이라는 ‘시간 내적인 수준’에서 이해하는 수준에서 한 차원 도약하고 초월하는 것이어야 한다. “필자가 말하는 빅 히스토리는 정신·물질 이원론에 입각한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지식의 대통섭을 통해 현상계와 본체계의 상관관계를 조망하는 생명의 거대사다. 존재계와 의식계가 상호 조응·상호 관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역사다. 거대사가 생명의 거대사일 수밖에 없는 것은 우주의 본질 자체가 생명이고 생명의 전일적 흐름과 연결되지 못한 것은 결국 허구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천·지·인을 포괄하며 전 우주가 생명의 전일적 흐름인 까닭에 생명 아닌 것이 없으므로 생명의 거대사인 것이다.”

5. 이 책의 특징을 요약해서 설명한다면?

첫째, 빅 히스토리가 과거사의 단순한 집적이 아닌 생명의 거대사임을 새롭게 체계화시키고 있다.
둘째, 빅 히스토리 역사철학은 생명이 완전한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영적 진화의 여정임을 밝힌다.
셋째, 생명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통해, 생명을 ‘물 자체’로 귀속시킨 근대 서구 문명의 대안을 제시한다.
넷째, 서구 중심주의에 함몰된 시간의 역사(세계사)를 넘어 인류의 뿌리 문명에 대한 탐색을 보여준다.
다섯째, 단선적인 사회발전 단계이론을 벗어나 영원의 견지에서 세계 역사를 조망하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여섯째, 우주만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의 의미와 그것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을 통찰할 수 있게 한다.

6. 책의 구조 - 제1부 「우주와 지구 그리고 생명」

제1장 “생명의 거대사란?” :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의 접합을 통해 생명이 비분리성·비이원성을 본질로 하는 영원한 ‘에너지 무도’라는 것과, 생명’의 자기조직화에 의해 우주만물이 생겨났다는 점을 밝힌다. 생명의 거대사는 단순한 물질문명의 역사가 아니라, 물질문명과 그 배후에 있는 인간 의식의 진화 과정이 거울처럼 상호 대칭적으로 작용하며 짝을 이루는 관계성의 역사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존재로서의 체험을 통해 ‘참나’와 대면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제2장 “빅뱅과 우주의 탄생” : 빅뱅이론을 우주의 탄생의 출발점으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남은 의문은 ‘애초에 무엇이 빅뱅을 일으켰는가?’라는 것이다. 대다수의 과학자들이 "다중우주" 개념으로 기울어가는 동안 필자는 "우주 삼라만상은 작위함이 없이 자연히 생겨나는 것"으로서 "무위의 천지창조 또는 생명의 자기조직화"가 출발점이라고 한다. 생명의 자기조직화는 ‘창조냐 진화냐’라는 이분법적 도식보다는 ‘창조적 진화’라는 통섭적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
제3장 “지구, 생명체의 보고(寶庫)” : 우주가 ‘탄생’한 이후의 대부분의 ‘존재’는 ‘별’로부터 유래한다. 그런 점에서 삼라만상은 ‘별’의 자손이다. 그로부터, 우리가 아는 경로를 따라 지구가 탄생하고, 약 38억 전에 “지구 생명체”(생명이 아니다)가 탄생한 이래로 4만 년 전쯤,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 경로를 밝힌다.

7. 책의 구조 - 제2부 「생명과 진화」

제4장 “과학과 영성 그리고 진화” : 오늘날 과학의 진보는 양자물리학과 영성의 접합에서 보듯이 과학과 영성,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가 관찰하는 대로 세계가 존재하고 물질들이 변화한다고 보는 양자물리학의 ‘관찰자 효과’와, 일체가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라고 보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가 상통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획기적인 전기를 맞고 있는 지금, 과학과 영성과 진화에 대한 통섭적 이해와 존재론적 통찰이 절실히 요구된다.

제5장 “인류의 진화 계통수와 생명체 진화의 역사- ‘나’의 세계” : 생명체의 가장 근본적인 속성은 자기복제이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개체의 주인은 뇌가 아니라 유전자이며, 뇌는 유전자의 안전과 복제 기능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대리인이다. 생명체는 자기복제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지속하기 위해 진화의 산물인 ‘지능’을 사용한다. 뇌와 더불어 지능은 유전자가 자기복제를 위해 발명한 가장 유용하고도 경이로운 도구다.

제6장 “홀로세(Holocene Epoch 沖積世(현세)): ‘우리’와 ‘그들’의 세계” : 기원전 11000년경 이후 현세의 전개과정은 ‘메타 경계’의 출현과 맥을 같이한다. 모든 경계는 기술적, 정치적인 힘을 수반하는 동시에 소외, 파편화, 갈등도 수반한다. 이렇게 해서 ‘우리’와 ‘그들’로 이분화된 세계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양자물리학자들은 경계라는 것이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관습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경계란 실재를 느끼고 만지고 측정한 산물이 아니라, 영토를 지도로 그려내는 것처럼 실재를 작도하고 편집한 방식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실재는 무경계(reality is no-boundary)’이며 순수 현존이다.

8. 책의 구조 - 제3부 「포스트모던 세계와 트랜스휴머니즘」

제7장 “포스트모던 세계와 포스트휴먼 그리고 트랜스휴머니즘: ‘우리 모두’의 세계” : 트랜스휴머니즘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지능적, 육체적 한계가 극복되고 인체가 강화된 포스트휴먼의 등장을 현재진행형으로 이해한다. 인간 사회의 모든 기술과학적 진보는 ‘인간 종의 변형’을 향해 맞추어져 있으며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달로 자연선택은 지적 설계로 대체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포스트휴먼이 현재의 인간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육체적, 지적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제8장 “4차 산업혁명과 ‘GNR’ 혁명 그리고 플랫폼 혁명” : 4차 산업혁명에서 인간과 기계와 자원은 가상 물리 시스템(CPS)을 기반으로 전 과정논스톱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세계 각국에서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GNR’ 혁명, 사물인터넷과 플랫폼 혁명을 살펴보고, 인간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지능을 정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인간 문명이 경험하게 될 가장 심원한 변화가 될 인공지능(AI) 혁명의 내용과 의미를 살펴본다.

제9장 “‘특이점’의 도래와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 : 많은 과학자들이 우리 앞에 임박한 것으로 예고하는 "미래의 특이점"이 우리 삶에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변화를 예측해 본다. 생명공학에서 인공지능까지, "이미 와 있는 미래"로서의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기술혁신은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 것으로 귀결된다. 우리의 생각이 세상을 만드는 것이니, 물질세계의 진화는 의식의 진화와 표리의 조응관계에 있다.

9. 책의 구조 - 빅 히스토리 시대의 인류의 과제는?

<<영적 진화를 위한 공부를 위해 우리는 살아간다>>
우리가 이 세계(우주)에 태어나 살고 있는 이유는 영적 진화를 위한 공부를 하기 위해서이다. 138억 2,000만 년이라는 긴 시간의 터널을 빠져 나오면서 새로운 문명을 열기 위해 우리가 첫 대면을 하게 된 존재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 우리가 겪는 모든 문제는 우리 자신의 세계관과 사고방식, 가치체계에서 나온 것들이기 때문에 세상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방식 자체를 바꾸어야 해결책도 실효를 거둘 수 있다. ‘특이점’을 향한 카운트다운은 이미 시작되었다.
21세기 문명의 대변곡점에서 우리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하고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개념도 재정립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의식이 바로 새로운 문명을 여는 마스터키이기 때문이다. 접기

알라딘: 천부경 - 삼일신고 참전계경 최민자 [국민강좌] 천부경과 국학

알라딘: 천부경


천부경 - 삼일신고 참전계경   
최민자 (지은이)모시는사람들2006-05-25

양장본
904쪽

책소개

<천부경>, <삼일신고>, <참전계경>을 정치(精緻)한 학문적 기준과 영적 체험을 기반으로 주해한 책. 재야사학의 대상으로만 다루어졌던 이들 경전에 강단학자의 주해를 통해 새롭게 접근했다.

지은이는 천부경은 단순한 종교 경전이 아니라 정치적 권위의 상징인 동시에 나라를 경영하는 정치 대전이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보편적 지식 체계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학술적 접근을 통한 선행 연구가 없어 연구자들의 접근이 어려웠으며, 그 결과 학계의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고 말한다.

책은 수천 년 동안 국가 통치엘리트 집단의 정치교본이자 만백성의 삶의 교본으로서 전 세계에 찬란한 문화, 문명을 꽃피우게 했던 천부경이 유일신 논쟁, 창조론- 진화론 논쟁, 유물론-유심론 논쟁, 신-인간 이원론, 종교의 타락상과 물신 숭배 사조, 인간소외 현상 등에 대해 그 어떤 종교적 교의나 철학적 사변이나 언어적 미망에 빠지지 않고 단 81자로 명쾌하게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먼저 원문을 번역하고, 지은이가 이해한 방식으로 이를 해설하였으며, 원문 번역에 대한 주해를 붙이고, 그리고 각주에서 해당 경전들과 비교 분석함으로써 천부경이 전 세계 종교와 사상의 원류라 할 만한 진경(眞經)임을 밝혀낸다. 특히 삼일신고의 중핵을 이루는 '성기원도 절친견 자성구자 강재이뇌(聲氣願禱 絶親見 自性求子 降在爾腦)'에 대한 해석석은 이 책에서만이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참전계경의 경우에도 단순히 문자로 풀지 않고 저자의 영적 체험을 기반으로 한 정치(精緻)한 해석을 통하여 그 이치를 명료하게 드러내고 있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예를 들면 신체의 아홉 구멍(九竅)과 마음의 아홉 구멍의 관계, 사람이 태어날 때 여덟 가지가 다르고 아홉 가지가 특수하게 다른 것에 관한 해설 등이 그것이다.

==

목차
서문 : 하늘소리

1부 : 천부경

1장 : 천부경의 이해
2장 : 천부경의 주해

2부 : 삼일신고

3장 : 삼일신고의 이해
4장 : 삼일신고의 주해

3부 : 참전계경

5장 : 참전계경의 이해
6장 : 참전계경의 주해

부록 : 참고문헌의 요체, 색인



책속에서

<천부경> <삼일신고> <참전계경>에서 마음을 밝히는 가르침을 근본으로 삼은 것은 정치의 주체인 인간의 마음이 밝아지지 않고서는 밝은 정치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음이 밝아진다고 하는 것은 내재적 본성인 신성을 깨달아 우주만물이 결국 하나임을 알게 된다는 것이고 이는 곧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들 경전의 가르침은 재세이화,홍익인간의 이념과 경천숭조(敬天崇祖)의 보본(報本)사상 속에 잘 구현되어 있으며, 참전계경에서는 그러한 성통공완(性通功完)에 이르는 길을 366사로써 제시하고 있다. 이들 세 경전을 관통하는 핵심 사상인 천,지,인 삼재의 조화는, 생명현상을 개체나 종(種)의 차원이 아닌 생태계 그 자체로 인식하여 이 우주가 상호 작용하는 네트워크체제로 이루어져 있다는 현대 물리학의 생태적 관점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현대 민주주의가 정치의 요체를 사람이 아닌 제도와 정책에 둠으로써 인간소외현상을 야기시켰다면, 이들 사상은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대립성과 분절성을 지양하고 융합과 조화에 그 토대를 둠으로써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인간소외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추천글
한민족의 3대 경전이라고 할 수 있는 <천부경>, <삼일신고>, <참전계경>을 정치(精緻)한 학문적 기준과 영적 체험을 기반으로 주해한 책. 그동안 '국학(國學)' 또는 '재야사학'의 대상으로만 다루어졌던 이들 경전이 강단학자의 주해를 통해 새롭게 접근됨으로 해서, 천부경이 전 세계 종교와 사상의 원류라 할 만한 진경(眞經)임을 밝혀내었다.
- 인문사회과학출판인협의회(인사회) 
==
최민자 (지은이) 

● 現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 정치학 석사
● 영국 켄트대학교(University of Kent at Canterbury) 정치학 박사
● 중국 북경대학교 객원교수
● 중국 연변대학교 객좌교수(客座敎授)
● 1994년 장보고 대사의 해외거점이었던 중국 산동성에 장보고기념탑 건립(건립위원장, 현지 문물보호단위로 지정)
● 1999년 중국 훈춘에서 유엔측 대표, 중국 훈... 더보기
최근작 : <동학과 현대 과학의 생명사상>,<호모커넥투스>,<전라도 전주 동학농민혁명> … 총 21종 (모두보기)
북플 bookple=
     
출판사 서평
 
수천 년 동안 국가 통치엘리트 집단의 정치교본이자 만백성의 삶의 교본으로서 전 세계에 찬란한 문화․문명을 꽃피우게 했던 천부경은, 현재 지구촌의 종교세계와 학문세계를 아우르는 진리 전반의 문제와 정치세계의 문명충돌 문제의 중핵을 이루는 유일신 논쟁, 창조론-진화론 논쟁, 유물론-유심론 논쟁, 신-인간 이원론, 종교적 타락상과 물신 숭배 사조, 인간 소외 현상 등에 대해 그 어떤 종교적 교의나 철학적 사변이나 언어적 미망에 빠지지 않고 단 81자로 명쾌하게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집일함삼(執一含三)’과 ‘회삼귀일(會三歸一)’을 뜻하는 일즉삼[一卽多]/삼즉일[多卽一]의 원리에 기초한 천부경의 천․지․인 삼신일체 사상은 유일신 논쟁을 침묵시킬만한 난공불락의 논리구조와 ‘천지본음(天地本音)’을 담고 있다.

즉 본체-작용-본체와 작용의 합일, 정신-물질-정신과 물질의 합일, 보편성-특수성-보편성과 특수성의 합일이라는 천부경 81자의 변증법적 논리구조는 천ㆍ지ㆍ인 삼재의 융화를 바탕으로 일즉삼ㆍ삼즉일의 원리가 인간 존재 속에 구현되는 함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불교의 삼신불(三身佛: 法身․化身․報身)이나 기독교의 삼위일체(三位一體: 聖父․聖子․聖神), 그리고 동학의 내유신령(內有神靈)/외유기화(外有氣化)/각지불이(各知不移)는 천부경/삼일신고/참전계경의 중핵을 이루는 천/지/인 삼신일체의 가르침과 그 내용이 같은 것이다.

또한 본서는 선교(仙敎), 유교, 불교, 도교,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 천도교[동학] 등 전 세계 경전과 현대 물리학 - 특히 양자론 - 과의 비교 분석을 통해 동서고금 사상의 정수를 섭렵케 함으로써 무수한 진리의 가지들이 결국 하나의 진리로 되돌아감을 보여주고 있다.

일즉삼/삼즉일의 원리에 기초한 세 경전의 가르침은 인간 존재의 세 중심축이랄 수 있는 종교와 과학과 인문 즉 신과 세계와 영혼의 세 영역(天地人 三才)의 분절성을 극복하게 함으로써 인간 존재의 ‘세 중심축’의 연관성 상실을 초래한 근대 서구의 정치적 자유주의를 치유할 수 있는 묘약(妙藥)을 함유하고 있다. 이는 전일적이고 생태적이며 영적(靈的)인 현대 물리학의 새로운 실재관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 접기
소걸음 2006-05-21 공감(2) 댓글(0)

=====
얼(뿌리를 찾아서)/국학원 국민강좌
[92회 국민강좌] 
천부경과 국학 - 성신여대 교수 최민자님 -

海天(해천) 2018. 2. 2. 09:22


https://www.youtube.com/watch?v=Hj5GuldoBH8
====
[92회 국민강좌] 천부경과 국학
.- 성신여대 교수 최민자님 -


1. 프롤로그: 왜 오늘날 천부경인가?

전일적 패러다임(holistic paradigm)으로 압축되는 현대 과학의 핵심 원리는 동양에서는 이미 9,000년 이상 전부터 정립된 것이다. 약 6,000년 전 환웅천황 때 녹도(鹿圖) 문자로 기록되어 정치대전이자 삶의 교본으로서 활용되었던 『천부경(天符經)』의 삼신일체(三神一體, 三位一體) 사상은 그 대표적인 것이다. 전일적 패러다임을 기용하여 혼돈 속의 질서를 찾아내려 하는 복잡계(complex system) 과학 또한 그 당시에 정립되어 실생활에서도 활용되었던 것으로 드러난다. 1부터 10까지 숫자들의 순열 조합으로써 삼라만상의 천변만화(千變萬化)에 질서를 부여하는 천부경의 3화음적 구조――즉, 생명의 본체-작용-본체와 작용의 합일――자체가 복잡계인 생명계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정립될 수 없는 것이다. 우주만물은 모두 간 것은 다시 돌아오고 돌아온 것은 다시 돌아간다는 자연의 이법(無往不復之理)은 일체가 초양자장에서 나와 다시 초양자장으로 환원한다는 양자이론과 조응한다. 이렇듯 상생상극하는 천지운행의 현묘한 이치는 양자역학의 비국소성의 원리, 복잡계의 특성인 프랙털 구조, 자기조직화, 비평형, 비가역성, 비선형성, 초기조건에의 민감성, 요동(fluctuation)현상, 창발현상을 함축하고 있어 생명의 기원과 세상사의 신비를 연구하는 오늘날의 복잡계 과학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천부경은 가장 오래된 ‘새것’이다. 수천 년 동안 정치대전이자 삶의 교본이었던 천부경을 배제하고서는 국가적?민족적 정체성을 논할 수도, 국학을 논할 수도 없다. 천부경은 우리의 국혼(國魂)이기 때문이다. 신라 눌지왕 때의 충신 박제상(朴堤上)의 『부도지(符都誌)』에서도 밝히고 있거니와, 천부경은 상고시대 아시아의 대제국 환국(桓國)이 세계의 정치적?종교적 중심지로서, 사해의 공도(公都)로서, 세계 문화의 산실(産室) 역할을 하게 했던 ‘천부보전(天符寶典)’이었다. 환인, 환웅, 단군[환검] 이래 전해진 천부사상의 가르침은 천신교(天神敎), 신교(神敎), 수두교(蘇塗敎), 대천교(代天敎, 부여), 경천교(敬天敎, 고구려), 진종교(眞倧敎, 발해), 숭천교(崇天敎?玄妙之道?風流, 신라), 왕검교(王儉敎, 고려), 배천교(拜天敎, 遼?金), 주신교(主神敎, 만주)1) 등으로 불리며 여러 갈래로 퍼져 나갔다. 파미르고원의 마고성에서 시작된 우리 민족은 환국, 배달국, 단군조선에 이르는 과정에서 전 세계로 퍼져 나가 우리의 천부(天符) 문화를 세계 도처에 뿌리내렸던 것이다. 아시아의 대제국 환국(桓國)의 12연방 중 하나인 수밀이국(須密爾國)은 천부사상으로 오늘날 4대 문명이라 일컬어지는 수메르 문화를 발흥시켰으며, 특히 수메르인들의 종교문학과 의식이 오늘날 서양 문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기독교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진 바이다.

