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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8

친밀한 제국 - 한국과 일본의 협력과 식민지 근대성 권나영 (지은이) 2020-

친밀한 제국 | 권나영 | 알라딘


친밀한 제국 - 한국과 일본의 협력과 식민지 근대성
권나영 (지은이),김진규,인아영,정기인 (옮긴이)소명출판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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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es Point : 243
387쪽
책소개
제목 <친밀한 제국>처럼 일제 말기 식민지 조선과 일본 제국의 관계를 '친밀성'이라는 키워드로 접근하고 있다. 제국은 폭력을 행사했던 가해자이고, 식민지는 폭력의 피해자인데, 이 둘의 관계를 거칠게 일반화 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오히려 그러한 강요된 '친밀성' 배면에 있는 제국주의의 폭력성을 끈질기게 고발하면서 이에 대응했던 식민지인들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목차


감사의 말
한국어판 서문

제1장 식민지 근대성과 재현의 난제
제2장 한국문학 번역하기
제3장 소수자 작가
제4장 빛 속으로
제5장 식민적 비체
제6장 식민지 키치 수행
제7장 트랜스식민지 좌담회 엿듣기
제8장 지방으로
제9장 만주 기억의 은폐
제10장 포스트식민성의 역설

역자 후기
미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에서


P. 57 한편 식민본국에서는 조선문학은 ‘식민지 키치(colonial kitsch)’에 대한 제국의 욕망 대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 책에서 식민지 키치는 무차별적 제국적 소비를 위한 대량 생산 대상이 되는 식민지 문화 요소에 대한 평가절하와 이국화(exoticization)이국화를 뜻한다. 이는 식민 통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국주의 ... 더보기
P. 262 식민지가 본국과 ‘하나가 되’었다는 제국의 수사는 사실 식민지 문화 생산자의 소외, 즉 생산자와 그들의 작품이 제국적 소비를 위한 식민지 키치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에 입각해 있었다. 각 작가는 그들이 한국문화의 한 요소를 대표할 때만 중요했으며, 그 전체가 제국의 관객을 위해 큐레이팅되고 있었다. 식민지 컬렉션의 논리에서, 각 개인의 배경차이는 무의미했다. 따라서 제국 중심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빈농 출신의 강경애와 같은 작가들은 보다 특권적 조건을 지닌 다른 작가들과 동등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고, 단지 조선문화의 식민지 컬렉션이라는 보다 넓은 범주의 한 조각을 재현하기 위해 사물화되었다.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권나영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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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A 대학원 졸업. 문학박사. 듀크대학교 한국·일본학 교수. 영화·젠더학 부문 소속. 아시아/디아스포라 프로그램 설립 책임자. 문학 비평, 번역, 영화 및 미디어 연구. 근래의 연구는 동아시아의 역사적 기억의 장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최근작 : <친밀한 제국>

김진규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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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조교수.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역임. 비교문학, 한국 현대소설, 대중 서사, 기독교 문학 등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논문으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속 게임 세계관의 내면화와 자율성의 훼손」, 「무림 웹툰의 문화적 정체성과 영어 번역 - 한글전용체제에서의 무림 웹툰 감상과 번역을 중심으로」,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노랫말 속 사랑의 의미」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친밀한 제국: 한국과 일본의 협력과 식민지 근대성』 등이 있다.

최근작 : <대중문화와 글쓰기> … 총 2종 (모두보기)

인아영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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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미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비평활동을 시작했다. 2019년부터 계간 『문학동네』 편집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최근작 : <크리티컬 포인트>,<진창과 별>,<2023년 제24회 젊은평론가상 수상작품집> … 총 10종 (모두보기)

정기인 (옮긴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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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교수. 동경외국어대학 특임준교수 역임. 한국 근대시, K-pop 가사 및 뮤직비디오, 해외 한국학, 번역 등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 『한국 근대시 형성과 한문맥의 재구성』은 ‘2018 지훈신진학술상’을 받아 출간되었다. 그 외 책으로 『韓国文学を旅する60章』 등이 있고, 논문으로 「“시란 하오” - 이광수의 시 인식과 한국의 ‘근대’」 「경전에서 텍스트로 - 20세기 초 『詩經』에 대한 근대 시인들의 인식 변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노랫말 ... 더보기