이처럼 우리의 천부사상이 동?서양의 문화?문명을 발흥시킨 모체였다는 사실이 점차 밝혀지고 있는 것은, 하늘(天)과 성(性)과 신(神)이 하나로 용해된 천부사상에서 전 세계 종교와 사상 및 문화가 수많은 갈래로 나누어져 제각기 발전하여 꽃피우고 열매를 맺었다가 이제는 다시 하나의 뿌리로 돌아가 통합되어야 할 시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오늘날까지도 세계 각지의 신화, 전설, 종교, 철학, 정치제도, 역(易)사상과 상수학(象數學), 역법(曆法), 천문, 지리, 기하학, 물리학, 언어학, 수학, 음악, 건축, 거석(巨石), 세석기(細石器), 빗살무늬 토기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천부 문화의 잔영을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류의 문화?문명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약 9,000년 이상 전부터 찬란한 문화?문명을 꽃피웠던 우리 상고사와 그 중심축으로서 기능하였던 천부사상을 아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리 국학의 뿌리랄 수 있는 천부사상의 르네상스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천시(天時)와 인사(人事)가 상합하는 이치로 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

‘집일함삼(執一含三)’과 ‘회삼귀일(會三歸一)’2)을 뜻하는 일즉삼[一卽多]?삼즉일[多卽一]의 원리에 기초한 천부경의 삼신일체 사상은 일체의 생명이 천?지?인 혼원일기(混元一氣)에서 나와 다시 그 하나인 혼원일기로 돌아감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초월성인 동시에 내재성이며, 전체성[一]인 동시에 개체성[多]이며, 우주의 본원인 동시에 현상 그 자체인 생명의 본질을 일즉삼?삼즉일의 논리구조로써 명징하게 밝히고 있는 것이다. 존재의 자기근원성과 전일성에 대한 천부사상의 인식은 일체의 생명이 자기생성적(self-generating) 네트워크체제로서의 우주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 근원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본 점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자본자근(自本自根)?자생자화(自生自化)하는 ’하나(一)‘3)의 조화, 즉 생명의 파동적 성격을 깨닫게 되면 본체계와 현상계를 회통(會通)하게 됨으로써 내재와 초월, 본체와 작용이 결국 하나임을 알게 된다. 신과 인간의 이분법적 도식화는 본체계와 현상계를 상호 관통하는 ’하나(一)‘의 조화 작용을 깨닫지 못한 데 기인한다. 일체의 이분법이 폐기된, 이른바 ’무리지지리 불연지대연(無理之至理 不然之大然)‘4)의 경계에 이르면, 삼라만상은 ‘하나(一)’가 남긴 자국들에 불과한 것임을 알게 된다.

수천 년 동안 국가 통치엘리트 집단의 정치대전이자 만백성의 삶의 교본으로서 전 세계에 찬란한 문화?문명을 꽃피우게 했던 천부경은, 현재 지구촌의 종교세계와 학문세계를 아우르는 진리 전반의 문제와 정치세계의 문명충돌 문제의 중핵을 이루는 유일신 논쟁, 창조론?진화론 논쟁, 유물론?유심론 논쟁, 신?인간 이원론, 종교적 타락상과 물신 숭배 사조, 인간 소외 현상 등에 대해 그 어떤 종교적 교의나 철학적 사변이나 언어적 미망에 빠지지 않고 단 81자로 명쾌하게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천도(天道)에 부합하는 천?지?인 삼신일체 사상은 유일신 논쟁을 침묵시킬만한 난공불락의 논리구조와 ‘천지본음(天地本音)’5)을 담고 있다. 무수한 진리의 가지들이 결국 하나의 진리로 되돌아감을 보여주는 천부사상은 인간 존재의 ‘세 중심축’―종교와 과학과 인문, 즉 신과 세계와 영혼의 세 영역(天地人 三才)―의 연관성 상실을 초래한 서구적 근대의 극복을 통해 신문명의 개창 원리로 작용할 수 있다. 오늘날 천부경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 천부경의 전래

『천부경』은 우주만물의 창시창조와 생성, 변화, 발전, 완성의 원리를 밝힌 총 81자로 이루어진 우리 민족 으뜸의 경전이다. 한민족 정신문화의 뿌리이며 세계 정신문화의 뿌리가 되는 큰 원리를 담고 있어, 『삼일신고(三一神誥, 敎化經)』, 『참전계경(參佺戒經, 366事, 治化經)』을 비롯한 우리 민족 고유의 경전과 역(易)사상에 근본적인 설계원리를 제공하였다. 「태백일사(太白逸史)」 소도경전본훈(蘇塗經典本訓) 등에는 천부경이 지금으로부터 약 9,000년 전 천제 환인(桓仁)6)이 다스리던 환국(桓國)7)으로부터 구전된 글이라고 나와 있다.8) 그 후 약 6,000년 전 배달국 시대에 환웅(桓雄)이 신지(神誌) 혁덕(赫德)에게 명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문자인 사슴 발자국 모양을 딴 녹도 문자로 기록케 하여 전하다가, 단군조선에 이르러서는 전문(篆文)으로 전하게 되었다. 따라서 오늘날 천부경은 훗날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이 전자(篆字)로 기록해 놓은 옛 비석을 보고 다시 한문으로 옮겨 서첩(書帖)으로 만들어 세상에 전한 것이다.9) 최치원 이후 천부경은 조선 중종 때 일십당주인(一十堂主人) 이맥(李陌)이 태백일사(太白逸史)에 삽입하여 그 명맥을 잇다가 1911년 운초(雲樵) 계연수(桂延壽)가 『환단고기(桓檀古記)』를 편찬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환단고기』는 신라 승려 안함로(安含老)의 『삼성기(三聖記)』와 원동중(元董仲)의 『삼성기(三聖記)』, 고려 말 행촌(杏村) 이암(李?)의 『단군세기(檀君世紀)』, 고려 말 휴애거사(休崖居士) 범장(范樟)의 『북부여기(北夫餘紀)』 그리고 이암의 현손인 이맥의 『태백일사』를 합본한 것으로 우리 환단(桓檀: 환국ㆍ배달국ㆍ단군조선)의 역사를 알게 해 주는 소중한 역사서이다. 『환단고기』 내의 여러 기록들은 천부경이 환국ㆍ배달국ㆍ단군조선ㆍ부여ㆍ고구려ㆍ대진국[발해]ㆍ고려로 이어지는 우리 역사 속에서 국가적으로 매우 중시되었던 경전임을 밝히고 있다.

「삼성기」ㆍ「단군세기」ㆍ「태백일사」 등은 천부경이 우리 국조(國祖)이신 환웅천황과 단군왕검의 제왕적 권위를 상징하는 징표로서 천제의 즉위식이나 제천의식 거행시 ‘천부보전(天符寶篆)’으로 받들어진 성스러운 경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나라를 다스리는 만세의 경전으로서 만백성을 교화시키고자 천부경과 삼일신고를 가르쳤다는 사실도 전하고 있다. 말하자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하는 정치 교본이자 임금과 신하와 백성 모두가 반드시 숙지해야 할 삶의 교본이었던 셈이다. 삼성기에는 환웅천황이 개천하여 백성들을 교화할 때 천경(天符經)과 신고(三一神誥)를 강론하여 크게 가르침을 편 것으로 나와 있고,10) 단군세기에도 ‘천경’과 ‘신고’가 나오고 있고 천부경의 핵심 원리인 삼신일체를 의미하는 ‘집일함삼’과 ‘회삼귀일’의 천계(天戒)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태백일사 삼한관경본기(三韓管境本紀) 마한세가(馬韓世家) 상편에는 윷놀이를 제정하여 환역(桓易)을 풀이한 것이 바로 신지 혁덕이 기록한 ‘천부(天符)’의 남긴 뜻이라고 하고 있고,11) 번한세가(番韓世家) 상편에는 ‘천부왕인(天符王印)을 차면 험한 곳을 지나도 위태롭지 않고 재앙을 만나도 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12)

이 외에도 천부경의 원리나 가르침을 거론한 자료는 적지 않으며, 그 명칭 또한 천부경 또는 천경(天經), 진경(眞經), 천부(天符), 천부진경(天符眞經), 천부보전(天符寶篆), 천부보전(天符寶典), 금척(金尺) 등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천부경ㆍ삼일신고ㆍ참전계경을 압축한 『단군팔조교(檀君八條敎)』, 환국ㆍ배달국ㆍ단군조선에 이르는 역사와 천부경의 원리를 총 180자로 밝힌 『신지비사(神誌秘詞)』, 박제상의 『징심록(澄心錄)』 15지(誌) 가운데 제1지인 「부도지」, 생육신(生六臣)의 한 사람인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의 『징심록추기(澄心錄追記)』13), 발해국 시조 대조영(大祚榮, 高王)의 아우 반안군왕(盤安郡王) 대야발(大野勃)의 『단기고사(檀奇古事)』 등에 천부경의 원리와 그 가르침이 나타나 있으며,14) 또한 조선 정조(正祖) 5년 구월산 삼성사에 올린 치제문(致祭文)15)에 ‘천부보전(天符寶篆)이 지금에 이르러서는 사실적 물증이 없으나 우리 동국역사에서는 신성하게 일컬어지며 세세로 전해져 왔다'라고 기록되어 있어 천부경의 지속적인 전승과 심대한 가치를 짐작케 한다.

『천부경』 원문 81자가 모두 수록된 문헌과 자료로는 대개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이맥의 『태백일사』에 실려 있는 <태백일사본(太白逸史本)>이다.

둘째, 1916년 계연수가 묘향산 석벽에서 발견, 이를 탁본하여 이듬해인 1917년 단군 교당에 전했다는 <묘향산 석벽본이다.

셋째, 성균관대학교가 소장하고 있는 『최문창후전집(崔文昌候全集)』의 <최고운 사적본(崔孤雲 事跡本)>이다.

넷째, 조선 말 대유학자 노사 기정진(盧沙 奇正鎭) 계통으로 전해온 <노사전 비문본(蘆沙傳 碑文本)>이다.

다섯째, 고려말 6은(六隱) 중의 한 사람인 농은 민안부(農隱 閔安富)의 <농은 유집본(農隱 遺集本)>이다.


여기에는 천부경 81자가 한자의 초기 형태인 갑골문(甲骨文, 象形文字)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는 것이 <태백일사본>과 <묘향산 석벽본>으로 이 양 본은 전문이 모두 일치하고 있다.


3. 천부경의 구조

『천부경』은 본래 장이 나누어져 있지 않았지만, 필자는 천부경이 담고 있는 의미를 보다 명료하게 풀기 위하여 상경(上經) 「천리(天理)」, 중경(中經) 「지전(地轉)」, 하경(下經) 「인물(人物)」의 세 주제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상경 「천리」는 ‘一始無始一析三極無盡本 天一一地一二人一三 一積十鉅無?化三’ 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한 ‘하나(一)’의 본질과 무한한 창조성, 즉 천?지?인 혼원일기인 ‘하나(一)’에서 우주만물이 나오는 일즉삼(一卽三)의 이치를 드러낸 것이다. 중경 「지전」은 ‘天二三地二三人二三 大三合六生七八九 運三四成環五七’ 로 구성되어 있으며, 음양 양극간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으로 천지운행이 이루어지고 음양오행이 만물을 낳는 과정이 끝없이 순환 반복되는 ‘하나(一)’의 이치와 기운의 조화(造化) 작용을 나타낸 것이다. 하경 「인물」은 ‘一妙衍萬往萬來用變不動本 本心本太陽昻明人中天地一 一終無終一’ 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주만물의 근본이 ‘하나(一)’로 통하는 삼즉일(三卽一)의 이치와 소우주인 인간이 대우주와 합일함으로써 하늘의 이치가 인간 속에 징험(徵驗)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천부경의 구조를 본체와 작용의 관계로 살펴보면, 상경 「천리」의 ‘천일 지일 인일(天一地一人一)’은 한 이치 기운을 함축한 체(體)의 측면을 나타낸 것으로 법신(法身) 즉 내유신령(內有神靈: 내재적 본성인 신성)과 조응하는 것이라면, 중경 「지전」의 ’천이삼 지이삼 인이삼(天二三地二三人二三)‘은 한 이치 기운의 조화 작용인 용(用)의 측면을 나타낸 것으로 화신(化身) 즉 외유기화(外有氣化: 氣化의 작용)와 조응하는 것이고, 하경 「인물」의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은 한 이치 기운과 하나가 되는 상(相)의 측면을 나타낸 것으로 보신(報身), 즉 각지불이(各知不移)와 조응하는 것이다. 내유신령과 외유기화는 법신과 화신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본체와 작용의 관계로서 그 체가 둘이 아니므로 모두 일심법이다. 법신[內有神靈]이 염(染)?정(淨) 제법(諸法)을 포괄한 가능태라면, 보신은 자성(自性)의 자각적 주체가 되는 구체적 현실태이다. 천부경의 ‘천일 지일 인일’?’천이삼 지이삼 인이삼‘?’인중천지일‘은 천ㆍ지ㆍ인 삼신일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천부경의 천ㆍ지ㆍ인 삼신은 불교의 법신?화신?보신, 동학의 내유신령?외유기화?각지불이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자성[一心]의 세 측면16)을 나타낸 것이다.

이렇듯 천부경 81자는 본체-작용-본체와 작용의 합일[정신-물질-정신과 물질의 합일, 보편성-특수성-보편성과 특수성의 합일]이라는 ‘생명의 3화음적 구조(the triad structure of life)’17)로 이루어져 있는 까닭에 필자는 천부경을 생명경(生命經)이라고 부른다. 생명의 본체를 나타낸 「천리」는 한 이치 기운(一理氣)18)을 함축한 전일적인 의식계[본체계]이고, 그 작용을 나타낸 「지전」은 한 이치 기운의 조화 작용을 나타낸 다양한 물질계[현상계]이며, 본체와 작용의 합일을 나타낸 「인물」은 이 양 세계를 관통하는 원리가 내재된 것으로 한 이치 기운과 하나가 되는 일심의 경계이다. 다시 말해 본체가 내재적 본성인 신성[靈性]이라면, 작용은 음양의 원리와 기운의 조화(造化) 작용으로 체(體)를 이룬 것이다. 본체가 초논리?초이성?직관의 영역인 진제(眞諦)라고 한다면, 작용은 감각적?지각적?경험적 영역인 속제(俗諦)이다. 본체와 작용의 합일은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의 경계이다. 천부경의 실천적 논의의 중핵을 이루는 ’인중천지일‘은 천?지?인 삼신일체의 천도가 인간 존재 속에 구현된 것으로 인간의 자기실현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러한 ‘생명의 3화음적 구조'는 생명의 본질 자체가 본체와 작용의 상호 관통에 기초해 있는 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통섭적 세계관의 바탕을 이루는 것이다. 그 비밀은 인간의 의식 확장에 있다. 의식이 확장되면 본체와 작용이 하나임을 자연히 알게 된다.

생명은 본래 분리 자체가 근원적으로 불가능한 절대유일의 하나인 까닭에 때론 ‘하나’(님) 또는 유일신[유일자]이라고 명명되기도 한다. 우주의 실체는 의식이므로 절대유일의 하나는 곧 하나인 마음, 즉 일심[自性]이다. 천부경의 삼신일체(三神一體: 天?地?人), 불교의 삼신불(三身佛: 法身?化身?報身), 기독교의 삼위일체(三位一體: 聖父?聖子?聖靈), 그리고 동학 「시(侍: 모심)」의 세 가지 뜻인 내유신령?외유기화?각지불이는 모두 일심의 세 측면19)을 나타낸 것이다. 체(體)?용(用)?상(相)을 나타낸 불교의 삼신불, 기독교의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 그리고 동학의 내유신령?외유기화?각지불이는 모두 천부경에서 말하는 ‘생명의 3화음적 구조’, 즉 천?지?인 삼신과 조응한다. 이러한 변증법적 논리구조는 천ㆍ지ㆍ인 삼재의 융화를 바탕으로 일즉삼ㆍ삼즉일의 원리가 인간 존재 속에 구현되는 함의를 지니고 있다.


4. 천부경의 요체 및 주해

『천부경』은 천ㆍ지ㆍ인 삼신일체의 천도를 밝힘으로써 ‘천부중일(天符中一)’20)의 이상을 명징하게 제시한 전 세계 경전의 종주(宗主)요 사상의 원류라 할 만한 진경(眞經)이다. 여기서 삼신일체[三位一體]란 각각 신이 있는 것이 아니고 작용으로만 삼신(三神)이며 그 체는 일신[唯一神]이다.21) 말하자면 ‘하나(一)’인 혼원일기[唯一神]에서 천ㆍ지ㆍ인 셋[三神]이 갈라져 나온 것이므로 천ㆍ지ㆍ인이 각각 있는 것이 아니고 작용으로만 셋이라는 뜻으로 천ㆍ지ㆍ인 삼신이 곧 유일신이다. 이는 곧 유일신의 실체를 밝힌 것으로 그 유일신이 바로 천ㆍ지ㆍ인 혼원일기인 ‘하나(一)’, 즉 ‘하나’님[天主?ALLAH?Brahma?道]이다. 궁극적 실재인 ‘하나(一)’는 그 자체는 생멸하지 아니하면서 만유를 생멸케 하고 또한 그 자체는 무규정자[道常無名]이면서 만유를 규정하며 만유에 편재해 있는 무시무종의 유일자[唯一神, 道]이다. 이미 9,000년 이상 전부터 모든 종교와 진리의 모체가 되어 온 우리의 신교(神敎)는 바로 이러한 일즉삼?삼즉일의 원리에 기초한 삼신사상에서 나온 것이다.

천부경을 관통하는 신교적 사유의 특성은 한마디로 대통합이다. 이는 전일적이고 생태적이며 영적(靈的)인 현대 물리학의 새로운 실재관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반목과 갈등은 생명의 본체인 유일신의 실체를 직시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무시무종(無始無終)이며 무소부재(無所不在)이고 불생불멸(不生不滅)인 생명의 본체인 유일신[天主?하늘(님)]은 곧 우리의 참본성이다. 천ㆍ지ㆍ인 삼신은 참본성, 즉 자성의 세 측면을 나타낸 것이다. 참본성을 알지 못하고서는 인간의 자기실현은 불가능한 까닭에 모든 경전에서는 그토록 우상숭배를 경계했던 것이다. 참본성이 바로 절대유일의 ‘참나’인 유일신이다. 따라서 유일신은 특정 종교의 신도 아니요 섬겨야 할 대상도 아니다. 바로 우리 자신이며 우주만물 그 자체다. 참본성(性)이 곧 하늘(天)이요 신(神)이다.

천부경에서 근원적 일자(一者)에 이름을 붙이지 않고 그냥 ‘하나(一)’라고 한 것은 무수한 진리의 가지들을 하나의 진리로 되돌리기 위한 우리 국조의 심원(深遠)한 뜻이 담겨진 것이다. 유일신 논쟁은 단순히 종교 차원이 아닌 우리 삶 속에 뿌리박은 심대한 문제이다. 삶과 종교, 종교와 종교, 학문과 종교의 화해를 통해 진정한 문명이 개창될 수 있기 위해서는 유일신 논쟁이 명쾌하게 종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일체의 생명이 하나인 혼원일기에서 나와 다시 그 하나인 혼원일기로 돌아가는 이치를 통해 우리 인류 또한 천지에 뿌리를 둔 ‘한생명’임을 직시하게 하고, ‘중일(中一)’의 실천적 삶을 기반으로 한 재세이화ㆍ홍익인간의 이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천부경은 단순히 우리 민족 고유의 경전이 아니라 모든 종교와 진리의 모체가 되는 인류의 경전이다. 우주의 순환, 천체의 순환, 생명체의 순환, 그리고 의식계의 순환과 더불어 일체 생명의 비밀을, 그 어떤 종교적 교의나 철학적 사변이나 언어적 미망에 빠지지 않고 단 81자로 열어 보인 천부경이야말로 모든 종교와 진리의 진액이 응축되어 있는 경전 중의 경전이다.

「태백일사」 삼한관경본기 마한세가 상편에서는 하늘의 기틀과 마음의 기틀, 땅의 형상과 몸의 형상, 그리고 사물의 주재함과 기(氣)의 주재함이 조응하고 있음22)을 보고 천ㆍ지ㆍ인 삼신일체의 천도가 인간 존재 속에 구현(人中天地一)되어 있음을 명징하게 나타내 보이고 있다. 삼라만상의 천변만화가 모두 한 이치 기운의 조화 작용인 까닭에 ‘하나(一)’와 우주만물은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하나를 잡아 셋을 포함하고 셋이 모여 하나로 돌아가는 것(執一含三 會三歸一)’이라고 한 것이다. 필자가 천부경을 하늘의 이치(天理)와 땅의 운행(地轉)과 인물(人物)이라는 주제로 삼분하여 조명하는 것은 『천부경』이 천?지?인 삼재의 융화에 기초하여 하늘(天)과 사람(人)과 만물(物)을 ‘하나(一)’로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분류는 천부경을 보다 자세하게 풀이한 삼일신고의 내용과도 부합되는 것이다.


① 상경(上經) 「천리(天理)」

상경 「천리」에서는 근원성?포괄성?보편성을 띠는 영원한 ‘하나(一)’의 본질과 무한한 창조성, 즉 천?지?인 혼원일기인 ‘하나(一)’에서 우주만물이 나오는 일즉삼(一卽三)의 이치를 드러내고 있다.

一始無始一 析三極無盡本

“‘하나(一)’에서 우주만물이 비롯되지만 시작이 없는 ‘하나(一)’이며, 그 ‘하나(一)’에서 천?지?인 삼극이 갈라져 나오지만 근본은 다함이 없다”는 뜻이다. 궁극적 실재인 ‘하나(一)’에서 우주만물이 비롯되지만 그 ‘하나(一)’는 감각이나 지각을 초월해 있으며 인과법칙에서 벗어나 자본자근?자생자화하는 절대유일의 ‘하나(一)’23)인 까닭에 시작이 없는 것이라 하여 ‘일시무시일’이라고 한 것이다. 시작이 없다는 것은 곧 끝이 없다는 것이며,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한 ‘하나(一)’에서 천?지?인 삼극이 갈라져 나오지만 그 근본은 다함이 없는 것이라 하여 ‘석삼극무진본’이라고 한 것이다.

天一一 地一二 人一三

“하늘의 본체(天一)가 첫 번째(一)로 열리고, 땅의 본체(地一)가 두 번째(二)로 열리고, 인물(人物)의 본체(人一)가 세 번째(三)로 생겨나게 된다”는 뜻이다. ‘천일(天一)?지일(地一)?인일(人一)’은 ‘하나(一)’의 본체를 천?지?인 셋으로 나눈 것으로 그 근본은 모두 하나로 통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一)’의 묘리(妙理)의 작용으로 천지가 열리고 인물이 생겨나는 무위의 천지창조 과정을 일(一), 이(二), 삼(三)의 순서로 나타낸 것이다. 이는 『황극경세서(黃極經世書)』에서 자회(子會)에서 하늘이 열리고(天開於子), 축회(丑會)에서 땅이 열리며(地闢於丑), 인회(寅會)에서 인물이 생겨나는(人起於寅) 선천개벽24)이 있게 되는 것이라고 한 것과 일치한다.


一積十鉅 無匱化三

“‘하나(一)’가 쌓여 크게 열(十)을 이루지만 다시 다함이 없이 천?지?인 삼극으로 화한다”는 뜻이다. ’하나(一)‘의 묘리(妙理)의 작용으로 우주만물이 생장?분열하고 수렴?통일되지만 그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생장?분열하는 천?지?인 삼극의 천변만화의 작용이 있게 되는 것이니, 이러한 과정은 다함이 없이 순환 반복되는 것이라 하여 ’일적십거무궤화삼‘이라고 한 것이다. ’하나(一)‘가 묘하게 피어나 생장?분열하여 열매(十)를 맺게 되지만 다시 종자인 ’하나(一)‘가 되고 그 ’하나(一)‘에서 천?지?인 삼극이 갈라져 나오는 과정이 끝없이 순환 반복되는 것이다.


② 중경(中經) 「지전(地轉)」

중경 「지전」에서는 음양 양극간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으로 천지운행이 이루어지고 음양오행이 만물을 낳는 과정이 끝없이 순환 반복되는 ‘하나(一)’의 이치와 기운의 조화 작용을 나타내고 있다.


天二三 地二三 人二三

“하늘에도 음양(二, 日月)이 있고, 땅에도 음양(二, 水陸)이 있으며, 사람에게도 음양(二, 男女)이 있어 음양 양극간의 역동적인 상호 작용으로 천지운행이 이루어지고 우주만물이 생장?변화한다”는 뜻이다. 이는 『도덕경』에서 "도(道)는 일(一)을 낳고, 일은 이(二)를 낳으며, 이는 삼(三)을 낳고, 삼은 만물을 낳는다"25)라고 한 것과 그 맥을 같이한다. ‘도(道)’는 천부경의 ‘하나(一)’와 같고, ‘일(一)’은 천부경의 ‘천일 지일 인일’의 일(一)과 같이 도의 본체를 나타낸 것이며, ‘이(二)’는 천부경의 ‘천이 지이 인이’의 이(二)와 같이 도의 작용을 나타낸 것이고, ‘三’은 천부경의 ‘천이삼 지이삼 인이삼’의 삼(三)과 같이 사람과 우주만물을 나타낸 것이다.


大三合六 生七八九

“대삼(大三), 즉 하늘의 음양(天二)과 땅의 음양(地二)과 사람의 음양(人二)이 합하여 육(六)이 되고, 육(六)에 천?지?인 기본수인 일(一), 이(二), 삼(三)을 더하여 칠(七), 팔(八), 구(九)가 생겨나게 된다”는 뜻이다. ‘하나(一)’의 진성(眞性)과 음양오행의 정(精)과의 묘합으로 우주자연의 사시사철과 24절기의 운행과 더불어 감(感)?식(息)?촉(觸)이 형성되면서 만물이 화생하는 과정을 칠, 팔, 구로 나타낸 것이다.26) 칠, 팔, 구라는 숫자, 그리고 칠, 팔, 구를 합한 24절기의 24라는 숫자―이 숫자들의 순열 조합은 우주섭리가 써내려가는 생명의 대서사시요, 천?지?인 혼원일기가 연주하는 생명의 교향곡이다. 따라서 일체의 생명은 우주적 생명이다.

運三四 成環五七

“천?지?인 셋(三)이 네(四) 단계――‘하나(一)’, ‘천일 지일 인일’, ‘천이 지이 인이’, ’천이삼 지이삼 인이삼‘――를 운행하면서 오행[五]이 생성되고 음양오행[七]이 만물을 낳는 과정이 끝없이 순환 반복되는 원궤[環]를 이룬다”는 뜻이다. 천?지?인 셋(三)이 네(四) 단계를 운행하면서 오(五)와 칠(七)의 순환 고리를 이루는 이 숫자들의 묘합에서 하도낙서(河圖洛書)27)로 설명되는 음양오행, 팔괘가 나오고 천지운행의 원리가 나온다. 삼(三)과 사(四)의 수리(數理)를 운용하여 오(五)와 칠(七)의 순환 고리를 이루는 바가 표징하는 인간세계의 윤회란 오욕칠정이 낳은 우리 내부의 부정적인 에너지가 다함이 없이 카르마(業)의 작용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③ 하경(下經) 「인물(人物)」

하경 「인물」에서는 우주만물의 근본이 ‘하나(一)’로 통하는 삼즉일(三卽一)의 이치와 하늘의 이치가 인간 속에 징험(徵驗)되는 일심의 경계를 보여준다. 상경 「천리」가 가능태라면, 하경 「인물」은 구체적 현실태로서 ‘천부중일(天符中一)’의 이상을 제시한다.

一妙衍萬往萬來 用變不動本

“‘하나(一)’의 묘리(妙理)의 작용으로 삼라만상이 오고 가며 그 쓰임(用)은 무수히 변하지만 근본은 다함이 없다”는 뜻이다. 우주만물이 다 지기(至氣)인 ‘하나(一)’의 화현이고, 우주만물의 생성?변화?소멸 자체가 모두 ’하나(一)’의 조화의 자취이니, ‘하나(一)’의 묘리의 작용으로 삼라만상이 오고 간다고 한 것이다. ‘하나(一)’는 만유의 본질로서 내재해 있는 동시에 만물화생의 근본원리로서 작용하므로 그 쓰임은 무수히 변하지만 근본은 변함도 다함도 없는 까닭에 ‘용변부동본’이라고 한 것이다. 우주만물은 ‘하나(一)’에서 나와 다시 ‘하나(一)’로 복귀하므로28) ‘하나(一)’의 견지에서 보면 늘어난 것도 줄어든 것도 없다.


本心本太陽 昻明 人中天地一

“인간의 근본 마음자리는 우주의 근본인 태양과도 같이 광명한 것이어서, 이렇게 환하게 마음을 밝히면 천ㆍ지ㆍ인 삼신일체의 천도가 인간 존재 속에 구현된다”는 뜻이다. 환하게 마음을 밝힌다는 것은 본래의 자성을 회복하는 것이요 일심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는 곧 소우주인 인간이 대우주와 하나가 되는 것으로 인간의 완전한 자기실현이다. 천부경의 진수는 ’인중천지일‘에 있다. 사람의 마음이 밝아지면 천?지?인 삼재의 조화의 열쇠는 저절로 작동하게 된다. 이 세상에서 새로이 이룰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본래의 자성을 회복하는 일만이 있을 뿐이다.


一終無終一

“(‘하나(一)’에서 우주만물이 비롯되고 다시) ’하나(一)‘로 돌아가지만 끝이 없는 영원한 ’하나(一)’”라는 뜻이다. 끝이 없다는 것은 곧 시작이 없다는 것으로, 무시무종의 영원한 ’하나(一)‘로 『천부경』은 끝나고 있다. ’일종무종일‘의 의미는 ’일시무시일‘의 의미와 사실상 같은 것임에도 굳이 대구(對句)를 사용한 것은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한 ’하나(一)‘라는 의미를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냄으로써 다함이 없는 생명의 순환 고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만유 속에 내재하는, 동시에 초월하는 이 ‘하나(一)’인 참자아를 깨닫게 되면 그 어떤 환영(maya)이나 슬픔도 없으며 죽음의 아가리로부터 벗어나 불멸에 이르게 된다.


V. 에필로그: 신문명의 도래

20세기 이래 새로운 문명의 도래에 대한 예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근대적 인간은 인간 존재를 전체적 유기체로서가 아니라 육체 속에 내재하는 고립된 자아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도구적 이성’의 기형적 발달을 가져왔다. 오늘날 전 지구적 차원의 테러와 만연한 폭력현상은 오랜 탄성을 지닌 에고가 그 필연적인 소멸에 앞서 더 강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트기 전 어둠이 가장 짙은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시대의 혼돈은 물질시대에서 의식시대로의 대전환기에 나타나는 불가피한 산고(産苦)다. 그러나 낡은 관념이 지배하는 사고의 형태들이 무너지고 의식의 변환을 경험한 사람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2010년대 초반부가 양자 변환(Quantum Shift)의 시기가 될 것이라는 예단도 나오고 있다. 새로운 문명은 ‘새 하늘’과 ‘새 땅’을 여는 신인류에 의해 건설될 것이다. 새로운 문명의 건설자인 21세기형 인간은 흔히 호모 레시프로쿠스(Homo Reciprocus: 상호 의존하는 인간)?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 공생하는 인간)로 불린다.


새로운 우주론에서 우주는 ‘상호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에너지-의식의 그물망’이다. 양자파동함수(Quantum Wave Function)의 붕괴를 결정짓는 것은 바로 의식이며, 이는 ‘본질적 삶에서 일어나는 일체의 현상을 통제하는 주체가 심판의 신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임을 의미한다. 신성과 이성이 조화를 이루었던 상고와 고대 일부의 제정일치시대, 세속적 권위에 대한 신적 권위의 가치성이 정립된 중세초기, 왜곡된 신성에 의한 이성의 학대가 만연했던 중세, 신적 권위에 대한 세속적 권위의 가치성이 정립된 근세초기, 왜곡된 이성에 의한 신성의 학대가 만연한 근대 이후 물질만능주의 시대를 거쳐 이제 우리 인류는 신성과 이성, 정신과 물질, 의식과 제도의 대통합시대를 열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그것은 곧 완전한 소통?자치?자율에 기초한 생명시대의 개막이다.

천부경이 마음을 밝히는 가르침을 근본으로 삼은 것은 정치의 주체인 인간의 마음이 밝아지지 않고서는 밝은 정치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음이 밝아진다는 것은 내재적 본성인 신성을 깨달아 우주만물이 결국 하나임을 알게 된다는 것이고 이는 곧 상생의 삶을 실천하게 되는 것이다. 천부경의 가르침은 재세이화?홍익인간의 이념과 경천숭조(敬天崇祖)의 보본(報本)사상 속에 잘 구현되어 있다. 천부사상은 생존의 영적 차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생태적 지속성(ecological sustainability)을 띤 지구생명공동체의 구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생명에 대한 전일적 시각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생명가치를 활성화시키고 바람직한 생명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게 하는 선결 과제다. 현대 민주주의가 정치의 요체를 사람이 아닌 제도와 정책에 둠으로써 인간소외현상을 야기했다면, 천부사상은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대립성과 분절성을 지양하고 상생과 조화에 그 토대를 둠으로써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인간소외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생명 패러다임으로의 이행을 위해서는 생명에 대한 온전한 앎을 높여가야만 한다. 진리에 대한 명료한 인식이 없이는 새로운 계몽시대를 열 수가 없다. 인류 의식의 성장으로 물신(物神)들이 황혼을 맞고 있는 지금, 만유의 중심에 내려와 있는 신성이 바로 신의 실체이자 우리의 참본성임을 직시함으로써 천·지·인 삼재의 융화에 기초한 진정한 문명을 개창하는 것이 문명의 대전환기를 살고 있는 우리의 시대적 과제다. 오늘날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 간의 문명 충돌의 본질은 종교 충돌이며 그 핵심에는 유일신의 존재가 자리 잡고 있다. 오늘날 삶과 종교, 종교와 종교, 종교와 학문 간 불화의 단초가 되고 있는 ‘유일신’ 논쟁은 진리의 편린에 집착함으로 인해 큰 진리가 가려진 데서 오는 것으로 단순한 종교 논쟁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 뿌리박은 심대한 문제다.