최근작 : <대중문화와 글쓰기>,<한국 근대시의 형성과 한문맥의 재구성>,<근대 사상의 수용과 변용 1> … 총 11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소명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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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나는 왜 한국학·조선학 연구자가 되었나>,<군도·아시아·월경의 사상>,<문화차이의 경영인류학>등 총 1,702종
대표분야 : 역사 21위 (브랜드 지수 95,096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친밀성으로 밝히는 폭력
한일관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혐한과 한류가 분열되어 있어, 한국을 혐오하는 책들이 불티나게 팔리는 한편 BTS나 트와이스 콘서트가 매진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식민지 시기를 새롭게 봐야 한다며 한국의 ‘반일종족주의’를 비판하는가 하면, 그것이 일본의 혐한 담론을 그대로 수용한 인종주의라는 비판도 뜨겁다. 이러한 한일 양국 분열은 일제강점기/식민지 시기에 대한 해석의 차이에서 시작된 것이다. 일본과 식민지 조선은, 때로는 가해자와 피해자로, 때로는 계몽적 스승과 제자로, 때로는 제국주의 파트너로 36년(1910~1945) 동안 복잡하고도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었다.
이 책은 이러한 일제 말기 식민지 조선과 일본 제국의 관계를 “친밀성”이라는 키워드로 접근하고 있다. 친밀성으로 제국과 식민지의 관계에 접근한다는 것이 의아하게 여겨지거나, 거부감이 들 수 있다. 제국은 폭력을 행사했던 가해자이고, 식민지는 폭력의 피해자인데, 이 둘의 관계를 친밀성으로 개념화한다는 것은 일견 어쩔 수 없이 ‘밀접’했던 양자 관계의 한 단면을 거칠게 일반화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마치 위안부와 일본 군인의 관계를 “동지적 관계”라고 했던 논의와 유사한 것은 아니냐는 의심이 들 법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은 오히려, 그러한 강요된 친밀성 배면에 있는 제국주의의 폭력성을 끈질기게 고발하면서, 이에 대응했던 식민지인들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추적한다. 일제 말기에 ‘내선일체’, ‘오족협화’, ‘대동아공영권’과 같은 개념들은 식민지 조선과 일본 내지는 ‘친밀한’ 관계여야 한다는 이념을 담고 있다. 실제로 이를 믿었던 일본인과 식민지 조선인들도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정책은 늘 이러한 동화와 함께 차별화를 진행하고 있었다. 끝내 식민지 조선인은 일본인과 동등할 수 없었다는 것을 이 책은 식민지 시대 문학작품, 신문 기사, 좌담회를 섬세하게 읽고, 그 맥락을 복원하는 것을 통해 선명하게 보여준다.

서구 이론을 넘어선 탈식민지를 향하여
이 책은 이렇게 식민지-제국 관계의 중층성과 양가성을 정신분석학적 전제를 통해 개념화하고, 그 분석을 위해 “정동affects”을 연구대상으로 삼았으며, 이를 통해 (서구) 근대성 및 탈식민지 이론에서 주목하지 못했던 한국-일본 사례들을 바탕으로, ‘서구 보편’을 비판하고 이를 재구성하고 있다. 식민지에 매혹되면서도 이를 타자화하고, 동화하려고 하면서도 차이화하는 일본, 그리고 제국의 일상적 강압에 억눌리면서도 제국에 매혹되는 식민지, 이 두 존재자의 관계를 정동이라는 이론적 어휘로 탐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시도이다.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를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정동 개념은 신체가 세계에 속해있는 동시에 속해 있지 않다는 표지이며, “힘들의 충돌”에 따른 “부대낌의 양태”로 정념의 동요를 의미화하기 때문이다. 또, 한국에서의 논의들은 서구 보편을 비판하면서도, 이를 재구성하려는 이론적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저자의 접근은 분명 의미가 있다.
이렇게 이 책은 일본과 식민지(인) 사이의 ‘트랜스콜로니얼’한 조우에서 ‘친밀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여러 겹의 강압과 회유 사이에서 갈등하고 흔들리는 복잡한 표정인지를 잘 드러내 준다. 일본인에 대한 어린 조선 유학생의 사랑과 절망(이광수의 ?사랑인가(愛か)?), 아쿠타가와상 수상 후보를 둘러싼 일본 본국인들의 동정적 태도와 이에 대한 김사량의 심정,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 식민지 조선인들의 일본어 글쓰기라는 것 자체에 내재한 양가성, 좌담회라는 형식 속에 내재한 폭력성, 결국 내선일체를 홍보하기 위한 들러리로 사용될 뿐인 식민지 조선인들의 억지웃음 등에 내재한 ‘정동’들을 끈질기게 추적함으로써, 식민지(인)과 본국(인) 사이의 ‘협력’의 표면에 보이는 ‘친밀성’과 그 배면에 있는 제국의 강압성이 어떻게 복잡하게 얽혀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는 보편으로 간주되어 온 서구 모더니즘의 “재현의 난제”를 서구 근대성이나 탈식민주의 이론에서 배제되어 온 식민지 조선과 일본의 예를 통해서 비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구 모더니즘은 재현의 난제를 보편적인 것이라 주장하나, 이는 결코 식민지 근대주체의 경험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식민지 조선의 예를 바탕으로 수정된 “재현의 난제”는 식민지인이 제국의 통치 아래 식민적 경계를 가로지르면서 제국의 언어로 쓸 때 발생하는 역설과 모순을 포착할 수 있다. 즉, 이 책은 서구 모더니즘에서 근대성의 보편적 경험이라 주장하는 “재현의 난제”를 식민지-제국의 관계로 전유하는 것을 통해서, 이것이 보편적 경험이라는 주장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식민지-제국의 문화적 재현들을 의미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젊은 대학생들 사이의 ‘한류’와 한국에 대한 뜨거운 관심의 한편으로 한일 관계는 1965년 이래 최악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는 결국 ‘부인’된 과거는 언젠가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 책은 잊히고 부인되었던 과거를 직시함으로써 건전한 한일 관계를 구축하고 나아가 아직도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제국주의의를 청산할 초석이 될 것이다. 접기