우리 모두는 생명과 평화로 가는 길을 찾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류와 우주자연에 대한 새로운 자각과 함께 인간과 지구에 대한 새로운 관계정립이다. 이제 인류의 사상사는 생명의 본체[의식계]와 작용[물질계]의 상호 관통이란 측면에서 전일적 패러다임에 의해 새로 씌어져야 한다. 현대 물리학의 눈부신 진보는 종교의 영역에 갇혀있던 동양적 지혜의 정수를 과학적으로 풀어냄으로써 보편적 지식체계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물리(物理)와 성리(性理)를 통섭하는 보편적 지식체계는 여전히 구축되지 못한 채 생명에 관한 지식의 파편들만 난무하여 새로운 문명의 개창을 위한 생명문화의 창출이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의 인류가 처한 딜레마는 다양한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는 모두 생명에 관한 문제와 관련되어 있으며 또한 거기서 파생된 것이다. 천부경의 생명사상은 21세기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는 이 시대의 신곡이다.

진정한 문명은 내재적 본성인 신성에 대한 깨달음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것은 곧 우주만물의 전일성과 생명의 유기성을 깨닫는 것으로 천부사상의 중핵을 이루는 것이다. 문명의 대전환이라는 맥락에서 볼 때 천부사상은 전일적이고 생태적인 새로운 문명의 패러다임을 제시함으로써 서구의 기계론적 세계관의 근저에 있는 가치체계의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서구적 근대의 극복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미회(未會: 우주의 8월(陰))인 우주 가을로의 초입(初入)에서도 여전히 사상적 질곡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 인류에게 천부경은 ‘표월지지(標月之指)’로 다가서고 있다. 뉘라서 진리의 달을 가리키는 우리 국조(國祖)의 손가락을 외면하랴! 이 순간에도 천부경은 숫자로써 숫자가 끊어진 법을 보여 주고자 무진등(無盡燈)으로 타오르고 있다. 참으로 역사의 종언이 아니라 ‘하나(一)’의 원리가 용해되어 흐르는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다. 천부학(天符學)으로 대표되는 우리 국학의 중흥을 기대해 본다.


===

○ 주제 : [天符經과 國學]

○ 일시 : 2011년 2월 15일(화요일) 오후 7시
○ 장소 : 광화문 삼청동 입구 대한출판문화협회 4층(전화:02-735-2701~4)
○ 강사 : 최민자 (성신여대 교수, 동학학회 회장)
○ 문의전화 : 02-766-1110, 041-620-6700, 010-7299-6043

출처 : 국학원 http://www.kookhakwon.org

좋아요3

=
==
잃어버린문화 삼태극과 삼족오
소도와 제천문화
칠성과 상제문화
화랑의후예
음양오행
천부경
삼일신고
참전계경




천부경은 모든 종교와 진리의 모체가 되는 원리를 담고 있다.
물병자리
2009-06-23 16:38:48 │ 조회 1873


천부경은 모든 진리의 모체



천부경은 수천년 동안 국가 통치 엘리트 집단의 정치교본이자 민초들의 삶의 교본으로서 전 세계 찬란한 문화와 문명을 꽃피우게 했지요. 현재 문명 충돌의 중핵을 이루는 유일신 논쟁, 창조론과 진화론 논쟁, 유물론과 유심론 논쟁, 신·인간 이원론 등에 대해 그 어떤 종교적 교의나 언어적 미망에 빠지지 않고 단 81자로 명쾌하게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성신여대 최민자(51·정치외교학) 교수가 우리 민족의 3대 경전을 주해한 ‘천부경·삼일신고·참전계경’(모시는 사람들)을 펴내 주목된다. 그동안 이들 경전은 국학이나 재야 사학의 연구 대상으로만 다뤄졌으며, 주류 학계에 속한 학자의 주해서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 교수는 영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아 국내 강단에서 오랫동안 정치학을 가르쳐 왔지만, 주변에서 ‘평화주의자’ 내지 ‘생태환경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장보고 대사의 해외 거점이었던 중국 산둥성에 ‘장보고 기념탑’을 건립하는가 하면, 민간인 신분으로 유엔평화센터(UNWPC) 건립 위원장을 맡아 북한·중국·러시아 3국의 접경지역인 두만강 하구 일원 2억여평을 환경생태지역으로 묶어 동북아시대의 세계평화 중심지로 탈바꿈시킬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마디로 여걸이다.

천부경에 주해를 달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해 9월. 총 904쪽짜리 방대한 ‘천부경…’ 주해서는 5개월여 만에 완결됐다. 그럼에도 구절구절마다 독창적 번역 솜씨를 보이는 데다 학제적으로 펼쳐내는 해설이 명징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천부경은 우리 민족을 교화하기 위해 9000여년 전 상고시대에 나온 교훈 경전으로서 내용이 81자로 압축돼 있으며, 태백산에 있는 단군전비를 통일신라시대 석학인 최치원(857∼?)이 당시 한문으로 옮겨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집일함삼(執一含三)’과 ‘회삼귀일(會三歸一)’을 뜻하는 일즉삼(一卽多)·삼즉일(多卽一)의 원리에 기초한 천부경의 천·지·인 삼신일체 사상이 유일신 논쟁을 해소할 만한 난공불락의 논리구조와 ‘천지본음(天地本音)’을 담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불교의 삼신불이나 기독교의 삼위일체는 천부경·삼일신고·참전계경의 중핵을 이루는 천·지·인 삼신 일체의 가르침과 그 내용이 같은 것이지요.”

최 교수는 정치, 사회, 과학, 역경, 양자역학, 천문지리, 각 종교 경전 등 수백권의 문헌을 참고하며 주해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먼저 원문을 번역하고 자신이 이해한 방식으로 이를 해설했으며, 원문 번역에 주해를 붙이고 각주에서 해당 경전들과 비교 분석해 놓았다.

천부경을 좀더 자세히 설명하고 의인화해 놓은 것이 360자의 ‘삼일신고’요 ‘참전계경’인데, 최 교수는 ‘삼일신고’의 중핵을 이루는 구절도 정치하게 해석해 놓고 있다.

“천부경은 단순히 우리 민족 고유 경전이 아니라 모든 종교와 진리의 모체가 되는 인류의 경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 교수는 지구과학도 3차원, 4차원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도 천부경에서 그 비밀의 열쇠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리는 모두 하나로 통한다”는 그는 전 세계 종교 통합의 열쇠가 천부경의 논리 구조에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종교는 꼭 필요한 과정이었으나, 다시 ‘이름 없는 곳’으로 돌아간다는 것. 그는 구태여 이름을 달자면 ‘하나’라고 강조했다. “지구상의 위기는 인식의 위기입니다. 이 위기를 청산하려면 인식의 확장과 전환이 필요합니다.”

조만간 현재 초빙교수를 맡고 있는 중국 옌볜대로 돌아가 유엔세계평화센터를 건립하는 일에 박차를 가할 예정인 최 교수는 “제 책을 보고 논쟁이나 공개토론을 벌이자면 기꺼이 응하겠습니다”고 잘라말했다.







게시판 추천글

천부경은 모든 종교와 진리의 모체가 되는 원리를 담고 있다.

삼천 년 전에 쓰인 갑골문 천부경

갑골문자 천부경 발견

천부경(天符經)과 동경대전(東經大全


천부경 해석의 열쇠는

천부경 해석의 열쇠는 최치원 천부경은 단군 이전부터 구전으로 전승되어오던 내용을 해운 최치원 선생이 한자 81자로 적어서 후대에 전한 것입니다. ... 타나토노트
조회 2486
0


윷판과 천부경과 인간의 관계

윷판과 천부경과 인간의 관계 윷판의비밀을 밝히면 천부경과 인간의 관계가 드러난다. 이미말한 바 있는 윷판의 원리인 북극성과 북두칠성, 그리고 북... 타나토노트
조회 1830
0


천부경 풀이

고대 갑골문 천부경, rn이성계의 유혈혁명에 항거하여 두문동에 은거한 고려 72현의 한 사람인 민안부가 필사본으로 간직한 것을 그의 후손들이 보존해... 타나토노트
조회 1520
0


천부경 81자에는 우주가 바뀌는 이치 녹아있지요

천부경 81자에는 우주가 바뀌는 이치 녹아있지요 대산(大山) 김석진(金碩鎭) 옹은 ‘주역의 대가’로 통한다. 당대 주역의 일인자로 ‘이주역’이라 ... 타나토노트
조회 2134
0


천부경(天符經)과 동경대전(東經大全

천부경(天符經)은 기원전 3,800년경 고조선 환웅시대에 신지(神誌) 현덕이 전자체(篆字體)로 돌에 새겨 놓았던 경전으로서 지금까지 전해지는 경전 중... 타나토노트
조회 1829
0


갑골문자 천부경 발견

고려시대 포은 정몽주, 목은 이색, 야은 길재와 더불어 오은(五隱)중에 한사람인 농은(農隱)의 유집에서 발견된 천부경문< 특종 “갑골문자 ‘천부경... 타나토노트
조회 2780
0


천부경은 모든 종교와 진리의 모체가 되는 원리를 담고 있다.

천부경은 모든 진리의 모체천부경은 수천년 동안 국가 통치 엘리트 집단의 정치교본이자 민초들의 삶의 교본으로서 전 세계 찬란한 문화와 문명을 꽃... 물병자리
조회 1874
0


삼천 년 전에 쓰인 갑골문 천부경

삼천 년 전에 쓰인 갑골문 천부경1899년 중국대륙 하남성 은허에서 갑골문[殷文]이 발견된 이래 100여 년이 지난 현재, 은허갑골문과 완전 동일한 형태의... 물병자리
조회 2771
0

목록




===

알라딘: 스피노자의 사상과 그 현대적 부활

알라딘: 스피노자의 사상과 그 현대적 부활


스피노자의 사상과 그 현대적 부활   
최민자 (지은이)모시는사람들2015-08-31




책소개

당대의 보수적인 철학계와 종교계로부터 신성을 모독한 무신론자로 비판받으면서도 철학과 정치학의 통섭을 통해 세계를 변화시키는 일에 전력투구한 스피노자의 철학과 사상의 특질을 동서양의 사상 속에서 해명하고 그 현재적 의의를 재조명한 책. 스피노자는 오늘의 우리에게 미래지향적인 전망을 찾아갈 수 있는 통섭적인 세계관을 제공한다.

스피노자가 당대에 정치적으로나 종교적, 철학적으로 고난을 받은 이유는 그의 철학체계가 근대성과 탈근대성, 종교성과 탈종교성의 접합이라는 특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스피노자는 감정의 메커니즘을 구명함으로써 감정의 정글을 벗어나는 법을 알려주었고, 권력에 대항하는 철학을 전개함으로써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펼쳐 보였다. 또한 최고 단계의 인식 방법인 직관지를 통해 교유하는 완전한 공동체로서의 코뮤니즘을 세우고자 했다.

무엇보다도 스피노자는 인간에게서 신을 해방시켰을 뿐만 아니라 신에게서 인간을 해방시킴으로써, 신인류의 탄생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일원적 범신론으로 지칭되는 스피노자의 자연의 필연적 법칙성에 대한 이해는, 인간이 신과 소통하는 세상을 구가하고자 했으며, 바로 그 점에서 스피노자는 미래의 철학자이기도 한 것이다.

목차

제1부__ 스피노자의 사유체계와 존재론적 정치학

01 철학적 사색에 바쳐진 45년
02 『에티카』: 자유인의 삶을 향한 철학적 여정
03 『정치론』: 민주주의를 위한 ‘자유의 송가(頌歌)’

제2부__ 스피노자의 사상과 그 현대적 부활

04 스피노자 사상의 특질: 근대성과 탈근대성의 접합
05 스피노자와 동양사상과의 대화
06 스피노자 사상의 현대적 부활

책속에서
1. 억압과 독단과 불관용에 맞서 싸우며 자연의 필연적 법칙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과 인간 본성에 관한 정치(精緻)한 분석을 통해 가장 근원적인 의미에서 인간과 신이 소통하는 세상을 구가하고자 했던 스피노자, 그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혁명가이자 네오휴머니즘의 구현자이다. 그는 학문적 영역에로 철수하여 세계를 단지 해석만 하는 다른 철학자들과는 달리 사변과 실천, 철학과 정치학의 통섭을 통하여 ‘다중’의 구성적 역량을 증대시킴으로써 세계를 변화시키는 일에 전력투구한 철학자의 한 예로서 오래 기억될 것이다.

2. 스피노자의 통섭적 사유체계는 근대적인 동시에 탈근대적이며, 전체 존재계에 대한 포괄적?직관적 통찰인 동시에 개체의 완전한 인식이고, 실체와 양태의 필연적 관계성에 대한 완전한 통찰임을 보여준다. 근대성의 정초를 대안적 방식으로 제시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의 사상은 신앙과 이성의 분리를 주장하면서도 두 영역의 조화를 강조한다. 그의 정치적 자유 개념은 공화주의적이고 적극적인 의미를 지녔으며, 자연의 합리적 질서에 대한 참된 인식을 통해 정념을 극복하고 정신의 능동성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 레오 스트라우스는 스피노자를 최초의 자유민주주의 철학자로서 근대 정체(政體)를 정초(定礎)한 인물로 평가한다.

3. (스피노자의 대표작) <에티카>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신 또는 자연(Deus sive Natura)’의 질서에 대한 참된 인식과 사랑이다. 우리의 내면에서 자유와 긍정의 메커니즘이 작동하게 되는 것은 ‘신에 대한 지적 사랑’이 충만할 때이며, 그러한 사랑은 자연의 합리적 질서에 대한 참된 인식에서 나온다. 그런데 참된 인식을 위해서는 ‘신 또는 자연’이라고 부르는 실체의 본성과 구조를 파악해야 하므로 형이상학 체계를 포함해야 하고, 지성에 기초한 올바른 인식이 선행되어야 하므로 인식론을 포함해야 하며, 정념의 예속에서 벗어나야 하므로 심리학을 포함해야 한다. 그리하여 윤리학 및 도덕철학[정치철학]의 영역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최고의 인식 유형인 제3종의 직관지(直觀知)는 전체 존재계에 대한 포괄적?직관적 인식이며 개체의 완전한 인식이고 실체와 양태의 필연적 관계성에 대한 완전한 인식이다.

4. 스피노자 사상과 현대 과학의 생명사상과의 접합은 전일적 우주에 대한 통찰에서 드러나며, 생명의 ‘자기조직화’ 원리는 주체와 객체의 이분법이 폐기된 창조성의 원리로서 생명의 전일성과 자기근원성을 본질로 삼는다. 스피노자의 사상과 철학은 우리 삶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가 인식의 빈곤 상태에서 기인하는 것임을 말하여 준다. 무지와 망상, 분노와 증오, 갈망과 탐욕, 시기와 질투, 교만과 불신 등이 참된 인식을 가로막는 마야의 장막이다. 그 어떤 고통이나 두려움도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지만, 우리의 정신체, 감정체가 지닌 색상에 의해 채색되고 형상화되는 것이다. 그래서 스피노자는 인간 본성과 감정의 힘에 관하여 논증하며 의식의 이행을 통한 참된 인식의 긴요성을 설파한 것이다.

5. 스피노자의 일원론적 범신론은 만물이 개별의 이(理)를 구유하고 있지만 그 개별의 ‘이’는 보편적인 하나의 ‘이’와 동일하다는 ‘이일분수(理一分殊)’라는 명제와 일맥상통한다. 또한 이일(理一)과 분수(分殊)를 통체일태극(統體一太極)과 각일기성(各一其性)으로 명쾌하게 설명한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관점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는 보편성과 특수성, 전체성과 개체성의 합일을 표징하는 것이다. 스피노자 사상의 현대적 부활은 그의 철학체계 속에 나타난 신, 자연, 인간 그리고 자유와 행복에 대한 그의 주장이 지속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들이며, 그의 사상으로부터 오늘날에도 우리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1세기 대안문명 건설의 단초가 거기에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6. 스피노자의 체계에서 관념의 적합성은 지성에 비례하며 신의 무한 지성에서 극대화된다. 적합한 관념을 늘려간다는 것은 신의 무한 지성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이고 인식 및 이해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어서 현상의 배후 원리를 통찰할 수 있게 되므로 세상사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진정한 자유와 지복(至福)의 삶을 구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7. 스피노자는 사람들이 대개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는 의식하지만 그 행위를 결정한 원인에 대해서는 모르기 때문에 스스로를 자유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예컨대, 젖먹이가 젖을 욕구하는 것, 성난 아이가 복수하려는 것, 겁쟁이가 도망하려는 것, 술주정뱅이가 횡설수설하는 것, 미치광이?수다쟁이?아이들의 충동적인 언행 등이 정신의 자유로운 결정에 의한 것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경험을 통하여 이러한 정신의 결정이란 것이 한갓 충동에 지나지 않으며 신체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변화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정신의 결정[충동]과 신체의 결정이 본성상 동시에 일어나며 하나이자 동일한 것’이라고 말한다.

8. 스피노자는 기쁨과 슬픔 그리고 욕망의 세 가지 감정에서 파생되는 수십 가지의 감정―즉 욕망, 기쁨, 슬픔, 경탄, 경멸, 사랑, 증오, 애호[호감], 혐오, 헌신, 조롱, 희망, 공포, 안도(安堵), 절망, 환희, 회한[낙담, 양심의 가책], 연민[동정], 호의, 분노, 과대평가, 과소평가[멸시], 질투, 동정, 자기만족, 겸손, 후회, 오만[교만], 소심[自卑], 명예, 치욕, 동경, 경쟁심, 감사, 자비심, 분노, 복수, 잔인[잔혹], 겁[두려움], 대담[용감], 소심, 공황[당황], 공손함, 명예욕, 탐식, 음주욕, 탐욕, 색욕 등 48가지―을 연역적 형식으로 정밀하게 기하학적 심리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추구하거나 회피하는 것, 또는 선택하거나 판단하는 것은 자기보존의 노력에 의해 추동되며 동시에 자기실현의 힘을 증대시키기 위한 것이다. 즉 우리가 어떤 것을 추구하거나 선택하는 것은 그것이 기쁨을 가져오고 자기실현의 힘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의식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떤 것을 회피하는 것은 그것이 슬픔을 가져오고 자기실현의 힘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의식하기 때문이다.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무엇이 유용하고 유용하지 않은지, 무엇이 더 좋고 더 나쁜지, 무엇이 최선이고 최악인지를 각자 자신의 정서로 판단하거나 평가한다는 것이다.

9. 스피노자는 인간이 자기보존의 욕구에 휘둘려 정념에 빠지면 예속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우리의 가치판단이 각자의 정념에 근거하지 않고 적합한 인식에 근거할 경우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력이 회복되므로 개인의 자기실현의 힘 또한 증대되게 된다. 감정을 완화하고 억제하는 인간 역량의 결여를 스피노자는 예속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감정에 종속된 인간은 자기 자신이 아닌 운명의 지배하에 있으며 자신에게 더 좋은 것을 알지만 종종 더 나쁜 것을 따르도록 강제되는 만큼 운명의 힘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도 그 자신의 본성 안에서 고찰될 때는 완전하다거나 불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 일어나는 모든 것은 영원한 질서와 자연의 확고한 법칙에 따라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면 특히 그러하다.

10. 최고의 선(善)은 최고의 유익한 것이며 이는 곧 신에 대한 인식이다. 이러한 인식 단계에 이르면 외물(外物)에 대한 예속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이성에 의한 자기보존이 가능해지고 사리(私利)는 공리(公利)에 연결된다. 말하자면 자리이타(自利利他)가 실현되는 것이다. 자유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성의 명령’에 따라 자기 본성의 법칙에 의해서만 행동하는 자를 일컫는 것이다. 자연 안에는 무수히 많은 코나투스, 즉 자기보존의 노력이 있다고 언급한다. 개체성을 존속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상호 대립하고 지속적으로 투쟁하며 인과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인간의 신체는 자신을 약화시키거나 파괴하는 것들에 대항하고, 정신은 자신의 행위 역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11. 덕 있는 사람, 즉 자유인은 슬픔의 감정을 억제할 수 있도록 더 강한 기쁨의 감정을 유발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자이다. 그 방법이란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전체 존재계와의 관계 속에서 조직적으로 이해하고 총체적 진리를 통찰함으로써 슬픔이란 것이 인간의 유한한 능력으로는 피할 도리가 없는 것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정념을 완전히 이해하면 감정은 질적 변화를 일으키게 되므로 우리의 삶은 능동적인 것으로 변한다. 스피노자의 체계 속에서 덕, 능력, 이성, 적합성[타당성], 능동성, 자유, 행복은 동일한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다. 스피노자가 감정의 스펙트럼을 인식의 영역과 결부시켜 정밀하게 다룬 것도 인간에게 일어나는 모든 정념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가 겪는 모든 일들을 도덕적 성장에 필요한 과정으로 이해를 하는 사람은 감정을 제어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므로 모든 경험을 지성의 계발을 가져오는 유익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12. 스피노자의 철학은 인간 감정의 구조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감정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하고 나아가 긍정적인 삶의 에너지를 공급해준다. 이성의 명령에 따라 생활하는 사람은 “모든 것이 신적 본성의 필연성에서 생겨나고 자연의 영원한 법칙과 규칙에 따라 일어난다는 것”을 완전히 이해하기 때문에 미워하거나 조소하거나 경멸할 만한 것도, 연민을 느낄 만한 것도 없음을 알게 된다.

13. 우리가 갖게 되는 감정의 원인이 무엇이며 왜 그것을 경험하는지를 적확(適確)하게 지각할 때 부분적이고 우연적이며 수동적인 인지는 전체적이고 필연적이며 능동적인 통찰과 이해로 대체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감정을 더 잘 인식할수록 그만큼 감정은 우리의 통제 하에 있게 되고, 또 정신은 그만큼 감정의 영향을 덜 받는다.” ... 스피노자는 “감정에 대한 참된 인식에 근거하는 치료법보다 더 탁월한 치료법은 우리의 능력 속에 없다. 왜냐하면 정신은 적합한 관념을 사유하고 형성하는 능력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역설한다.

14. 스피노자에 의하면 ... 최고의 인생이란 (신에 대한 참된 인식이자 사랑으로서의) 직관지를 가지고 자연의 필연적 법칙성을 이해하며 주체적이고도 능동적으로 사유하고 행동함으로써 지고의 자유와 행복을 달성하는 것이었다. 철저한 자유주의자였던 그는 자유를 추동해내는 지성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조화적 질서의 유지와 보편적 자유의 실현을 위해 공동의 법에 기초한 민주국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피노자에게 있어 국가란 법과 자기보존의 능력에 의해 확립된 사회이며, 시민이란 국가의 법에 의해 보호되는 이들이다. 스피노자는 대중의 자율성과 능동성 그리고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는 비이성적이고 덕이 없는 국가로서 부도덕과 무질서와 불복종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았다.

15. 스피노자에게 민주주의란 단순한 유토피아적 이념이 아니라 정치적?법적 상태로서 도덕적?실천적 과제인 동시에 정치적 최고선이었다. 근대국가가 태동하던 격랑의 시기에 그가 철학적 사변에 머물지 않고 도전적인 정치 현안에 응답하며 개개의 인간 본성에 주목하여 전복적인 새로운 방향을 정초한 것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하다.

16. 스피노자의 경우 자연 상태에서 국가 상태로의 이행은 기본적 안전은 물론 이성적 삶과 보편적 자유의 실현이라는 보다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홉스와 차별화된다. ... <정치론>에서의 자유는 특히 정치공동체적 요소와 강하게 결부되어 나타난다. 즉 시민의 자유는 국가의 안전과 관계되고, 국가의 안전은 훌륭한 법률과 제도에 의해 보장된다는 것이다. 시민의 덕성이 충만하고 정치지도자가 절제와 지혜의 덕을 발휘하여 자신의 책무를 다할 때 로마가 번성했던 것처럼, 스피노자의 체계 속에서도 덕과 법제도는 지복(至福)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17. 1960년대 말 이후 스피노자 연구의 르네상스는 20세기 후반 프랑스 구조주의(또는 포스트구조주의) 운동과 긴밀하게 결부되면서 구조주의 운동의 철학적 기초를 제시하고 그 쟁점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자크 데리다, 미셸 푸꼬,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 자크 라캉, 롤랑 바르트, 들뢰즈 등의 포스트구조주의자들은 근대 자유주의의 사상적 토대를 형성한 인식의 주체, 사유의 주체로서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자아의 진리관을 거부하고 주체의 해체를 통해 주체와 객체의 명확한 구분이 사라지게 함으로써 포스트모던 시대를 열었다. ... 주체와 객체의 이분법의 해체는 실체와 양태의 일원성에 기초한 스피노자의 관점과도 일맥상통한다. 스피노자 역시 오직 인간 행위가 능동인 경우에만 자유이고 현실적 주체인 것으로 보았다.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최민자 (지은이) 

● 現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 정치학 석사
● 영국 켄트대학교(University of Kent at Canterbury) 정치학 박사
● 중국 북경대학교 객원교수
● 중국 연변대학교 객좌교수(客座敎授)
● 1994년 장보고 대사의 해외거점이었던 중국 산동성에 장보고기념탑 건립(건립위원장, 현지 문물보호단위로 지정)
● 1999년 중국 훈춘에서 유엔측 대표, 중국 훈... 더보기
최근작 : <동학과 현대 과학의 생명사상>,<호모커넥투스>,<전라도 전주 동학농민혁명> … 총 2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근본적으로 대안적이고 구체적으로 혁명적인
스피노자의 철학

■ 이 책은
‘철학자들의 예수그리스도’라고 불리면서 당대의 보수적인 철학계와 종교계로부터 신성을 모독한 무신론자로 비판받으면서도 철학과 정치학의 통섭을 통해 세계를 변화시키는 일에 전력투구한 스피노자(1632-1677)의 철학과 사상의 특질을 동서양의 사상 속에서 해명하고 그 현재적 의의를 재조명한 책이다.

■ 출판사 서평

비참할 땐 스피노자

오늘날 스피노자가 새롭게 주목받는 것은 그의 사상이 지금 이 시대에 특별히 유용하기 때문이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오늘날 물질적인 풍요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삶이 최악의 비참함을 면치 못하는 까닭은 인간의 무지와 망상, 분노와 증오, 갈망과 탐욕, 시기와 질투, 교만과 불신 등에 사로잡혀 존재의 본질을 바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피노자는 감정의 메커니즘을 구명함으로써 감정의 정글을 벗어나는 법을 알려주었고, ‘다중(多衆)’의 개념을 바탕으로 하여 권력에 대항하는 철학을 전개함으로써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펼쳐 보였다. 또한 최고 단계의 인식 방법인 직관지(直觀知)를 통해 교유하는 완전한 공동체로서의 코뮤니즘을 세우고자 했다.

스피노자는 왜 현대적인가?

‘스피노자의 현재적 유용성’은 어디서 유래하는가? 이탈리아 출신의 철학자 네그리의 말을 빌려 이 책은 그것을 다음 다섯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스피노자는 모든 근대적 사고의 적대자이다. 억압적인 기존 질서에 대한 부정이고, 존재의 충만함을 기반으로 한 본원적 도약인 까닭에 오늘을 위한 사고의 출발선이다.
둘째, 스피노자는 삶과 죽음, 건설과 파괴 사이에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는 자유의 가능성과 집단적 창조의 가능성으로서의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다.
셋째, 스피노자는 자유의 구성과 발전을 주관하는 능력인 윤리적 힘의 증대를 통해 존재론과 윤리학이 결합된 존재론적 정치학을 전개함으로써, 존재의 긍정과 지속 그리고 풍요로움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넷째, 우리의 내면에 자유와 긍정의 메커니즘이 작동하게 되는 것은 ‘신에 대한 지적 사랑’이 충만할 때라는 스피노자의 생각은 논리주의의 폐해에 시달리는 오늘날에도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스피노자의 철학이 갖는 영웅적인 면모, 즉 ‘자유의 욕망과 상상, 다중 속에서의 혁명, 그리고 상식의영웅주의’는 오늘날에도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특징 다섯 가지

이 책의 저자는 스스로 본서의 특징을 다음 다섯 가지로 정리하였다.
첫째, 스피노자의 통섭적 사유 체계를 규명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현안인 대안적인 통섭학과 공존의 대안사회 마련에 유익한 단서를 제공한다.
둘째, 스피노자 철학에서 제시하는 철학적 이상과 정치적 현실, 공동체와 개인의 접합 가능성을 탐색하여 관계성과 소통성의 심원한 의미를 일깨우고 자연의 합리적 질서에 대한 참된 인식을 촉구한다.
셋째, 실체와 양태, 신과 우주만물의 필연적 관계성에 대한 스피노자의 관점이 우주적 생명을 표상한 것이며 아울러 생명의 전일성과 자기근원성을 바탕으로 한 스피노자의 에코토피아적 비전이 현대 물리학의 전일적 실재관과 조응한다는 것을 밝힌다.
넷째, 스피노자와 동양사상과의 대화를 통해 스피노자의 철학체계에 대한 이해를 확장·심화시키고, 자기생성적 네트워크체제로서의 ‘참여하는 우주(participatory universe)’의 실상을 밝히며,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통제하는 주체가 심판자로서의 신이 아니라 인간의 의식임을 밝힌다.
다섯째, ‘스피노자의 현재성’을 재조명하고, 생명에 대한 새로운 철학적?과학적 성찰을 통해 21세기 새로운 문명의 표준 형성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참된 인식은 신을 직관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스피노자는 신이 만물의 근원이자 만물에 내재하는 참본성으로, 신=자연=실체라고 주장한다. 신은 전체적이고 필연적이며 능동적인 통찰과 이해, 다시 말해 직관지로서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다. 신은 기쁨이나 슬픔의 감정 어느 것에 의해서도 작용 받지 아니하므로, 그 스스로는 아무도 사랑하거나 미워하지 않으며 관여하지 않는다. 신에 대한 사랑은 이성의 명령에 따라 추구할 수 있는 최고의 선이고, 모든 사람에게 공통된다. 그러므로 신에 대한 사랑은 질투나 시기심의 감정으로 더럽혀질 수 없다. 오늘날 종교충돌과 문명충돌 그리고 정치충돌은 신에 대한 참된 인식과 사랑이 결여된 데서 오는 것이다. 신에 대한 사랑은 더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즐긴다고 우리가 표상할수록 더 강해진다. 신에 대한 사랑은 모든 감정 가운데 가장 항구적이다. 신은 가장 적합한 관념이므로 오직 신[자연=실체, 참본성]에 대한 사랑 속에서만이 인간은 일체의 정념에서 해방되어 심신의 안정과 자유를 얻고 능동성을 발휘함으로써 지속적인 완전한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

스피노자의 민주주의란?

스피노자의 3대 저작 <정치론>, <신학정치론>, <에티카>는 전 지구적인 자유민주주의의 보편혁명을 추동한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스피노자는 자유란 천부 인권이 아니라 민주정이라는 정치공동체를 통해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그의 정치사상은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수립하여 자유를 영속화 데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민주정은 자유를 제도화하기 위한 장치라고 본다. 따라서 국가란 개인의 자유 촉진에 복무해야 하는 기구이므로 법률로서 개인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거부하였다. 그는 민주정이 인간의 본성과 가장 잘 조화를 이루는 최선의 정부 형태임을 밝히고 있다.

현대 이후의 미래 세계와 스피노자가 가리키는 길

400년 전 인물인 스피노자는 지속가능한 지구 문명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오늘의 우리가 통섭적 세계관을 통한 미래지향적인 전망을 찾아갈 수 있도록, 통섭적인 세계관을 제공한다.
스피노자가 당대에 정치적으로나 종교적, 철학적으로 고난을 받은 이유가 된 것은 그의 철학체계가 근대성과 탈근대성, 종교성과 탈종교성의 접합이라는 특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러한 특질이 오늘의 우리에게 보배로운 사상적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스피노자는 인간에게서 신을 해방시켰을 뿐만 아니라 신에게서 인간을 해방시킴으로써, ‘신인류’의 탄생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일원적 범신론으로 지칭되는 스피노자의 자연의 필연적 법칙성에 대한 이해는, 이난이 신과 소통하는 세상을 구가하고자 했으며, 바로 그 점에서 스피노자는 미래의 철학자이기도 한 것이다. 접기

동학과 현대과학의 만남…과학과 영성 그리고 진화에 대한 통섭적 이해 - 대학지성 In&Out



동학과 현대과학의 만남…과학과 영성 그리고 진화에 대한 통섭적 이해 - 대학지성 In&Out






동학과 현대과학의 만남…과학과 영성 그리고 진화에 대한 통섭적 이해
최민자 성신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승인 2021.11.29

■ 책을 말하다_ 『동학과 현대과학의 생명사상』 (최민자 지음, 모시는사람들, 472쪽, 2021.09)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팬데믹 단계에 돌입한 이후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 즉 영국의 ‘알파’,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베타’, 브라질의 ‘감마’, 전염력이 훨씬 강한 인도의 ‘델타’ 변이에 이어 최근에는 더 치명적인 페루발 ‘람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어 코로나 시즌 2가 시작되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코로나 백신 접종자 면역원성 분석 중간 결과’에 따르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中和抗體)량이 백신별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델타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량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화이자 백신 모두 각각 3개월 뒤와 5개월 뒤 접종 직후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아지는 등 백신효과의 지속력이 약화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 등에 따르면 코로나 변이도 심각하지만 기후변화는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다. 지구 온난화로 빠르게 녹고 있는 북극 빙하, 그린란드 빙하 그리고 남극 빙하가 바다로 유입되어 해류 순환 시스템을 바꾸고, 이로 인해 곳곳에 기후재앙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과학계에서는 지구 자기장의 급속한 감소와 자기장의 교란으로 지자극(地磁極)의 역전 가능성, 즉 지구 극이동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한다. 지자극 역전으로 북극(N극)과 남극(S극)이 뒤바뀌는 현상이 일어나면 방향 감각을 자력에 의지하는 수천 종의 새와 물고기와 포유동물이 대멸종에 직면할 수도 있다. 지자극 역전 시 지축의 변화도 함께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대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게 되면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 화산폭발 등으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절멸의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또 하나의 전 세계적 현상은 인공지능(AI) 기술의 진화와 그 역기능에 대한 고민 또한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기 통솔체계에서부터 민간 상업 분야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의 응용범위는 실로 방대하며 심지어 정보의 바다 자체가 인공지능의 자유의지와 자의식이 싹트는 토양이 될지도 모른다며 인간과 인공지능을 구분하는 마지노선이 무너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에 대한 윤리적 제어를 통해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 윤리는 개발자와 과학자들의 윤리, 인공지능 시스템에 내재한 윤리 코드, 인공지능 시스템이 학습하고 추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윤리 문제로 대별될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닉 보스트롬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인공 초지능이 등장하고 지능 대확산(intelligence explosion)이 일어나면, 특히 인류에게 비우호적인 초지능이 등장하면 인간의 운명은 이 초지능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 해결책의 단초를 ‘최선의 인간 본성’에서 찾고 있다.

이처럼 인류가 직면한 위기는 그 형태가 다양한 것 같지만, 그 본질은 모두 인간의 의식 패턴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인간의 의식 패턴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설정한 가이드라인은 실효성을 발휘할 수가 없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우주의 본질인 생명에 대한 몰인식에서 파생된 것이다. 생명은 곧 영성(靈性, spirituality)이며 ‘불가분의 전체성(undivided wholeness)’이고 생명의 ‘자기조직화’에 의해 만물이 화생(化生)하는 것이니, 생명은 전일적이고 자기근원적이다. 이러한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공심(公心)이 발현되어 ‘하나됨’을 자각적으로 실천하는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역사상 그 치열했던 철학적 사색과 과학적 탐색은 우주의 본질인 생명에 대한 규명을 통해서만이 모든 것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고 미망의 삶을 마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생명을 아는 것은 곧 ‘만사지(萬事知)’, 즉 만사를 아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후천개벽의 티핑포인트로 다가서고 있으며 한반도는 이원성과 분리성을 대표하는 마지막 사례가 되고 있다. 지구 문명이 대변곡점에 이르렀다는 징후는 지구의 생태 위기와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부상, 그리고 과학과 영성의 접합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획기적인 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우리 모두가 이 거대한 개벽의 파도를 타고 넘으려면 삶의 존재론적 반경을 설정하는 ‘세 중심축’, 즉 과학과 영성 그리고 진화에 대한 통섭적 이해가 절실히 요구된다. 동학에서 진화는 ‘내가 나 되는 것’을 향한 복본(復本)의 여정이다. 우리가 진화의 바다에서 의식의 항해(voyage of consciousness)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문명의 배’ 그 자체에 몰입한다면 생명과 평화의 문명은 개화할 수가 없다. 동학의 통섭적 사유체계는 포스트휴먼 시대가 처한 존재론적 딜레마를 해결하는 데 유효한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저서 『동학과 현대과학의 생명사상』(서울: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2021)의 특징은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동학과 현대과학의 사상적 근친성을 생명의 관점에서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학과 현대과학의 사상적 조우(遭遇)의 단초는 현대 물리학의 ‘의식(意識)’ 발견에 있다. 양자계(quantum system)가 근원적으로 비분리성(nonseparability) 또는 비국소성(nonlocality)[초공간성]을 갖고 파동인 동시에 입자로서의 속성을 상보적으로 지닌다는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적 관점은, 본체계와 현상계의 이분법이 폐기된 동학의 불연기연(不然其然)적 세계관과 상통한다. 또한 생명을 ‘하나’인 혼원일기(混元一氣, 至氣)로 보는 동학과, 우주만물을 잇는 에너지장(場) 즉 매트릭스(Matrix)로 보는 현대 물리학의 관점이, 생명을 비분리성·비이원성(nonduality)을 본질로 하는 영원한 ‘에너지 무도(energy dance)’라고 보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상통함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동학과 현대과학의 통섭적 생명관에 대한 비교 고찰을 통하여 생명의 본질 자체가 주체-객체 이분법이 폐기된 ‘참여하는 우주(participatory universe)’의 경계임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신성한 영(神靈, 靈性)’인 동시에 ‘기화(氣化, 物性)’로 나타나는 일심(一心, 天‧神‧靈)의 이중성을, 파동인 동시에 입자로 나타나는 양자계의 역설적 존재성과 회통(會通)시킴으로써 생명의 본체와 작용, 내재와 초월이 합일이며, 일심[에너지場, 매트릭스] 이외에 다른 실재가 있는 것이 아님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네트워크가 상호작용하며 스스로 만들어내는 다양한 패턴을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라고 명명하는 복잡계 과학의 관점을, 만물화생(萬物化生)의 근본 이치를 제1원리인 하늘(天‧神‧靈)의 자기현현(self-manifestation)이라고 보는 동학의 관점에 조응시킴으로써 생명의 전일성과 자기근원성의 심원한 의미를 실제 삶의 영역에서 들여다볼 수 있게 한 점이다.

셋째는 생명 현상을 전일적 흐름, 즉 홀로무브먼트(holomovement)로 보는 양자물리학의 관점을, 생명의 본체[天‧神‧靈]와 작용[우주만물]의 묘합 구조로 보는 동학의 ‘시(侍: 모심)’ 철학에 조응시킴으로써 통합적 비전에 의해 세계가 재해석될 필요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극도로 분절되어 있는 현 세계가 필요로 하는 것은 순수한 전일적 양태로 이들을 다시 통합할 수 있는 비전이다. 존재의 세 차원인 물질계, 양자계 그리고 비국소적[靈的] 영역은 곧 우리 의식의 세 차원으로 각 상위 차원이 하위 차원을 포괄하는 동시에 초월하는 진화적 홀라키(evolutionary holarchy)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앎의 세 양태, 즉 육의 눈(肉眼), 마음(정신)의 눈(心眼), 영의 눈(靈眼)과 상호 조응한다. 과학혁명은 패러다임의 변환과 연계되어 있고 패러다임 변환은 사회구조 변화와 맞물려 의식의 진화를 위한 최적 조건의 창출과 관계된다.

넷째는 현실 세계가 부분이 전체를 포함하는 홀로그램과 같은 일반원리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고 보는 홀로그램 우주론과, 우주만물[부분]이 하늘[전체]을 모시고 있다며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마저 넘어선 동학의 평등무이(平等無二)의 세계관이 물질의 공성(空性)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상통함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물질의 공성이란 우리가 물질이라고 지각하는 것이 에너지 진동에 불과하며 99.99%가 텅 비어 있다는 말이다. 이 우주는 상호 연관과 상호 의존의 세계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만물만상이 끝없이 상호 연결된 생명의 그물망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두 입자가 공간적으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비국소적으로(nonlocally)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매개체 없이도 즉각적으로 서로의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이론과도 상통한다. 양자역학의 확률론적 해석과 결정론적 해석 간의 논쟁은 인식론상의 문제다. 양자역학이 물리학으로만 남을 수 없는 이유다. ‘양자 형이상학’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바로 여기에 동학과의 접점이 있다.


최민자 성신여자대학교 명예교수·정치학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 정치학 석사, 영국 켄트대학교(University of Kent at Canterbury) 정치학 박사, 중국 북경대학교 객원교수, 중국 연변대학교 객좌교수(客座敎授) 역임. 

저서로 
『무엇이 21세기를 지배하는가』, 
『빅 히스토리: 생명의 거대사, 빅뱅에서 현재까지』, 
『스피노자의 사상과 그 현대적 부활』, 
『새로운 문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한반도發 21세기 과학혁명과 존재혁명』 등 

다수가 있다.

2021/11/18

알라딘: 보통의 깨달음 스티브 테일러 The Leap: The Psychology of Spiritual Awakening

알라딘: 보통의 깨달음


보통의 깨달음   
스티브 테일러 (지은이),추미란 (옮긴이)판미동2020-11-18
원제 : The Leap: The Psychology of Spiritual Awakening (2017년)
==
508쪽
==
책소개

깨달음은 종교인이나 구도자에게만 일어나는 특별한 일일까? 깨달았다는 영적 지도자들은 왜 잘못된 행동을 저지르는 것일까? 생태·환경운동, 채식주의, 심플라이프 등 사회적 관심과 변화는 깨달음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깨달음이 보통 사람들에게도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면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깨달음’을 종교와 수행의 관점이 아닌 보편적인 심리학적 관점으로 접근해 보통 사람들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깨어남 현상의 실체를 밝히는 『보통의 깨달음』이 판미동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세계적인 영성가 에크하르트 톨레가 읽고 찬사를 보내며 자신의 이름을 내건 ‘에크하르트 톨레 에디션(Eckhart Tolle Edition)’으로 출간한 책이다.

저자 스티브 테일러는 영국 리즈 베켓 대학교의 심리학과 부교수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 있는 생존 영성가 100인 안에 꾸준히 선정되어 온(《MIND, BODY, SPIRIT》지 선정) 인물로, 그 자신도 영적 수행의 길을 걸어가는 동시에 영성의 본질을 이성적·학문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병행해 왔다. 오랜 연구와 취재의 결과물이 집약된 이 책에는 깨어남을 촉발하는 원인들 / 자연적 깨어남, 단계적 깨어남, 급작스러운 깨어남 등 깨어남의 여러 형태 / 깨어날 때 우리 존재나 정신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 / 깨어난 사람의 세계관, 인간관계, 가치관, 삶의 목적 / 사기꾼 구루와 진짜 깨어난 사람의 차이점 등이 상세히 담겨 있다.
==
목차
『보통의 깨달음』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며 | 에크하르트 톨레 -6

들어가는 말 -14

1장 잠에 빠지다, 깨어나길 열망하다 -31
2장 다양한 문화에서 말하는 깨어남 -53
3장 자연적 깨어남, 깨어난 예술가 -83
4장 자연적 깨어남, 혼란과 통합의 과정 -113
5장 전통 안에서의 단계적 깨어남 -139
6장 전통 밖에서의 단계적 깨어남 -163
7장 급작스러운 깨어남, 혼란 끝의 변형 -191
8장 급작스러운 깨어남, 쿤달리니 각성 -229
9장 급작스러운 깨어남, 향정신성 약물이나 테크놀로지 -249
10장 깨어난 후 찾아오는 영적 위기 ?277
11장 폭풍 뒤에도 남아 있는 특성과 문제적 스승 -309
12장 깨어남의 의미: 새 세상, 새 자아 -325
13장 깨어남의 의미: 새 정신, 새 인생 -355
14장 자연적인 깨어남 상태에 있는 아이들 -389
15장 깨어남에 대한 신화들 -417
16장 집단 깨어남, 그 진화적 도약 -445

감사의 말 -478
부록 | 종교적/일반적 깨어남 특성 항목표 -479
주 -482
참고 문헌 -496
자료 -504

===
책속에서
첫문장
깨어남, 깨어나기 같은 용어를 쓸 때 어디로부터 깨어나는지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P. 21 사실 이 책을 비롯한 내 연구들의 목적 중 하나가 깨어남 상태의 특성들을 명확히 규명해 가짜 깨달음과 진짜 깨달음을 구분하는 지표들을 제시하는 것이다. 영적 지도자들에 대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자칭 구루라고 하는 자기 망상에 빠진 사람들이 나약한 신봉자들의 삶을 파괴하는 문제들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깨어난다는 것이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다면, 그런 망상에 빠진 사람 혹은 사기꾼 지도자를 좀 더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접기
P. 28~29 이 책의 주제인 ‘그 상태’를 설명하는 데 어떤 용어를 써야 할지 오랫동안 고민해 보았다. 처음에는 ‘깨달음(enlightenment)’이라는 말을 고려해 보았지만, 나는 이 말이 늘 조금 불편했다. 원래 불교 용어 보리(bodhi)에서 나온 말인데, 그 번역이 부정확하다는 게 그 한 이유다. 19세기 불교 경전 번역가들이 보리를 깨달음이라고 번역했다. 하지만 보리는 팔리어 동사 부드흐(budh)에서 나온 말로 사실은 ‘깨어난다(to awaken)’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보리를 직역하면 ‘깨어남(awakening)’에 더 가깝다. 게다가 사람들은 깨달음을 모든 문제와 잘못이 사라져 축복만 넘치는 편안한 상태로 보고, 따라서 완벽하게 긍정적인 용어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내가 인터뷰했던 사람들 대다수가 깨달음 후에도 이런저런 문제들을 겪었음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은 듯하다.  접기
P. 281~282 깨어남은 기본적으로 ‘경험’하는 것인데, 그 상태의 개념적인 이해가 중요하다고 하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어떤 의미에서 개념적인 이해가 깨어남에 장애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개념이라는 것이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그 자체로 보지 못하게 하므로 결국 우리가 초월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흔히 지성, 관념, 믿음 같은 것들에 사로잡혀 있으면 안 된다고 하지 않는가?
사실이 그렇긴 하지만 깨어남에 대한 아주 기본에 해당하는 개념들은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지도는 길을 갈 때 방위를 찾고, 내가 어디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지도는 순간의 세상을 경험하지 않고, 길 가는 내내 그것만 붙잡은 채 내가 어디를 지나왔고 어디로 가고 있나만 생각할 때 문제가 된다. 깨어난 사람이 자신이 지금 통과하고 있는(혹은 이미 통과한)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거듭 의구심이 들 테고, 심지어 깨어남 상태를 억압하려 들지도 모른다.  접기
P. 323 다만 이 장에서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깨어남이 상태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것이다. 깨어남은 끝이 아니라 다른 여정의 시작이다. 깨어남은 길의 끝에 도달했다는 뜻이 아니라 다른 길로 옮겨 갔다는 뜻이다. 비유를 좀 더 확장하면 그 다른 길은 좀 더 높은 산길이다. 그 길에서는 더 넓은 전망을 볼 수 있고, 풍경이 더 아름답고 더 생생하다. 시공간이 더 넓어지고 여정이 더 고요해지면서 동시에 더 신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길은 길이라서 그곳에서도 움직임이 있고 변화가 있다. 진화의 가능성도 여전하고 (일부 구루들의 경우처럼) 퇴화의 가능성도 있다. 문제도 직면해야 한다.  접기
P. 346~347 에고는 자연과 분리되어 있는 대도시와도 같아서, 도시 밖의 자연과 그 빛을 감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깨어난 자아 체계는 대도시보다는 환경친화적인 작은 에코 타운 같아서, 섬세하고 자연을 침해하지 않으며 머릿속 수다가 만들어 내는 안개로부터 대체로 자유롭다 보니 자연과 그 빛을 감지할 수 있다. 이때 우리 존재의 영적 에너지가 우리를 관통하며 자유롭게 흐른다. 우주에 편재하는 영적인 힘과 본질적으로 같은 바로 그 에너지 말이다.  접기
더보기
추천글
“삶은 우리에게 언제나 필요한 것만 준다. 그리고 지금은 이 책을 주고 있다. 삶이 우리에게 이 책을 안내자 삼고 친구 삼아 어려운 시대를 잘 살아 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곳곳에 포진해 있는 통찰들, 스티브 테일러의 강점인 직설적이고 솔직하고 간명한 언어가 돋보이는 책이다.” - 에크하르트 톨레 (<NOW>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의 저자) 
“깨달음이라는 전통적 지혜와 현대의 과학적 연구가 아름답게 조우했다. 덕분에 영적 깨어남의 신비한 과정을 드디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 피터 러셀 (물리학자, 저술가) 
“통찰력이 대단하고 영감으로 가득한 책이다. 전작들에서도 빛나던, 깨어남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 지식이 마침내 이 책으로 그 꽃을 피웠고, ‘인류가 곧 진화할 것이다.’라는 성명으로 그 정점을 찍었다. 깨어남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깨어남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그 흥미진진한 현상에 대한 깊은 이해가 돋보이는 책이다. 사실 모두가 읽어야 할 훌륭한 책이다.” - 페니 사토리 
“『보통의 깨달음』에서 스티브 테일러는 영적 깨어남에 대한 급진적인 접근법을 선택했다. 이 책에 따르면 영적 깨어남은 생각보다 흔한 일이고, 종교적 전통들과 별도로 일어나며, 인간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책은 도발적인 성명으로 가득하다. 동의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을 테지만, 이 책이 하는 말을 잊어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으로 스티브 테일러는 다시 한번 뛰어난 영성서 작가이자 영적 지도자로 우뚝 섰다. 명쾌하기 그지없는 이 책이 많은 생각과 지혜를 끌어낼 것이다.” - 스탠리 크리프너 (세이브룩대학 심리학과 교수) 
“종교 안팎에서 깨어남을 낱낱이 그리고 아름답게 탈신화했다. 재밌게 읽을 수 있고 위험한 시대에 희망을 갖게 한다.” - 클라우디오 나란조 
“이제 깨달음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알아야 할 때가 왔다. 『보통의 깨달음』은 읽기 쉬운 책이며, 이미 한참 전에 나왔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책이다. 오랫동안 미스터리였던 깨달음을 스티브 테일러가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으로 완벽하게 파헤쳤다.” - 로버트 K. C. 포먼 (전 뉴욕 시립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
저자 및 역자소개
스티브 테일러 (Steve Taylor) (지은이) 

영국의 리즈 베켓 대학교에서 부교수로 학생들에게 심리학을 가르치고 있다. 어릴 때 ‘자연스러운’ 깨달음을 경험하고 방황한 끝에, 영적 수행의 길을 걸으면서 동시에 수행과 영성의 본질을 이성적·학문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병행해 왔다. 그의 연구는 《자아초월 심리학 저널(The Journal of Transpersonal Psychology)》, 《인본주의 심리학 저널(The Journal of Humanistic Psychology)》을 포함한 여러 학술지에 실렸고, 《가디언》, BBC와 같은 유력 매체에 특별 보도되기도 했다. 영성에 대한 통찰력과 인류를 대하는 따뜻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 있는 생존 영성가 100인 안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자아폭발』, 『조화로움』, 『제2의 시간』, 『잠에서 깨어나기』, 『고요한 중심(The Calm Center)』 등이 있으며, 전 세계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그중에서도 이 책 『보통의 깨달음』은 세계적인 영성가 에크하르트 톨레가 삶을 깨우는 데 강력한 도움을 주는 책을 직접 선정하고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에크하르트 톨레 에디션’에 포함되어 있다. 접기
최근작 : <마음의 숲을 걷다>,<보통의 깨달음>,<조화로움> … 총 101종 (모두보기)
===
추미란 (옮긴이) 

동국대학교와 인도 델리 대학교에서 인도 역사와 철학을 공부했다. 현재 독일에 거주하며 독어, 영어 출판 전문 기획 및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자기계발, 철학, 역사, 명상, 종교, 뉴에이지, 뇌과학, 양자역학, 사진 분야에서 40권이 넘는 책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는 『나의 반려동물도 나처럼 행복할까』, 『달라이 라마의 고양이』, 『두려움과의 대화』, 『원네스』, 『자각몽, 또 다른 현실의 문』, 『당신이 플라시보다』, 『나로 살아가는 기쁨』, 『어느 날 갑자기 무기력이 찾아왔다』, 『보통의 깨달음』 등이 있다.
긴 산책, 명상, 개와 고양이, 요리, 그림, 낯선 곳으로의 여행 등 깨달음을 주는 삶의 소소한 것들을 사랑하며 살고 있다. 접기
최근작 : … 총 60종 (모두보기)
===
출판사 제공 책소개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영적 지도자
에크하르트 톨레가 직접 선택한 책

“삶은 우리에게 언제나 필요한 것만 준다.
그리고 지금은 이 책을 주고 있다.”

심리학자가 말하는 깨달음에 대한 모든 것

깨달음은 종교인이나 구도자에게만 일어나는 특별한 일일까? 깨달았다는 영적 지도자들은 왜 잘못된 행동을 저지르는 것일까? 생태·환경운동, 채식주의, 심플라이프 등 사회적 관심과 변화는 깨달음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깨달음이 보통 사람들에게도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면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깨달음’을 종교와 수행의 관점이 아닌 보편적인 심리학적 관점으로 접근해 보통 사람들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깨어남 현상의 실체를 밝히는 『보통의 깨달음』이 판미동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세계적인 영성가 에크하르트 톨레가 읽고 찬사를 보내며 자신의 이름을 내건 ‘에크하르트 톨레 에디션(Eckhart Tolle Edition)’으로 출간한 책이다. 저자 스티브 테일러는 영국 리즈 베켓 대학교의 심리학과 부교수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 있는 생존 영성가 100인 안에 꾸준히 선정되어 온(《MIND, BODY, SPIRIT》지 선정) 인물로, 그 자신도 영적 수행의 길을 걸어가는 동시에 영성의 본질을 이성적·학문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병행해 왔다. 오랜 연구와 취재의 결과물이 집약된 이 책에는 깨어남을 촉발하는 원인들 / 자연적 깨어남, 단계적 깨어남, 급작스러운 깨어남 등 깨어남의 여러 형태 / 깨어날 때 우리 존재나 정신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 / 깨어난 사람의 세계관, 인간관계, 가치관, 삶의 목적 / 사기꾼 구루와 진짜 깨어난 사람의 차이점 등이 상세히 담겨 있다.

“깨달음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 자연적/단계적/급작스러운 깨어남에 대하여

많은 사람이 깨달음은 비범한 일이고 은둔자가 되어 홀로 수십 년을 수행해야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깨달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만나 본 후, 영적 지식이나 훈련 없이 다양한 직업을 갖고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서도 깨달음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산후 우울증을 겪던 마리타는 남편의 분노가 폭발한 순간에 급작스러운 깨어남 현상을 경험했으며, 킴벌리도 모친 사망 후 급작스럽게 깨어났다. 서커스단에서 3년간 지극히 말을 돌보다가 깨달음을 얻은 러셀, 만성 피로 증후군으로 본의 아니게 금욕 생활을 하다가 단계적으로 깨어난 셰릴 등 수많은 사례가 이 책에 실려 있다.
주로 이들은 아무런 계기 없이 어려서부터 자연적 깨어남 상태에 있거나, 영적 수행과 유사한 일상의 활동을 통해서 단계적으로 깨어나기도 하고, 사별이나 암 진단 등의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 급작스럽게 깨어나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러한 보통 사람들의 자연적/단계적/급작스러운 깨어남 현상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영적·종교적 전통 안에서 말하는 깨달음과 그 전통 밖에서 깨달음을 이루고 창조성을 발현했던 예술가들(월트 휘트먼, D. H. 로렌스 등), 깨어난 상태와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어린아이의 마음 등을 비교 분석하며, 깨달음이 일어날 때 우리 안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세심하게 짚어 본다.

“깨달음이란 곧 ‘수면 상태로부터의 깨어남’이다”
- 깨어난 사람의 지각적/내면적/관념적/행동적 특징

이 책에서 저자는 ‘깨달음(enlightenment)’이라는 말이 그 의미가 부정확한데도 사람들은 완벽하게 긍정적인 의미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며, ‘깨어남(awakening)’이라는 용어를 쓰기를 제안한다. 저자에 따르면 초창기의 인류는 주변 세상과 그 신성함을 생생하게 경험했고, 자연 및 우주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나 약 6000년 전 인간의 에고가 점차 커져 개인적인 존재로서 자신을 경험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을 자연, 공동체, 심지어 제 몸으로부터 분리시켜 왔고, 이러한 분리감이 인류의 야만성, 억압, 갈등 등을 불러왔다. 에고에 에너지를 과도하게 집중하느라 주변 세상에 대한 지각 능력이 무뎌지고, 머릿속 수다가 곧 자신이라고 느끼며, 세상을 더 자기중심적으로 보고, 집단 정체성에 대한 갈망이 더 커지게 되었다. 이것이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수면 상태이며, 이러한 상태에서 깨어나는 것이 바로 ‘깨달음’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수면 상태에서 깨어나게 되면 자아 체계의 에고를 보호하는 데 에너지를 덜 쓰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주변을 선명하게 지각하는 데 에너지를 더 쓰게 된다. 시간에 대한 관념도 달라져 과거에 붙잡혀 있거나 미래에 매달리기보다는 현재를 중요시한다. 공간에 편재하는 영적 에너지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어 생명력의 조화를 감지하며,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지각하게 된다. ‘내면적’으로는 머릿속 수다가 줄어들어 마음이 고요해지고,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하였기에 공감과 자비의 감정이 풍부해진다. 안녕, 행복, 평온의 느낌이 자연스럽게 뒤따라오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든다. ‘관념(인식)적’인 면에서는 집단 소속감이 사라지는 대신 내적 확실성을 갖게 되고, 우주적인 관점에서 사고하여 윤리적 배타성이 사라진다. 감사하는 마음과 호기심도 커진다. 마지막으로 ‘행동적’인 면에서는 물질을 축적하려는 욕구가 세상에 공헌하려는 욕구로 바뀌어 이타성과 사회 참여도가 높아진다. 또 끊임없이 놀 거리를 찾기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위 상태를 즐기게 된다. 더불어 자율적인 삶을 구축하고 더욱 단단하고 진실한 인간관계를 맺어 나갈 수 있다. 이러한 지각적/내면적/관념적/행동적 특징들은 뚜렷하게 구분이 되기보다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깨어남은 인류의 진화적 도약이다”
- 생태·환경 운동, 채식주의, 심플라이프

저자가 말하는 영적 깨달음이란 결국 비대해진 에고가 불러온 분리와 이원화의 문제점을 되돌리고, 조화와 연결에 대한 감지 능력을 되살리는 것이다. 그동안 인류가 계발해 왔던 기술적 진보, 세상에 대한 이성적인 이해 등의 장점들을 그대로 지닌 채, 초창기 인류가 가지고 있었던 연결감을 회복하여 ‘도약(leap)’하는 것이 인류 진화의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진화적 도약은 에고의 한계를 벗어나 자신의 몸을 더 깊이 지각하고 자연 및 다른 생명과 더 깊이 교감하는 오늘날의 생태·환경 운동, 채식주의, 물질적인 삶이 아닌 단순한 삶의 추구 등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깨어남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할 경우, 깨어난 사람이 스스로 억압하려 들거나 공동체에서 병자로 취급될 수 있다고 저자는 우려한다. 망상에 빠진 사이비 구루가 신봉자들을 착취하고 그 삶을 파괴하는 위험도 발생한다. 영성에 대한 통찰력과 인류를 대하는 따뜻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춘 이 책은 독자들이 깨달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스스로 의식을 확장하여 삶을 깨울 수 있도록 좌표를 제공할 것이다. 더불어, 깨어나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고 있거나 어두운 격변의 시기를 겪은 후 깨어날 준비가 된 사람들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 깨어남에 대한 잘못된 신화들

1. 깨어남은 예외적이고 비범한 상태다. → 보통 사람들에게도 흔하게 나타나는데, 당사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 깨어남은 오히려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상태다.

2. 깨어난 사람은 일상에서 살아갈 수 없다. → 필요할 때면 일상의 구체적인 일들로 주의를 좁힐 수 있다. 깨어난 사람이 일상을 더 잘 살아갈 가능성이 더 크다.

3. 깨어나거나 아니거나 둘 중 하나지, 중간은 없다. → 더 잠들어 있거나 더 깨어 있는 상태가 있다. 그 강도에 따라 특징이 다양하다.

4. 깨어남은 자기계발의 정점이자 끝이다. → 깨어남은 다른 여정의 시작이다. 깨어난 사람도 계속 발전한다.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5. 깨어난 사람은 모든 고통과 문제에서 벗어나 늘 평온하고 행복하다. → 상대적으로 평온하지만, 늘 행복이 넘치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제 막 급작스럽게 깨어난 사람의 삶은 절대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

6. 깨어난 사람은 절대 잘못 행동할 수 없다. → 비도덕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초기에는 깨어났지만, 자기도취와 권위주의에 빠져 신봉자들을 착취하는 구루들이 많다.

7. 깨어난 사람은 세속을 떠난다. 세상일에 관심을 두어 간섭하려 들지 않고 현실에 만족한다. → 깨어난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을 줄여 주거나 발전을 독려하고 싶어 하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8. 깨어난 사람(혹은 신비주의자)들은 수동적·소극적이다. 종일 앉아서 명상하며 자신만의 행복한 상태에 빠져 산다. → 깨어난 사람은 에너지가 넘치고 활동적이다. 그 에너지는 예술적 창조성과 이타주의적인 활동으로 드러난다.

9. 깨어나면 세상이 환영이었음이 드러난다. → 세상이 환영이었음이 드러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봐 왔던 세상이 불완전하고 부분적인 진리만 보여 주었음을 깨닫게 된다. 깨어나면 세상은 더 실재하게 된다.

10. 깨어나면 자아가 사라진다. → 자아의 소멸이 아니라 자아의 확장이다. 자기중심적이고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관점을 갖게 된다.

11. 깨어나는 것은 노력해서 될 일이 아니다. → 물론 에고에 의한 노력은 진정한 영적 발전을 부르기 어렵고 부작용만 낳을 가능성이 크다. 옛 자아 체계에서 새 자아 체계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들어가는 ‘단계적 깨어남’에서는 영적 수행이 필요하다. 접기
===
평점분포    9.6

공감순 
     
깨달음이란 무엇일까- ‘깨달음’이라는 행위에 진정으로 내마음이 요동친적이 있을까? 삶의 저력에서부터 오는 깨달음이 궁금했다. 삶의 공간에서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의식에 대해 점검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약 500페이지의 책에서 나는 깨달음을 알았다. 
민정 2020-11-29 공감 (0) 댓글 (0)
Thanks to
 
공감
     
이번에 읽게 된 책도 심리학에 관한책

지금 나에게 제일 흥미 있는 주제는 심리학

심리라는게 쉬운것 같으면서도 느끼는걸 말로 표현하는 능력은 또 다르고 학문으로 공부하자니 또 다른느낌이다 하지만 이 책은 개념설명 뿐만 아니라 그에맞는 적절한 예시도 함께라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kalsk91 2020-12-06 공감 (0) 댓글 (0)
===
마이리뷰
     
[마이리뷰] 보통의 깨달음 새창으로 보기
📚THE LEAP 보통의 깨달음 #스티브테일러 #판미동

✍깨달음은 특별하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지금껏 읽었던 명상관련책들은 지루하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보통의깨달음 이라는 제목처럼 특별하지않아서 특별한것이였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책 뒷표지의 문장에서 내가 항상 의문이었던 깨달음을 얻었다는 종교인들의 상식밖의 범죄적 행동을 어느정도는 알수 있을 거라는 망설임을 ‘THE LEAP‘ 도약이라는 원제가 사상 초유의 팬데믹 사태에 재난 상황에서 멈춰있던 나를 도약시키고 싶은 본능이 책을 펼치고 읽게하는 동기였다.

🏷21p
사실 이 책을 비롯한 내 연구들의 목적 중 하나가 깨어남 상태의 특성들을 명확히 규명해 가짜 깨달음과 진짜 깨달음을 구분하는 지표들을 제시하는 것이다. 영적 지도자들에 대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자칭 구루라고 하는 자기 망상에 빠진 사람들이 나약한 신봉자들의 삶을 파괴하는 문제들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깨어난다는 것이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다면, 그런 망상에 빠진 사람 혹은 사기꾼 지도자를 좀 더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정성스러운 서문으로 저자의 소신을 엿볼수있다. 이 책을 모두 읽기 힘들다면 16페이지의 서문을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서문을 읽고나면 본문도 읽고 싶어지는 책이기는 하다^^;)

🏷92쪽
자연스럽게 깨어난 사람은 영적 지도자보다는 창조적인 예술가가 되기 쉽다. 영적 깨어남과 창조 활동, 특히 시와 그림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니까 깨어난 상태를 표현하는 데에는 시적 혹은 시각적 방식이 적합한 것이다.

✏많은 작가들과 화가들이 소개되는가운데 그림에 대한 구체적 예시가 문학작품보다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보통의 깨달음>을 읽다보면 📝필사하고 싶은 생각이 계속드는 책이다.
그리고 혹시 이 책을 만나신다면 속독아닌 정독을 권한다. 종교적인 것들은 잘몰라서 처음읽을때 잘안들어왔던것들이 다시 정독할때는 반갑게 읽히는 경우가 많았기에 읽는 참맛을 느끼기에는 두고두고 천천히 즐기면서 읽기를 권한다. 최근에 장기하님이 유퀴즈에 나오신걸보고 하루에 꾸준하게 몇장이던 읽다보니 다독을 하시게 된다는 것을 보고 나 또한 천천히 즐기면서 읽고 싶어졌다. 역시 좋은것은 천천히 오래오래 독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야 깨달음의 순간을 놓치지않고 발견할수 있지않을까하는 생각이든다.

#영성 #명상 #에크하르트톨레추천 #에크하르트톨레에디션 #깨달음 #깨어남 #심리학 #도서추천






- 접기
dadokdadok 2020-12-06 공감(10) 댓글(2)
Thanks to
 
공감
     
깨달음의 주체가 되는 법 새창으로 보기
보통의 깨달음
.
.
깨달음은 선택받은 이들의 선물일까. 나의 일상과 거리가 먼 단어처럼 느껴진다. 인식의 가장 강렬하고 확실한 형태로 짐작할 뿐, 내가 깨달음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결코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제목은 보통의 깨달음이다. 자신이 보통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의 제목은 반신반의 속에서 기대에 대한 대답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
.
"깨달음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깨어나는 보통의 사람들, 그 마음속에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
.
깨달음에 대한 저자의 탐색과 탐구는 놀랍다. 연구자로서의 철저함과 영성지도자로서의 직관이 이 책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
.
이 책의 주제인 ‘그 상태’를 설명하는 데 어떤 용어를 써야 할지 오랫동안 고민해 보았다. 처음에는 ‘깨달음(enlightenment)’이라는 말을 고려해 보았지만, 나는 이 말이 늘 조금 불편했다. 원래 불교 용어 보리(bodhi)에서 나온 말인데, 그 번역이 부정확하다는 게 그 한 이유다. 19세기 불교 경전 번역가들이 보리를 깨달음이라고 번역했다. 하지만 보리는 팔리어 동사 부드흐(budh)에서 나온 말로 사실은 ‘깨어난다(to awaken)’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보리를 직역하면 ‘깨어남(awakening)’에 더 가깝다. ㅡ28쪽
.
.
깨달음에 대해서 생각하면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떠오르게 된다. 플라톤은 이데아를 설명하기 위해 동굴의 죄수들을 설정했다. 죄수는 이데아의 세계인 현상계를 확인하고, 그러니까 깨달음을 얻고 다시 동굴로 돌아와 각성하지 못한 동료들을 설득다. 그러나 그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죄수는 안타까워한다. 자신의 각성은 진리를 만났으나 타인의 무지로인해 인정되지 못하는 것이다.  죄수의 심정에만 집중하자면 그는 좌절할 것이며 고통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깨달음의 과정은 쉽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진리를 향한 시련의 과정을 통해 인간은 성장하는 것이다.
.
.
그러한 이유로 내가 이 책에서 집중해서 읽은 부분은, 급작스러운 깨어남과 깨어남 뒤의 영적 위기이다. 삶의 절망 앞에서 의연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힘은 깨달음 뒤의 혼란을 어떻게 수용하는지에 달렸다.
"공허함 안에 고요함이 있고 그 고요가 괜찮다고 말해주고 있음" -212쪽. 
연구자로서 풍부하게 수집된 사례중 가장 눈길을 사로 잡는 것은 그레이엄이었다. 그는 아픈 아내를 걱정하며 간호하는데 아들의 급작스러운 죽음에 아내 역시 큰 충격으로 그날 저녁 사망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두사람을 잃었으며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남편, 아버지의 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고요에서 평화를 만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시련이라고 느끼는 것은 마치 파도가 친 뒤 적막한 바다처럼 깨달음의 과정에서 필연적인 것일까.  그 대답에 긍정한다면 깨달음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지금의 고통을 지탱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
.
이 책의 놀라운 지점은 깨달음에 대한 탐구가 보통이라는 차원에서 우리의 일상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어려운 시대에 암담한 상황이라면 지금의 형실인식은 반드시 우리에게 어떤 깨달음을 남기기 위한 시작일 것이다. 깨달음의 과정에서 섬세하게 마음을 연구하는 저자의 치열함이 이 책으로 전해지며 독자로서 앞으로의 시련마저도 긍정하게 한다. 
.
.
에크하르트 톨레의 추천은 그런 의미에서 귀담을만 하다. “삶은 우리에게 언제나 필요한 것만 준다. 그리고 지금은 이 책을 주고 있다. 삶이 우리에게 이 책을 안내자 삼고 친구 삼아 어려운 시대를 잘 살아 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곳곳에 포진해 있는 통찰들, 스티브 테일러의 강점인 직설적이고 솔직하고 간명한 언어가 돋보이는 책이다.”
- 접기
헬레니즘 2020-11-30 공감(3) 댓글(0)
Thanks to
 
공감
     
보통의 깨달음 새창으로 보기
‘보통의 깨달음’ 저자 스티브 테일러는 생존 영성가 중에서 세계 100인에 든 인물이라고 한다. 외적인 행보보다 영적인 수행의 길을 걷는 점에 주목한다. 에크하르트 톨레의 에디션 중 한권이며, 서문에서 톨레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신간을 자주 내지 않는 톨레가 선택한 책의 무게감이 크게 다가왔다. 저자의 사상이나 철학을 체득하거나, 종교적 덕망이나 사회적인 성취를 이룬 분들의 경험이나 말을 많이 받아들이면서 살아왔다. 성인전을 읽는 것을 좋아해서 위대한 삶을 이룬 성자들의 삶을 추앙하기도 하는 편이다. 나 자신이 삶의 모델을 찾아오던 방식에서 자신이 깨어남의 주체라는 것을 분명히 인지할 필요가 되었다.



‘보통의 깨달음’에서 저자는 깨달음이라는 말보다 깨어남이라는 말을 선호하는데, 이 책을 통해 나처럼 무엇으로부터 깨어난다는 말일까? 하는 의문과 영적전통으로 일컬어지는 종교나 구도자들이 추구하는 삶은 어떠해야하는지, 깨어난 사람에게서 드러나는 깊은 정신적 차원의 표징들, 그리고 깨어남의 단계와, 깨어날 때 일어나는 일들, 깨어난 사람의 세계관이나 인간관계, 가치관, 삶의 목적은 어떻게 실현되는지, 도가 불교 힌두교 유대교 기독교에서 깨어남을 보는 관점들, 또 거짓 구루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넓히게 된다.




선사시대 사람들은 자연과의 일체감 속에서 살았지만, 수 천년 전에 조상들은 심리적으로 집단 전환을 경험한 후 수면상태에 있게 되었다. 수면은 영적으로 깊이 잠들어 있어 분리와 단절을 초래했고, 공동체성과 공감 능력의 약화로 이어졌다. 그래서 에고의 급격한 활동으로 개인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눈에 보이는 현상과 결과들로 최첨단의 물질문명을 이루어온 지금, 디지털이 주도하는 21세기 우리의 모습과 2020년의 한 해가 어떠했는지 돌아보게 된다.



지성 아래에는 잠들어 있는 수면 상태로 행복하지도 않고 기쁨도 없는 차가운 금속성의 인류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깨어남의 동행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머릿속의 수다와 자신의 이미지에 몰입하는 정보를 쫓고, 자신이 만든 스토리나 관념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고 절실하게 느낀다. 그러나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생의 대부분을 거의 수면상태로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짧게도 섬광처럼 보통의 깨달음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체험하고 있다고 한다.



깨어나는 경험에는 각각의 강도가 있어서 저, 중, 고강도의 깨달음이 있는데, 낮은 깨어남은 나의 컴퓨터의 복구 솔루션처럼 원래의 자아로 빨리 돌아가지만, 영구적인 깨달음은 옛 자아구조가 사라져서 그 자리에 더 확장한 강력한 새 자아가 들어서서 근본적인 전환을 이룬다고 한다. 이것은 매우 심오하고 놀랍다. 모든 것에 연결되어 있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강렬한 알아차림과 자비의 인간이 된다. 내가 그토록 열망하며 바래왔던 이 놀라운 전환은 깊은 잠에서 깨어남이고 불완전함이나 단절이 없다. 종교도 아니고 종교 밖도 아니다. 가장 유심히 본 것은 오랜 수면에서 깨어난 인간의 마음은 공감과 자비심 그 자체이고 이타적인 삶을 살아간다. 현재를 중요시하고, 생명력의 조화를 감지하며,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지각하게 된다. 마음이 고요해지고, 삶의 평온과 행복이 자연스럽게 뒤따라온다.



‘저자가 말하는 영적 깨달음이란 에고가 불러온 분리와 이원화의 문제점을 되돌리고, 조화와 연결에 대한 감지 능력을 되살리는 것이다. 초기 인류가 가지고 있었던 연결감을 회복하여 ‘도약(leap)’하는 것이 인류 진화의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진화적 도약은 에고의 한계를 벗어나 자신의 몸을 더 깊이 지각하고 자연 및 다른 생명과 더 깊이 교감하는 오늘날의 생태·환경 운동, 채식주의, 물질적인 삶이 아닌 단순한 삶의 추구 등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류의 의식은 바로 나 자신의 의식의 상승과 연관이 있어, 내면의 어둠이나 무지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어 이 책을 읽었다. 스스로 통찰력과 바른 지향을 가져서 내면의 지혜를 갖추는데 무척 필요한 책이고, ​삶의 준거가 되어준다. 2021년에는 잠깐이라는 틈새를 조금씩 넓혀가는 보통의 깨달음을 확장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접기
flower 2020-12-26 공감(2) 댓글(0)
Thanks to
 
공감
     
보통의 깨달음 - 우리 의식의 성장에 관한 지침서 새창으로 보기
'깨닫는'것은 특별한 일일까요? 은둔자가 되어 명상과 수련을 해야 가능한 일일까요?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지만 스티브 테일러 저자는 드문 일이 아님을 밝히고 있습니다. 깨달음은 현자들만이 아니라 동서양 할 것 없이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증명합니다.



깨달음의 본질을 이성적·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영국 심리학자 스티브 테일러의 <보통의 깨달음>. 이 책은 세계적인 영성가 에크하르트 톨레가 선정한 삶을 깨우는데 강력한 도움을 주는 책 '에크하르트 톨레 에디션'에 포함되기도 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보통의 깨달음>은 깨어남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고, 그 의식적 전환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깨달음의 과정을 지나온 사람 혹은 위기, 상실, 정신적 격변의 시기를 거친 후 깨달을 준비가 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제목처럼 그 어떤 종교적·영적 믿음도 갖고 있지 않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보통의 직업을 가진, 수행이라곤 해 본 적도 없는 사람들 말이죠. 그래서 저자는 깨달음의 상태를 어떤 특정한 마음/정신 상태로만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굳이 영적·종교적 용어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문제는 영적·종교적 배경이 없는 사람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 미리 준비된 해석의 틀이 없을 경우, 매우 혼란스러워한다는 점입니다. 누구는 깨닫고 누구는 깨닫지 못하고, 깨달은 사람의 심리는 정확히 어떻게 변하는지, 깨달은 사람의 세상은 보통 사람의 그것과 정말 다른지,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지 <보통의 깨달음>에서 그것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깨달음'이라는 용어보다는 '깨어남'이 더 정확한 의미라고 짚어줍니다. 깨달음이라는 용어로 접할 때는 모든 문제와 잘못이 사라져 축복만 넘치는 편안한 상태로 너무나도 긍정적인 용어로 보는 경향이 크다고 말이죠.











<보통의 깨달음>의 깨달음은 '깨어나기(awakening)'를 의미합니다. 더 넓고 더 깊고 더 열린 알아차림을 암시하면서도 '깨달음'에 비하면 그 즉시 문제없는 상태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영적'이라는 말도 비범하고 비현실적인 용어여서 매우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깨어남'을 어렵게 생각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이 책은 일반적인 언어로 일반적인 알아차림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신경 쓴 책입니다.



깨어난 상태의 특성들을 이해하게 되면, 일반적인 잠자는 상태와 어떻게 다른지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정신의 변화, 경험의 변화는 삶이 더 충만해지고, 더 많은 의미로 가득하고, 더 짜릿해집니다. 그리고 이런 내면의 전환은 삶의 대대적인 변화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삶의 의미를 추구하고 세상에 긍정적으로 공헌하고 싶어 하는 방향으로요.



전통적인 종교에서는 깨어남 상태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그 상태에 도달하는 데 어떤 방법들을 제시하는지 먼저 살펴봅니다. 명상 같은 수련법들이 여기에 등장합니다. 하지만 영적 전통들 밖에서 자연적, 단계적, 급작스럽게 깨어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단계적 깨어남을 경험한 사례에서는 독서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경우도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외상 후 급작스러운 깨어남을 경험한 경우도 있습니다.



깨어남에 대한 신화들이 왜 틀렸는지, 우리 주변에서 깨어나는 보통의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현대의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알려주는 책 <보통의 깨달음>. 깨어남의 의미를 명확히 이해하면 깨어남을 경험할 때 겪는 혼란들을 일부나마 없앨 수 있고, 깨어남이 우리 삶에 보다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도록 좌표를 조절할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인류의 진화적 도약을 위한 깨어남이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온전한 삶을 이야기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수면 상태와의 비교를 통해 깨어남의 의미를 쉽게 설명하는 책이어서 읽는 데 큰 어려움은 없는 책입니다.​




- 접기
인디캣 2020-12-31 공감(1) 댓글(0)
Thanks to
 
공감
     
깨달음은 주위에 있다. 새창으로 보기




우리는 깨달음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뭔가 종교와 관련되어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러나 깨달음은 일상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깨달음은 강도에 따라 선명한 지각에서부터 영적인 에너지를 인지하는 수준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일상에서도 깨달음은 일어난다.

깨달음은 기존의 자아 체계를 부수고 그 자리에 새로운 자아를 확립시키는 과정이다.

시각의 변화~새로운 정체성의 확립까지 그 양상은 다양하다.



깨달음이 생기는 이유는 에고 때문이다.

자신이라는 에고는 통합적인 시선에서 자기중심적인 시선을 부른다.

청소년기에 들어 에고가 커지기 시작하면 우리의 관심과 에너지는 에고로 쏠린다.

그래서 어린 아이 때처럼 선명한 감각과 평화로운 상태를 유지하기 힘들다.

에고에 많은 에너지가 쓰여서 지각과 인지, 인식에 쓸 에너지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에고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명상이 기본이다. 

일상에서 깨달음은 단계적으로 또는 급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깨달음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윤리적 행동, 정화 또는 정제, 무욕, 봉사, 명상을 행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자신을 비난하거나 헐뜯지 않아야 하며: 윤리적 행동

머릿 속에서 들리는 부정적인 생각의 흐름을 잡을 줄 알아야 하며: 정화 또는 정제

물질적인 탐욕으로 부터 관심을 없애야 한다.:무욕

다른 사람에 대한 감정이입(봉사)를 행해야 하며 명상도 해야 좋다.

그러나 개인마다 깨달음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깨달음을 얻으면 사람이 어떻게 변하는가?

감사함과 행복함이 증가하며, 걱정과 불안이 줄어든다.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느끼며 평온한 마음을 지니게 된다.

그러나 깨달음을 얻었다고 무적인 것은 아니다.

깨달음은 새로운 자아 정체성의 확립이다. 기존의 자아 덤미가 남아있을 수 있다.

여전히 자신을 향한 비난과 헐뜯음이 존재하며 인생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깨달았기에 기존 삶과 맞지 않아서 문제가 생긴다. 주위에 이해해줄 사람도 없다. 

깨달아서 좋은 점은 좀 더 통합적이고 생생한 지각을 느낄 수 있으며,

새로운 시각/정체정으로 살아서 문제를 더 잘 해결한다는 것이다.



깨달음은 생소하다. 종교에만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깨달음은 보통의 일상에서도 일어난다. 

우리는 많이 접하지 않았기에, 깨달은 상태인지도 몰라서 깨달음을 모를 뿐이다.

- 접기
서충칠 2020-12-06 공감(1) 댓글(0)
Thanks to
 
공감

2021/11/09

Namgok Lee 박석 ‘유교는 종교인가?’ 2 ‘강렬한 성스러움의 예수, 성스러움을 감춘 공자’

Facebook
Namgok Lee

‘유교는 종교인가?’

어제에 이어서 ‘강렬한 성스러움의 예수, 성스러움을 감춘 공자’라는 장(章)을 읽었다.

전통적으로 볼 때 초월적 존재나 사후 세계에 대한 보류적인 태도는 유교의 큰 단점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여러 신을 모시든 유일신을 모시든 신 중심의 세계관은 아직 고대의 신화적 사유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유교는 그러한 신화적 사유체계를 극복하고 인본주의적 관점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진보적이고 현대적인 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대부분 종교들이 제시하는 사후 세계관은 매우 낙후되어 있다. 
오히려 불가지론이나 유보적 입장을 취했던 공자의 입장이 훨씬 더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화광동진의 관점에서 보아도 초월적 존재인 귀신보다는 인간을, 사후세계보다도 지금 여기의 삶을 중시했던 공자의 태도는 성숙한 태도가 아닐까? 

和光同塵(화광동진) 노자 말씀 중에 '和光同塵'이 있다. 
和光 : 빛(빛은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부드럽게 하는 능력과 
재능을 나타내지 않고 감추고 세속을 따른다는 뜻이고, 
同塵 : 세상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말한다. 


공자의 수양(修養)은 기본적으로 현실적인 인간세계를 지향한다.
공자 수양론의 핵심은 자신에 대한 성찰이다.

그것도 현실을 초월한 궁극의 세계를 향한 탐구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삶의 태도를 성찰하는 것이다.

공자 명상의 하나의 특징은 내면적 수양과 사회적 실천의 통합을 중시한다는데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론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나는 명상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 분야에서는 느낌이 없다. 내가 60이 넘어 논어를 처음 접하면서 공자에게 경탄했던 것은 그의 과학적인 탐구 태도였다. ‘무지의 자각’을 바탕으로 단정하지 않으면서 끝까지 진리를 밝히려는 정신과 태도가 가장 크게 다가왔다. 내가 연찬(硏鑽)이라고 부르는 소통과 탐구에 놀라울 정도로 근접한 성현(聖賢)을 공자에게서 발견하였던 것이다.)
----

서구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유교는 봉건지배층을 대변하는 이데올로기로 낙인이 찍혔고, 동아시아 낙후의 원흉으로 지목되었다.
공자가 성인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대성약범(大聖若凡)을 추구했기 때문인데, 아이러니컬한 것은 서구화 이후 공자의 권위가 급격하게 떨어진 것도 바로 대성약범 때문이다.

서구화의 거센 파도가 전 세계 비서구 지역의 전통문화에 급격한 충격을 주었을 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 큰 변화가 일어났지만, 사실 종교의 영역은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다.

고유의 전통종교(인도의 힌두교, 스리랑카나 미얀마의 불교 등)가 있는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기독교가 그다지 많이 전파되지 못했다. 어차피 이들 종교 사상들은 모두 현실 세계를 넘어선 초월적인 세계에 뿌리를 두고 있고, 그 부분은 서구화의 영역으로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 기독교] 

그러나 유교는 달랐다. 대성약범을 지향한 유교는 다른 전통 종교보다 직접적으로 현실의 삶, 현실적인 정치윤리에 직접적으로 밀착되어 있었다. 때문에 서구화의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었다.

만약 유교 속에 현실적인 윤리 만이 아니라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강렬한 신앙, 사후 세계에 대한 확고한 신념체계, 세속을 초월하는 성스러움의 오라 등이 있었다면 그렇게 급속하게 몰락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바로 이 대성약범(大聖若凡) 때문에 공자는 새롭게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다.

종교 또한 문명의 한 부분이고, 시대에 따라 변천하기 마련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인류의식의 발달단계로 보았을 때 앞으로는 대성약범의 종교가 훨씬 더 호소력을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자의 정치사상이나 윤리는 낡은 면이 있을지 몰라도 그의 화광동진(和光同塵)의 깨달음과 수양론 등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학이지지(學而知之)의 점진적인 성스러움
하늘보다 땅신보다 인간을 더욱 중시한 태도, 
그리고 내면적 수양과 사회적 실천을 통합하려는 거시적 관점 등은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